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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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지혜 (광역버스 이용자),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
오늘부터 서울, 인천, 경기 세 곳에서 광역버스 입석이 전면 금지 됐습니다. 입석을 하다 적발되면 해당 버스업체는 운행 일부 정지 조치를 받게 됩니다. 안전을 위해 부득이한 조치라는 게 정부 입장인데 시민들은 ‘어쩔 수 없이 서서라도 가야 하는 시민들 마음을 너무 모르는 거 아니냐’, ‘탁상행정이다’. 이런 반발도 많이 있었죠.
대안으로 버스 수 늘리고 배차간격도 줄여서 시행을 하겠다, 이런 입장을 밝혔는데 지금 현장 상황은 어떨까요? 오늘 입석 금지 첫날, 현장을 잠깐 연결을 하고 가겠습니다. 경기도 분당에서 강남까지 가시는 분이군요. 직장인 홍지혜 씨 나와 계십니까?
◆ 홍지혜> 네.
◇ 김현정> 지금 어디 계세요?
◆ 홍지혜> 지금 강남역이요.
◇ 김현정> 강남역. 그러면 분당에서 강남까지 도착을 하신 거군요?
◆ 홍지혜> 네...
◇ 김현정> 목소리가 많이 지쳐 계세요. 오늘 상황이 어땠던 겁니까?
◆ 홍지혜> 평소보다 일찍 나가서 기다렸어요. 집 앞에 정류장에 줄을 서 있었는데 공항버스 타는 것처럼 버스가 오면 1명, 2명 태우고 그냥 가버리고.... 결국 출근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아예 멈추지도 않고 가버리더라고요. 그래가지고 그냥 지하철 타고 왔거든요.
◇ 김현정> 몇 대나 놓치셨어요, 그러면?
◆ 홍지혜> 아침에 2대요.
◇ 김현정> 그 2대 놓친 시간이 그러니까 몇 분이나 보내신 거예요, 버스정류장 도착한 후로부터?
◆ 홍지혜> 40분이요, 집 앞에서.
◇ 김현정> 40분... 버스정류장에서 그러면 40분 기다리다가 2대를 그냥 눈앞에서 보내고 결국은...
◆ 홍지혜> 결국에는 못 탔어요.
◇ 김현정> 홍지혜 씨 말고도 거기에 많은 분들이 그냥 그렇게 발 동동 구르고 서계셨던 거예요?
◆ 홍지혜> 그렇죠. 그래서 지하철 역까지 마을버스 타고 가면서 보니까, 계속 광역버스 정류장에 사람들이 줄 서있는데 버스가 그냥 지나거버리니까 사람들이 되게 황당해하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오늘 첫날이니까, 1명만 좀 태워주십시오, 그렇게 사정하는 분은 없었어요?
◆ 홍지혜> 아니요, 아예 버스가 그냥 멈추지 않고 그냥 가요, 그냥 정류장을.
◇ 김현정> 아예 문을 안 열어버리니까.... 그럼, 평소 같으면 바로바로 타기는 타셨던 버스입니까?
◆ 홍지혜> 네, 그렇죠. 집 앞에서.버스 어플리케이션으로 몇 분 뒤에 도착하는지 보고 시간 맞춰서 나가면 바로바로 탔었는데. . .
◇ 김현정> 입석으로 그냥 타고 가셨던 거죠?
◆ 홍지혜> 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정부에서는 증차도 하고 배차 간격도 확 줄였다고 하는데 그걸 못 느끼세요?
◆ 홍지혜> 평소 같았으면 40분에 한 대밖에 안 지나가기 때문에 조금 늘어난 건 느낄 수 있는데.
◇ 김현정> 늘어난 건 맞다?
◆ 홍지혜> 그런데 솔직히 그렇게 입석금지를 한 거에 비해서는 많이 늘어났다고 체감되지 않는 것 같아요, 상대적으로 봤을 때.
◇ 김현정> 40분 동안 1대 지나갈 게 2대 지나간 건 맞는데 그렇다고 그 인원을 다 수용할 수 있을 정도는 안 된다는 말씀?
◆ 홍지혜> 네. 저는 집이 분당 끝 쪽이거든요. 그렇게 따지면 판교에 사는 사람들은 버스들이 분당에서 다 시작해서 오는데 결국 경기도 끝쪽에 사는 사람들일수록 탈 수가 없다는거죠, 이런 식이면.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얼른 들어가세요. 오늘 바쁘신데 인터뷰 고맙습니다.
