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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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3(월) "코피노 아빠찾기 승소, 한국사회에의 경고"
2014.06.23
조회 189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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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동식 (변호사)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우리가 ‘코피노’라고 부르죠. 코리안 그리고 필리피노의 합성어인데요. 이 코피노 아이들, 그동안 한국인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는 경우가 많아서 크게 논란이 됐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주목할 만한 판결이 하나 나왔습니다. 필리핀인 어머니가 한국인 아버지를 상대로 ‘당신이 아이들의 아버지임을 인정하라’라고 우리 법원에 소송을 냈는데 처음으로 승소를 한 겁니다. 수많은 코피노 아이들이 소송을 걸었을 법한데 왜 승소는 처음일까요? 이 사건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짚어보죠. 변호를 맡았던 분이세요. 조동식 변호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조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조동식>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사실 저희도 관련된 인터뷰를 여러 번 했었는데, 그러니까 한국인 남성들이 필리핀에 가서 피임기구 사용을 꺼리고 성매매하는 과정에서 필리핀 여성들이 임신을 하게 되고. 또 필리핀 여성들은 종교 때문에 낙태는 안 하고. 그러다 보니까 코피노 아이는 계속 늘어나고. 뭐 이런 시스템이라는 거죠, 지금?

◆ 조동식> 그렇죠.

◇ 김현정> 지금 몇 명 정도나 코피노 아이들이 있다고 추산이 됩니까?

◆ 조동식> 정확한 데이터는 알 수 없지만 대략 1만 명에서 3만 명 정도로 추산이 됩니다.

◇ 김현정> 1만에서 3만 명의 아이들이. 그럼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있으면 우리나라에 건너와서 친자확인소송을 거는 건수도 꽤 많았을 법한데 친자확인소송에서 승소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저는 좀 놀랐어요.

◆ 조동식> 그게 이분들은 대부분 법적인 지식이 없고, 사실 경제적으로 약자의 지위에 있기 때문에 소송을 생각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렇게 보이거든요.

◇ 김현정> 말하자면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살기도 힘든 필리핀 여성들이 우리나라까지 건너와서 소송을 한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기가 어렵다는 말씀이시군요?

◆ 조동식> 그렇죠. 그래서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왔는데, 거기에도 한계가 있고 그러니까 최종적인 수단으로 소송을 통해서 구조를 받을 수 있다, 이런 걸 이번에 보여준 것이죠.

◇ 김현정> 이번에도 시민단체가 도와줘서 소송에 들어간 거군요?

◆ 조동식> 네, 그렇죠.

◇ 김현정> 이번 케이스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아이 아버지가 필리핀으로 건너가서 현지 여성 사이에 아이를 낳았어요. 그래서 이 남성 같은 경우에는 낳고 살다가 돌아왔다고요?

◆ 조동식> 네.

◇ 김현정> 어떻게 된 겁니까?

◆ 조동식> 일단은 아이 아버지는 사업을 하러 필리핀으로 갔는데, 거기서 애 둘을 놓고 살다가 사업이 문제가 생기니까 한국으로 무작정 들어와버리신 거죠.

◇ 김현정> 그 당시에 이 아버지는 한국에서 결혼을 한 상태였습니까?

◆ 조동식> 그렇죠. 정상적인 가정을 갖고 있었죠.

◇ 김현정> 그럼 말하자면 현지처가 되는 거네요, 그 필리핀 여성은?

◆ 조동식> 네, 그럼요.

◇ 김현정> 둘 낳고 살다가 사업이 어려워지니까 아이와 그 아이들의 엄마는 그냥 두고 한국으로 귀국을 해 버린 거예요?

◆ 조동식> 네, 연락을 하겠다 그러고 가버린 거예요.

◇ 김현정> 필리핀 여성이 아빠 찾으러 한국에 들어온 건 언제죠?

◆ 조동식> 아마 제가 2012년도에 상담을 했으니까 들어오기 한 1년 전쯤에 아마 들어와서 아버지를 찾으러 무작정 들어오신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잘 안 찾아졌습니까?

◆ 조동식> 그래서 아마 사회단체의 협조를 받았는데 수소문하고 다 찾아봤지만 결국은 못 찾았죠. 이름하고 사진만 있으니까 그걸로 찾기는 어렵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하다 소송까지 가게 됐는지요?

◆ 조동식> 그래서 이분은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그냥 마지막으로 법적인 도움을 한번 받기 위해서 상담을 받게 됐는데 그 단서가 뭐냐 하면 아이 아버지 사진하고 이름하고 생년월일을 갖고 왔었어요. 생년월일은 이게 실마리가 되겠구나 싶어서 제가 소송을 하면 가능성이 있겠다, 거기서 시작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그 소송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상당히 많았다는데 뭐가 제일 힘드셨던 거예요?

