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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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0(목) 은퇴 턱돌이 "빗물 슬라이딩, 못잊을 퍼포먼스"
2014.07.10
조회 135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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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에서도 아이디어 떠올라
- 비호감 캐릭터 논란, 포기 생각도
- 이벤트 회사운영, 제2 인생 살 것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길윤호 (은퇴하는 턱돌이)

한국프로야구계에 선수만큼이나 유명한 마스코트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이름이 하나 있죠. 바로 넥센 히어로즈의 턱돌이. 툭 튀어나온 턱과 숯처럼 진한 눈썹에다가 재기발랄한 퍼포먼스로 넥센뿐만 아니라 많은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그런데 이 턱돌이가 8년 간의 마스코트 생활을 마치고 최근에 은퇴식을 가졌습니다. 마스코트가 은퇴식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죠. 넥센의 턱돌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목소리인지 참 궁금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탈을 한번 벗겨보죠. 턱돌이 길윤호 씨 연결돼 있습니다. 길윤호 씨 안녕하세요.

◆ 길윤호>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길윤호 라는 본명보다는 턱돌이라는 호칭이 더 편하시죠?

◆ 길윤호> 그렇죠. 제가 마스코트 턱돌이로 살다보니까 저희 부모님조차도 제 이름을 잊으시고 턱돌이라는 이름이 더 자연스럽다하셔서 저도 제 이름을 턱돌이로 알고 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웃음) 정말 길윤호라는 이름 버리고. 턱돌이로 산 지가 8년인데 그런데 은퇴식 하셨어요.

◆ 길윤호> 맞습니다.

◇ 김현정> 많이 우시더라고요.

◆ 길윤호> 정말 선수들이 은퇴식 할 때 왜 눈물을 많이 흘릴까, 나는 절대 그럴 일 없어 라고 생각했는데 머리가 노래지더라고요.

◇ 김현정> 머릿속이.

◆ 길윤호> 네. 그러면서 창단한 시절부터 힘들었을 때, 기뻤을 때가 떠오르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 김현정> 영화필름 돌아가듯이 스쳐지나가면서...

◆ 길윤호> 신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런데 그 잘 나가던 마스토크 턱돌이가 왜 대체 은퇴를 하는 거죠?

◆ 길윤호> 제가 일단 나이가 마스코트 친구들 중에서도 좀 있어서...

◇ 김현정> 실례지만 이제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 길윤호> 32세입니다.

◇ 김현정> 32세인데 마스코트 중에서는 은퇴할 때가 된 거군요.

◆ 길윤호> 그렇죠. 야구계에 송지만 선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래서 이제는 후배들한테 물려줄 때가 돼서...

◆ 길윤호> 그리고 언제까지 마스코트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보니까, 이렇게 성적 좋을 때 멋지게 떠나는 모습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요. 그렇게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턱돌이의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한 또 다른 계획을 위해서 여행을 떠나시는 거예요. 턱돌이. 8년 전에는 어떻게 탈을 쓰게 되셨습니까?

◆ 길윤호> 제가 원래 야구선수 출신이었거든요. 그런데 부상을 당하고 다시 야구장을 찾게 됐어요.

◇ 김현정> 언제 야구선수를 하셨던 거예요?

◆ 길윤호> 중학교, 고등학교 때 야구선수였어요.

◇ 김현정> 아, 중․고등학교 때. 그러다가 부상 때문에 좌절이 된 거군요, 그야말로.

◆ 길윤호> 네, 그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고 나서 응원하러 야구장에 갔던 건데.

◆ 길윤호> 야구장에 자주 오다보니까 응원단장님이라든지 이벤트 기획사 사장님께서 ‘같이 응원단 일원으로 일해보지 않을래?’라고 제안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관중석에서 응원을 얼마나 열심히 하셨길래 그렇게 눈에 띄었어요?

◆ 길윤호> 거의 부상당해서 아쉬웠던 한을 풀었다 해야 되나.

◇ 김현정> 그 정도로. (웃음) 딱 보면서 저 관중은 정말 열심히 응원한다. ’아예 응원을 우리랑 같이 해보지 않겠어요?’ 라는 제안이 온 거네요.

◆ 길윤호> 네, 제안이 왔습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마스코트를 하면 또 잘 할 것 같습니다. 기회를 한번 주시면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사장님께서 생각할 시간도 없이 OK, 기회를 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턱돌이란 캐릭터는 그러면 어떻게 나온 캐릭터입니까?

◆ 길윤호> 일단 구단 디자인 팀에서 디자인을 해 주셨는데 제가 눈썹은 송승헌처럼 진하고 턱고 약간 더 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수정을 하다보니까 그렇게 턱돌이라는 얼굴이 나오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런 거예요? (웃음) 그러니까 진한 눈썹, 숯검둥이 눈썹에 턱을 쭉 뺀 개성있는 모습으로 바꾼 게 길윤호 씨 아이디어.

