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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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계진 前 국회의원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날 분은 참 다양한 곳에서 바쁘게 활동을 해 온 분이에요. 예전에는 명사회자, 명진행자였다가 강원도 원주의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죠. 바로 이계진 전 의원, 이계진 전 아나운서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방송계에서도 정계에서도 잘 안 보인다 했더니 손자바보가 돼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전원생활을 하면서 손자들이 커가는 모습을 꼼꼼히 기록한 책을, 성장 일기책을 이분이 내셨어요. 제목이 ‘똥꼬 할아버지와 장미꽃 손자’. 제목도 재미있네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계진 전 의원, 이계진 전 아나운서 직접 만나 보죠. 이계진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계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디 가서 뭘 하시나 했더니 손주들 성장일기 쓰셨어요?
◆ 이계진> 선거 이후에 한 4년 놀면서, 놀면서라기보다 쉬면서 다양한 일들을 나 스스로는 했는데 그중에 제일 중요했던 것이 손자들이 커가는 과정을 내가 지켜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그걸 글을 쓰다 보니까 어떻게 책이 나오게까지 됐는데 그것이 나한테는 아주 소중한 일이, 그 사이에.
◇ 김현정> 손자가 몇 명 되시는 거죠?
◆ 이계진> 둘이에요. 손자.
◇ 김현정> 2명 손자. 아들 둘. 보니까 규성이 7살, 지한이 4살. 처음에 어떻게 육아일기를 쓸 생각을 하셨어요? 사실은 엄마들도 그 육아일기를 쓴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 이계진> 육아는 직접 아이를 기르면서 이야기를 쓴 것이고 나는 성장을 관찰한 할아버지의 입장에서 사랑의 눈으로 이 아이들이 어떻게 컸으면 좋겠나, 또는 어떻게 변하나, 또 이 아이들에게 뭘 좀 전해 지키기를 바라는 가치 같은 걸 전해 줬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에서 기억을 하다 보면 잊어버리더라고요.
◇ 김현정> 맞아요.
◆ 이계진> 며칠 전에 왜 웃었더라 생각해보면 생각이 안 나요. 그래서 적어야 되겠다, 그때그때. 그래서 메모하다 보니까 분량이 많아지고 PC에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이 내용을 많이 쓰게 됐어요. 책 한권 분량이 됐고요.
◇ 김현정> 사실은 손주들 보는 게 힘은 들지만 또 그 아이들이 굉장히 주는 게 많죠?
◆ 이계진> 그럼요. 책을 낼 때 그런 얘기를 했어요. ‘세상에 기쁨이 없을 것 같던 이 나이에 하늘이 이러한 즐거움과 행복을 예비해 두셨다니’라는 말을 썼어요. 아마 세상의 모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느끼는 생각일 거예요. 그래서 우리한테 위안을 주고 생의 기쁨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비할 수 없는 행복이 있더라고요.
◇ 김현정> 있죠. 그런데 제목이 ‘똥꼬 할아버지와 장미꽃 손자’. ‘똥꼬’라는 말 이거 참 쓰기가 쉽지 않은... 제가 방송하면서도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는 말인데 제목이에요?
◆ 이계진> 인용이니까 괜찮으시고요. 아이들은 그 나이가 말을 배우고 친구 또래들과 즐기면서 나쁜 말을 먼저 배워요. 상대편을 골탕먹이는. 그래서 빵꾸똥꾸를 배운 거예요. 그래서 저한테 와서 그걸 쓰더라고요. ‘빵꾸똥꾸 할아버지야’ 그러길래 나쁜 말을 배울 때가 됐구나 그래서 우리 규성이는 장미꽃이야. 그랬더니 이 아이가 몇 번 대꾸를 하다가 할아버지가 계속 좋은 말만 하니까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똥꼬 할아버지고 우리 손자는 장미꽃 손자다’. 세상 모든 할아버지들에게 같은 마음일 거예요.
◇ 김현정> 그래서 빵꾸똥꾸 할아버지하고 장미꽃 손자의 성장일기.
◆ 이계진> 그렇게 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주거지가 시골이세요. 아예 짐 싸 가지고 이사가신 거예요?
◆ 이계진> 19년 전에 여기로 이사왔죠. 96년에 제가 한창 방송을 많이 했을 때, 이른바 잘나갈 때 나는 언젠가 그렇게 멀지 않은 시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일이 없을 때 나는 방황할 것이다, 그래서 미리 시골에서 살면서 큰 다툼 없이 경쟁 없이 살 수 있는 오리엔테이션을 한 거죠. 벌써 여기서 산 지가 만 18년 됐고 정치를 하다 한 8년 동안을 주소를 고향 원주로 옮긴 적이 있고 계속 여기서 살았어요.
