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4(금) 60만원에 딸 넘긴 父 "모텔 전전하다 그만.."
2014.07.04
조회 223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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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 몰래 동거, 들킬까봐 비밀 출산
- 막노동으로 분유 사며 근근히 버텨
- 정식 입양땐 부모 알까봐 인터넷 거래
- 아이 할아버지 "내가 키워야지 않겠나"
- 유사 사례 적지 않을듯. 대안 찾아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범식 (청주 상당경찰서 지능팀장), 윤찬영 (전주대 교수)

생후 7개월 된 친딸을 인터넷에서 60만 원에 매매한 20대 아빠가 최근 경찰에 체포가 됐습니다. 그동안 중국에서 신생아가 거래되고 있다, 이런 뉴스들은 들었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아동매매 현장이 드러나자 많은 사람들이 크게 놀라고 분노하고 있죠. 소문으로만 돌던 아기 매매가 실제로 드러난 이번 사건, 자세히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계신 분이세요. 청주 상당경찰서 고범식 지능팀장 연결을 해 보죠. 팀장님, 나와 계십니까?

◆ 고범식> 예.

◇ 김현정> 이번 사건 언제 처음 인지하게 되셨어요?

◆ 고범식> 2014년 6월 10일날 아기를 입양한 사람이 돈을 주고 입양을 했다고 해서 우리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수사를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얘기를 차근차근 풀어가보죠. 아기 아빠 여 모 씨, 동거하다가 낳은 거라고요?

◆ 고범식> 아기의 엄마하고 아빠는 고등학교 때 서로 알게 된 친구관계고 그 이후로 대학을 진학을 하고 둘이 만나면서 동거를 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둘이 정식으로 결혼을 하든지 어떻게 해서 열심히 아이를 잘 키웠으면 되는 건데 그렇지가 않았나 보죠?

◆ 고범식> 서로가 부모님들이 일단 그 내용을 몰랐습니다.

◇ 김현정> 양가가 다 모르셨어요, 아기 낳은 걸?

◆ 고범식> 여자 같은 경우는 회사에 취직했다고 하고 집을 나왔고 남자 같은 경우는 대학생으로 집에서 알고 있으니까 집에서는 알 수가 없었던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동거 사실조차 부모님들한테 얘기한 적이 없기 때문에 더군다나 아기 낳았다는 것은 얘기도 못한 거군요, 집에다가. 그럼 어떻게 키웠어요, 아기는?

◆ 고범식> 돈이 없어서 아기 분유를 사다 주면 끼니를 거르는 때도 있고 상당히 어렵게 생활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애 분유 하나 사고 나면 자기는 굶어야 되는 이 정도로 어려운 상황?

◆ 고범식> 그렇습니다. 돈이 떨어지면 막노동을 해서 생활도 하고, 이렇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엄마는 정말로 회사를 다닌 거예요, 아기 엄마는?

◆ 고범식> 아니요. 그냥 동거를 하기 위해서 집에만 그렇게 하고 나온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21살의 무직인 아기 엄마와 대학생인 아기 아빠, 동거를 하다 아이 낳았는데 분유 사 먹일 돈도 없이 전전긍긍하다가 아이를 더 이상 못 키우겠다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습니까?

◆ 고범식> 동거를 하던 곳은 전세를 얻어서 살던 곳입니다. 2년 전세가 끝나니까 전세를 하거나 월세를 얻을 돈이 없었고 아기 아빠가 아기 엄마에게 집으로 들어가라, 이래서 집으로 들어갔고 아기 아빠가 아기를 데리고 모텔들 전전하면서 생활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게 그러니까 언제쯤부터죠? 생후 몇 개월부터 그런 모텔에서 살았어요?

◆ 고범식> 올해 2014년 2월 말 경에, 그 뒤로는 모텔 생활을 했던 거죠.

◇ 김현정> 그럼 아기 한 100일 된 무렵부터는 계속 지금까지 7개월 되도록 계속 모텔에서 키웠다는 거예요, 그 아기 신생아를?

◆ 고범식> 그렇죠.

◇ 김현정> 하여튼 거기서 키웠어요. 키우다가 이렇게 힘들면 정식으로 입양을 보내도 될 텐데 왜 팔 생각을 한 겁니까?

◆ 고범식> 입양을 보내야 되겠다는 생각도 해 봤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까 입양절차에 문제가 좀 있었던 거죠. 일단 호적에 등재를 해야 되는데 그 호적을 보면 부모님이 아는 것이 두려워서 호적에 등재를 못 했던 거죠.

◇ 김현정> 그렇죠. 입양 보내려면 요즘에는 절차가 복잡해져서 아이의 친모, 친부가 명확히 누구인지가 드러나야 되는데 그게 드러나는 게 두려웠던 거군요. 그래서 어떻게 했습니까?

