*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성종 박지성 선수 아버지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이었던 선수, 대표팀을 떠났는데도 계속 캡틴이라고 불리는 사람, 박지성 선수가 어제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무릎부상 때문에 더 이상은 선수로 뛰기 어려워서 결심을 했다고 했죠. 그런데 기자회견 자리 박지성 선수 양옆에는 부모님이 앉아 계셨습니다. 선수가 은퇴 기자회견을 하는데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앉아서 하는 경우, 참 이례적인 모습이었죠. 어떤 이유일까요. 박지성 선수의 아버님은 지금 심정이 어떠실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겠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 박성종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선생님, 안녕하세요.
◆ 박성종>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제 어머님은 우시던데, 우리 아버님은 괜찮으셨어요?
◆ 박성종> 마음속으로는 울고 싶죠. 그런데 그렇게 은퇴하는 것이 좀 섭섭하기는 하지만 울을 정도는...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얘기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자기는 경기장에서 다했기 때문에 후회도 없고 그렇게 꼭 눈물이 나야 될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부모님을 양옆에 두고 기자회견 하는 것은 누구 생각이었나요?
◆ 박성종> 그것은 여러 가지 저희 회사의 직원들... 이것은 선수가 은퇴하지만 부모님들도 다 은퇴하는 것이나 똑같다, 이제 언론의 관심도 덜 받고 (가족이) 다 은퇴하는 거니까... 또 지성이도 조금 있으면 결혼을 하잖아요. 부모님하고 이런 자리는 이제 힘들 것 같다고 해서 마지막으로 우리가 간단히, 우리 가족만 참석하는 결혼 기자회견, 아니 은퇴 기자회견을 하자, 그래서 용기를 내서 그렇게 한 겁니다.
◇ 김현정> (웃음) 아버님, 이미 마음은 '결혼'으로 가 있으신가봐요?
◆ 박성종> (웃음) 이 다음 중요한 일이 결혼이라...
◇ 김현정> 그럼 이야기가 나온김에...예비 며느리는 예쁘세요?
◆ 박성종> 계속, 저로서는 너무나 훌륭한 신붓감이죠.
◇ 김현정> 박지성 선수가 좀 무뚝뚝하고 축구밖에 모를 것 같은데, 연애도 잘하던가요?
◆ 박성종> 못했으니까 이제 가죠. 잘했으면 진작 갔겠죠.(웃음)
◇ 김현정> 예예, 박지성 선수를 세계적인 선수로 만드는 데는 아버지의 열성적인 뒷바라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에는 반대하셨다는 소리 듣고 제가 깜짝 놀랐어요.
◆ 박성종> 그것은 익히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누구든지 그때 당시에, 거의 25년이 됐거든요. 25년 전에 운동을 한다 그러면 그때 부모님들은 다 공부해서 잘되기를 바라지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부모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 김현정> 그러다가 언제부터 밀어줘야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드신 거예요?
◆ 박성종> 얘가 정말로 가능성이 있는가 보다 하는 것은 히딩크 감독님이나 허정무 선생님이 대표로 뽑아주시면서, 진짜 괜찮은 축구선수였는데 우리 가족이나 우리 주위에서만 잘 몰라봤구나, 이런 생각이 좀 들었죠.
◇ 김현정> 박지성 선수가 초등학교 때 축구 시작했는데 대학 갈 때까지도 긴가민가하신 거예요?
◆ 박성종> 그렇죠, 대학갈 때까지도 저는 축구선수는 거의... (대학)들어가서 공부로 전환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많았죠.
{IMG:2}◇ 김현정> 말씀하셨지만 결국은 히딩크 감독을 만나면서 박지성 선수의 인생이 바뀝니다. 박지성 선수한테는 히딩크 감독이 어떤 존재일까요?
◆ 박성종> 어제 기자회견에서도 지성이가 감독님을 언급하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자기 재능을 알아봐준 감독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연락을 자주 하고 잊을 수 없는 감독으로 생각하고 있죠.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거죠.
◇ 김현정>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아요?
◆ 박성종> 네.
◇ 김현정> 이번에 은퇴하는 것도 얘기를 했어요, 히딩크 감독께도?
◆ 박성종> 네. 지금 PSV(에인트호번)에 약간 관여를 하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시즌 마치고 오면서 은퇴하겠다고 하는 것을 감독님은 다 아세요.
◇ 김현정> 히딩크 감독님 뭐라고 하셨어요?
◆ 박성종> 감독님 스스로도 무릎이 안 좋아서 둘이서 농담도 하고 그랬다 하더라고요. 무릎이 안 좋아서 은퇴한다고 그러니까 '나도 안 좋다, 그런데 한국에서 수술했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고. 그것(은퇴)을 유럽에 있는 감독님들은 많이 존중을 해 주시거든요, 굉장히.
◇ 김현정> 히딩크 감독님도 잘 결정했다, 너의 생각이 옳다 라고 지지해 주신 거예요?
◆ 박성종> 네.