◆ 길윤호> 네.

◇ 김현정> 그런데 처음에는 이 턱돌이 보고 우는 아이도 있었다면서요?

◆ 길윤호> 100m 전방에서 ‘괴물이다’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족들이 얼굴 치우라고. 안 보인다, 얼굴 못생겼다 가라, 비호감이다. 거기서 진짜 포기를 할까까지 생각을 했었어요.

◇ 김현정> 사실은 그런 말이 나올 법도 한 게, 뭔가 친숙한 동물들이 주로 마스코트로 쓰였었거든요.

◆ 길윤호> 저도 턱돌이 탈을 보고 나서 깜짝 놀랐어요.

◇ 김현정> 본인이 주문 해놓고도.

◆ 길윤호> 불 끄고 보면 더 무서울 거예요. 저도 무서워요.

◇ 김현정> 재미있게 말씀하시네요. (웃음)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왜 포기 안 하셨어요?

◆ 길윤호> 야구선수를 부상당해서 그만뒀지만. 여기서도 포기하면 안 되겠다 해서 해보는 데까지 열심히 한번 해보자 해서, 마스코트 턱돌이의 퍼포먼스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턱돌이가 유명해진 건 사실 그 특이한 외모 때문만은 아니고. 시구하러 나온 연예인들을 번쩍번쩍 들어올리기도 하고, 경찰의 날에는 수갑 채움을 당해서 끌려나가기도 하고. 이런 다양한 볼거리들, 개성 있는 퍼포먼스들 이런 게 사람들에게 통했던 거거든요.

◆ 길윤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내신 거예요?

◆ 길윤호> 저는 자다가도 꿈에서 나타나요. 프라이팬이 떠오르면 프라이팬에다 담아서 심판한테 갖다줘야지. 청룡영화제 시상식 봤을 때 배우들이랑 연기자분들이 레드카펫 시상식을 가잖아요. 그걸 보면서도 생각했죠. 홈런타자의 세리머니로 내가 레드카펫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하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프로네요. 노력이 숨어 있었던 거네요.

◆ 길윤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 8년 간에 여러 가지 세리먼니, 퍼포먼스 중에 제일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 딱 하나만 꼽자면?

◆ 길윤호> 우천시 경기가 중단이 됐을 때 빗물에 슬라이딩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김현정> 빗물에 슬라이딩. 사람들이 지루할까봐?

◆ 길윤호> 네, 지루할까봐 음악과 함께 춤을 추면서 슬라이딩 퍼포먼스를 진행하거든요.

◇ 김현정> 그 다음부터 이게 유행이 되지 않았어요? 빗물 슬라이딩 퍼포먼스?

◆ 길윤호> 텔레비전 보면서 ‘어쭈어쭈, 이거 따라하네? 그래서 좀 업그레이드 시켜봐야겠다.’

◇ 김현정> 특허를 내실 걸 그랬네요.

◆ 길윤호> 어머니께서 특허를 내라고 했는데 엄마 말을 안 들은 게 참 후회가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웃음) 턱돌이. 이걸 내려놓을 때는 분명히 굉장한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2의 인생에 대한 계획이 있기 때문에 내려놓는 걸 거예요. 무슨 꿈이 있는 겁니까, 턱돌이?

◆ 길윤호> 제가 엔터테인먼트 쪽하고 이벤트 쪽을 한번 회사를 운영을 해 보고 싶다는 계획이 있었거든요. 턱돌이처럼 남들이 안 하던 프로야구 응원단장, 치어리더 등등 여러 가지를 양성해서 회사를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계획을 잡고 지금 준비는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확실한 꿈이 있네요, 턱돌이.

◆ 길윤호>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끝으로 팬들에게도 한 말씀 하셔야죠.

◆ 길윤호> 비록 턱돌이탈은 벗었지만 히어로즈 잊지 않고 히어로즈 팬으로서 밖에 나가서도 히어로즈를 알릴 수 있는 멋진 서포터즈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 테니까, 히어로즈 많이 응원해 주시고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동안 너무 감사드립니다.

◇ 김현정> 그래요, 또 울먹울먹하시네요, 얘기하면서.

◆ 길윤호> 예. 이 이야기하면 눈물이 나더라고요.

◇ 김현정> 앞으로 제2의 인생 관심 가지고 지켜보고 응원하겠습니다.

◆ 길윤호> 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길윤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은퇴했습니다. 넥센 히어로즈 응원단의 마스코트 턱돌이 길윤호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