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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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
요사이 유행하는 ‘Her’라는 영화를 보면 인간과 컴퓨터가 사랑에 빠집니다. 몇 년 전에 나온 ‘아이 로봇’이라는 영화에서는 로봇들이 인간을 지배하기도 하죠. 사실 인공지능, 인공지능 말이 나온 지는 오래됐습니다만 진짜로 인간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갖는 로봇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죠. 그런데 며칠 전 세계 최초로 인간처럼 생각하는 로봇이 탄생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공지능을 가졌는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튜링 테스트라는 시험이 있는데 그 시험을 통과한 세계 최최의 컴퓨터로봇이 나온 겁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죠. 경희사이버대학교 모바일융합학과 정지훈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지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먼저 이 튜링 테스트라는 게 뭔가요?
◆ 정지훈> 튜링 테스트는 이제 과연 기계가 생각할 줄 아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한 기준으로 만들어진 시험 방법인데요. 인공지능 연구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영국의 컴퓨터 과학자 ‘앨런 튜링’이라는 분이 제안한 겁니다. 튜링 테스트는 어떻게 하냐하면 만약 실제로는 사람하고 컴퓨터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대화 상대편이 지금 나하고 대화를 하는 사람이 사람인지 컴퓨터인지 도저히 구별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그러면 ‘아, 이것이 진짜 생각하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판정하는 그런 방식의 테스트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가 컴퓨터 채팅하듯이 블라인드 채팅을 여러 명이 같이 하는데 그 안에 컴퓨터도 섞여 있는 거예요?
◆ 정지훈> 네, 저 반대쪽에 둘이 얘기를 하는 거죠. 응답자가 둘인데 응답자 중에 하나는 컴퓨터고 하나는 인간인 거예요. 그래서 양쪽하고 같이 이렇게 5분간 채팅을 합니다. 그리고 나서 어느 쪽이 인간이고 어느 쪽이 컴퓨터인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그러면 이제 튜링 테스트 통과한 건데 그 비율을 여러 개로 여러 명을 한 거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요.
◇ 김현정> 그렇죠. 여러 일반인들과 다 대화하게 만드는 거예요.
◆ 정지훈> 그렇죠, 여러 명이라고 해서 착각하는 경우가 30%를 넘는다면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이번 행사에서 ‘유진’이라는 컴퓨터가 인공지능이 지금 통과를 했는데요.
◇ 김현정> 컴퓨터 이름이 ‘유진’이에요? ‘유진이’ 그게 세계 최초로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컴퓨터로봇이 되는 거죠. 어느 나라 로봇이에요?
◆ 박동위> 팀이거든요, 팀인데 미국에 있는 블라디미르 베셀로프라는 친구하고 그다음에 우크라이나 출신이 한 명 있어요. 유진 뎀첸코라고 자기 2명 중에 1명 이름을 딴 거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러니까 다국적 두 명이, 두 명의 팀이 만들어낸 그런 녀석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채팅이라는 건 사실 정해진 질문만 하는 게 아니라 아무 대화나 하는 거잖아요?
◆ 정지훈> 그렇죠, 아무거나 할 수 있죠.
◇ 김현정> 예를 들어서 ‘저기 혹시 한국 가수 싸이 아세요’, ‘제 남자친구가 어제 이러이러이런 행동을 했는데 이거 어떤 의미일까요’ 아무거나 막 던지는 거잖아요?
◆ 정지훈> 네, 그렇게 해도 상관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 고도의 심리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답을 합니까?
◆ 정지훈> 네, 충분히 답을 하죠. 가능합니다.
◇ 김현정> 그게 그러면 정말로 컴퓨터가 사람의 두뇌처럼 판단해서 답을 하는 건가요, 이게 어떻게 가능하죠?
◆ 정지훈> 정확하게는 완전히 사람처럼 생각을 한다, 이렇게 말하기는 곤란한 거고요. 그 데이터베이스라고 해가지고 우리가 어떤 식의 문제가 나올지 생각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그런 부분들을 저장을 하기도 하고 그다음에 이번에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유진’ 같은 경우에는 문장을 생성하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그래요. 문장을 생성할 수 있는 그런 것도 프로그램을 짤 수가 있어요. 그리고 사람의 입력에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우리가 흔히 이런 걸 알고리즘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알고리즘하고 양이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충분히 갖추면 채팅이 가능해지고요. 그다음에 사람들이 어떻게 얘기하는지 학습을 해야 되잖아요. 학습도 많이 시키고 이렇게 해서 가능하게 만듭니다. 이 프로그램 첫 버전이 ‘유진’ 같은 경우에는 금방 된 게 아니고요. 2001년에 처음 나왔다 그러니까 이 정도 지금 튜링 테스트 통과하는 데까지 발전하는 데 13년 걸린 셈이죠.
