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6(금) 데이트 파파라치를 아시나요?
2014.06.06
조회 191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천대필 데이트 파파라치


여러분, 파파라치라는 말 아시죠? 유명 할리우드 스타를 몰래 쫓아다니면서 사진 찍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인데. 스타들하고 고소전이 벌어지기도 일쑤입니다. 사실 내 사적인 모습을 누군가가 몰래 찍었다면 찜찜하고 기분 나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데 오히려 ‘나를 좀 따라다니면서 몰래 찍어주세요’ 부탁을 받는 파파라치도 있습니다. 이름하여 데이트 파파라치. 의뢰인의 데이트 장면을 몰래 찍어주는 신종 직업이 화제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재미있는 파파라치 직접 만나보죠. 우리나라 최초의 데이트 파파라치세요. 천대필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천대필 씨 안녕하세요?

◆ 천대필>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대충 소개를 하긴 했습니다마는 사진을 찍어달라고 누가 의뢰를 하는 건가요?

◆ 천대필> 보통 연인들이나 가족들이 많으시고요. 그중에서 연인들 같은 경우에는 연인 되시는 분 중에서 한 분이 의뢰를 하시고 촬영을 하면 한 분은 모르는 상태에서 촬영이 이루어지는 거고요.

◇ 김현정> 연인 중의 한 명이 내 여자친구, 남자친구 모르게 저희를 좀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러운 컷을 찍어주세요, 이렇게 부탁을 하는 거군요?

◆ 천대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뒤에 몰래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러운 장면 하나하나를 포착하시고요?

◆ 천대필> 네.

◇ 김현정> 재미있네요. 그런데 이렇게 몰래 의뢰를 하는 이유는 뭡니까?

◆ 천대필> 데이트를 하면서 자신들 셀카 외에는 둘이 같이 나올 수 있는 사진들이 많지가 않으니까 그래 가지고 사진을 의뢰하는...

◇ 김현정> 그리고 몰래 찍으면 자연스러운 모습, 무엇보다도 그게 가능하니까. 그렇게 해서 한두 시간을 따라다니면서 찍으면 한 몇 장이나 찍으십니까?

◆ 천대필> 보통 한 400장에서 한 600장 정도.

◇ 김현정> 한두 시간에? 아니, 그런데 사진을 찍는 걸 알고 내가 찍히면 아무래도 좀 웃을 때 신경 써서 웃고 예쁜 각도로 렌즈도 쳐다보고 이게 가능한데 찍히는 걸 모르고 찍히면 사진이 그렇게 멋있게 나올 것 같지는 않은데 우리가 다 탤런트도 아니고.

◆ 천대필> 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전문적인 모델 분들이 아니라면 사진을 찍을 때 결국 렌즈를 보면 사람이 굳어 질 수밖에 없거든요. 과도하게 표정을 짓는다거나. 그 자연스러운 모습 그다음에 자기 자신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그 부분을 줄 수 있는 게, 그 부분이 좋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혹시 수백 장을 넘겼는데도 ‘마음에 안 든다, 무슨 내 얼굴이 이러냐’ 항의하는 그런 연인은 없었나 모르겠어요?

◆ 천대필>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 김현정> 사진 잘 찍으시는군요, 보니까.

◆ 천대필> 사진을 잘 찍는 거보다도 자신들도 보면 결국에 자연스러운 모습 자체 그다음에 자기가 이때까지 셀카나 이렇게 찍으면서 항상 과도한 표정이나 그런 것들이 연출된 것보다는 자기 자신 그대로가 나오는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항상 셀카 찍으면 공식이 있잖아요. 45도 정도 턱을 아래로 내리고 눈을 위로 쳐다보고 이런 공식을 깨뜨리는 사진이 나오니까 ‘와, 이것도 신선하네’, ‘이것도 좋네’, ‘이것도 신선하네’ 이런 생각들. 엄청나게 감동했던 연인도 있나요, 몰래 찍은 사진을 보여줬을 때?

◆ 천대필> 제가 처음에 찍은 분 같은 경우에는 서울에서 다음 날 부산에 결혼식을 하러 내려가시는 커플이었는데 신부님께서 신랑 결혼식장에서 신랑한테 선물을 주고 싶다고 해서 촬영제의를 하셨고요. 그래서 그 사진을 서울에서 찍어 와서 그거를 이제 동영상을 새벽까지 만들어서 드렸거든요. 그리고 나서 그 사진을 갖다가 동영상으로 한 부분을 결혼식 전에 신부가 신랑 몰래 틀어드렸는데 되게 신랑이 좋아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감동적일 수밖에 없겠네요. 나도 모르게 나의 일상을 찍어서 선물로.... 그런데 여성이 의뢰를 한 편이 많아요, 남성이 의뢰를 하는 편이 많아요?

