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4(월) "문자,음성도청에 주변 녹음까지..오싹 스파이앱"
2014.07.14
조회 300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전화기 빌려 10초 만에 직접 깔기도
- 스파이앱 의뢰했던 공무원도 돈뜯겨
- 문자메시지에 링크된 주소, 위험!!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김성윤 조직1팀장

요즘 휴대폰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쓰시죠.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아주 사적인 기계가 스마트폰인데요. 그런데 내가 스마트폰을 통해서 통화한 내용을 다른 사람이 고스란히 듣는다면, 또 내가 스마트폰으로 주고받은 각종 메시지를 다른 사람이 고스란히 들여다본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실 겁니다. 설마 이런 일이 있을까 싶은데요. 최근에 이런 앱을 팔던 조직이 적발됐습니다. 일명 스파이앱. 체계적인 영업망까지 갖추고 활동을 했다는데요. 25명의 스마트폰에 이 스파이앱을 설치해서 6천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로 조직원 7명이 잡혔습니다. 7개월 동안 이 범죄조직을 추적한 분이세요.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김성윤 조직1팀장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죠. 팀장님, 안녕하세요.

◆ 김성윤> 예,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제가 앞서서 스파이앱이라고 소개를 했는데요. 정확히 이 스파이앱을 스마트폰에 깔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건가요?

◆ 김성윤> 전화 통화 내용과 문자메시지, 연락처, 사진. 또 스마트폰에 저장돼 있는 모든 자료가 다 해커의 서버로 빠져나간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제가 알기로는 주변 소리까지 아주 선명하게 녹음이 된다던데, 이건 무슨 말이죠?

◆ 김성윤> 우리가 전화기를 옆에 놓고 일반적인 생활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회의내용이라든지, 상대방과의 대화내용이라든지 또 통화하는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소음까지도 다 녹음이 되는 방식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쉽게 생각하면 제 전화기 안에 녹음기를 설치한 거네요, 한마디로?

◆ 김성윤> 그렇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설치된 녹음기를 하나 더 지니고 일상생활을 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이런 무시무시한 앱을 스스로 자기 스마트폰에 깔 사람은 없었을 테고요. 도대체 어떻게 깔리게 됐고, 어떻게 범죄에 이용이 됐는지 실제 사례를 가지고 설명을 들었으면 합니다. 먼저 공무원의 휴대폰을 도청 의뢰한 경우가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이게 어떤 경우입니까?

◆ 김성윤> 건축업자들이 상대방의 건축 입찰 관련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서 공무원에게 도청앱을 설치한 사례거든요.

◇ 김현정> 이런 앱을 파는 사람들은 굉장히 은밀하게 영업할 텐데요. 이런 앱이 있다는 걸 그 건설업자는 어떻게 알게 됐습니까, 처음에?

◆ 김성윤> 불법도청을 원하는 사람들이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놓습니다. 그러면 그 글에 댓글을 달아서 '실시간 도청이 가능하다,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또 문자메시지나 여러 가지 형태의 개인정보를 탈취할 수 있다'는 홍보문구를 댓글로 달아놓습니다. 그런 사이버 온라인 흥신소를 운영하는 친구들이 의뢰인과 연락을 해서 도청을 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IMG:2}
◇ 김현정> ‘사이버 온라인 흥신소. 도청 가능합니다. 문자메시지 들여다보는 거 가능합니다.’ 이런 댓글들을 다는군요.

◆ 김재원> 그렇죠. 이메일이라든지 070 인터넷 전화번호 또 대포폰 번호를 온라인 흥신소 게시판에다가 올려놓고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그 앱을 피해자 스마트폰에 설치합니까?

◆ 김성윤> 이건 국민 여러분들이 좀 중요하게 생각하셔야 할 부분인데요. 이 부분은 스미싱 방식하과 거의 흡사한 경우를 취하고 있습니다. 축하메시지가 도착했다든지 아니면 택배가 반송이 됐다든지, 검찰청에서 벌금이 나왔다든지 이렇게 유인하는 문구를 보내서 설치하고요. 그래도 링크된 주소를 건드리지 않아서 설치가 되지 않으면, 직접 찾아가서 설치하기도 하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스미싱 문자를 보내서 뭔가를 누르게 하는데 그걸 잘 안 누르면 그 사람한테 직접 찾아갔어요?

