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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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7(금) 김윤희 "체조선수도 먹냐구요? 연재와 삼겹살 즐겨"
2014.06.27
조회 132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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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윤희 (최고령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

조그마한 매트 위에서 온몸으로 연기하는 아름다운 스포츠. 은반 위에 피겨스케이트가 있다면 매트 위에는 리듬체조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 2014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었는데요. 우리나라 최고령 국가대표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20대 후반인가? 혹시 서른인가?’ 했더니요. 글쎄, 올해 22살의 선수였습니다. 22살도 최고령이라고 할 만큼 은퇴가 빠른 종목이 바로 리듬체조라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리듬체조 국가대표 김윤희 선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윤희 선수, 안녕하세요?

◆ 김윤희> 안녕하세요.

◇ 김현정> 목소리가 이렇게 앳되고 고작 22살인데 현역 최고령이에요?

◆ 김윤희> 네, 어떻게 하다 보니까 제가 최고령이 됐어요.

◇ 김현정> 리듬체조는 왜 이렇게 은퇴가 빠릅니까?

◆ 김윤희> 아무래도 너무 어렸을 때부터 고된 훈련을 하면서 온갖 부상에 시달리고, 그러면서 선수들이 일찍 은퇴하는 것도 있고요. 어린 선수들로 교제하려는 빠른 세대교체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또 한 가지는 대학 졸업 후에 마땅히 갈 실업팀도 없다면서요?

◆ 김윤희> 지금 실업팀이 아예 없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다 보니까 은퇴가 좀 빨라지는 것도 있겠네요?

◆ 김윤희> 네.

◇ 김현정> 그런데 우리 김윤희 선수는 리듬체조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최초로 작년에 실업팀에 들어갔어요.

◆ 김윤희> 네. 제 목표가 있으니까 그렇게 실업팀 꼭 가고 싶어서 했는데 그쪽에서 잘 받아주셔서 운동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인천시청?

◆ 김윤희> 네.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시기는 그냥 어떻게 운이 좋아서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상당히 우여곡절이 있었다면서요?

◆ 김윤희> 아무래도 제가 첫 시도다 보니까 다른 곳에서도 달갑게 받아주시지는 않았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력서를 들고 돌아다닌 거예요?

◆ 김윤희> 저희 아빠가 많이 고생을 하셨어요, 저를 어떻게든 넣어보시려고. 저희 엄마랑 아빠 아니었으면 그렇게 들어가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김윤희 선수, 언제부터 매트 위에 섰습니까?

◆ 김윤희>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저희 초등학교에 리듬체조부가 있었어요, 김포에 유일하게. 엄마가 리듬체조 시켜보고 싶다 이런 것도 계셨고.

◇ 김현정> 어머니가 왜 우리 윤희양을 보면서 리듬체조를 시켜야겠다 생각을 하셨을까요? 스포츠 굉장히 많은데.

◆ 김윤희> 엄마가 어렸을 때 리듬체조를 하고 싶었는데 돈이 없어서 못했대요.

◇ 김현정> 그래서 그 여한을 딸한테 풀어봐야겠다?

◆ 김윤희> 그래서 제가 시작을 하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랬는데 이렇게 국가대표까지 되리라고는 상상 못하셨을 거예요.

◆ 김윤희> 그럼요.

◇ 김현정> 자랑스러워하시겠어요, 요즘은.

◆ 김윤희> 엄청 자랑스러워하시죠.

◇ 김현정> 김윤희 선수, 그렇게 시작을 했는데 비인기 종목이라는 설움, 아마 있었을 거예요.

◆ 김윤희> 아무래도 리듬체조 하면 리본 가지고만 하는 줄 알고, 딱히 나라를 알린 대표적인 선수도 없었기 때문에 많이 알아주시는 분들이 없었는데, 위에 선배 수지 언니나 후배 연재 같은 경우에 좋은 성적 내고 이러면서 예전보다는 인기종목으로 많이 올라선 것 같아요.

◇ 김현정> 신수지 선수, 손연재 선수 얘기가 나왔으니까 그 얘기 좀 해 보죠. 사실 언론에는 선배인 신수지 선수, 후배인 손연재 선수 이렇게만 부각이 됐단 말입니다. 좀 서운하지는 않았습니까?

◆ 김윤희> 처음에는 많이 속상하고 서운하고 이랬었는데요. 원래 우리나라 같은 경우가 1등만 알아주는 세상이고, 이런 것에 단념하게 된 것도 있고요. 그냥 항상 2인자였던 것 같아요.

