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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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복 준비 소홀 질책하며 단체기합
- 가혹행위 지속돼온 정황 드러나
- 정신병력 없어..전 부대원 증언 多
- 순직이라더니 말바꾼 軍 이해안가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경준 고(故)김지훈 일병 부친
주말 사이 보도가 나오면서 큰 논란이 일었던 사건이 있습니다. 시간은 작년 6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박 대통령이 첫 중국 방문을 마치고 서울공항으로 귀국을 하던 날인데요. 이 서울공항을 관리 운영하는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 소속이던 김지훈 일병이 그날 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당시 헌병대 조사 결과 이것은 순직으로 의결하겠다 라고 했었는데요. 공군본부가 다시 입장을 바꿔서 일반 사망으로 결정을 내렸답니다. 유족들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재심을 요청했는데요.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김 일병의 아버지 김경준 씨를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아버님 나와 계십니까?
◆ 김경준> 네, 안녕하십니까. 김경준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일단 1년 전의 그날로 좀 돌아가보죠. 아들 고(故) 김지훈 일병이 비행단장 부관실의 당번병이었다고요?
◆ 김경준> 네.
◇ 김현정>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 김경준> 그날 부관병으로서 단장의 정복에 끊어진 단추를 달아야 되는데, 그 단추를 다는 게 익숙치 못한 제 아들이 잘 못하고 있으니까 부관이 그걸 대신하겠다고 그러면서 단추를 달다가, 자기가 가지고 있던 휴대폰이 진동으로 돼 있는 바람에 박근혜 대통령이 그날 도착하는 의전행사에 단장이 지각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것을 부관병인 제 아들한테 압박하기 시작한 겁니다.
◇ 김현정> 얘기가 복잡한데 정리를 하자면, 그 비행단의 단장이 대통령 영접에 지각을 했어요. 왜인고 하니, 그 밑에 A부관이 대통령 입국시간이 바뀌었다는 전화를 받지 못해서 단장한테 못 알려줬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정복을 관리해야 되는 건 누구냐. 너 김지훈 일병 아니었느냐, 이렇게 되는 거군요?
◆ 김경준> 그렇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 단추 때문에 도대체 어느 정도 호되게 나무란 겁니까?
◆ 김경준> 바로 당일 저녁 8시 55분에... 부관병 3명이 있는데 3명을 완전군장 시켜서 그 연병장에 집합을 시켰죠. 특히 우리 지훈이한테는 "너는 거짓말 한 것 때문에 뛰는 거야" 이렇게 지적하면서 연병장을 돌리게 됩니다.
◇ 김현정> 거짓말을 했다는 건 무슨 거짓말을 했다는 거죠?
◆ 김경준> 그 거짓말이 뭐냐 하면 그날 당일에 우리 집사람과 제가 면회를 했습니다. 오후 3시까지요. 면회를 하는 자리에 선임병이 동시에 면회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선임병이 우리 지훈이를 봤는데 지훈이는 선임병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트집을 잡아서 이 부관병이 지훈이한테 묻기를, '너는 면회실에서 선임병을 봤느냐' 하니까 지훈이가 뭐라고 대답했냐면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했고요. 선임병은 지훈이는 저를 못 봤을 겁니다 라고 얘기를 했고요. 그렇게 되니까 이 사람은 '못 봤다고 하는데 네가 못 봐놓고 왜 잘 기억이 안 난다는 식으로 거짓말을 하느냐' 이렇게 비약해서 애를 추궁하기 시작한 거죠.
◇ 김현정> 말하자면 일도 잘 못하는 네가 이제는 거짓말까지 하는 구나, 이렇게 얘기가 자꾸 덧붙여지는 거군요.
◆ 김경준> 맞습니다. 정확히 지적을 하셨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완전군장을 하고 그 밤에 단체구보를 했다는데 어느 정도나 뛴 겁니까?
◆ 김경준> 한 열 바퀴 정도를 뛰게 되는데요. 그 열 바퀴 이상으로 우리 지훈이 같은 경우는 열한 서너 바퀴를 따로 뛰게 됩니다. 지훈이와 선임병이 뛰면서 ‘지훈아, 부관이 원하는 건 거짓말을 했다고 네 입으로 얘기하는 것이지, 네가 기억이 안 난다고 얘기를 하는 게 아니야. 빨리 그 얘기를 해. 그래야 우리가 뛰는 걸 멈추는 거야.’ 이렇게 얘기를 전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게 해서 그날 밤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죠?
◆ 김경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군에서는 말합니다. 그 정도는 가혹행위라고 할 수 없다. 통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정도의 얼차려였는데, 김지훈 일병이 원래 좀 정신과적인 어떤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닌가요?
◆ 김경준> 충분히 그 사람들은 거기에서 원인을 찾으려 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 말씀을 드리죠. 지훈이가 5월 20일 자기가 원래 보급대대에 있다가 부관실로 갑니다. 부관실로 간 첫 날, 암기력 테스트를 한다고 합니다. 전화번호를 외울 수 있는지. 그 테스트에서 지훈이가 굉장히 잘했다고 진술돼 있습니다. 그런데 둘째 날부터 지훈이가 사소한 실수를 하기 시작하는데요. 그 5월 23일부터 지훈이가 세상을 떠난 6월 30일까지 부관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질책을 하고, 야단을 계속했다 라고 선임병이 진술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그날, 그 6월 30일 대통령 귀국하던 그 하루의 가혹행위가 아니라 그전에도 뭔가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걸 다른 동료들이 증언을 해 준다는 거군요?
