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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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차상육 할아버지(94세)
여러분 혹시 결혼을 하셨습니까. 그렇다면 같이 사는 그분과는 지금 행복하게 잘 살고 계십니까. 매일매일 예쁘고, 매일매일 멋지게 보이지만은 않기 마련이죠. 그런데 자그마치 74년을 잉꼬처럼 살아온 노부부가 있습니다. 늘 손을 잡고 산책다니시고, 아끼고 챙기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이번에는 도청에서 ‘장수부부상’까지 받는다고 하시네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노부부를 만나보겠습니다. 충북 옥천에 사세요. 차상육 할아버님, 이복례 할머님... 두 분 중에 할아버님 만나보죠. 할아버님 안녕하세요.
◆ 차상육> 네.
◇ 김현정>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차상육> 94살이요.
◇ 김현정> 할머님은요?
◆ 차상육> 91살.
◇ 김현정> 그럼 할아버지하고 할머님하고 결혼하신 것이 언제십니까?
◆ 차상육> 나는 21살, 우리 안식구는 18살이지.
◇ 김현정> 해방도 되기 전에 결혼하신 거네요. 제가 얼른 계산해 보니까 한 1941년쯤 되겠네요. 74년 전 1941년에 혼례 치르던 그 날도 혹시 기억이 나세요, 할머님이 얼마나 예쁘셨어요?
◆ 차상육> 기가 막히게 예쁘지. 예쁘니까 데리고 살고 정답게 살지.
◇ 김현정> 지금도 예쁘세요?
◆ 차상육> 그럼. 지금도 늙어가니까 더 예뻐요.
◇ 김현정> 늙어가면서 더 예쁘다고요, 어디가 그렇게 예쁘세요?
◆ 차상육> 걸음 걸어가는 거 하고, 이해하는 거 하고, 안 아프고 속 안 썩이니까...
◇ 김현정> 아니, 걸어가는 모습도 예쁘세요?
◆ 차상육> 걸어가는 것도 예쁘죠. 젊은 사람도 못 따라가요, 지금도.
◇ 김현정> 건강하셔서?
◆ 차상육> 그럼요, 건강해서 (걸음걸이를) 못 따라가고 안경도 안 쓰고 바늘도 꿰.
◇ 김현정> 바늘귀도 꿰세요, 아흔 넘으셨는데?
◆ 차상육> 그럼요, 양말도 꿰매요. 그러니까 상 준다지. 괜히 상 주겠어요?
◇ 김현정> 예전에 18살 때는 얼굴이 예뻐서 예뻤던 거고 지금은 건강하게 내 옆에 있어 주는 그 자체가 예쁘고.
◆ 차상육> 건강해서 나 보조해 주고 내 비유 맞춰주고 사니까 더 예쁘지. 더 예뻐요.
{IMG:2}◇ 김현정> 제가 소문을 듣자 하니까 두 분이 밖에 다니실 때는 지금도 손을 그렇게 꼭 잡고 다니신다면서요?
◆ 차상육> 시장 가면 손 붙잡고 가요. 그리고 밭에 갈 때에도 손 꼭 붙잡고 똑같이 걸어가요.
◇ 김현정> 할머님을 가끔 업어주기도 하신다면서요?
◆ 차상육> 집에 와서 저녁 먹고 또 사랑 한번 하지. 업어주고 안아주고.
◇ 김현정> 왜 그렇게 업어드리세요?
◇ 차상육> 예쁘니까 업어주지. 괜히 업어주겠어?
◇ 김현정> 그러면 주변에서 쳐다보고 수군수군 대고 이상하게 생각은 안 합니까?
◆ 차상육> 옥천면 동네사람은 다 아는걸, 뭐.
◇ 김현정> 그렇군요. 할머님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제가 조금만 얘기 나눠봐도 아는데 혹시 옆에 할머님 계세요?
◆ 차상육> 할머니요? 바깥에 있어요.
◇ 김현정> 잠깐만 바꿔주셨으면 좋겠는데 못 들어오실까요?
◆ 차상육> 방송국에서 또 와 있어. 거기 같이 있어. 얼른 나오래, 방송국 사람이..
◇ 김현정> (웃음) 인기가 좋으세요 할아버님. 그러면 할머님 점수를 주신다 그러면 몇 점을 주시겠어요?
◆ 차상육> 할머니? 99점 줘야지. 1점은 빼고 99점.
◇ 김현정> 1점은 왜 빠지는 거예요, 할아버님?
◆ 차상육> 그거는 너무 딱 맞추면 못 쓰는 거여. 딱 안 맞춰주지.
◇ 김현정> 예예, 올해 나이 아흔넷, 아흔하나 잉꼬부부 차상육 할아버님, 이복례 할머님 부부를 만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부부싸움 하시기는 하시죠?
◆ 차상육> 부부싸움은 안 해봤어요.
◇ 김현정> 안 하셨어요, 한 번도? 70년을 사시면서...
◆ 차상육> 안 했어요. 안 했다는 걸 안 했다고 하지...
◇ 김현정> 그래도 그렇게 오래 살다 보면 뭔가 의견이 어긋나는 게 있을 거 아닙니까?
◆ 차상육> 왜 자꾸 싸우나.
◇ 김현정> 그렇게 싸움을 안 하고 착착 의견이 맞을 수 있는 무슨...
◆ 차상육> 몰라서 그렇지 엄청 순하고 남의 인정도 알아주고 다 하는 양반이야. 서로 이해를 하고 기분 안 좋을 적에 싸우지 말고 한날한시에 죽자고 하고 그러고 살아요. 그래요.
◇ 김현정> 그러니까 싸우지 말고 계속 이렇게 살다가 같이 세상 뜨자 이런 얘기를 기분 좋을 때 하시면 그게 계속 유지가 되는 거군요.
◆ 차상육> 같이 죽었으면 좋지만 죽는 거는 마음대로 못하는 거지.
◇ 김현정> 그렇죠. 당연히 다시 태어나셔도 할머님하고 결혼하시겠어요?
◆ 차상육> 죽어서도 같이 살아야지. 저승에 가서도.
◇ 김현정> 저승에 가도, 하늘나라에 가도. 요즘 젊은이들이 쉽게 사귀고 쉽게 헤어지는 거 알고 계시죠? 그거 어떻게 보세요?
◆ 차상육> 나처럼 살아야지.나쁜 짓은 하지말고 싸우지 말라고 일러줘요. 더군다나 이혼이 얼마나 많아. 서로 참고 그래야 세상에 좋은 세상이지. 나라는 안 그래요? 나라가 시끄럽고 어지러우면 되나요? 집안도 그런 거예요, 집안도. 내가 어른이니까 판단을 잘하고 본보기가 되고, 그래야 단합이 돼서 좋지요.
◇ 김현정> 실제로 그렇게 살아오신 분이 말씀하니까 와닿네요. 지금 할머니밖에 기다리신다고 하셨는데 건강하시라고 전해 주시고요. 오래오래 사셔야 됩니다. 얼른 나가보세요, 할머님한테.
◆ 차상육> 고마워요.
◇ 김현정> 고맙습니다. 오늘 부부의 날, 상을 받으시는 부부입니다. 충북 옥천에 사는 아흔넷, 아흔하나 차상육, 이복례 부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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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1(수) 74년 함께 산 노부부 "걷는 모습도 예뻐요"
201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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