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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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배근 (국립공원관리공단 부장)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잠시 지리산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최근에 지리산에서 기쁜 소식이 하나 들려왔는데요. 지리산 곳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반달곰의 새끼 두 마리가 발견이 됐다는 소식입니다. 올해 초에 반달곰 새끼 다섯 마리가 태어난 것은 여러분 뉴스로 들으셨을 텐데 그러니까 이번에 2마리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올해 태어난 반달곰 새끼만 7마리가 되는 거죠. 멸종위기에 놓인 반달곰 복원사업 올해로 10년째인데요. 얼마나 복원이 돼가고 있는 걸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반달곰들의 삼촌 같은 분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이배근 부장 연결을 해 보죠. 이 부장님, 안녕하세요.
◆ 이배근>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어제 그러니까 반달가슴곰 새끼 두 마리가 추가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게 어제 태어난 게 아니라 자연 속에서 낳아서 자라고 있던 녀석들을 우리가 발견을 한 거죠?
◆ 이배근> 맞습니다. 저희가 어미 개체를 건강검진이나 발신기를 해서 들어갔는데요.
◇ 김현정> 발신기 채우거나 건강검진 같은 것을 하시는군요, 주기적으로?
◆ 이배근> 그렇죠. 그 과정에서 어미 개체가 보통 새끼를 돌보는데 이 개체는 조금 특이하게 새끼를 놓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해버렸어요. 저희는 그쪽에서 모니터를 하면서 기다렸죠. 그런데 그날 날도 어둡고 비도 오고 새끼 개체들을 그대로 두게 되면 이제 죽을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저희가 인위적으로 양육을 하기 위해서 자연시설관 같은 데서 인위적 양육, 수유를 하면서 양육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개체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개체가 뭐야’ 이러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는데 어미반달곰이 발신기 교체하려고 가보니까 발신기 교체하고 나서 어디로 가버린 거예요. 새끼를 놓고. 그래서 밤이 되면 돌아오겠지 하고 관찰을 하고 계셨는데, 멀찌감치서. 이 어미가 돌아오지 않는 거예, 비가 오는 데도.
◆ 이배근>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새끼 두 마리를 일단은 데려와서 보살펴주기 시작하신 거군요.
◆ 이배근> 맞습니다. 다행히 저희가 몇 년 전에 또 양육했던 기술들이 있어서 처음에 3kg 정도 들어온 새끼들이 지금 한 7, 8kg로 잘 성장을 해서 잘 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엄마가 없어서 불안해하거나 이런 건 없어요, 그 두 녀석들이?
◆ 이배근> 글쎄요, 사람들의 생각에서는 엄마가 없으면 당연히 그런 생각들을 하시는데 실제 두 개체가 같이 놀이를 통해서 저희가 하고 있는 재활프로그램을 통해서 개체들이 성장을 하기 때문에 사람하고는 조금 다르게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아기 곰들을 우리 부장님 직접 가슴에 폭 안아보신 적도 있으세요?
◆ 이배근> 저희는 되도록이면 사람과의 접촉을 삼가합니다.
◇ 김현정> 동물원하고는 다른 거네요,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네요.
◆ 이배근> 그렇죠. 사람들하고 접촉을 하게 되면 곰들이 사람에게 친숙할 수가 있습니다. 먹이를 줄 때도 사람이 직접 주는 방법보다는 다른 기구를 이용해서 준다든지 그리고 하여튼간 사람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서 그런 방법들을 쓰면서 재활을 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언제 다시 야생으로 돌아갑니까, 이 두 마리?
◆ 이배근> 아무래도 8월이 지나면서 9월 되면 먹을 것들이 많이 생기죠. 그래서 그 시기가 가장 좋기 때문에 그 정도에 시기에, 가을 정도에 보낼 그런 계획이 있습니다.
◇ 김현정> 자연으로. 이건 굉장히 인간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렇게 야생에 두 마리가 돌아가면 혹시 어미 곰이랑 만날 수는 있을까요? 이산가족 상봉하듯이?
◆ 이배근> 다분히 사람의 생각을 질문해 주셨는데요. 곰들이 어차피 1년이 지나면서 2년차에 독립을 시킵니다, 개체를. 새끼들을요. 그래서 그 후에는 독립적 생활을 하는 동물들이기 때문에 엄마하고의 그런 우리가 생각하는 엄마와 새끼 이런 개념은 깨지는 거고요. 독립한 개체로서, 독립한 곰으로서 생활을 영위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지리산 반달곰 복원사업 시작된 지 이제 10년. 처음에 몇 마리 풀어놨던 거죠, 부장님?
◆ 이배근> 2004년 처음에 저희가 여섯 마리 자연에 돌려보내면서 시작했던 사업이 지금은 서른네 마리가 지리산이라는 자연에 잘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이 녀석들 한 마리, 한 마리 다 아세요?
◆ 이배근> 아니요, 대신 저희가 처음에 복원사업을 시작할 때는 이름도 붙였었어요.