◇ 김현정> 13년 만에 세계 최초의 튜링 테스트 통과 로봇이 나온 건데. 그럼 사실 이번 뉴스 보면서 ‘정말 사람처럼 스스로 생각하는 컴퓨터가 나왔나 보다’ 이렇게 이해하신 분들도 많은데 그것까지는 아니네요?
◆ 정지훈> 네, 그 이전에도 20%, 15% 이런 거는 많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조금씩조금씩 진보를 해서 처음으로 ‘앨런 튜링'이라는 사람이 정했던 그 기준을 돌파했다, 이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사실 로봇이 인간처럼 반응한다, 이러면 우리가 떠오르는 영화가 몇 편이 있어요,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얼마 전에 ‘Her’, 그러니까 그녀라는 영화가 개봉했는데 거기서 남자 주인공이 사람이 아니라 컴퓨터하고 사랑에 빠져서 연애를 하지 않습니까? 이건 그러면 혹시 가능한 일인가요?
◆ 정지훈> 네,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로봇정보 분야에서도 연애까지도 아니어도 로봇과 애착관계가 형성된 사람이 좀 있습니다.
◇ 김현정> 실제 이런 사례가 있어요?
◆ 정지훈> 제일 대표적인 사례가 MIT의 사회학자 ‘셰리 터클’이라는 분이 연구한 내용들을 보면 특별한 유형의 로봇인형을, 요양원 거주자들 특히 할머니들한테 빌려줬는데 놀랍게도 요양원에 있는 할머니들은 이 로봇인형에 애착을 굉장히 많이 보였고요. 심지어 한 달 대여를 했는데 대여 기간이 끝났는데도 내어주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그러죠.
◇ 김현정> 친구가 되신 거네요, 그 로봇하고?
◆ 정지훈> 그렇죠. 어떻게 멀리 있는 자식들보다 나은 거죠.
◇ 김현정> 어떻게 보면 씁쓸한 얘기기도 하네요. 실제로 연애하고 사랑하고 감정을 나눌 수가 있다. 그러면 한발 더 나아가서 ‘아이로봇’이나 ‘AI' 같은 영화 보면 이 인공지능 로봇들이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사람을 지배해요, 인간을 지배해요. 마치 혹성탈출에서 원숭이들이 사람 지배하듯이. 이런 일도 가능한 일입니까?
◆ 정지훈> 전혀 그럴 수 없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에는 로봇의 윤리 같은 연구도 많이 진행이 되고 있어요.
◇ 김현정> 로봇 윤리도 필요하다?
◆ 정지훈> 윤리요. 그래서 ‘왜 로봇의 도덕인가’, 이런 책도 나오거든요. 실제로 연구도 하고 로봇이 도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부분도 많이 진행을 하고 있는데요. 자율성을 주고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적응하고 진화하게 되면 언젠가는 영화에서 나옴직한 상황이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도덕과 윤리를 이해하는 로봇이라든지 그런 종류의 인공지능 기술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재미있네요. 재미있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약간 어중간한 기분인데 놀랍기도 하고. 지금의 우리 인공지능로봇, 인공지능컴퓨터의 발전 수준은 전체를 100이라고 치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왔다고 보면 되겠습니까?
◆ 정지훈> 한 3, 40 정도 될까요? 그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이제는 정말 가까이 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지난 6월 5일날, 이번 튜링 테스트보다 더 놀라운 것이 소프트뱅크에서 제품을 하나 발표한 게 있는데요. 하얀색 인간형 로봇이에요. ‘페퍼’라고 하는 로봇을 손정의 사장이 직접 발표를 했거든요. 이 로봇 같은 경우에는 음성인식 기술이라든지 감정을 추정하는 감정인식 기술이 탑재가 돼서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이 되는데 자유로운 대화가 일본어이기는 한데 한 70에서 80% 정도 수준으로 가능하고 이건 2015년에 실제 일반 판매하는 로봇이거든요, 한 200만 원 정도의. 그러니까 이제는 전시용으로 이렇게 보여주는 수준이 아니라 좀 만나볼 수 있는 그런 단계에 들어간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일상 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거네요. 다만 그 질에 있어서 퀄리티 있어서는 점점 더 발전해야겠지만 어쨌든 이제 일상생활 속에서 로봇이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단계까지는 왔다는 말씀이세요.
◆ 정지훈> 그렇죠. 그래서 이제 법률도 만듭니다. 로봇과 살아가는 그런 법률 부분에 대한 학술적 연구도 많이 진행이 되고 있어요.
◇ 김현정> 로봇 이야기 들으면 들을수록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오늘 재미있는 이야기 고맙습니다.
◆ 정지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공지능 컴퓨터, 로봇에 관한 이모저모 신기한 얘기 들어봤습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정지훈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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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0(화) "영화처럼 컴퓨터와 사랑에 빠진다? 가능한 일"
2014.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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