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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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무게 48kg... 15% 빠진 상태
- 허리 구부리면 갈비뼈에 장기찔려
- 수사, 기소권 보장될 때까지 계속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오 (세월호 유가족)
지난주 목요일 세월호 특별법이 여야 간에 전격합의가 됐는데요. 주말 지내면서 그 후폭풍이 일파만파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지 않기로 한 부분. 그리고 특검이 열리는 데 그 특별검사추천권을 야당이나 진상조사위가 갖지 못하게 된 부분. 이 두 가지에 대해서 유족들은 거세게 항의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서 어떤 유가족 연결할까 저희가 고민을 하다가 이분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광화문광장에서 28일째 단식을 하고 계시는 분이 있습니다.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이신데. 최근에 한 의원이 ‘제대로 단식을 하면 벌써 실려가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발언을 해서 또 큰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요. 이분 몸 상태가 그렇지 않아도 많이 걱정되던 차였습니다. 직접 연결을 해 보죠. 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아버님 나와 계십니까?
◆ 김영오>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제가 아버님하고 생방송 인터뷰 진행을 할 수 있는 건지 아닌지 자체를 좀 고민을 했습니다. 아버님께서 하시겠다고, 하실 수 있다고 해서 하기는 합니다마는 지금 상당히 걱정이 돼요. 괜찮으십니까?
◆ 김영오> 지금 몸은 안 좋죠. 안 좋지만 지금 딸이 억울하게 죽어서 의지로써 버티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저는 28일 단식이라는 게 좀 상상이 안 돼서 그러는데 실례지만 체중이 그러니까 얼마나 빠지셨어요?
◆ 김영오> 지금 15% 정도 빠졌다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원래 몇 kg셨는데 몇 kg가 되신 거예요?
◆ 김영오> 55, 56kg 나갔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한 48kg 나갑니다.
◇ 김현정> 48kg 나가세요? 키가 얼마나 되시는데요?
◆ 김영오> 172cm요.
◇ 김현정> 상상이 좀 잘 안 됩니다. 제가 주변 분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허리를 구부리면 갈비뼈에 장기가 찔릴 정도가 되셨다.
◆ 김영오> 그래서 허리를 펴고 앉으려니까 허리가 아프고. 이를 양치질을 못해요, 이가 너무 아파서.
◇ 김현정> 이가 너무 아파서 잇몸이 시려서. 그런데 얼마 전에 제대로 단식을 했으면 벌써 실려가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이 이런 말을 해서 또 국민들이 많이 좀 놀라기도 하고 그랬는데. 아버님은 듣고는 어떠셨어요?
◆ 김영오> 너무 화가 났죠. 무진장 화났죠. 그냥 저희가 요구한 특별법을 원하는 건데 그걸 안 해 주려면, 통과를 안 시켜주려면 막말은 하지 마시라 이거예요. 가슴을 계속 찢어놓잖아요. 안 해 주려면 가만히 있으면 그래도 마음 아픈데 거기다 막말을 해서 더 찢어놓으니까 환장합니다, 진짜. 뭐라고 말할 표현이 없어요, 이거는.
◇ 김현정> 안 의원이 그 뒤에 페이스북에다 해명글은 올렸습니다. ‘사과와 유감의 말씀드린다’, ‘건강이 염려돼서 한 발언이었다’ 이렇게 사과의 발언을 하기는 했습니다마는 그래도 좀 서운하세요?
◆ 김영오> 어제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더라고요. 공식적인 사과를 안 하면 의료 진료를 다 거부했었거든요. 그런데 김현 의원께서 10일날 오셔서 문자 주셨고 계속 주도를 했어요. 김현 의원이 유가족의 안전을 굉장히 강조하고 유가족 보호하고, 와서 거의 살다시피 해요, 그래도 그분이 직접 나서서 중간에서 계속 협의를 봐줘서 어제 공식적으로 사과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세요. 그런 일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식은 지금 계속되고 있고. 그 와중에 국회에서는 여야 간에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세요?
◆ 김영오> 저희 유가족 입장은 들어보지 않으셨잖아요.
◇ 김현정> 그런데 유가족 입장을 듣지는 않았는데 그것이 거기와 유가족과 얘기를 하다 보면 어떤 협상에 대한 구상이 다 새어나갈까봐 미리 얘기를 하지는 못한 것뿐이다, 이해해 달라. 이렇게 박영선 원내대표가 말씀은 하시던데요.
