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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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1(금) 몸뻬입고 가발쓰고.. 사비로 홍보영상 만든 경찰
2014.07.11
조회 116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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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양성일 (전북경찰청 경사)

최근에 전북지역의 경찰들이 찍은 범죄예방 동영상이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범죄예방 홍보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비를 털어서 제작했다는데요. 감독하고 촬영만 한 게 아니라 아예 연기까지 몽땅 경찰들이 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낸 분이세요. 전북경찰청 홍보담당관실에 양성일 경사 직접 만나보죠. 양 경사님, 안녕하세요.

◆ 양성일>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시리즈가 여러 가지가 있는 거죠?

◆ 양성일>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몇 편이나 찍으셨습니까?

◆ 양성일> 지금까지 총 8편 제작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8편 정도. 그중에 저는 제일 기억이 남는 게 방문판매사기 예방하는 동영상이었어요. 건장한 남성들이 가발도 쓰고 몸뻬바지 입고 할머니 연기를 하시더라고요, 그 남성분들이. 이분들이 다 경찰이시라면서요?

◆ 양성일> 네, 출연진은 모두 저희 자체인력으로 구성됐고요. 총 10명의 경찰관이 참여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촬영도 경찰이 하시고?

◆ 양성일> 촬영도 저희 직원이 하고요.

◇ 김현정> 감독도 경찰 분들이 하시고?

◆ 양성일> 네, 저희가 기획, 시나리오 다 구성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런 아이디어를 처음에 어떻게 내셨어요?

◆ 양성일> 보통 국민들 상대로 이런 범죄예방을 홍보할 때 대부분 정형화되고 딱딱한 걸로 가다보니까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고 그런데. 특히나 어르신들 같은 경우에는 영상을 통해서 알기 쉽게 메시지를 전하면 이해하시기도 쉬우니까 휠씬 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이게 노래면 제가 ‘지금 하나 불러주세요.’ 이러면 되는데 영상이어서. (웃음) 우리 청취자들이 ‘도대체 어떤 영상을 만들었기에 이렇게 화제라는 거야?’ 궁금하실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서 잠깐 음성만 듣고 가겠습니다.

■ 동영상 음성>
- 어머님들, 어깨, 허리들 안 좋으시죠? 제가 그래서 이번에 가져온 만병통치약.
- 착한 댁, 자네도 허리 아프다고 하지 않았어? 이거 한번 써봐.
- 나는 괜찮여~
- 한번 써봐, 내가 물어봐줄게. 이게 얼마에유, 얼마?
- 아따, 우리 어머님. 정말 화끈하시구먼. 50% 세일해서 100만 원에...)

◇ 김현정> ‘아따 우리 어머님’ 하시면서... (웃음) 그러니까 남자 경찰관들이 할머니 분장하고 할머니 역할하면서 사투리 써가면서 연기를 하신 거예요

◆ 양성일> 맞습니다.

◇ 김현정> 제작비를 지원해 달라, 일단은 경찰청에다 요구를 해 보셨어요?

◆ 양성일> 물론 많은 돈을 들여서 전문적으로 제작하면 더 좋겠지만요. 저희 직원들끼리 자체인력으로, 조금 아마추어 냄새는 나지만, 이렇게 만들고 하는 것이 더 친근감 있고 매끄럽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은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물론 지원해 주면 저희야 좋죠.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겠죠.

◇ 김현정> 지원해 주는 걸 마다하지는 않지만. (웃음) 일단 시작은 우리끼리 할 수 있는 대로 좀 소박하게라도 재미있게 만들어보자 해서 시작을 하신 거군요, 처음에는.

◆ 양성일>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도 돈이 들기는 들잖아요. 총 제작비 1편당 얼마나 드셨습니까?

◆ 양성일> (웃음) 놀라실 겁니다. 한 15만 원 정도. 그런데 이런 제작비라고 해봤자 저희는 대원들 가발 구매하고요. 몸뻬바지 구매하고요. 또 마을회관에 가서 어르신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하다보니까 그분들에게 수박이라도 몇 덩어리 들고 가고. 그러고 또 중요한 대원들 밥 사 먹이고.

