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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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8(화) 식탐송 이국주 “살찐 사람중엔 내가 전지현급”
2014.07.08
조회 175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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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무명 생활 끝 인기 실감
- '뚱뚱' 아닌 '당당'으로 무대 서
- 언젠가 이름 건 토크쇼 진행하고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국주 (개그우먼)

애청자 여러분, 혹시 ‘식탐송’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코미디 빅리그>라는 프로그램에서 ‘10년째 연애 중’이라는 코너가 있는데요. 풋풋한 한 커플이 10년 뒤가 흐르면 세월만큼이나 살이 붙은 한 여자가 나와서 배고픔에 대해 노래를 합니다. 이때 부르는 노래가 바로 식탐송인데요. 이 식탐송이 지금 큰 화제가 되면서 페이스북에서 '좋아요' 12만개, 댓글 3만 8천개를 넘어섰습니다. 많이 먹는 사람이 눈총받는 이 사회에서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외치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개그우먼,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식탐송’의 주인공 개그우먼 이국주 씨 직접 만나보죠. 이국주 씨, 안녕하세요?

◆ 이국주> 안녕하세요.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면 두 그릇이네♬ 요겁니다. 안녕하세요, 개그우먼 이국주입니다.

◇ 김현정> (웃음) 요즘 인기 실감하세요?

◆ 이국주> 개그 생활 9년 동안 방송하면서 제가 뭐했나 싶을 정도로 요즘에는 정말 열심히 활동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예들이 있을까요, 어떤 일들이 벌어져요?

◆ 이국주> 말씀하신 대로 페이스북이 가장... 아무래도 반응이 바로 바로 오니까요.

◇ 김현정> 거리 걸어가면 알아보는 사람도 많죠?

◆ 이국주> 그렇죠. 예전에도 워낙 덩치 때문에, 남들은 얼굴 알아봐서 얼굴 가리고 갔는데 저는 솔직히 몸을 가려야 되는 사람이라... 그 전에도 약간 몸 때문에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기는 했는데. 요즘에는 조금 더 그게 더 세졌죠.

◇ 김현정> 지금 인사를 하자마자 ‘식탐송’을 잠깐 불러주셨는데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식탐송’이 뭐길래 이렇게 화제인가, 아직도 궁금해하는 분들이 아직도 계실 수가 있어요. 맛보기로 두어 개만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 이국주> 그럼요. 트로트 쪽에는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카레 먹고 와야지♬' 이거 있고요. 발라드 쪽에는 '걷다보니 신천역 삼겹살집 앞이야♬' 이런 것 있고요. 아이돌 노래에서는 '쏘리쏘리쏘리쏘리 내가 내가 내가 내가 다 먹었지요♬' 이런 것이 있습니다.

◇ 김현정> (웃음) 여러 가지 기존 곡들의 뒷부분 가사를 비틀어서 반전의 묘미를 주는 거예요. 보통 다른 개그맨들은 딱 정해진 유행어를 매번 반복하는 거라면 우리 이국주 씨는 매번 다른 레퍼토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거잖아요?

◆ 이국주> 그렇죠. 그걸 짜야 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매일 노래를 듣고 항상 반전을 생각하죠.

◇ 김현정> 그런 고통의 시간들이 있는 거군요. 이게 노력의 결실이군요?

◆ 이국주> 엄청 노력을 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어디서 들어보니까 연예인들은 인기 중심이어서 즉 인기가 많으면 후배여도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인기가 없으면 선배여도 기 펴기 어렵다 이런 얘기 들었거든요. 이국주 씨도 굉장히 서러운 시절이 좀 있었겠어요?

◆ 이국주> 그렇죠. 저는 방송을 못 하고 동기들은 다 방송을 하고 했을 때 동기들이 너무 바빠서 동기들 심부름까지 제가 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너무 서러웠지만 또 상황이 해 줄 수밖에 없었을 때 정말 힘들었던 기억도 있고...

{IMG:2} ◇ 김현정> 바쁜 동기들, 시작하자마자 뜬 동기들이 부득이하게 시키는 거겠죠. 그 친구들도 바쁘니까.

◆ 이국주> 그렇죠, 너무 바쁘니까.

◇ 김현정> '그래, 내가 기꺼이 해줄게.' 라고 하면서도 속으로 울 수밖에 없는.

◆ 이국주> 그렇죠. 해 줄 수밖에 없고, 당연히 해야 된다라는 것도 아니까 더 서글픈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다가. '야, 내가 진짜 떴구나. 드디어 느낌 온다.' 그 순간이 언제였습니까?