◆ 고범식> 달리 생각해 본 게 인터넷에 올려보자 그래서 지식인에 개인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수가 없어서 입양을 보내고 싶다는 글을 남기게 된 거죠.

◇ 김현정> 포털사이트 '지식in', 그러니까 뭐 물어보면 사람들이 대답해 주고 하는 그 코너에다가요?

◆ 고범식> 예, 그 글을 본 입양을 받은 사람은 카톡 ID를 남겨놨습니다. 카톡을 주고받다가 아기 아빠가 어떤 생각에서 그랬는지 아기 엄마가 자궁경부암이라는 병이 있어서 치료비가 들어간다, 사례비를 조금 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고 60만 원 금액이 형성이 된 겁니다.

◇ 김현정> 가격 흥정으로 봐야하나요, 이 얘기는?

◆ 고범식> 아기 아빠는 구체적으로 얼마를 제시하거나 이러지는 않았고 입양하는 분이 돈이 없습니다. 돈이 없다 보니까 처음에 110만 원이라는 금액을 얘기를 했는데 그 돈을 구할 수가 없었던 거죠.

◇ 김현정> 110만 원이라는 돈을 먼저 얘기한 것은 입양 받는 측. 그런데 그 돈을 자신들이 구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

◆ 고범식> 그다음에는 ‘60만 원은 어떻겠습니까’ 했을 때 아기 아빠는 ‘그래요, 그럼 그렇게 해 주세요’.

◇ 김현정> 그럼 아기 엄마가 자궁경부암이라는 얘기는 거짓말이었던 겁니까?

◆ 고범식> 실제로 아기 엄마는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기는 했어요. 그런데 받은 돈 60만원을 아기 엄마한테 쓰지는 않았습니다.

◇ 김현정> 아기 엄마한테 전달하지는 않은 거군요. 그런데 아기를 입양하겠다고 나선 쪽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 고범식> 많은 분들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거 아니냐,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수사를 하면서도 어떻게 답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아니, 제가 왜 이 질문을 드리냐면 어떤 보도에서는 그 연락을 한 사람이 이미 아이를 4명이나 입양해서 키우던 사람이다. 그래서 혹시 다른 2차 범죄, 즉 아이들 사서 어디 다른 데 중국이나 어디에 팔아 넘기는 이런 범죄에 연관된 건 아니냐, 이런 의심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요.

◆ 고범식> 그 어떤 이상한 그런 점은 전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저희도 수사를 하면서 이거 왜 이렇지 아기가 한두 명도 아니고 본인이 직접 낳은 아들만 넷이 있고 1명을, 딸을 1명을 입양을 했거든요.

◇ 김현정> 아, 그럼 정확한 것은 친자식 4명에 입양한 아이 1명, 총 5명이군요?

◆ 고범식> 총 5명인 상태에서 다시 60만 원을 주고 한 명 더 입양을 한 거죠.

◇ 김현정> 그럼 사건을 제보한 분은 어디서 이상한 걸 느끼고서 제보를 하게 된 건가요?

◆ 고범식> 이 입양한 여성이 혼자 아기를 키우다 보니까 상당히 힘이 들잖아요. 그러니까 주변에 지인이 1명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입양을 하려던 사람도 엄마 혼자인가요?

◆ 고범식> 전에 남편 분이 있었는데 이혼을 했습니다.

◇ 김현정> 이혼하고 그럼 혼자 있는 싱글 엄마가 아이를 다섯이나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한 명을 더 입양한 거예요?

◆ 고범식> 그렇죠. 그 여성 주변 지인이 ‘그럼 이 새로운 아기는 어떻게 된 거냐’라고 물었을 때 ‘사실은 이렇게 됐다’ 얘기를 한 거고 얘기를 들어보니까 정상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아동보호기관에 전화를 했던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밝혀진 거군요. 그 아기를 입양하려고 했던 그 여성, 지금 보니까 자신의 처지도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왜 이 아이를 또 불법 입양하려고 했던 거죠?

◆ 고범식> 시종일관 ‘나는 아기가 좋다’ 이렇게 진술하는 거죠.

◇ 김현정> 직업은 있습니까?

◆ 고범식> 직업이 없습니다. 어쨌든 입양하신 분은 나는 아기가 좋아서 입양을 했고 다른 건 없다, 이런 진술을 하는 거고 실체적으로 봐도 아기와 관련해 어떤 범죄행위를 하려고 했던 의심점은 전혀 없었습니다.

◇ 김현정> 아직까지 수사상 의심점 발견된 것은 없다, 이런 말씀이세요. 지금 그 갓난아기는 어디 있습니까?

