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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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6(화) 창원 시내버스 최초목격자 "'어' 하는데 '탁' 침몰"
2014.08.26
조회 102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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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길로 피하려다 오히려 떠밀려
- 하수처리장에서 물 역류해 더욱 범람
- 게릴라성 물폭탄, 선진국도 예보 못해
- 원인은 기후변화, 미래 위해 대비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정해 (창원 버스사고 목격자),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 센터장)

어제 남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곳곳에서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특히 창원에서는 폭우에 휩쓸린 시내버스가 하천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한 명이 사망한 채 발견이 됐고요. 수 명은 실종 상태입니다. 그런데 정확히 총 몇 명이 타고 있었는지도 지금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블랙박스는 훼손 상태입니다. 도대체 왜 기록적인 폭우가 아무런 예보도 없이 쏟아진 걸까요. 짚고 갑니다. 먼저 창원시내버스 추락현장을 목격하신 분이세요. 인근의 주민 연결해서 당시 상황을 짚어보죠. 창원시 진동면의 김정해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정해 씨 나와 계십니까?

◆ 김정해>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사고가 난 하천 바로 맞은 편에서 가게 하신다고요?

◆ 김정해> 네. 저희들도 물이 이렇게 많이 차넘치니까 나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러고 있었는데, 버스가 길을 지나서 가는데 물이 너무 많이 차니까 그 길을 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 둑길로 가려고...

◇ 김현정> 그러니까 선생님도 하천 주변에서 가게를 하시다 보니까 하천이 범람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돼서 이걸 우리도 피신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면서 밖에 나와 계셨군요?

◆ 김정해> 아니요, 저는 안에 있었어요, 아기가 있어서 밖에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밖을 보고 계셨군요.

◆ 김정해> 네.

◇ 김현정> 그런데 저쪽에서부터 버스가 원래 그 길을 다니던 시내버스가 오는 거예요, 71번 버스가?

◆ 김정해> 예. 물이 범람하니까 그 길을 갈 수가 없는 거예요.

◇ 김현정> 그 길이라고 하면 어떤 길인 거죠?

◆ 김정해> 큰 도로죠. 차들이 다니는 큰 도로...

◇ 김현정> 하천 앞의 큰 도로.

◆ 김정해> 네 그러니까 하천 쪽,둑길 쪽으로는 물이 아직 많이 안 넘치고 큰 도로는 물이 많이 넘치고 이래 놓으니까.. 차가 물이 안 넘치는 길로 가려고 살살 이동하던 중에 물이 너무 많이 넘치니까 차가 떠밀려내려간 거죠, 살살살살.

◇ 김현정> 본 도로, 원래 다니던 그 코스가 아니라 그쪽이 물이 넘치니까 우회도로를 택한 것이 오히려 이 화를 부른 거군요.

◆ 김정해> 네.

◇ 김현정> 추락하고 나서 바로 그러니까 버스가 물에 잠겼습니까?

◆ 김정해> 그렇죠, 서서히 서서히 물에 밀리면서 순식간에 툭 했어요. 그래서 바로 거기가 다리가 있어 놓으니까 딱 걸린 거예요.

◇ 김현정> 버스가 조금 떠내려가자마자 바로 다리 교각이 있었어요. 거기에 걸리면서 침몰한 거군요.

◆ 김정해> 네. 거기 그 간격이 얼마 안 된다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사람들이 나와서 대피를 한다든지 구출을 한다든지 이럴 정황이 전혀 아니었다는 말씀이네요?

◆ 김정해> 아무것도 안되고, 아무 사람도 없었고요.

◇ 김현정> 도와줄 수 있는.

◆ 김정해> 물은 넘쳐갖고 엉망이 되어 있었고 저도 순식간에 놀라서 ‘어’ 하니까 '탁' 그렇게 돼버렸어요.

◇ 김현정> 어, 하는 순간에 그냥 침몰해 버렸다는 말씀이세요.

◆ 김정해> 예.

◇ 김현정> 참 안타까운 사고입니다. 문제는 3시간 안에, 비가 와도 너무 많이 온 거였는데. 도대체 비가 얼마나 많이 온 거죠, 어제?

◆ 김정해> 비도 너무 많이 왔고, 또 그 지역 바로 앞에 하수종말처리장에 관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그 관 두 개에서 안에 뭐가 터졌는지 물이 분수처럼 솟아올라서 같이 합쳐져서 엉망이 됐었어요.

◇ 김현정> 하수종말처리장, 거기서 말하자면 너무 많은 물들이 들어오니까 하수를 처리해내지 못하고 밖으로 뿜고 있었군요.

◆ 김정해> 네.

◇ 김현정> 콸콸콸콸 쏟아지는 물하고 내리는 빗물, 하천물 이런 게 섞이면서 범람한 거다?

◆ 김정해> 네 네.

