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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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4(월) 전교생 1명인 섬마을분교 소녀, 전국음악대회 은상!
2014.07.14
조회 203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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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미영 (전남 진도 조도초교 분교 학생), 김종훈 (교사)

전남 진도군에 한 섬마을에는 전교생이 딱 1명인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이 학교를 지키는 유일한 학생은 2학년 소녀인데요. 그런데 이 소녀 때문에 조용하던 섬마을이 들썩이고 있답니다. 이 소녀가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에 출전해서 은상이라는 큰상을 받고 돌아온 건데요. 이 소녀를 지도한 사람은 이 학교에 하나뿐인 선생님이셨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전남 진도 조도초등학교의 대마분교 김종훈 선생님, 직접 만나보죠.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종훈>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진도의 조도초등학교가 아니라 조도초등학교의 또 분교인 거죠?

◆ 김종훈> 분교가 3개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입니다.

◇ 김현정> 정말로 학생이 딱 1명이에요?

◆ 김종훈> 2월까지 2명이었는데 1명이 서울로 전학을 가서...

◇ 김현정> 하필이면 하나 있던 친구가 전학을 가서... 그 1명 남은 2학년 소녀는 이름이 뭐예요?

◆ 김종훈> 김미영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보통 초등학교에는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행정실에 근무하는 분들도 계시고 청소하는 분도 계시고 이런 분들이 계시는 건데 그 대마분교에는 그런 분도 안 계시는 거예요?

◆ 김종훈> 저 혼자 모든 걸 다해야 합니다.

◇ 김현정> 오로지 딱 둘. 선생님 하나 학생 하나?

◆ 김종훈> 그렇죠.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러면 선생님하고 미영이하고 거의 가족이나 마찬가지시겠어요.

◆ 김종훈> 네. 미영이 집이 여기서 150m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거의 아침 일찍 일어나서 데리고 오고 합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선생님이 아예 데리고 학교 가세요? 학교 문 따고 들어가는 것까지 같이.

◆ 김종훈> 네. 제가 집안 부모님하고 잘 알고 그러니까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등교해서 6시 반부터 공부 시작합니다.

◇ 김현정> 새벽 6시 반부터요?

◆ 김종훈> 네, 6시 반부터 해서 아침에 공부를 많이 하니까 오후에 하는 것보다 효과가 있어서 공부를 더욱더 잘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선생님, 초등학교 2학년한테 너무 가혹하게 새벽공부 시키시는 것 아니에요.

◆ 김종훈> 그런데 아침에 자꾸 훈련하니까 미영이가 더 잘해요.

◇ 김현정> 더 잘해요, 집중도 잘하고?

◆ 김종훈> 네.

◇ 김현정> 그러니까 부모님들이 어촌에 사시니까 일찍 일 나가시고 이러시니까 그냥 아이도 일찍 학교 와서 공부하고 하교도 일찍하고 이러는 거군요.

◆ 김종훈> 하교도 어려운 것이 집에 혼자 있으니까 저하고 하루 동안 계속 같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아침부터 깨워서 공부 가르치시고 점심에는 그럼 밥도 주시고?

◆ 김종훈> 거의 밥도 같이 해서 먹어요. 부모님한테 말씀드리고 같이 먹어요. 둘이니까요.

◇ 김현정> 그러고 나서 집에 아이 혼자 가면 혼자 뭐하겠습니까, 2학년짜리가. 그러니까 선생님이 방과후교실까지 다 해주시는 거예요. 돌봄이까지.

◆ 김종훈> 방과 후뿐만 아니라 어떤 때는 밤까지도 있습니다. 특별한 게 없으면 집에서 같이 공부하고 그래요.

◇ 김현정> 정말 아버지 같은 선생님이시네요. 그런데 이 대마분교에서 분교 역사상 가장 경사스러운 일이 벌어진 거죠.

◆ 김종훈> 별말씀을요. (웃음)

◇ 김현정> 처음에 어떻게 전국음악경연대회에 우리 미영이를 출전시킬 생각을 하셨어요?

◆ 김종훈> 공문이 왔더라고요. 성악 분야에 하면 되겠다 해서, 노래 지도하면 되겠다 해서 신청을 했습니다.

◇ 김현정> 미영이가 원래 노래를 잘하기는 잘했나봐요?

◆ 김종훈> 자기가 좋아하니까, 시켜보니까 잘하더라고요.