◆ 이국주> 얼마 전에 무한도전이라는 정말 너무 영광스러운 프로에 저를 불러줬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제가 유재석 선배님 옆에서 방송하고 있다는 걸 보고 '나 진짜 조금 이제 뭐가 올라왔나?' 이렇게 느꼈어요. 저야 너무 행복했죠.

◇ 김현정> 그뿐만 아니라 가수 수지하고 광고 찍지 않았어요?

◆ 이국주> 그럼요. 저는 단독CF보다 수지 씨랑 찍었다는 게 더 좋지 않았나...

◇ 김현정> 미모 대결?

◆ 이국주> 아이고, 세상에나. 욕먹어요, 큰일나요. 이제 겨우 호감 돼 가고 있는데... 안 돼요, 안 돼. 수지랑은 별개로 해주세요.

◇ 김현정> 사실 이국주 씨가 더 사랑 받는 이유는 살집 있는 걸 사실은 좀 부끄럽게 생각하는 이런 사회인데. 이국주 씨는 당당해요. 살집 있는 사람의 당당한 권리 찾기. 그 당당함에 박수 보내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것 아시죠?

◆ 이국주> 여자 분들이 특히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맞아요. 그래도 가끔은, 가끔은 살 빼고 싶을 때도 있습니까?

◆ 이국주> 네, 있죠. 아무래도 ‘내가 조금 더 예뻤으면 이 사람이 날 좋아해 주지 않을까’라는 이런 생각 때문에... 아무래도 사랑 때문에 그랬던 경험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살면서 저를 좋아해 주는 사람도 만나보고 이러다 보니까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 굳이 내가 살 빼고 그러지 않아도 이 외모에서 일도 하고 사랑도 할 수 있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 김현정> 그게 바로 당당한 권리 찾기거든요. 어찌보면 살집 있는 사람들의 롤모델, 대변자 이렇게 되셨어요.

◆ 이국주> 저희 쪽에서는 제가 전지현 급이죠(웃음).

◇ 김현정> 살집 있는 사람의 대변자로서 한마디 항변을 하신다면?

◆ 이국주> 제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의사선생님이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국주 씨는 두 달 동안 안 먹어도 살 수 있는 영양분이 몸에 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어디에 갇혀 있어도 두 달 동안 살 수 있는 아주 좋은 몸을 가진 거예요. 그러니까 불쌍하게 보실 필요도 없고 내가 뚱뚱하다고 해서 나 오래 못사는 거 아니야, 건강이 안 좋은 거 아니야 그럴 것도 없고 긍정적으로 살면 모든지 건강한 것 같아요. 그래서 당당해지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뚱뚱한 사람들이 검정색 옷을 입는다고 절대 말라보이지 않아요. 정말로 왜소해 보이지 않아요. 오히려 검정색을 입고 나가면 흑곰이 되고요. 흰색옷을 입고 나가면 백곰이 돼요. 그렇게 어차피 놀림을 당할 거라면 차라리 밝은 곰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거예요. 옷을 잡 입는 곰, 그래서 가리려고 하지 마시고 그래도 정말 100명 중에 1명은 ‘우와, 쟤 옷 잘입네’ 라는 그 매력으로 갈 수 있게 당당하게 입고 다니셨으면 좋겠어요(웃음).

◇ 김현정> (웃음) 여기저기서 박수 치는 소리 들립니다. 움츠러들지 말고 당당하자. 끝으로 꼭 해 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 이국주> 앞으로는 제 모습 이대로 나와서 토크로 재미있게 더 보여드리고 싶어요, 말로써 제 경험담들 얘기하면서. 스탠딩 개그랄까요?

◇ 김현정> 언젠가는 '이국주 쇼' 이런 것도 가능한 거잖아요?

◆ 이국주> 너무 하고 싶어요. 주병진 쇼, 이런 게 있었듯이 해 보고 싶습니다. 노력해야죠

◇ 김현정> 우리 요즘 사회가 전반적으로 우울하거든요. 안 좋은 사건 사고도 많고 경기도 안 좋고 웃을 일 별로 없는데 이국주 씨의 개그로 많은 사람들 위로해 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릴게요.

◆ 이국주> 열심히 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의미로 우리 ‘식탐송’ 마지막으로 하면서 인사 나눌까요?

◆ 이국주> 여름이니까 '달아 달아~ 너무 달아~ 아이스크림이 너무 달아~♬' ' 이 세상 위에는 먹을 게 많아~♬' 끝!

◇ 김현정> (웃음) 이국주 씨, 오늘 고맙습니다.

◆ 이국주> 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