◆ 홍지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기도 분당 그러니까 경기도의 끝자락입니다. 분당에서 강남까지 오시는 분인데 이분은 지금 걱정이 많으시네요. 홍지혜 씨를 먼저 만나봤습니다. 전문가 연결 잠깐 해 보죠. 시민교통안전협회 김기복 대표입니다. 김 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기복>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래전부터 계속 예고를 했었고 정부에서도 대안 마련한다고 했는데 왜 오늘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울까요?
◆ 김기복> 아무리 준비를 한다고 해도 언론 발표일 뿐이지 현장 사정하고는 전혀 다른 거죠. 그러니까 예측을 해서 이런 혼란이 예상된다라는 그런 지적이 계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대한 대책이 부실했던 거죠. 짧은 기간 동안에 무리하게 이렇게 입석금지제도를 시행한 그 자체가 오늘의 결과를 낳는 것이고요. 이런 결과는 하루이틀에 끝날 문제가 아니고, 입석금지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상당 기간 이런 혼란과 불편이 계속될 것으로 이렇게 전망이 됩니다.
◇ 김현정> 전세버스 222대 투입한다고 했는데 그럼 꽤 많은 양은 아닌가요?
◆ 김기복> 많은 양도 아니고요. 실제로 보니까 222대도 아니고 188대 투입했다고 해요.
◇ 김현정> 그래요?
◆ 김기복> 그러니까 이 대수도 줄어든 거고요. 이 대수도 정확하게 믿을 수가 없습니다.왜 그러냐 하면 지금 현재 광역버스 회사가 전세버스를 임대해서 출퇴근 시간에만 한시적으로 투입하는 것이거든요.
> 그러니까 이게 회사와 회사간의 계약관계라든가 절차가 어떻게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우리 일반시민들은 알 수가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문제고. 아시는 것처럼 광역버스 같은 경우는 시점에서 출발을 하면 종점까지 가는 동안에 대개 한 5개 정도의 버스정류장에 서게 되는데 입석금지 때문에 시점에서 다 좌석이 차버리니까.
◇ 김현정> 시작하는 장소.
◆ 김기복> 그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승객들은 탈 수가 없는 거죠.
◇ 김현정> 계속 밀려나가는 거죠. 그런데 안전을 위해서 입석 금지한다는 그 자체 취지가 나쁜 건 아니거든요. 이건 바람직하거든요. 다만 대안이 문제인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 거라고 보세요?
◆ 김기복> 물론 이제 입석 금지해야 됩니다. 왜냐하면 광역버스를 도입하는 취지라든가 또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버스가 안전띠나 좌석을 안 매고 운행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그래서 입석금지는 반드시 해야 되는데 문제는 시간을 가지고 이렇게 예상되는 부작용, 문제점, 불편한 점을 완벽하게 개선을 한 뒤에 시행을 해야 되는데...
◇ 김현정> 잠깐만 질문 드릴게요. 돈이 들어가는 문제잖아요. 버스 늘리고, 배차 간격 줄이고. 이 돈은 어디서 나오죠?
◆ 김기복> 일단 지금 주겠다고만 한 상황이지 나오는 데는 아직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중앙정부나 지자체 어디서도 안 나옵니까?
◆ 김기복> 그렇죠.
◇ 김현정> 그럼 버스 회사가 하는 겁니까?
◆ 김기복> 일단은 버스 요금을 인상을 하겠다라는 약속이 있었고 또 여기 추가되는 비용부담은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겠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그 약속을 믿고 업체에서는 지금 시행에 들어간 것이죠.
◇ 김현정> 일단 버스회사 돈으로 시행을 하고 요금도 아직 올리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은 하는데 그러면 지원이 언제 어떻게 나오는 건가요?
◆ 김기복> 그것도 지금 아직 확실한 게 아니고요. 버스요금도 얼마를 올려줄지가 아직 결정된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이와 같은 대책이 지속될지도 상당히 의문스러워요. 그래서 이런 점들이 우리 이용 시민들이 불편 겪는 것 못지않게 앞으로 어떤 제도정착의 불확실성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꼼꼼히 생각을 했었어야 되는데 정부에서 너무 실적 위주의... 세월호 사고 이후에 안전문제가 나오니까 뭔가 이걸 빨리 해야 되겠다라는 조급증 때문에 이런 문제를 초래하는데요. 앞으로도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안전정책이라는 것이 오늘 하루 안전하다고 내일이 안전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 김현정> 요금이 또 인상된다니까 그거 걱정되는 시민들도 계실 것 같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김기복>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