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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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2(화) "넘어지면 찰칵,강의실 문 벌컥..공포의 中 관광객"
2014.07.22
조회 130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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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생 "학습권ㆍ초상권 피해 심각..학교차원 조치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 (이화여대 재학생)

어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루 종일 뜨거운 화제가 됐던 기사가 있습니다. ‘이화여대 캠퍼스가 중국 관광객들로 인해서 그야말로 몸살을 앓고 있다’라는 내용의 기사였는데요. 그냥 교문 앞에서 기념사진 찍는 정도가 아니라 도서관이며 강의실에 몰래 들어가서 학생들을 무단 촬영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답니다. 중국 포털사이트에 들어가서 ‘이대생’ 이라고 치면, 무단촬영한 게시물이 수천 개가 쏟아질 정도라는데요. ‘이화’라는 발음이 중국말로 ‘이득이 생긴다’ 즉 ‘부자가 된다’라는 말의 발음과 같으면서 벌어지는 일이랍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상황이 대체 어느 정도나 심각한 건지 직접 좀 확인을 해 보겠습니다. 이화여대에 재학중인 학생 한 분을 잠시 연결할 텐데요. 신분 보호 차원에서 익명으로 진행을 하죠. 학생 안녕하세요?

◆ ○○○>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대를 중심으로 신촌 자체가 워낙 번화가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던 곳이기는 하잖아요. 그런데 근래에는 도대체 어느 정도나 많이 오는 건가요?

◆ ○○○> 한 4~5년 전부터 서서히 중국 관광객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러더니 작년부터 완전히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학교 앞 모든 상가들이 중국어로 광고를 하지 않는 곳이 없고 또 아르바이트도 중국어 가능자만 뽑을 정도로 관광객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냥 그 학교 앞 번화가에 중국인들이 많은 정도면 문제가 없을텐데, 그것을 넘어서서 캠퍼스 안으로 관광객들이 몰려들어오고 있다는 얘기죠? 어느 정도인가요?

◆ ○○○> 그냥 어디를 가나 중국인을 볼 수 있을 정도예요.

◇ 김현정> 학교 안에서?

◆ ○○○> 네네, 정문부터 시작해서 학교의 가장 안쪽까지, 건물 안까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고요. 불편함을 겪고 있는 그런 상황이 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강의실까지 들어오고 도서관까지도 무단 출입을 한다, 이런 기사내용도 있던데 이게 사실인가요?

◆ ○○○> 네, 저희가 수업을 하고 있으면 가이드가 중국인 관광객들을 데리고 와요. 그래서 문을 열고 ‘여러분, 이게 이화여대 수업 장면입니다’ 이러면서 설명을 해서 교수님께서 지금 뭐하시는 거냐고 쫓아내신 분도 있고요.

◇ 김현정> 강의가 진행 중인데 가이드가 문을 벌컥 열어요? ‘여러분, 이것이 이화여대 학생들의 수업 모습입니다’ 이렇게 설명을 한다고요?

◆ ○○○> 네.

◇ 김현정> 교수님한테 전혀 양해도 없이?

◆ ○○○> 네, 전혀 사전 동의도 없이.

◇ 김현정> 그러면 도서실은 도대체 어떻게 들어온다는 거죠?

◆ ○○○> 저희가 도서실 같은 경우는 중국인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학생증을 찍어야만 들어올 수 있게 얼마 전에 시스템을 바꿨어요.

◇ 김현정> 원래 학생증 찍어야 들어가는 거 아니에요?

◆ ○○○> 바깥에 한번 더 출입을 제지할 수 있도록 바깥에 들어가는 문도 자동문 시스템으로 바꿨거든요.

◇ 김현정> 그게 없을 때는 도대체 어떤 일까지 벌어졌길래요?

◆ ○○○> 그냥 그 안에 들어와서 중국인들이 게이트를 넘거나, 아니면 그 앞에서 경비분이랑 실랑이를 벌여요. ‘우리가 저쪽으로 들어가겠다, 왜 안 들여보내주냐.’

◇ 김현정> 왜 그 안을 못 들어가게 하느냐, 도서관을?

◆ ○○○> 네, 학생증을 찍는 학생 뒤에 바짝 달라붙어서 들어가기도 해요. 들어가려고 했다가 실패하면 돌아가기도 하고요.

◇ 김현정>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학생이 직접 겪은 에피소드도 있습니까?

◆ ○○○> 네, 저 같은 경우는 사진을 찍힌 적이 있는데요. 제가 작년에 기숙사 살 때 일인데, 구두를 신고 밖으로 외출하는 길이었어요. 그런데 ECC 동산을 내려오다가 거기 풀이랑 바위가 있어서 제가 굽이 걸려 넘어진 거예요.

◇ 김현정> 언덕길에서 넘어졌어요?

◆ ○○○> 그런데 조금 떨어져 있던 그 중국인들이 막 웃더니 저를 향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더라고요.

◇ 김현정> 넘어져 있는 학생을 향해서 사진을 찍어요? 그냥 낄낄대기만 한 것도 아니고?

