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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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1(월) "미드 보고 3억원어치 필로폰 제조.. 자기 팔에 실험도"
2014.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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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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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동훈 (강북경찰서 강력팀 경위)

여러분, 미국 드라마. 일명 미드 좋아하십니까? 사실 중장년층 이상에게는 낯설 수 있습니다마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국드라마보다도 더 열심히 챙겨보는 그런 인기장르로 이미 자리를 잡았는데요. 그런데 최근에 자기 집에서 마약 필로폰을 제조해서 판 일당이 적발됐는데 알고 보니 이 미국드라마를 보면서 필로폰제조법을 배웠다는 겁니다. 무려 3만 명이 흡입할 수 있는 이 엄청난 양을 시골의 외딴집도 아니라 도심 한가운데 있는 아파트에서 제조를 했다는데요. 참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 화제는 화젠데 좀 충격적이네요. 담당 형사 직접 만나보죠. 강북경찰서 강력팀의 이동훈 경위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동훈 경위님, 안녕하세요?

◆ 이동훈> 네, 안녕하십니까. 수고 많으십니다.

◇ 김현정> 잡힌 일당이 총 4명이네요.

◆ 이동훈> 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일단 제가 사건을 좀 한마디로 정리를 해 보자면 그러니까 평소에 미국드라마를 즐겨보던 쌍둥이 형제가 있었는데 초등학교 선배 박 씨라는 사람한테 선배가 그 미드 보고 마약을 만들어달라 범죄를 교사했고 그걸 팔려다가 덜미를 잡힌 거예요?

◆ 이동훈>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필로폰 제조를 하려 했던 사람들이 방금 말씀드린 두 형제들이고요. 두 사람이 인터넷 사이트와 미국드라마를 A씨한테 알려줬던 것입니다.

◇ 김현정> 선배한테?

◆ 이동훈> 네, 사이트 검색이나 미국드라마는 온통 영어로 되어 있다 보니까 영어실력이 탁월한 A씨한테 제조방법이 기재되는 설명서를 검색하는 방법을 알려줬고요. 필로폰 제조 방법들이 그대로 방영된 드라마를 A씨한테 알려주면서 잘 만들면 판매를 해 주겠다, 이렇게 교사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드라마를 보다가 저대로 만들면 마약을 만들 수 있겠구나 생각은 했는데 본인들이 하기에는 좀 영어 실력이 좀 짧았던 거군요.

◆ 이동훈>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선배는 바로 OK를 했어요?

◆ 이동훈> 처음에는 그 드라마하고 설명서 보고 이 정도면 내가 충분히 가능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시작을 했다고 그렇게 진술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어떤 드라마기에 마약제조법이 나옵니까?

◆ 이동훈> 그 드라마는 말기암 선고를 받은 고등학교 화학 교사가 주인공인데요. 자신의 지식을 이용해서 필로폰을 제조한다는 내용이고요. 돈을 벌 목적으로 필로폰 제조하는 내용이 들어 있는 그런 드라마입니다.

◇ 김현정> 생계를 위해서 화학교사가 필로폰을 만드는 스토리를 가진 미국 드라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어디까지나 드라마일 뿐이지 그렇게 자세하게 마약제조법이 방법이 자세하게 나오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이동훈> 드라마 내용을 보면 필요한 기구나 약품 등 이런 걸 가지고 1단계, 2단계 제조하는 방법들이 비교적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방영이 돼 있는 모습도 저희가 확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현정> 양이 얼마인가 봤더니 무려 3만 명이 흡입할 수 있는 양. 이거 어마어마하네요. 이거 몇 g 정도나 되는 거죠?

◆ 이동훈> 모두 한 100g 정도의 약을 만들었던 것으로 그렇게 확인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걸 값으로 따지면 얼마나 되는 거죠?

◆ 이동훈> 가격으로 따지면 한 3억 3000만 원 정도 그 정도 분량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 김현정> 3억 3000. 그런데 이 사람들이 원래 마약 전과가 있던 사람들은 아니라면서요?

◆ 이동훈> 이번에 본격적으로 제조 측을 맡았던 A씨 같은 경우는 그렇죠, 전혀 전과가 없는 초범이었고요. 제조를 조사했던 두 형제인 경우는 과거에 다른 약품을 취급했던 그런 마약 전과가 몇 차례 정도 있었다고 확인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이렇게 제조를 한 거는 처음 시도한 거니까 상당히 많이 시도를 했겠어요. 여러 번 뭔가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제조를 했겠어요.

◆ 이동훈> 전문적인 지식을 갖췄던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보통 제조하는 데 짧게는 2주에서 한 달 정도 소요되는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그러고요.

