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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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8(금) 태평양 횡단대회 우승자 "1억 개의 별, 가슴속에 떨어져"
2014.08.08
조회 128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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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최준호 (그레이트 퍼시픽 레이스 우승자)

때때로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기 위해서 수많은 도전, 모험을 자진해서 시작하고는 하죠. 몇 칠간 사막을 헤매기도 하고 숨이 턱밑까지 차오를 때까지 헤엄도 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뛰기도 합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주인공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가 노젓기 경주대회에 출전을 해서 43일간 태평양을 누비다가 돌아오신 분입니다. 그레이트 퍼시픽 레이스의 우승자 최준호 씨 만나보죠. 최준호 씨 안녕하십니까?

◆ 최준호>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반갑습니다. 일단은 참여하신 대회가 그레이트 퍼시픽 레이스입니다. 이게 무슨 대회인가요?

◆ 최준호> 미국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서 하와이 호놀룰루까지 노를 저어서 건너서 경주고요. 13팀이 출전을 했고 지금 현재 5팀 정도가 하와이에 도착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아직까지도 출발해서 도착 못한 팀도 있는 거네요?

◆ 최준호>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신 겁니다. 보트를 타고 가신 거예요. 일단 보트 크기가 얼마 만큼 합니까? 사진 상으로 봤을 때는 생각보다 안 크더라고요.

◆ 최준호> 저희는 4명이 한 팀이었고 크기로 말씀드리면 길이가 7m 폭이 180cm 정도 되는 정도의 크기였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정확히 거리 상으로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려면 어느 정도 거리가 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 최준호> 이해할 수 있게 쉽게 말씀드리면 서울에서 부산을 10번 정도 가는 거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 박재홍> 10번이나.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면서 43일 5시간 30분 걸려서 레이스를 1등으로 완주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전문 선수도 아니시고 회사원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일을 하셨던 겁니까?

◆ 최준호> 저는 조그만 회사에서 마케팅매니저로 일을 했고 그냥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그런 직장 생활하는 것처럼 생활을 했었습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43일간 보트 위에서 있었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팀원들은 선생님 빼고 3분 그렇죠?

◆ 최준호> 네.

◇ 박재홍> 어떤 분들이었나요?

◆ 최준호> 영국, 네덜란드, 뉴질랜드 그리고 저까지 4명이었고 각자 직업도 다 특이한 직업들이었어요. 뉴질랜드에 있는 친구는 심해잠수사라고 바다 깊숙이 내려가서 작업을 하는 심해잠수로 일을 하던 친구였고요.

◇ 박재홍> 심해잠수사.

◆ 최준호> 그리고 네덜란드 친구는 정신과 간호사였어요. 영국 친구는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을 하다가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 박재홍> (웃음) 굉장히 특이한 경력이 많네요. 4명이 모였는데 4개국에서 잠수사, 정신과 간호사, 다큐제작자. 배우이기도 했고, 또 한 분은 대한민국의 마케팅매니저. 이렇게 네 분이 함께하셨는데 태평양 바다 위에서 수많은 밤을 보내신 거잖아요. 그러면 별들이 막 머릿속으로 떨어지나요, 가슴속으로?

◆ 최준호> 정말 그거는 형형할 수 없을 정도로, 별들은 너무 많고요. 그 모습은 진짜 평생 잊고 싶지 않을 정도입니다.

◇ 박재홍> 그럼 제가 눈을 감고 있을게요. 그때의 상황을 묘사해 주세요.

◆ 최준호> 별이 이 정도 표현이면 딱 어울릴 것 같아요. 한 1억 개 정도가 보이는 것 같아요.

◇ 박재홍> 1억 개의 별들이 나의 가슴속에 떨어지는군요. 2인 1조로 한 시간씩 교대하시면서 노젓기를 했다 이런 얘기가 했는데요. 노 저을 때는 대화도 가능한 건가요, 그러면?

◆ 최준호> 저는 영어를 못하고 기본적인 대화만 제가 가능했는데, 팀원들이 많이 배려를 해서 대화적인 면에서는 크게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고요. 실제로 가장 큰 문제는 생리현상.