◇ 김현정> 항상 2인자. 말은 괜찮아요라고 하시지만 사실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런 얘기를 속으로 하면서, 울분을 삭히면서 버텨온 거예요. 손연재 선수랑은 후배인데 친하게 지내나요?

◆ 김윤희> 저랑 개인팀도 같은 팀이어서 저랑 친한 선후배로 잘 지내고 있어요.

◇ 김현정> 리듬체조 선수들은 놀 때 뭐하고 놉니까?

◆ 김윤희> 저희요? 먹어요, 그냥 계속 먹어요.

◇ 김현정> 먹어요? 리듬체조 선수가?

◆ 김윤희> 더 먹으면 더 먹었지, 덜 먹지는 않아요.

◇ 김현정> 일반인보다요?

◆ 김윤희> 제가 어렸을 때 경우는 한참 성장기여서 그때는 체중관리를 많이 했었는데요. 지금은 워낙 크기도 했고 또 체력적인 부분도 있어서 밥 세 끼 다 챙겨먹고 저희도 아이스크림 먹고 과자 먹고 초콜릿 먹고 먹을 거 다 먹어요.

◇ 김현정> 먹을 걸 다 먹는데 살이 안 찌는 거예요?

◆ 김윤희> 아무래도 운동량이 많다 보니까.

◇ 김현정> 살 때문에 고민하는 많은 여성들이 들으면 속상할 얘기인데. 손연재 선수하고 둘이 만나면 그럼 뭘 제일 좋아해요? 뭘 많이 맛있게 먹어요?

◆ 김윤희> 저희는 고기 같은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연재랑 저랑 둘 다 러시아에 있을 때 맨 처음에 샐러드랑 고기랑 이런 거 먹고 그다음에 카페 가서 음료수 마시고 빵 먹고 그다음에 햄버거집 가서 아이스크림 먹고 도너츠 가게 가서 도너츠랑 음료수 마시고.

◇ 김현정> 대식가네요, 대식가.

◆ 김윤희> 네, 그냥 먹기만 해요.

◇ 김현정> 재미있습니다, 김윤희 선수. 사실은 우리가 리듬체조에 대해서 모르는 게 참 많아요. 제일 힘들었던 기억을 꼽으라면, 리듬체조 하면서 언제였습니까?

◆ 김윤희> 일단 비용 면에서 훈련비든 저희 시합복이든 전지훈련비 이런 거 통틀어서 돈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그런 비용적인 면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 같고요.

◇ 김현정> 그 돈을 어디서 지원해 주는 데는 없습니까?

◆ 김윤희> 아빠가 벌어오시는 돈으로만 제가 운동을 해 왔었기 때문에 그런 면이 조금 많이 힘든 것 같아요.

◇ 김현정> 김연아 선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마는 정말 유명해져서 여기저기서 광고가 들어오고 스폰서가 붙고 이러기 전까지는 다 자기 돈으로?

◆ 김윤희> 그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성적도 없고 이러다 보니까 더 지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이런데도 체조를 놓지 못하는 이유, 체조가 뭐가 그렇게 좋습니까?

◆ 김윤희> 솔직히 운동할 때는 많이 힘든데 연기를 잘 마치고 많은 호응이 있고 그랬을 때는 힘든 거 이런 것 다 잊고 마냥 행복하기만 하죠.

◇ 김현정> 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그래요 김윤희 선수, 이제 9월에 있을 인천아시안게임이 목표인 거죠?

◆ 김윤희> 네.

◇ 김현정> 자신 있습니까?

◆ 김윤희> 네, 저는 지금 꾸준히 계속 열심히 훈련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 있어요.

◇ 김현정> 지금까지 2인자로 쭉 지내왔는데, 이번에 1인자 되는 건가요?

◆ 김윤희> 1인자도 많이 중요하긴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2인자가 제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김윤희> 일단 저희는 팀 경기가 있거든요, 아시안게임에서는. 저희가 다 같이 잘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가 정말 잘해 줘야 할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도 2인자예요?

◆ 김윤희> 저는 끝까지, 은퇴할 때까지 그냥 2인자로 끝날래요.

◇ 김현정> 1인자의 욕심은 없습니까?

◆ 김윤희> 이것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만족해요.

◇ 김현정> 2인자의 역할을 하되 꾸준히 조금 더 나이가 먹어서도 은퇴하지 않고 끝까지 연기할 수 있는 그 길을 가고 싶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윤희> 네.

◇ 김현정> 모두가 1등을 외치는 시대에 1등보다 아름다운 2등입니다.

◆ 김윤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 리듬체조에서 우리나라 최고령으로 뽑힌 선수입니다. 김윤희 선수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