◆ 김성윤> 직접 찾아가서 ‘전화기를 좀 빌려 달라. 지금 전화기를 충전 중이고 배터리가 다 떨어졌다.’ 이렇게 달라고 해서 직접 인터넷 URL 주소를 설치를 해서 바로 도청앱을 스마트폰에 심기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순식간에도 앱을 설치할 수 있나요?

◆ 김성윤> 한 10여 초 정도면 설치가 가능하다고 범인들은 자백하고 있는데요. 전화기 절대 빌려주지 마시고요, 빌려주시더라도 보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직접 눈으로 지켜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그렇게 앱이 설치된 후부터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전화기가 도청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 못 챕니까? 음질이 떨어진다든지, 속도가 느려진다든지 알아챌 만한 게 아무것도 없어요?

◆ 김성윤> 제가 직접 실험은 해보지 않았습니다마는 배터리 용량이 빨리 소모되는 것은 확실한 것 같고요.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한다는 부분은 관련된 자료가 지금 인터넷에 있어서 확인한 정도고요. 그 이외에는 설치된 상황을 알 수 없는... 대부분 모른다고 보면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공무원을 도청해달라고 의뢰했던 사람은 겁이 나서 중간에 중단했다면서요?

◆ 김성윤> 네.

◇ 김현정> 그런데 의뢰인은 중단했는데, 계속해서 이 조직들은 그 공무원 휴대폰을 녹음해서 협박수단으로 썼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맞습니까?

◆ 김성윤> 맞습니다. 도청을 하다 보니까 공무원들의 조금 부적절한 개인 사생활에 대한 문제, 불륜 관련된 내용이었는데요. 중국에 있는 해커들이 실시간으로 다 듣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 불륜 관련된 사실을 알고 직접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겠다’ 그래서 또 다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의뢰인이 다시 돈을 주게 되는 그런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 김현정> 이런 식으로 스파이앱 피해를 당한 사람 몇 명이나 되는 거죠?

◆ 김성윤> 현재까지 25명의 피해자를 조사했고요. 계속 수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의뢰인들은 대부분 어떤 사람이었어요?

◆ 김성윤> 대부분 배우자의 불륜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었고요. 그다음에 애인, 돈을 갚지 않는 채권 채무에 있는 사람들...

◇ 김현정> 그 조직은 얼마씩이나 받고 이런 앱을 설치해 줬습니까?

◆ 김성윤> 최저는 30~40만 원 정도 100만 원 미만으로 받는 경우도 많았고요. 통상 한 100~200만 원. 많게는 600만 원 정도까지... 상황을 봐가면서 돈이 많아 보이는 사람한테 돈을 더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 김현정> 이 조직이 유일한 조직이었으면 좋겠는데요. 지금 말씀을 쭉 듣다보니까 왠지 더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성윤> 그런 조직들이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겠습니다. 지금 최대 조직은 검거했지만 또 추가로 그런 부분이 있는지 상세히 들여다보면서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수사를 확대해야 될 것 같고요. 중국 서버를 찾아낼 방법은 없는 건가요?

◆ 김성윤> 외국에서 벌어진 범죄행위라서 거기까지는 관련 기관과 협의해야 될 부분도 있고요. 일단 들어오는 도메인 주소를 정확히 확인해서 각 통신사에서 이런 걸 정확히 걸러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스파이앱 조직이 적발됐습니다. 여러분 지금 들으신 것처럼 어떤 문자가 와도 인터넷 주소를 누르지 마시고, 전화도 함부로 빌려주시면 안 된다는 것. 이게 지금으로선 최선의 예방법인 거죠?

◆ 김성윤> 네, 맞습니다. 스마트폰 전용 최신 백신을 설치하시고, 최신 업데이트를 유지해 주시고요. 모르는 인터넷 주소가 달린 문자메시지나 SNS가 오면 절대로 열어보시면 안 되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팀장님, 수사 철저하게 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 김성윤>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경북지방경찰청 김성윤 조직 1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