◇ 박재홍> 씻고 먹고 자고 그리고 뭡니까, 배설. 또 보트가 굉장히 큰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 최준호>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태어났을 때 배변하는 모습을 부모님들이 보시잖아요. 부모님들을 제외하고는 어떤 사람들 앞에서 배변활동을 한다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저는 그런 부끄러움을 다 털어냈습니다.

◇ 박재홍> 세명의 친구들과 있는 모습 그대로 43일간을 함께 보내셨는데 먹는 거랑 씻는 것도 굉장히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 최준호> 출발할 때부터 우리는 씻지 말자라고 서로 합의를 했기 때문에 비가 내리면 저희가 좀 씻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 박재홍> 자동 샤워군요.

◆ 최준호> 네. 그때를 제외하고는 씻지 않았고요. 먹는 것은 저희가 전투식량같이 물을 부어서 불린 다음에 먹는 전투식량을 70일분을 저희가 배에다가 싣고 출발을 했었습니다.

◇ 박재홍> 그 모든 어려운 조건을 극복하시고 완주를 하시고 그것도 1등이었어요. 43일 동안 배 위에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으신 건데 태평양이 또 굉장히 배 위에서 뜨거울 테고 바람이 심하게 불 때도 있고 비바람이 심하게 혹은 태풍도 있었을 텐데 위험한 상황 없었습니까?

◆ 최준호> 태풍처럼 크지는 않았는데 저희가 폭풍을 만났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당시는 로잉 시트라고 하는데 저희가 하체 힘을 이용하기 위해서 의자에 바퀴가 달려있거든요. 그래서 다리 힘으로 밀면서 노를 저었는데 그 로잉 시트가 전부 고장이 나서 팔 힘으로만 노를 저어야 했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 최준호> 그때 굉장히 절망적이고 이 대회를 포기해야 되나라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그 폭풍우를 만나면서 파도를 헤치는 건 너무 힘들었었지만 그 폭풍우가 저희 배를 속력을 또 내게 해 주어서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 박재홍> 고난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던 그러한 상황이었네요. 여행을 가게 되거나 혹은 새로운 곳에 가면 새로운 나를 만난다, 이런 말도 있는데 태평양 가시기 전과 다녀온 후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 최준호> 자신감이 굉장히 많이 생긴 것 같고 이 세상에 내가 못할 것은 없다라는 그런 생각이 심어진 것 같아요, 제 안에. 남들한테도 추천을 하고 싶어요, 이런 도전. 이렇게 큰 도전은 아니더라도 소소한 도전을 하는 것에 대한 혜택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아요, 개인한테는. 한번 인생을 한 번 더 살아본 것 같은 느낌이에요.

◇ 박재홍> 또 다른 인생의 선물을 받은 그런 느낌이시군요. 큰 도전이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 목표랄까요. 또 다른 도전이 있을까요.

◆ 최준호> 이번 대회는 제가 세계 친구들과 함께 도전을 했었는데 저는 내년이나 내후년 정도에 제 개인적으로 솔로로 대양을 횡단하는 계획을 지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내년에 또 떠나시려고요?

◆ 최준호> 네.

◇ 박재홍> 참 외람된 질문이지만 가족들이 혹시 반대 안 하실까요?

◆ 최준호> 지금 굉장히 많이 반대를 하고 있어요.

◇ 박재홍> 그리고 혹시 여자친구라든가, 결혼은 안 하신 상태죠, 그렇죠?

◆ 최준호> 네, 결혼 아직 안 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 최준호> 애인이 있었으면... 못 갔을 것 같아요.

◇ 박재홍> (웃음) 아무튼 이번 43일간의 여정 동안 큰 것을 얻으셨고 저희들에게 또 그 귀한 경험을 나누어주셨네요. 잘 들었습니다.

◆ 최준호> 감사합니다.

◇ 박재홍> 43일간 태평양을 누비다가 돌아온 분입니다. 그레이트 퍼시픽 레이스 우승자 최준호 씨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