◆ 김영오> 아니죠. 선거 직전에 새정치 의원들께서 저희 광화문 농성장에 와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100일날, 위령제 하는 날 그날도 청와대 가겠다고 집회까지 했습니다. 유가족이 원하는 특별법이 통과하기 전까지는 어떤 안에도 협조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저희한테 약속을 했어요. 그런데 선거가 딱 끝났지 않습니까, 7월 30일날? 끝나자마자 가족들이 전혀 원하지 않는 내용으로 특별법을 합의해버렸어요, 그것도 박영선 의원께서. 결국 우리를 이해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선거를 위해서 우리 유가족을 이용한 것이고 도움을 주지 못할망정 이렇게 유가족을 우롱하고 뒤통수를 치는,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 김현정> 우롱한 게 아니냐라는 생각까지. 그러면 이거 합의 무효로 하고 재협상해야 된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김영오> 당연히 무조건. 저희 유가족이 바라는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원하고 또 그것을 위해서는 권력에서 독립된 조사위원회가 강력한 조사권한을 가져야,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되어야지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 거 아닙니까? 실무자 처벌이 아니고 책임자 처벌을 원하기 때문에. 그래서 저희가 기소권, 수사권이 들어간 특별법을 원하는 겁니다.
◇ 김현정> 계속 주장을 하셨죠. 그런데 이번 선거 겪으면서 결국은 여당이 대승을 거뒀고 국회에서 힘이 약해진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새누리당이 워낙 완강한 힘으로 버티니까 합의는 빨리 해야겠고 이런 사정들이 있었던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하는데요.
◆ 김영오> 제가 그래서 새정치 의원님들 여기 오셨기에. 선거에 졌어요. 그리고 나서 7.30 때 패배를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그런 얘기를 했어요. '7.30선거를 채찍으로 삼아라. 국민이 정확한 심판을 해 줬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당신들이 일을 무능력하게 했으니까, 당 지도부가 무능력했으니까 국민들이 정확한 심판을 한 것이 아니냐. 유가족을 나쁘게만 받아들이지 말고. 그걸 전화위복으로 삼아서 당 지도부를 다시 한 번...'
◇ 김현정> 오히려 더 강하게 해라, 이렇게 신신당부 하셨어요.
◆ 김영오> 네. 강하게 해라. 그래서 유가족이 원하는 건 7.30 전에 우리한테 했던 약속 그대로 지켜서, 하려면 강하게 어필하시고 해 달라. 그렇게 얘기했는데 그렇게 안 하고 있습니다, 지금.
◇ 김현정> 그래서 지금 단식하면서도 목소리 지금 사실은 목소리 크게 내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굉장히 목소리를 높여서.
◆ 김영오> 네. 억울하니까... 늘 가슴에는 유민이가 매일 숨 쉬고 있어서 가슴속에 아직도 유민이가 숨 쉬고 있어요. 이 억울함을 풀어주지 않으면 제가 더 이상 살아봤자 의미가 뭐가 있겠습니까?
◇ 김현정> 그래도 아버님 산 사람은 살아야 진실도 밝혀내고 사회도 바꾸는 거지 이렇게 건강 버려가면서 극단적으로 단식하는 거는 너무하지 않느냐라는 이런 소리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김영오> 그렇죠. 그런 소리 많이들 합니다. 주변에서 단식 그만두라고 합니다. 저도 좋아서 하는 게 아니고 솔직히 두렵습니다. 무지 두려워요, 저도 언제 쓰러질지, 죽을지. 저도 유민이 억울한 거 풀기도 전에 죽어버리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 때문에 너무 두려워요. 그러나 제대로 된 특검법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단식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싸우고 독립된 수사권,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 제정될 때까지 싸울 겁니다.
◇ 김현정> 끝이 그럼 정해져 있지 않은 겁니까, 그 단식?
◆ 김영오> 네. 무조건 저는 지금 첫 단추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앞으로 특검도 있고 특별법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서 이번이 첫 단추예요. 이 특별법이 아무 무의미한, 힘이 없는 껍데기인 특별법이 돼버리면 실무자 처벌밖에 더 되겠습니까? 저는 저희가 원하는 건 책임자 처벌입니다. 책임자 처벌하고 안전한 나라 건국하자 이거예요.
◇ 김현정> 아버지가 먼저 보낸 자식 생각하면서 하는 단식이라 제가 그 앞에 대고 뭐라고 이러시라 저러시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부디 아버님 건강 지키시기를 바라면서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영오> 너무 감사드립니다.
◇ 김현정> 광화문에서 28일째 단식 중입니다. 유민이 아버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