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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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1(수) 세월호 유족 "재판보며 고문당하는 느낌"
2014.06.11
조회 123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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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지내는 승무원들 보니 분노 치밀어
- 세월호 승무원들, 언론 보도마저 부인
- 양심있다면 눈물 흘리며 사과해주길
- 기관보고, 철저한 사전조사가 먼저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 부위원장

어제 세월호 선장과 선원 15명에 대한 첫 재판이 광주지법에서 열렸습니다. 특히 선장 등 4명에게 적용된 살인죄가 인정될 것인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선장 측의 변호인은 주요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전명선 부위원장 직접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전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전명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선장, 선원들을 가까이서 보신 게 어제가 처음이죠?

◆ 전명선> 네.

◇ 김현정> 그들이 광주지법 201호 법정으로 들어올 때, 그 심정이 어떠셨을까요?

◆ 전명선> 처음에 피고인들이 입장하기 전만 해도 저희는 이제 저희의 분노를 풀어줄 법정에서 원활한 재판을 위해서 조용히 참아낼 수 있으리라고 다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우리 애들과 선생님, 일반인을 죽게 만들고도 너무도 잘 지내고 있는 피고인들의 얼굴을 봤을 때는 분노와 울분이 올라와서 참을 수가 없었고요. 피고인들이 국선변호인을 통해서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온갖 변명을 늘어놓았을 때는 정말 참기 힘들었었습니다.

◇ 김현정> 어제 검사가 기소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선장 등은 선내 대기방송만 하다가 경비정이 오기를 기다려서 가장 먼저 빠져나갔다. 방송만 믿고 기다리던 우리 학생들에게 돌아온 건 차디찬 바닷 속이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한 마디만 남기고 아이들은 바닷 속에 갇히고 말았다’... 이때 많이들 우셨다고요?

◆ 전명선> 법정내 저희 유족들은 모두가 그 당시에는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뭔가 끓어오르는 듯한, 아직도 애들이 학교에서 가방을 메고 돌아올 것 같은 그런 느낌만,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느낌만 계속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왜 안 그렇겠습니까. 50일이 지난들 100일이 지난들 부모 마음에서 아이들이 잊혀질 수가 있을까요. 검사가 그렇게 기소취지를 설명을 하고 나서 변호인 측의 변론이 이어졌는데 여기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게 사실인가요?

◆ 전명선> 네, 그렇습니다. 가족대책위 위원장께서 맨 처음 ‘재판장님, 조금의 시간을 저희한테 부여해서 피해자 대표 모두 진술을 통해서 제발 진실을 말해달라’고 부탁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 사실마저 부인을 했습니다.

◇ 김현정> 이미 언론에 보도가 돼서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게 어떤 거죠?

◆ 전명선>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자료들이나 그 배에 대한 동선 부분, 구조상황이 진행되고 승무원들이 먼저 다 탈출을 하고 있던 동영상, 구조활동을 하나도 선원들이 진행하지 않고 제일 먼저 구조된 그런 동영상이 이미 국민들에게 언론을 통해서 전부 다 나왔던 사실 아닙니까. 그런 것마저도 부인하고 해경이 나와서도 그런 구조활동을 했다 라고 하는 부분들은 정말 듣고 있기 힘들었었죠. 그 태연한 얼굴들을 보고 저희 부모들 중에서는 그 자리를 참지 못하고, 견디지 못하고 법정 밖으로 나가서 엉엉 우는, 화장실에 가서 우는 어머니도 계셨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저희에게는 마치 하나의 고문을 당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 김현정> 고문당하는 느낌이었다...

◆ 전명선> 저희가 어제 그렇게 마치고 면담이라고 해야 되겠다 싶어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요청도 했었습니다.

◇ 김현정> 선장, 선원들과?

◆ 전명선> 네. 그 사람들 얼굴을 마주보고 조금이라도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는 당연히 주어지지 않았고요.

◇ 김현정>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일 먼저 무슨 얘기하고 싶으세요?

◆ 전명선> 부탁을 드리고 싶어요. 이제라도 정확하게, 진짜 진실을 얘기해 줄 것을 부탁드리고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 라고 하면 이제는 애들 앞에서 머리 숙여서 사과라도 진짜 눈물 흘리면서 사과해 줄 수 있는 진심어린...

◇ 김현정> 지금 여의도에서는 세월호 국정조사특위가 꾸려졌는데 기관보고라는 것을 월드컵 때 해야 된다, 아니다 월드컵 지난 후에 해야 된다, 의견이 나뉘어져서 또 충돌하고 있습니다. 아버님, 이 소식도 알고 계시죠?

◆ 전명선> 네, 어제 접했습니다.

◇ 김현정> 유가족들 입장은 어떤가요?

◆ 전명선> 예비조사와 현장조사, 피해자 진술 청취 등 철저한 준비를 하고 난 후에 기관보고 등을 받아야만 정확하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진상을 규명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이 되고요. 지금 이런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기관보고를 먼저 받으면 진상규명은 별다른 내용도 없이 끝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오늘 어려운 가운데, 특히 어제 광주 내려갔다 오셔서 굉장히 피곤한 가운데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전명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세월호 가족대책위 전명선 부위원장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