◇ 김현정> 그 제조법을 성공시키기까지는 꽤 많이 자기 팔에도 주사해 보고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면서요?

◆ 이동훈> 그렇습니다. 나름대로 완성됐다고 생각하는 제품이 어느 정도 약효가 있는지 실험을 하기 위해서 다른 동물이나 그런 데 실험한 게 아니고 두 형제하고 A씨가 직접 팔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투약도 해 보고 그러면서 제조를 반복했다고 그렇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차피 전문적인 뭔가 전문가는 아니었으니까 화약약품을 다루어본 사람들도 아니고 결국은 실험쥐라든지 이런 식으로 실험을 한 게 아니라 자기 팔에다가 주사해 보고 이러면서요?

◆ 이동훈> 결과적으로 그렇게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김현정> 대단하네요, 그런데 그 머리가 말입니다.

◆ 이동훈> 그 친구가 영어를 독학한 것도 고학력 출신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어드라마를 한 편을 다 보면 저절로 영어회화가 술술 나오고 문법까지 스스로 독학을 통해서 영어를 터득할 정도로 상당히 지식을 갖추고 있는 친구였습니다.

◇ 김현정> 어디 유학을 갖다온 유학파라든지 아니면 영문과 출신 이런 게 아니었어요?

◆ 이동훈> 네, 전혀 그런 거에는 해당이 없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 좋은 머리로 왜 이런 범죄에 쓰다가 이렇게 인생을 망치는가 참 답답한 생각도 드는데 어쨌든 그렇게 해서 만든 장소가 어디인가 보니까 어디 은밀한 시골에 숨어서 만든 것도 아니고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아파트네요?

◆ 이동훈>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정도 양을 만들려면 화학물질이 상당히 들어갔을 거고 그러면 냄새도 상당히 났을 텐데 주민들이 몰랐다고 합니까?

◆ 이동훈> 화학약품들을 혼합하고 가열, 건조하는 방법으로 필로폰을 제조했기 때문에 냄새도 매우 독하고 역한 냄새가 났을 것은 분명합니다. 그 피의자를 조사해 보니까 나름대로 냄새제거를 위해서 다른 기구들이나 장치를 마련해 놨고요. 정화시설 같은 것을 구비해 놨기 때문에 이웃주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그렇게 확인됐습니다.

◇ 김현정> 그런 부분에서는 상당히 정교하게 준비를 하고 시작을 한 거군요?

◆ 이동훈> 네, 나름대로 위험성이 많다 보니까.

◇ 김현정> 사실 이거 만들다가 자칫 폭발할 위험도 있는 물질들 아닌가요?

◆ 이동훈> 그렇죠, 미국 드라마 상에서도 제조하다가 폭발의 위험에 노출된 장면도 볼 수 있었는데요. A씨 측에서도 검거과정에서 우리 저희가 압수했던 여러 가지 약품들을 위험한 약품들이라고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주민들이 상당기간 1년간 무방비 상태로 위험에 노출이 되어 있었던 거네요, 1년간 말이에요.

◆ 이동훈>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위험성이 높은 환경에서 주민들이 지내왔다고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 김현정> 이런 유사한 일이 어딘가에서 또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가 저는 그런 걱정이 들어요. 혹시 주변에서 인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든지 뭐가 있다면 알려주셔야 될 것 같아요.

◆ 이동훈> 보통 마약수사 하는 것은 관련돼 있는 사람들의 신고나 제보가 있기 전에는 상당히 인지하기가 좀 힘든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혹시라도 술 취한 사람의 모습은 아닌데 그러한 사람들에 의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준다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 경위님, 마약수사 많이 해 보셨을 텐데 경위님도 이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 보시죠?

◆ 이동훈> 이번 A씨 같은 경우는 전문 지식도 없는데 이렇게 독학으로 모든 실력을 갖추고 드라마 검색이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이렇게 제조한 것이 상당히 이례적으로 볼 수 있는 그러한 사건이었죠.

◇ 김현정> 인터넷 검색도 같이 했다고 하는데 결국 그럼 마약 파는 마약제조 기술을 담은 인터넷 사이트도 있다는 얘기예요? 이런 건 어떻게 단속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이동훈> 국내에서 이용되는 사이트가 아니다 보니까 단속에 대한 것이라든가 검색차단이 좀 한계가 있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들은 개선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번 마약제조사건. 충격적이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해서 오늘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이 경위님 수사 끝까지 마무리 잘 해 주시고요.

◆ 이동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강북경찰서 강력팀의 이동훈 경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