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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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8(월) "보험사기, 10억 보험 가입후 자살까지.."
2014.08.18
조회 100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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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준호 (금융감독원 보험국장)

운전을 하다 보면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발생하곤 하죠. 그런데 우연인 줄 알았던 그 사고가 의도적인 보험 사기 행각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 금융감독원에서 올 상반기에 신고된 보험사기를 정리해 봤더니 상반기에만 신고된 건수가 2,698건, 신고 잘했다고 준 포상금 액수만 약 10억 원에 이르렀답니다. 누군가에 의해서 신고된 것만 이 정도고요. 금감원에서 적발된 것까지 합치면 규모는 훨씬 더 커지는데요. 갈수록 조직적, 지능적이 되고 있는 보험사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자세히 짚어보죠. 금융감독원 이준호 보험조사국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국장님, 안녕하세요?

◆ 이준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올 상반기에 신고된 것만 2천 7백여 건. 신고라는 건 누가 했단 얘기죠?

◆ 이준호> 일반인들이 신고한 건입니다.

◇ 김현정> 일반인들이 ‘저거 수상합니다’ 이러면서 제보를 한 건이군요?

◆ 이준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일반인들이 신고한 것 외에 적발이 된 것. 이것까지 합치면 건수가 어느 정도나 늘어나는 거죠?

◆ 이준호> 올 상반기에 접수된 2천 7백여 건을 통해서 적발한 보험사기 규모가 약 2백억 원이고요. 그다음에 전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상반기 중에 약 3천억 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액수로 따지면 3천억 원어치의 보험 사기가 있었네요. 보험에도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생명보험 등 여러 가지가 있으니까 사기 유형도 가지각색일 것 같아요. 일단 어떤 게 제일 많았습니까?

◆ 이준호> 보험 종목별로는 아무래도 자동차보험 관련 사기가 제일 많습니다. 54%를 차지했고요. 그 다음에 장기손해보험이 1,450억 원으로 28%.생명보험은 적발하기 조금 어려운 점도 있고 해서 743억 원으로 14.3%. 이렇게 차지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하나하나 보죠. 우선 자동차보험, 어떤 식의 수법이 요즘 많이 쓰이고 있습니까?

◆ 이준호> 신호 위반이라든가 일방통행로 역주행 차량, 중앙선 침범 차량을 등을 대상으로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한 후에요. 상대방이 교통법규를 위반했기 때문에 약점을 이용해서 합의금 명목으로 현금으로 보상을 받아 편취하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예가 어떻게 보면 가장 쉽고 많이 저지르는 예고요. 또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 이준호> 최근에는 약간 지능화된 사기 유형인데요. 외제차를 이용해 고의적으로 사고를 유발해서 차량 수리비 명목으로 수천만 원 현금을 받아 챙기는 사례가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말이죠?

◆ 이준호> 보통 차량 사고가 발생하면 수리해주고 끝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금전적인 이득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기범들 같은 경우는 우선 차량 수리비가 비싸게 나오는 외제차. 그중에서도 새 차는 조금 그러니까 싼 중고차를 이용해서요. 주차장 같은 곳에서 범퍼나 문짝 같은 데를 살짝 파손하는 경미한 사고를 일으킵니다. 그다음에 이런 차를 수리하기보다는 미수선 수리비라는 명목으로다가 현금으로 보험금을 받아가지고요. 자동차를 수리하지 않고 싼 데에서 수리하든지, 아니면 약간 기스가 나는 수준이기 때문에 그냥 끌고 다니면서 다시 교통사고를 유발해서 또 보험금을 편취하고. 이렇게 반복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이게 본인이 가서 사고를 낸 거잖아요? 그런 경우도 어쨌든 보험으로 처리를 하긴 해야 되니까?

◆ 이준호> 자차보험금으로 처리하는 거죠. 보통 경미한 사고 같은 경우는 실제 발생할 수리비의 한 70% 내지 80% 정도 범위 내에서 미수선 수리비란 형태로 지급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자동차 범퍼에 살짝 기스가 났다, 그렇다면 굳이 수리하거나 교체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이런 경우에는 교체 비용보다 적은 금액으로 현금으로 받는 게 보험회사 입장에서도 조금 유리하고, 개인 입장에서도 조금 유리하기 때문에요. 미수선 수리비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제도를 어떻게 보면 악용하는 거죠.