◇ 김현정> 그렇게 사비 털어서, 주머니 털어서 하다보니까 동료 경찰관들이 연기하는 건 당연한 게 됐을 텐데. 처음에 연기자를 좀 해달라고 동료들한테 말했을 때 선뜻 OK를 하던가요, 동료들이?

◆ 양성일>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한 반전이 있었습니다. 저도 모집할 때 없으면 어떻게 할까 고민을 많이 하고 갔는데요. 막상 방송을 하니까 저희가 생각했던 인원보다 훨씬 많은 인원들이 내려와 있는 거예요. 이게 자기가 주인공이 된다는 것에 자부심이나 취미로 즐기는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 경쟁률이 몇 대 몇?

◆ 양성일> 2:1 정도 됐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또 거기서 잘생긴 얼굴은 필요 없었거든요. 코믹하게 생긴 친구들 많이 뽑았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경쟁률이 아주 높은 건 아니었지만...

◆ 양성일> 그래도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상위였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오디션까지 봐서 뽑으신 거네요.

◆ 양성일> 오디션으로 사기꾼 같이 생긴 친구를 적절하게 뽑고 조절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재미있네요. 그렇게 해서 뽑은. 그런데 촬영에 막상 들어가고 나서도 예상치 못했던 돌발상황 이런 에피소드들 꽤 많으셨을 것 같아요?

◆ 양성일> 이번 방문판매사기 같은 경우 사전에 어르신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촬영을 했습니다. 그분들도 너무 좋아하시고 구경도 막 하시고 했는데 이게 장시간 저희가 촬영을 하다보니까 어르신들이 그 방 안에서 밖에를 못 나오시는 거예요. 그러다가 어느 할머니가 저희가 촬영을 시작한 지 한 두 시간쯤 지났을 때까지 소변을 참고 계셨더라고요, 안에서.

◇ 김현정> 그러니까 안에서 할머니들이 나올 수가 없으니까? (웃음)

◆ 양성일> 나오셔도 되는데 저희가 촬영에 방해될까봐 계속 참고 계셨나 봅니다. 그래서 나중에 말씀하셨기에 저희가 너무 죄송해서 빨리 다녀오시라고 그랬더니 또 할머니가 연세가 한 80이 되셨는데 남정네들이 많으니까 안 되겠대요. 다 나가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다 나갔다가요. 한 20분 쉬었다가 들어왔습니다.

◇ 김현정> 쑥스러워서 방 안에 있는 화장실 못 가겠다고 잠깐 나갔다 오라고.

◆ 양성일> 여자들만 빼고 싹 나가라고 해서요, 다 나갔습니다.

◇ 김현정> 우리 할머니들이 순박하세요. 촬영하니까 저거 촬영 방해하면 안 된다고 화장실도 못 가시고 참으셨던 거예요.

◆ 양성일> 맞습니다. 구경하시면서 웃으시기도 하는데요. 어떤 분들은 이게 뭐하는 건지 막 이렇게 보시기도 하시고 나중에 영상을 보시고 좋아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럼 동영상 보고 나서는 어르신들이 뭐라고 하세요, 반응들이 어떻습니까?

◆ 양성일> 일단 보는 재미가 있고 딱딱하지 않고 보는 재미에 그렇게 몰입하다 보면 시간이 어느새 7분이 금방 지나가는데, 전달력이 굉장히 좋다고 합니다, 할머니들이 이해하기도 쉽고 마치 본인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실제 똑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 생각하고 보기 때문에 몰입도도 좋고 전달력도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전북경찰청에 양성일 경사. 지금 이렇게 점점 동영상에 반응이 오고 있는데 본청에서 제작비 지원해 주겠다는 이런 좋은 얘기들은 안 옵니까?

◆ 양성일> 오늘도 아침에 저희 본청장님께서 칭찬도 많이 해 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 주셨습니다. 제작비 지원도 아직까지 말씀은 없으셨지만 현재 파악은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아마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거 방송 나가고 나면 아마 좋은 소식 있을 것 같아요.

◆ 양성일>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앞으로도 쭉 새로운 영상, 좋은 영상들 만들어주시고요. 특히 노인 분들을 상대로 한 거니까 좀 힘드시더라도 어르신들을 위해 효도한다는 기분으로 힘을 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양성일>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양성일> 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전북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양성일 경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