◆ ○○○> 네, 굉장히 불쾌했어요. 그래서 이제 지금 뭐하는 거냐, 왜 허락 없이 남의 사진을 찍냐고 영어로 따졌더니 영어를 모르는 척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계속 영어를 못 알아 듣는 척을 해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많거든요. 저희는 중국어를 잘 할 줄 모르니까 영어로 말하면 ‘아, 나는 영어 못한다’ 이런 식으로 그냥 발뺌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요.

◇ 김현정> 그런데 영어를 하고 못하고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뭔가 지금 넘어진 사람 사진 찍었는데 그 사람이 뭐라고 항의를 하면 이거는 뭔가 내가 잘못했구나라고 바로 생각을 해야 될 텐데 그런 반응이 아니었나보죠?

◆ ○○○> 네, 전혀 아니었고 ‘나한테 왜 그러냐’는 식이었어요.

◇ 김현정>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 ○○○> 네, 굉장히 화가 났죠. 일단 저는 저를 향해서 웃는 것도 기분이 나빴고 제 사진을 찍는 것도 기분이 나빴고요.

◇ 김현정> 이게 아주 그냥 이례적인 몰상식한 관광객의 일이면 좋겠는데... 이런 식으로 찍힌 사진들이 지금 중국 포털 사이트에 마구 올라가고 있다는 거잖아요.

◆ ○○○> 정말 심각하게 많이 올라가고 있고요. 단순히 그냥 지나가는 사람을 찍는 정도가 아니라, 따라가서 찍는 경우도 있고요. 정말 충격적인 거는 얼마 전에 야한 그런 사진들이 있는 성인 사이트에 저희 학교 학생들의 얼굴과 다리가 노출된 사진이 그대로 올라간 적이 있어요.

◇ 김현정> 어디, 어느 나라 사이트예요?

◆ ○○○> 중국의 성인 사이트에요. 우리 학교 학생들의 다리라든가 어떤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하거나 가까이서 찍거나 아니면 옷 속을 찍은 그런 사진들이 중국의 성인 사이트에 돌아다니고 있고요.

◇ 김현정> 모자이크 처리도 안 하고 얼굴 그대로 노출된 사진까지도 있습니까?

◆ ○○○> 네, 전혀 모자이크 처리 하나도 안 되어 있고 멀리서 다리를 이렇게 확대해서 찍은 사진도 있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학생들 모이면 이 얘기들 많이 하시겠어요?

◆ ○○○> 정말 많이 하죠.

◇ 김현정> 뭐라고들 얘기하십니까?

◆ ○○○> ‘내 사진도 올라간 거 아니냐. 불쾌하다.’ 이런 얘기도 하고요. 또 ‘중국인 때문에 수업 흐름이 끊긴다’ 맨날 이 얘기가 반복이 되고요.

◇ 김현정> 일부에서는 이런 얘기도 하세요. ‘우리가 외국 나가더라도 그 지역의 유명한 대학캠퍼스는 보통 구경하러 가지 않느냐. 그런 차원으로 좀 너그럽게 받아들이면 되지 않겠느냐’ 이런 말씀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 일단 관광이라는 게, 최소한 학생들의 초상권이나 학습권이 보장이 되어야 관광객이 구경하는 수준이라고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학교는 기본적으로 학생을 위한 공간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주객이 굉장히 전도되어 있는 상황이고요. 그리고 중국 내에서는 아예 저희 학교를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가 아니라 관광지로 소개하고 있는데...

◇ 김현정> 9대 관광지 중에 하나로 꼽아놨다면서요, 어떤 책자에서는?

◆ ○○○> 네, 다른 학교에도 그런 아름다운 캠퍼스들이 많잖아요. 그런 데 같은 경우는 일부만 개방을 하고, 개방하는 공간과 개방하지 않는 공간을 철저하게 구분을 한다든가... 아니면 입장 가능한 시간을 딱 정해놓고 그 외의 시간은 관광객을 받지 않는 식으로 학생들의 학습권과 초상권을 철저히 보호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상 저희 학교는 관광객 인원수의 제한도 없고요. 개방과 비개방 공간이 전혀 구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서 비교가 안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한마디로 말하면 ‘도를 넘었다’ 이런 얘기죠?

◆ ○○○> 네, 그렇죠.

◇ 김현정> 학교건, 관광 담당 부서건, 중국에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금 방송 나오는 김에 속 시원히 한 말씀 하시죠.

◆ ○○○> 저희가 중국인 관광객들이 오는 걸 이해해주고 배려를 해주는 만큼, 그들도 저희 학교를 다니는 데 배려를 해 주셨으면 좋겠고요. ‘검토하고 있다, 논의하고 있다’ 이런 말보다는, 정말 실제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학교가 좀 더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중국인들한테도 좀 배려해달라, 당연한 매너를 지켜달라는 말씀. 학교에다가도 철저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달라는 주문까지 하셨어요. 오늘 고맙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화여대생의 증언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