◇ 김현정> 이런 경우도 적발이 가능한가요?

◆ 이준호> 최근 몇 년 동안에 열 번에서 많으면 한 스무 번 이상의 사고가 발생한 건이기 때문에요. 그리고 사고 이유도 비슷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적발하기가 조금 쉬운 거죠.

◇ 김현정> 참 수법이 다양하네요. 국장님이 지금까지 쭉 조사해 보셨을 때 이건 정말 황당하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었던 그런 예도 있습니까?

◆ 이준호> 최근에는 조금 아쉬운 것들이요. 30대 젊은 남녀가 사망보험금이 한 10억이 넘는 고액의 보험에 가입한 후에 고의로 추정되는 교통사고를 일으켜서 사망한 경우도 있었고요.

◇ 김현정> 내 보험을 걸어놓고 내가 사망을 해서 우리 가족이 돈을 탈 수 있도록?

◆ 이준호> 예. 조금 그런 경우죠.

◇ 김현정> 이런 것도 적발이 됐습니까?

◆ 이준호> 그런 것도 하고 있고요. 또 다른 경우는 부부가 이혼한 후에 자녀가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는, 안 좋은 상태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해서요. 고액의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도록 보험에 가입한 다음에, 자녀가 조금 병세가 호전된 다음에 퇴원을 시키고요. 그다음에 퇴원된 지 얼마 안 돼서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사망 원인도 약간 밝히기도 어려운, 저희는 약간 보험사기로 의심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 사례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장애가 있는 자녀를 혹시 사망하게 만들어서 생명보험을 타려고 한 게 아닌가, 지금 수사하고 있는 건이 있다는 말씀이신 거군요?

◆ 이준호> 예, 그런 건도 있습니다.

◇ 김현정> 이거 완전히 결론이 난 건 아니고요?

◆ 이준호> 예.

◇ 김현정> 이건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마지막에 검사해 보니까 사실 아닙니다, 이런 얘기가 들려야지 진짜라면 많이 충격적인데요. 사실은 이런 보험사기가 늘어날수록 보험에 가입한 모든 고객들이 다 같이 부담해야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과연 이걸 어떤 식으로 예방해야 될 건가. 혹은 우리가 어떤 식으로 주변에 이런 사람이 없는 지 감시를 해야 될 건가, 방법도 알아야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말씀 해주고 싶으세요?

◆ 이준호> 우선은 보험사기를, 보험회사를 상대로 해서 보험금을 좀 더 받기를 위한 행위로다가 약간 온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사실 적발되는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2천만 원 이하에 벌금이란 중대한 범죄라는 사실을 국민들이 많이 알아주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인식부터 바뀌어야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준호> 그렇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일반 개인들도 개인이지만, 돈과 관련된 업무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보험의 매커니즘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사기 치는 경우도 있군요?

◆ 이준호> 예. 일부 문제의 보험설계사라든가 아니면 사무장 병원들. 또는 수리비를 과다 청구하는 불량 정비업체나 반복적으로 고의 사고를 유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형사적인 처벌도 중요하지만 행정적인 제재를 강화해서 자격이나 면허를 취소하든지 정지시켜서 업계에서 퇴출시켜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꼭 한마디 덧붙이고 싶은 게요. 억지 보험을 타내려고 사기를 치는 사람도 문제지만, 정말 보험이 필요해서 청구했는데 그거 안 주려고 갖은 요령 다 피우는 일부 보험사들도 있어요. 그런 것도 문제가 있다는 것.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얘기도 한번 드리고 싶네요.

◆ 이준호> 그런 경우에는 저희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을 하게 되면, 금융감독원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금융감독원 역할이 여러 모로 중요합니다. 최선을 다해주시고요.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이준호> 고맙습니다.

◇ 김현정> 금융감독원 보험조사국장이세요. 이준호 국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