◆ 고범식> 본 사건이 시작되면서 곧바로 아동보호시설로 옮겨졌습니다.

◇ 김현정>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는 혹시 알고 계시나요?

◆ 고범식> 사건이 터지면서 아기의 할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게 되셨죠. 그러면서 '내가 데려다가 키워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의사를 밝혔습니다.

◇ 김현정> 아이 아빠 여 모 씨, 21살의 대학생. 뉘우치고는 있나요?

◆ 고범식> 그렇죠. '처음에는 힘들어서 그렇게 하려고 했던 거고 돈을 받을 생각은 없었다, 잘못했다'

◇ 김현정> 아기 엄마, 생모한테도 연락하셨죠?

◆ 고범식> 아기 엄마, 생모 같은 경우에는 그 내용을 몰랐거든요. 매매가 됐고 지금은 보호시설에 가 있는 상태다라고 하자 울면서 많이 괴로워했죠.

◇ 김현정> 아이 아빠도요?

◆ 고범식> 글쎄 뭐, 아무래도 남자다 보니까 그냥 덤덤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팀장님, 사건 마무리 잘 지어주시고요. 뭔가 더 있지는 않은지 좀 더 철저한 수사도 부탁드리겠습니다.

◆ 고범식> 그렇게 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고범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청주 상당경찰서 고범식 지능팀장을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어서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전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윤찬영 교수 연결을 해보죠. 윤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윤찬영> 네, 안녕하세요. 윤찬영입니다.

◇ 김현정> 이번 사건,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셨습니까?

◆ 윤찬영> 일단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었고요. 아직 출생신고도 안 된 어린 아이를 법적으로는 아직 인간으로 등재되지 않은 생명을 물건처럼 매매를 했다. 이 부분에 정말 충격이 큽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엄마, 아빠가 아직 호적에 안 올린 상태였으니까 법적으로는 세상에 없는 아이가 되는 셈이네요?

◆ 윤찬영> 그렇죠.

◇ 김현정> 앞서 형사 분은 이런 사건은 형사 생활 내내 처음 봤다. 이렇게 말을 하시더라고요. 아주 이례적인 건 맞습니까?

◆ 윤찬영> 우리가 쉽게 들어보지 못한 사건이죠. 하지만 발견되거나 보고되지 않았을 뿐 이런 일이 상당한 정도 있을 수 있는 개연성은 있다, 이렇게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 보십니까?

◆ 윤찬영> 일단 입양에 관련된 제도가 상당히 복잡하게 돼 있고요. 출생신고라든지 등재를 하기 곤란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영아 살해나 유기라든지 차마 그렇게 할 수는 없으니까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이런 일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 과정에서 돈을 요구한다든지 이런 일들. 둘 사이에서만 은밀하게 벌어지는 일들은 충분히 있을 개연성이 있습니다. 다만 형사사건으로 우리에게 알려지거나 보고된 것은 극히 드물거나 없기 때문에요. 이 한 건만 가지고도 우리는 이런 일들이 어딘가에는 있을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면서 접근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 이번 사건도 카카오톡으로 둘이 주고 받다가 실제로 아이 매매까지 이뤄진 후에 주변에 있던 지인이 적극적으로 제보를 하면서 알려진 거지, 그 주변 지인이 제보하지 않았으면 또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 윤찬영> 그렇죠. 아마 이런 일들이 없기를 바랍니다마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을 거다. 이렇게 추측을 해 보게 됩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우리가 더욱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고 넘어가야 할 텐데요. 어떤 보완책이 필요할까요?

◆ 윤찬영> 이번 일은, 우리 사회가 법적으로 또 도덕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출생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복지가 발달한다 할지라도 아마 미혼 부모나 이런 부분에 대한 복지는 발전하기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워낙 사회적으로 인식이 안 좋다 보니까?

◆ 윤찬영> 우리나라에서 사회 인식상 이런 출생에 대해서는 관용을 잘 베풀지 않기 때문에 비난이나 처벌의 대상은 될 수 있어도 복지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아마 많은 반발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권장할 일은 아니지만, 의도하지 않게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최소한 영아가 부모 있는 가정에서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사회가 갖춰주는 것은 이런 범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가 될 수 없는 범죄인 건 분명하지만 우리가 이런 범죄를 막기 위해서 사회 제도적으로 뭔가 보강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윤찬영> 그렇죠. 개인과 가정이 책임질 수 없는 경우에는 아무리 그것이 비난받을 수 있는 행위라 할지라도 결국 사회가 그것을 품어줘야 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들으면서 우리 청취자 여러분도 해답을 찾아보시죠. 전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윤찬영 교수까지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