◆ 천대필> 한 80% 정도는 거의 여성분들이 의뢰하시는 게 많으세요.

◇ 김현정> 그래요, 그냥 딱 생각할 때는 남자친구가 여자친구를 위해서 뭔가를 했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니네요?

◆ 천대필> 보통 여성분들이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시고 자기 추억도 담는 거 감성적인 부분 많으시니까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그런데 원래 직업이 사진사세요?

◆ 천대필> 아닙니다. 그냥 일반 회사를 다니는 행정을 하고 있는 회사원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원래 사진사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특이한 직업을 갖게 되셨습니까, 부업으로?

◆ 천대필> 사진 찍는 건 원래 좋아했었고요. 가족여행을 갔다가 아이들 그냥 뛰어놀게 하면서 그냥 아이들을 사진을 찍었는데 몰래 사진 찍어봤더니 표정 자체가 너무 자연스럽고 마음에 들어서 이렇게 한번 찍어볼까, 해서 시작을 하게 됐죠.

◇ 김현정> 몰래 찍은 사진을 그렇게. 그랬는데 그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고객들이 점점 늘어난 거네요. 참 내가 생각해도 이 장면은 잘 포착했다, 하는 그런 기억에 남는 사진도 있습니까?

◆ 천대필> 거의 대부분 커플들의 아름다움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거의 다 기억이 한 커플, 한 커플 이렇게 기억이 다 남고요.

◇ 김현정> 의뢰인 가운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할 때는 연인이었는데 그다음에 잘 된 커플이 있을 수도 있고 또 반대로 깨진 커플이 있을 수도 있고 사진 찍은 후의 상황을 들은 커플도 있습니까?

◆ 천대필> 사진을 찍다 보면 그 사람의 외모보다는 정말로 잘 어울리는 커플사진... 잘 어울린다는 사람이 있고 또 좀 이상하게 잘 안 어울린다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잘 어울리지 않는데 이런 사람들은 나중에 이렇게 보면 헤어진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남자 분 잘생겼고 여자 분 예쁜데도 뭔가 안 어울려했던 커플들은 영락없이 깨지는군요.

◆ 천대필> 그래서 제가 이렇게 의뢰하신 분들한테 동의를 얻고 제 카페에다가 공개를 하는 사진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가서 헤어지시면 연락이 오세요. 카페에서 있는 사진 좀 내려달라고.

◇ 김현정> 그렇군요...그 많은 연인들의 자연스러운 장면들을 목격하신 분이니까 그런 느낌 같은 건 내공도 생기셨을 거예요. 스튜디오에서 찍으실 수도 있는데 어떤 특정한 장소에서도 찍으실 수 있을 텐데 앞으로도 계속 이런 데이트 파파라치 이런 방식의 사진작업을 고수하실 건가요?

◆ 천대필> 저는 이 사진 작업이 좋고요. 그 다음에 제가 이렇게 찍어드리는 걸 자체를 갖다가 받아보시는 분들 자체가 이런 부분들을 스튜디오 사진보다는 이런 자연스러운 사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니까요. 그래서 계속 이렇게 사진을 찍고 싶고요.

◇ 김현정> 보람을 더 크게 느끼실 것 같아요.

◆ 천대필> 그렇습니다. 웨딩 사진 같은 경우는 이제 저희 집에도 있지만 그런 부분들이 한 1년쯤 지나면 그 사진들을 계속 보는 거 자체가 식상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제 사진 같은 경우는 그래도 이렇게 1년 후에 보든 한 5년 후에 보든, 보면 그 시간 속에서 사진 안에 들어가 있는 자기네들의 추억이 담겨져 있고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사진들이기 때문에 이런 사진들 자체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정말 그야말로 행복을 담는 사진사시네요. 언제 저도 한번 부탁드릴게요.

◆ 천대필>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앞으로 다른 사람들의 좋은 추억들 예쁘게 많이 담아주세요.

◆ 천대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데이트 파파라치라는 이색 직업을 갖고 계신 분이세요, 천대필 씨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