◇ 김현정> 2002년 월드컵 이후로 박 선수는 세계적인 선수가 됩니다. 참 영광스러운 순간들이 많았어요. 아버님 개인적으로 언제가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 박성종> 저는 맨체스터 입단했을 때가, 물론 그 과정이 국가대표로 뽑혔으니까 갔겠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할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2002년 월드컵 그 화려했던 그 순간보다도 더?
◆ 박성종> 그때는 대표선수로서는 뽑혀 있었으니까 집중하지는 못했어요, 그냥 뭐 얼렁뚱땅 넘어갔는데, 제정신으로 정말 즐겼던 것은 맨체스터에 입단했을 때에요. 거의 한 달 정도가 저는 꿈인가 생시인가 할 정도로 그렇게 지나갔었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 뒤로 고비도 몇 번 있었습니다. 아버님도 밤잠 설칠 만큼 힘든 때도 있으셨는지 모르겠네요?
◆ 박성종> 국민들이나 팬들은 그것을 잘 기억을 못하실 거예요. 지성이가 해외에 있었으니까 그것이 다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너무 많았어요. 부상이 너무 많았잖아요, 사실은. 그런데 그것을 극복하고 또 나오니까 팬들은 그냥 또 선수로 계속 하는가 보다 그랬는데, 정말로 유럽에 진출하면서부터 그런 고통이 뒤따랐거든요. 계속 무릎이 안 좋고, 발목 안 좋고, 계속 수술하면서 또 나오고.
눈을 보면 알잖아요. 운동선수로서는 끝났구나. 그때가 스물여섯이었는데. 수술 끝나고 다시 돌아갈 때 지성이 눈을 봤더니 정말 그전 같은 그런 눈빛이 아니었고 걱정스러운 ' 정말 잘못하면 운동을 못하겠구나' 하는... 그때가 가장 저도 힘들었어요.
◇ 김현정> 어제 박지성 선수가 스스로에게 몇 점 주겠냐고 기자들이 질문하니까 10점 만점에 7점, 100점 만점에 70점 주더라고요. 아버님은 몇 점 주시겠어요?
◆ 박성종> 저는 노력의 대가로 보면 거의 90점 주고 싶어요.
◇ 김현정> 100점을 주시죠, 이제?
◆ 박성종> 가끔 말 안 듣는 것도 있었거든요(웃음).
◇ 김현정> 언제 그렇게 말을 안 들었습니까(웃음)?
◆ 박성종> 여러 가지 사회적인 활동을.... (지성이가) 굉장히 수줍어하고 그래서 그런데 좀 여러 사회 어르신들한테 좀 잘해 줬으면 하는 이런 것들이 있는데 다 바라기는 뭐하니까, 사람이 100점은 없으니까(웃음).
◇ 김현정> 박지성 선수, 이제 나이가 겨우 서른셋밖에 안 됐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궁금하고 더 기대가 됩니다. 일단 축구해설가는 안 하겠다고 어제 발표를 했고요. 국민들 사랑에 보답하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는데, 뭘 하기를 바라세요?
◆ 박성종> 축구도 후반전이 중요하고, 인생도 후반전이 중요하다고 그러거든요. 해설은 이번 월드컵에서 안 한다고 했던 거구요, 굳이 해설을 해야 될 일이 있으면 조금씩 조금씩 하겠지만 그런 것은 부수적인 것이고.... 정말 큰일이 어떤 건가, 이것은 지금 우리 가족이나 우리 회사나 구상을 하고 있는데 아마 감독은, 지도자는 절대 안 한다고, 그것은 못박았으니까, 절대 안 한다고.
◇ 김현정> 왜 절대 안 할까요?
◆ 박성종> 자기가 지도자의 특성에 맞지 않는다는 거예요. 지성이는 그 ‘절대’가 ‘정말 절대’라는 거죠. 그래서 다른 일로 보답을 하고 싶다는 거죠, 팬들한테. 우리나라 축구행정을 하든지, 아니면 해외에 나가서 우리나라 축구에 대해서 어린 유소년들을 알려주든지. 일단 스포츠 분야에 대한 공부를 단기간이 아니고 이 축구만큼 오래까지 할 것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데 아버님, 원래 이렇게 말씀 잘하시는 분이셨어요?
◆ 박성종> 아니, 은퇴 후에 이 얘기를 하는 것은 그렇게 큰 부담이 없어서...
◇ 김현정> 아버님, 제가 인터뷰 여러 번 했지만 항상 말씀 굉장히 조심하셨거든요, 현역 때는. 이제는 술술 풀어놓으시네요(웃음). 자주 좀 뵀으면 좋겠고요. 다음에는 박지성 선수하고 며느리하고 같이 한번 출연하시죠.
◆ 박성종> 네, 그렇게 얘기해 보겠습니다(웃음).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박성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 박성종 씨였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5(목) 박지성 父 "히딩크도 은퇴 지지..동병상련 농담도"
2014.05.15
조회 7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