◆ 김경준> 바로 그겁니다. 그 증언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전에도 완전군장을 시켜서, 6월 20일 같은 경우엔 지훈이를 혼자 완전군장을 시켜서 연병장에서 열 바퀴를 뛰게 합니다. 또 6월 26일에도 녀석이 거짓말했다고 완전군장을 명령했지만, 예비역의 어떤 친구가 너무 심한 것 같으니 자기가 면담을 좀 해보겠다고 해서 완전군장을 멈추게 된 일도 있었죠.
◇ 김현정> 혹시 유서 같은 건 남기지 않았습니까?
◆ 김경준> 유서가 없습니다. 마지막 수첩의 글 말고는 유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수첩에 적은 메모 같은 게 있었어요?
◆ 김경준> 네, 메모가 발견됐습니다.
◇ 김현정> 거기에는 어떤 단서가 없나요?
◆ 김경준> 앞에 4페이지는 지훈이 자신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고 기억이 안 나고 내가 왜 이러지, 라고 하는 그런 자책감이 잔뜩 묻어 있는 내용들이고요. 나머지 한 2페이지 정도는 '이제는 떠나야겠다. 내가 오랫동안 이런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가야되겠다' 이런 얘기들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오직 동생만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생 괜찮은 친구니 잘 부탁합니다. 그런데 거기에 아버지나 엄마에 대한 얘기는 없습니다. 왜 없느냐, 부모님 얘기를 쓰면 떠날 수가 없는 것이죠. 어떻게 떠나겠습니까 (오열). 아무 얘기를 안 하고 오직 동생 얘기만 하고 떠났습니다. 그래서 그 문구를 가지고 그 사람들은 (지훈이가) 원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입대 전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을 하고 있고요. 원래 정신과 환자라고 정해서 일반 사망으로 처리한 게 바로 공군 본부의 결론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 김경준> 그럼 역으로 제가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그 부관병을 뽑을 때 그 단장이 직접 다섯 명 중에 한 명을 선발했습니다. 그 전에 이 아이에 대해서 뒷조사를 하지 않았겠습니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얘를 뽑았다는 자체도 문제가 되고요. 옛날에 있던 그 부대에서의 동료들부터의 진술, 그 다음에 부대를 옮기고 난 뒤의 부대원들의 진술이 너무나 극명하게 갈립니다. 그 앞 부대에 있는 친구들은 지훈이에 대해서 너무나 명랑하고 밝고 예의바르다고 하지만, 옮긴 부대의 친구들은 왠지 모르지만 늘 어둡고, 우울하고, 늘 잠을 자고. 그렇지만 이 친구는 원래는 밝은 친구였고 괜찮았다. 처음에 오자마자. 그런데 점점 변해갔다. 그런 내용이 전부 다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김지훈 일병이 원래 사회에 있을 때는 고려대학교 학생이었다고요?
◆ 김경준> 지훈이는 저의 스승이기도 하고요. 제가 성격이 좀 급합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제 옆에서 아버지, 중심을 잡으세요. 사람들 생각과 주변을 좀 보시고 너무 화만 내시면 안 되죠. 늘 언제나 저의 성격을 컨트롤 해 줄 수 있는, 자기 절제력이 아주 뛰어난 친구였습니다.
지금 제가 통화하면서 벽에 걸린 우리 아들을 보고 있습니다 (눈물). 그동안 이 아들의 사진을 볼 수 없었는데 이제는 조금 사진을 쳐다볼 수가 있습니다. 아마 우리 지훈이가 저희가 이렇게 하는 거에 대해서 아버지, 잘하고 계시네. 너무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하세요. 아버지, 할 수 있어요.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많은 힘이 되고 있어요. 우리 아들이 그렇게 지지를 해 주고 있으니까요.
◇ 김현정> 예. 지금 아버님께서 제일 바라시는 거, 어떤 걸까요?
◆ 김경준> 제가 사실은 지금까지 한 10개월 동안 오직 내가 원하는 건 우리 아들의 명예일 뿐이다. 줄곧 얘기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일반 사망으로 결정난 것을 알게 된) 4월 9일부터 저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우리 지훈이의 명예회복 필요 없습니다. 그 명예회복은 무엇을 전제로 해야 되냐면 이 두 사람의 형사 처벌입니다. 이들이 처벌받지 않고 또 제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지 않고는 이 일은 결코 끝날 수가 없는 것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주말 사이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큰 논란이 됐던 고(故) 김지훈 일병 사건, 오늘 아버님을 통해서 직접 들었습니다. 아버님, 힘을 내시고요.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저희도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 김경준> 정말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김경준>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故) 김지훈 일병의 아버지. 김경준 씨를 만났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6(월) 故 김지훈 일병 父 "단추 하나로 시작된 아들의 죽음"
201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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