◇ 김현정> 그렇셨군요. 그 마당에는 나무가 5그루 있다면서요. 나무 5그루가 손자들을 위한 거다, 이렇게 써 있던데 그건 무슨 말입니까?
◆ 이계진> 나무는 7- 800그루 되죠. 그런데 그중에 5그루는 아이들을 낳았을 때 대추나무를 심었어요. 그래서 이 아이들이 이 다음에 크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죽고 세상에 없을 때 이 대추를 따먹으면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한번 추억할 수 있지 않겠는가. 예전에 아이들 낳으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무를 심었어요, 과수 나무를. 지금 당장 사주는 과자나 과일보다 이 다음을 기약하면서 그렇게 했죠.
◇ 김현정> 저도 저 시골에 내려가면 외할아버지가 심어놓으신 그 나무 한 그루가 아직도 있거든요. 볼 때마다 생각이 나는데 그런 의미의 나무 다섯 그루. 그런데 항상 예쁜 건 아니에요. 힘든 일들, 아이들이 속 썩일 때도 있죠, 말썽꾸러기들?
◆ 이계진>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힘은 들겠지만 육체적으로 힘이 든다는 거지만 그 힘든 일조차도 사랑스러워요. 물론 부모의 입장에서는 잘 모르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이에요. 할아버지, 할머니는 얘들 때문에 죽겠다, 힘들어 죽겠다, 이런 게 아니라 힘들면 힘은 들지만 그것이 예쁘고 사랑스럽고 행복하고 그래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둘째가 4살이니까 이제 기저귀는 뗐겠습니다마는 기저귀 차고 다닐 때는 그 기저귀도 우리 이계진 선생님께서 다 갈아주시고 직접 하신 거예요?
◆ 이계진> 아니에요. 육아는 어미, 아버지하고 사돈 처가 쪽에서 주로 했고 저는 가끔 남은 시간 또는 누구도 손을 댈 수 없는 시간에 봐줬고 아무도 없을 때 제가 똥을 한번 치워본 적이 있어요. 엄두가 안 나더니 해 보니까 그것도 한 번 몇 번 해 보는 건 참 재미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몇 번 해 보셨으니까 지금 예쁘신 거예요. 그게 매일 하면 엄청 힘들거든요.
◆ 이계진> 그렇죠,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귀엽고 예쁜 이유 중의 하나가 무한 책임이 없다는 거라는 말이 있어요.
◇ 김현정> 그렇습니다. 손주들 관찰일기를 써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계진 씨.
◆ 이계진>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행복하게 사랑스럽게.
◇ 김현정> 손주들 똥기저귀 가는 할아버지 이계진 씨와 명사회자 이계진 씨와 정치인 이계진 씨. 그중에 제일을 꼽으라면 어떤 겁니까?
◆ 이계진> 사회자로 산 세월은 참 좋았고요, 정치인은 주어진 2번의 국회의 텀 속에 내 소임을 다 하느라고 노력했고 변하지 않는 행복은 가족끼리의 사랑을 나누는 거 아니겠어요. 소중한 단위가 가정,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교육감선거도 그게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됐잖아요.
◇ 김현정> 역시 가정이다, 가족이다. 그러면 정치는 다시 안 하시는 거예요?
◆ 이계진> 선거 안 나가겠다고 그랬어요. 제 식의 선거가 맞지 않다고 그러더라고요, 당에서도. 그렇게 정직하게 해서 되겠느냐. 나는 칭찬 받을 줄 알았어요. 그렇게 정직하게 해서 ‘졌지만 잘했다’ 이럴 줄 알았더니 그렇게 하면 안 된대요.
◇ 김현정> 그래서 내 스타일은 정치 아니다, 선거 아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 이계진> 그렇다면 선거 안 나가겠다라고 생각했어요. 거짓말하면서까지 계속 한다는 것도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오늘 짧은 시간이지만 오랜만에 목소리 들어서 아주 반가웠습니다. 손주들 잘 키우시고 성장일기 계속 좀 꾸준히 써주세요.
◆ 이계진> 한 번으로 좋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계진>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성장일기를 낸 이계진 전 의원, 이계진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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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6(월) 이계진 前 의원 "아기 똥치우기, 해보니 재밌더라"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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