◆ 조동식> 일단 아이 아버지 특정하는 문제가 쉽지 않았죠. 그게 주민번호만 있으면 되는데 그게 없으니까 쉽지가 않았고, 그다음에 감정비용이 중간에 몇 백 만원 굉장히 많이 나왔기 때문에 어머니가 도중에 소송 포기를 해야 하나 이렇게까지 갔는데...

◇ 김현정> 감정비용이라면 그러니까 일단 아버지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긴 찾았는데 유전자검사를 해야 되는데 그 감정비용 말씀하시는 거예요?

◆ 조동식> 그렇죠. 유전자검사 비용은 얼마 안 되는데 아기들이 필리핀에 있으니까 검사요원들이 가서 교통비나 숙박비 이런 것까지 다 포함하면 몇 백 만원 정도가 나오게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그 몇 백 만원을 감당할 힘이 없으니까?

◆ 조동식> 그렇죠. 결국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이렇게 되면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런 걸 보고 시민단체에서 이번에는 그래도 도와주셨기 때문에 끝까지 갔던 모양이네요?

◆ 조동식> 시민단체에서는 연결만 해 준 거고, 법원에서 소송구조를 통해서 감정비를 지원 받아서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유전자검사는 어떻게 순조롭게 되긴 됐나요? 그 남성측에서 나 유전자검사 하기 싫다 하면 이것도 어려운 일일 텐데?

◆ 조동식> 아버지가 계속 핑계를 대면서 계속 연기하고 계속 시간을 끌었던 거거든요. 당사자들은 급하게 빨리 안 되냐 그러고 그렇게 했는데 법원에서 수검명령이 나오고 과태료 부과를 하니까 상대방이 결국에는 하겠다 해서 이렇게 된 거죠.

◇ 김현정> 결국에는, 결국에는.. 그러니까 많은 코피노들이 이렇게 아빠찾기 하고 싶어도 이런 과정들, 유전자검사 하는 것도 쉽지 않고 돈도 들고 그 사이에 생계는 포기해야 하고 이런 난관에 부딪히니까 거기까지 못 가고 좌절을 했던 거군요, 지금까지는?

◆ 조동식> 그렇죠. 소송을 하더라도 상대방을 특정을 해야 되는데 아이 아버지를 특정할 수가 없으니까 소송에서 이길 수가 없는 거죠.

◇ 김현정> 이제는 승소하고 나면 뭐가 좀 달라집니까, 그 코피노 아이와 여성은?

◆ 조동식> 아이들하고 아버지는 법적인 친자관계가 성립되는 거고요. 따라서 당연히 양육비 등도 청구할 수가 있고.

◇ 김현정> 받을 수 있는 거고. 지금 코피노도 1만 명이 넘는데 이 사람들 이번 승소 결과 보고서 유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겠네요?

◆ 조동식> 물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소송은 최종적인 수단이고, 당사자들의 협의나 대화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인 거죠.

◇ 김현정> 물론 그렇죠. 이 사건 쭉 몇 년 동안 함께 하시면서 조동식 변호사님 제일 마음 아팠던 건 어떤 거세요?

◆ 조동식> 소송이 빨리 안 끝나니까 당사자들이 계속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고, 또 어머니는 불법체류로 될 수 있어서 체류기간이 만료가 됐기 때문에. 그래서 계속 기도해 달라 그러고, 그래서 제가 최선을 다해 본다 그러고 해서 결국은 결과를 얻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이 낳아놓고 무책임하게 돌아서는 행동. 어떻게 보면 한국이라는 이름에 정말 먹칠하는 것 아닙니까, 이런 남성들?

◆ 조동식> 그렇죠.

◇ 김현정> 같은 남성으로 보기에도 참 이거는 창피하다스러운 생각이 드셨겠어요, 그 필리핀 여성들한테?

◆ 조동식> 우리 사회의 그런 부분에 대해서 경고하는 의미가 있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그 필리핀 아이들도 보셨을 텐데, 코피노 아이들 보셨을 텐데. 그 아이들은 이런 상황을 알고는 있나요, 인지하고 있나요?

◆ 조동식> 그렇죠. 한 10살 정도 되는데, 지금. 알고는 있었겠죠.

◇ 김현정> 그 아이들 보기에도 안쓰러운 생각이 드셨겠어요.

◆ 조동식> 그렇죠.

◇ 김현정> 조 변호사님 고생 많으셨고요. 이번 소송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한국인 아빠찾기운동, 조 변호사님이 나서서 일으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조동식>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