◇ 김현정> 이름도? 여섯 마리 풀어놓으면서 이름 지금 기억하세요?
◆ 이배근> 그럼요, 처음에 수컷 개체는 지리산의 봉우리 이름을 땄고요. 암컷 개체는 지리산의 계곡 이름을 따서 천왕이라는 개체도 있고 만복이라는 개체도 있고 계곡, 칠선계곡이니까 칠선이, 달궁계곡이니까 달궁이, 화엄계곡의 화엄이 이런 식으로 이름이 되어 있었죠.
◇ 김현정> 그렇게 이름도 짓다가 왜 포기하셨어요?
◆ 이배근> 그렇게 이름을 붙이니까, 말씀하셨잖아요. 사람의 생각으로 야생동물을 보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걸 사람들이 애완동물이나 가축화에 의인화를 시키는 거죠. ‘왜 먹이를 안 주냐’, ‘추운데 집을 지어줘라’ 이런 자연적인 생각이 아닌 사람의 생각을 하다 보니까 저희가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야생동물 복원이라는 것을 하면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다 보니까 얘들을 알아야 되기 때문에 개체에 어떤 관리번호를 부여해서 부르고 있어요.
◇ 김현정> 언젠가 완전히 완성됐다고 보면 그때는 아예 우리 관심을 끌 수도 있겠네요?
◆ 이배근> 맞습니다. 그게 저희의 목표고요. 지리산에 50마리 정도까지 늘어서 스스로 개체들이 이렇게 짝짓기도 하고 새끼도 출산하고 이런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고 있어요.
◇ 김현정> 1차 목표를 향해서 지금 많이 왔네요, 34마리면. 그런데 지금 이런 질문이 하나 들어왔어요, 청취자로부터. ‘이렇게 지리산이 반달곰이 많아지면 혹시 위험하지는 않습니까?’, ‘저 지리산 등산 자주 가는데요’. 굉장히 현실적인 질문인데요.
◆ 이배근> 저희가 실제 얼마 전에 대피소에서 곰하고 충돌도 일어난 경우가 있었어요.
◇ 김현정> 맞아요, 저도 그 뉴스 봤습니다. 지리산 대피소에 반달곰이 나타나서 관람객들을 덮쳤다, 이런 뉴스 본 것 같은데요.
◆ 이배근> 덮치지는 않고요. 곰들이 굉장히 영리합니다. 그래서 대피소에 버려진 잔반들을섭식을 하게 됐거든요. 이번 어미 개체는.
◇ 김현정> 반찬 버리고 간 것?
◆ 이배근> 그렇죠.
◇ 김현정> 그런 것도 먹어요, 반달곰이?
◆ 이배근> 반달곰이 잡식인데 특히 이런 것을 먹게 되면 아무래도 자연에서 구하는 먹이보다는 열량이라든지 영양가가 높죠. 그러다 보니까 이 개체도 수유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새끼에게 젖을 먹여야 되니까 이게 쉽게 먹을 수 있고 또 영양가도 좋으니까 자꾸 여기에 출현을 하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대피소에 잔반 먹으러.
◆ 이배근> 이게 학습의 효과거든요. 그래서 가장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는 말씀을 많이 드려요.
◇ 김현정> 어떻게 해야 돼요? 그럼 제가 등산하다가 곰하고 딱 마주쳤어요. 어떻게 해야 됩니까?
◆ 이배근> 일단 지리산이라는 곳은 주인은 지리산에 사는 야생 동․식물이잖아요. 우리는 어떻게 보면 손님으로 오는 건데 기본적 매너만 지키면 된다는 거죠. 쉽게 말씀드리면 가라는 길만 가시면 크게 곰을 만날 일이 없고요. 샛길이라든지 또는 비박을 하신다든지 야간에도 산행을 한다든지 이렇게 되면 만날 확률이 높아지는 거죠. 이번 대피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식물의 문제인데 이런 것도 저희가 이번 계기로 음식물을 진공포장을 해서 되가져가기 운동을 앞으로 할 계획에 있습니다.
◇ 김현정> 버리고 가지 마시라고요.
◆ 이배근> 그렇죠. 그런 음식물이 있으니까 유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없다면 충돌할 일이 없는 거거든요. 그래서 어찌됐든 사람과 곰이 공존하는 방법들을 기본에 충실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 김현정> 굉장히 좋은 말씀이네요. 지리산의 주인은 어차피 사람이 아니라 거기에 사는 동물들, 식물들이었는데 마치 우리가 우리 사는 곳에 야생동물이 쳐들어온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에요. 새끼 반달곰, 이번에 태어난 두 마리 잘 돌봐주세요. 야생으로 꼭 잘 돌려보내 주셔야 됩니다.
◆ 이배근> 예,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이배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리산에서 반달곰 복원사업을 하고 계신 분이세요. 이배근 부장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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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수)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 반달곰, 50마리까지 늘어나길"
201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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