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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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3(수) 교황의 20년지기 "프란치스코,방호벽 싫어할 것"
2014.08.13
조회 137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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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전 원목신부와 보좌주교로 만나
- 언제나 소박, 옳고 그름이 분명
- 남북 화해에 공헌의지..메시지 낼 것
- 내놓은 목숨, 죽음 두려워하지 않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한림 (아르헨티나 산마르틴교구 보좌주교, 교황 20년지기)

8월 14일 바로 내일이죠.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한 이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파격행보를 이어가는가 하면 마피아와는 전쟁까지 선포를 했죠.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불의와 싸우겠다, 이런 뜻을 펼쳐서 종교를 떠나서 세계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톨릭 신자든 아니든 이 교황을 평화의 사절로서 기다리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20년 지기로 알려진 분을 어렵게 섭외를 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산 마르틴교구의 문한림 보좌주교 직접 연결을 해 보죠. 문 신부님, 안녕하세요?

◆ 문한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르헨티나에 계시다가 이번에 한국에 오신 거라고요?

◆ 문한림> 네. 한국에서 사제 공부를 하고 있다가 가족이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갔기 때문에 같이 갔었습니다.

◇ 김현정> 그게 그러니까 이민 가신 게 언제쯤이시죠?

◆ 문한림> 1976년이요.

◇ 김현정> 76년에. 오래되셨네요. 그러다가 프란치스코 교황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어요?

◆ 문한림> 제가 벌써 그때 사제품을 받고 시립병원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시립병원에 근무하고 있을 때.

◇ 김현정> 병원에 그러니까 원목 신부같이 근무를 하셨군요.

◆ 문한림> 맞습니다. 그런데 그때 계셨던 수녀님들이 나이를 너무 잡수셔서 철수를 하셨어요. 대신 할 분을 찾았는데 아르헨티나에서 못 찾아가지고 한국 성가소비녀회에 요청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식으로 주교님의 초청장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셔서, 그때 그 동기로 만나 뵙게 된 분이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Jorge Mario Bergoglio) 보좌주교였습니다, 그때.

◇ 김현정> 그 당시에 아르헨티나 대주교의 보좌주교가 지금의 프란치스코 교황?

◆ 문한림> 그렇죠.

◇ 김현정> 그리고 우리 문 신부님은 시립병원의 원목신부. 그 길이 첫 만남이 된 거군요?

◆ 문한림> 그렇죠,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떤 분이셨어요, 그때는?

◆ 문한림> 그냥 소박한 분이시죠. 소박하고 그때 기억에 남는 행적 중에서 예를 들어서 가난한 병원에 가서 성목요일날 세족례라고 그러죠. 발을 씻어주는 예식이 있는데 그런 데 가서 하셨어요. 그러니까 교황님이 되신 다음에 보여주시는 게 아니고 그전에도 그렇게 하셨었어요.

◇ 김현정> 사실은 교황에 직위한 후에 첫 생일 맞은 날 생일상에 노숙인 3명 초청했던 일도 있고 또 범죄 저지른 가난한 이민자 자녀들 발 닦아주고 그 발에 입 맞추고 이랬던 것들이 다 뉴스가 됐었는데 이게 그러니까 내가 교황이기 때문에 어떤 상징적으로 행동을 한다, 이런 게 아니라 그 전부터 흔하게 하셨던...

◆ 문한림> 항상 하셨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마피아와의 전쟁을 선포한 일, 이건 어떤 겁니까?

◆ 문한림> 이분의 성격이 옳지 않은 건 옳지 않고, 옳은 건 옳은 거고 이걸 분명히 가르세요. 아주 부드럽고 자상하시지만 또 강인한 그런 면이 있으세요.

◇ 김현정> 이탈리아의 마피아가 우리가 영화에서도 봤습니다마는 상당히 무서운 조직 아닙니까?

◆ 문한림> (웃음) 그런데 무서운 데 죽는 거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무서울 게 없겠죠.

◇ 김현정> 사실은 그런 말씀을 하기는 하셨더라고요. 총에 맞아 죽는 게 두렵다면 나는 예전에 이미 그만뒀을 거다, 이런 말씀하셨던데, 그렇군요, 이제 내일이면 한국에 방한을 합니다. 아시아의 첫 방문지로 우리나라를 택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외국인들 중에도 특히 남미 쪽의 외국인들은 한국을 잘 몰라요. 남과 북을 헷갈리는 분들도 사실 많이 계시고 그러는데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한국을 어떻게 알고 계시나요?