◇ 김현정> 가르쳐보면 괜찮겠다 싶으셨어요. 그래서 신청을 해놓고.

◆ 김종훈> 노래를 부르는데 학생이 혼자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먼저 노인정 가서 노래 한번 불러고보고, 교회 가서도 불러보고. 또 마을회관 마이크가 있으니까 마이크로 한번 불러보게 하고.

◇ 김현정> 그러니까 사람이 하여튼 모인 곳이라고 하면 다 찾아가서 실전훈련. (웃음)

◆ 김종훈> 네. 대마도 바로 옆에 관매도라는 섬이 있거든요. 관매도 섬은 강호동 씨가 한 1박2일로 아주 유명해진 곳입니다. 거기까지 데리고 가면서 선상에서도 한번 불러봤습니다. 그때 선상에 있는 분들이 돈도 주고 그런 것도 있어서 미영이가 조금 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자신감 얻고. 마을 주민들도 기특해서 먹을 것도 갖다주시고 그러셨겠어요.

◆ 김종훈> 마을 주민들이 전부 다 미영이한테 맛있는 것 안 사주신 사람이 없습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러다가 당일날이 왔습니다. 이 전국음악경연대회가 광주에서 열잖아요. 거기까지 배 타고 버스 타고 몇 시간이나 걸려서 가셨어요?

◆ 김종훈> 12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 김현정> 12시간 배 타고 버스 타고. 그러면 보통은 음악하는 사람들은 컨디션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우리 미영이는 솔직히 컨디션 조절은 제대로 안 됐겠어요.

◆ 김종훈> 아무래도 어리고 해서 이틀 전에 출발했습니다. 그 다음 날 충분히 쉬게 한 다음에 18일 오후부터 연습시켜서 19일날 참가했습니다.

◇ 김현정> 미영이 안 떨고 잘하던가요?

◆ 김종훈> 아무래도 떨리고 했지만 비교적 잘 불렀습니다.

◇ 김현정> 미영이가 도대체 어떤 목소리로 노래 불렀을까 굉장히 궁금한데. 혹시 옆에 미영이가 있습니까, 선생님?

◆ 김종훈> 미영이 바로 옆에 있습니다. 미영이 바꿔 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인사드려.

◆ 김미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미영아, 안녕.

◆ 김미영> 저는 조도초등학교 2학년 1반 1번 김미영입니다.

◇ 김현정> 2학년 1반 1번 김미영.

◆ 김미영> 네.

◇ 김현정> 벌써 말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예뻐요, 미영 양. (웃음) 늦었지만 축하하고요. 광주까지 가서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했을 때 미영 양? 기분이 어땠어요, 그때?

◆ 김미영> 긴장됐어요.

◇ 김현정> 노래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하고 났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 김미영> 기분이 좋았어요.

◇ 김현정> (웃음) 어떤 노래 불렀죠?

◆ 김미영> ‘이슬열매’요.

◇ 김현정> 우리 여기 많은 청취자 여러분들 앞에서 ‘이슬열매’ 잠깐 들려주실 수 있겠어요?

◆ 김미영> 네.

◇ 김현정> 시작!

◆ 김미영> (노래) 어젯밤 아기별이 뿌려놓은 씨앗 해님이 일어나니 열매가 주렁주렁 작고 작아 건드려도 톡 톡 터지는 열매 너무나 예뻐서 해님이 가져갔나♬

◇ 김현정> 와. 소리가 아주 그냥 꾀꼬리 같은 소리, 정말 맑은 소리가 나요. 미영 양?

◆ 김미영> 네.

◇ 김현정> 노래 너무 잘했어요. (웃음) 혹시 꿈이 가수예요?

◆ 김미영> 네.

◇ 김현정> 꿈 잃지 말고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사람 돼서 다시 만나요.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요.

◆ 김미영> 네.

◇ 김현정> 옆에 선생님 계시죠?

◆ 김종훈> 네.

◇ 김현정> 섬마을 소녀 미영이한테 이렇게 예쁜 꿈 심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 김종훈> 별말씀을요.

◇ 김현정> 그 꿈이 더 크고 바르게 자라도록 항상 미영이 옆에서 잘 지켜주시기를 제가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종훈>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종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남 진도 조도초등학교 대마분교에 김종훈 선생님 그리고 김미영 학생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