◆ 문한림> 교황님께서 한국 사람들을 많이 접하기 시작한 건, 그분이 보좌주교님이 되셔가지고 일하기 시작할 때 첫 번째로 수녀님들이 지구 건너편에서 가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시립병원에 근무하러 오신 한국 수녀님들. 우리 문 주교님도 계시고.

◆ 문한림> 네. 그분들이 굉장히 주의를 많이 끌었으리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다음에 그분이 일하시던 지역에 한국 분들이 많이 사셨어요. 그때부터 많이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그렇게 생각이 돼요.

◇ 김현정> 그 무렵이면 그게 80년대, 90년대 언제쯤이 되는 거죠?

◆ 문한림> 95, 96년 정도.

◇ 김현정> 90년대 중반 정도부터. 아무래도 한국 친구가 많다 보니까 한국에 대해서 남다른 애착도 가지고 계셨던 거겠네요?

◆ 문한림> 그러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얼마 전에 염 주교님한테, 저는 한국 사람들을 많이 사랑합니다 그런 표현을 하셨다고 그래요.

◇ 김현정> 한국이 이렇게 남북분단이 돼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그분이 잘 알고 계세요?

◆ 문한림> 잘 아실 거예요.

◇ 김현정> 잘 아십니까? 그래서 그런가 이번에 교황이 박근혜 대통령 만나는데 그때 통일부 장관이 배석을 한다고 합니다. 혹시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평화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 있을까요, 어떻게 예측하세요?

◆ 문한림> 제가 보기에는 남북의 화해를 위해서 뭔가 공헌하고 싶다는 그런 의지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상당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군요, 그러니까.

◆ 문한림> 저희가 보기에는 그래요.

◇ 김현정> 통일부 장관이 괜히 그 자리에 배석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 많은 장관들 중에.

◆ 문한림> 그리고 한국 사람들을 많이 사랑한다고 그렇게 말씀하셨을 때 그 한국 사람들이 남북한 사람 다 합쳐서 말씀하실 수도 있죠.

◇ 김현정> 남한이면 사랑하고 북한이면 미워하고 이럴 리는 없다, 이 말씀이세요 (웃음). 남한, 북한 모든 사람들을, 이 나라 한민족을 사랑한다, 이런 의미로 해석을 해야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문한림> 저는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따라서 평화의 메시지는 나올 것이다. 우리가 주목을 해 봐야겠네요. 그런데 일정을 제가 쭉 보다 보니까 특이한 게 국빈급 인사가 오면 방한하면 으레 방탄차를 제공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 방탄차 싫다, 가장 작은 차를 달라고 하셨어요?

◆ 문한림> 당신은, 직위가 교황은 맞죠. 교황은 맞는데 더 특별한 대접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세요.

◇ 김현정> ‘내가 교황인데 그래서 뭐’ 이런 말씀이신 거예요?

◆ 문한림> 그랬으니까 옛날에 추기경일 때도 그냥 일반 지하철 타고 다니시고 버스 타고 다니시고 대중교통 이용하시고 그러셨잖아요.

◇ 김현정> 이렇게 되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교황을 보호하기 위해서 광화문에서 시복미사 할 때는 높은 방어벽을 치겠다 이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 문한림> (웃음).

◇ 김현정> 왜 웃으세요?

◆ 문한림> 그런데 한국 정부 입장으로는 교황님을 보호해야 된다는 책임이 있겠지만 당신 입장으로는 ‘나는 내놓은 목숨이다, 그러니까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된다’. 원하시는 거는 ‘친해지고 싶다’. 당신이 여기에 오시는 이유는 ‘한국 사람들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데 무슨 벽을 유리로라도 벽을 쌓고 만나는 건 싫다, 직접 같이 함께 만나고 싶다’.

◇ 김현정> 걷는 것도 괜찮겠네요, 그럼 그 방어벽.

◆ 문한림> 괜찮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알겠습니다.

◆ 문한림> 제 느낌으로는 괜찮을 것 같아요.

◇ 김현정> 느낌으로는. 종교를 떠나서 평화의 사절로서 우리가 환영을 합니다.

◆ 문한림> 종교를 떠나서 열린 마음으로 사랑한다는 표시를 이렇게 해 주시는 거니까, 우리 쪽에서도 그렇게 해 주셨으면 좋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좋은 말씀이시네요.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문한림> 안녕히 계세요.

◇ 김현정> 프란치스코 교황과 20년 지기로 알려진 분이세요. 아르헨티나에서 오셨습니다. 문한림 보좌주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