◇ 김현정> 하늘은 정말 구멍 뚫린 듯이 왔습니까, 그 3시간 동안?

◆ 김정해> 말도 못했습니다. 물이 막 하늘에서 쏟아부었습니다.

◇ 김현정> 선생님, 창원에 사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김정해> 30년?

◇ 김현정> 30년 동안 이런 비가 처음입니까, 창원에서?

◆ 김정해> 네, 처음입니다.

◇ 김현정> 처음이군요. 참 안타까운 사고를 목격하신 분이기 때문에 아마 김정해 씨도 충격이 적지 않으실 것 같아요. 어쨌든 사고 수습을 위해서 이렇게 증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정해>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어제 창원 시내버스 추락사고의 목격자, 창원시 진동면 주민 김정해 씨를 먼저 만났습니다. 도대체 예보에도 없던 이런 기록적인 폭우가 왜 그렇게 쏟아진 건지 이유를 좀 짚어봐야겠습니다. 케이웨더 예보센터 반기성 센터장 잠깐 연결해 보죠. 센터장님 나와 계십니까?

◆ 반기성>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도대체 이게 얼마나 온 건가요? 그야말로 물폭탄이라고 하는데.

◆ 반기성> 정말 물폭탄이죠. 부산 금정의 경우 244mm, 창원은 246mm, 고성이 231mm의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죠.

◇ 김현정> 그것도 시간이 3시간 남짓 안에.

◆ 반기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원래 비 예보가 있긴 있었지만, 이 정도 온다는 예보는 아니지 않았습니까?

◆ 반기성> 네, 그랬습니다. 사실 예상보다 더 많은 비였고 말씀하신 것처럼 강수집중도가 엄청 컸죠. 시간당 금정구 같은 경우는 130mm가 내렸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비의 집중도가 커질수록 원래 범람이라든가 침수, 산사태가 많이 발생을 합니다.

◇ 김현정> 도대체 왜 이렇게 단시간에 집중호우, 집중폭우가 쏟아진 겁니까?

◆ 반기성> 이건 일단 기후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기후 변화군요, 역시.

◆ 반기성> 그리고 이번 같은 경우는 북쪽에 차갑고 건조한 공기가 계절보다 상당히 빨리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부산 근처까지 내려왔고 남쪽으로는 상당히 덥고 습한 공기가 있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아주 국지적으로 굉장히 좁은 지역에 굉장히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강한 비가 내리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게릴라성 호우, 폭우 이렇게 되는 거예요?

◆ 반기성> 네, 맞습니다. 어제 같은 경우도 부산이라든가 창원은 거의 240~ 250mm가 내렸지만 바로 남쪽에 거제라든가 북쪽의 산천 같은 데는 한 40~50mm밖에 안 내렸거든요. 굉장히 강한 게릴라성 그런 호우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거죠.

◇ 김현정> 그런데 그런 게릴라성 호우는 예보에 안 잡히는 건가요?

◆ 반기성> 실제로 이렇게 국지적으로 시간당 100mm 이상의 호우는 예보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현재의 예보 기술로는 이 정도로 아주 강수가 집중되고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것은, 실제로 몇 시간 전에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죠. 저는 기술적인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게 우리나라의 기술의 한계입니까? 아니면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게릴라 호우는 잡기 어려운 건가요?

◆ 반기성> 이런 것은 미국이나 일본 등도 거의 비슷합니다.

◇ 김현정> 비슷합니까?

◆ 반기성> 그래서 일본 같은 경우도 지난번에 산사태로 인해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죽었지 않습니까? 이것도 예측을 거의 못했죠.

◇ 김현정> 그러면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기후 변화에 의한 게릴라성 호우가 자주 발생한다는 얘기잖아요.

◆ 반기성>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기후변화로 인해서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이 늘어나거든요. 그런 얘기는 아주 짧은 시간에 더 강한 집중호우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 김현정> 마치 동남아지역으로 우리가 여행 갔을 때 그 집중호우. 맑았다 갑자기 비 내리고 또 맑아지는 이런 게릴라성 호우가 내린다는 얘기인데... 이것이 예보가 어렵다면 우리가 대비하는 수밖에 없는데요. 어제 같이 무방비 상태에서 당하는 일은 없도록, 어떤 대안들 필요하겠습니까?

◆ 반기성> 저는 먼저 이런 기후 변화에 맞춰 하드웨어가 좀 정비돼야 되지 않겠느냐... 예를 들어서 폭우에 대비한 하수관거를 확장한다든가 일단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강의 준설이라든가 관리, 또 산사태 지역에 대한 사방작업이나 보강, 이런 것에서부터 재난방송 그리고 구호에 이르기까지 어떤 국가적인 시스템까지도 갖춰져야 되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을 해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3시간 집중호우에 우리나라 제 2 도시가 완전 마비되는 이런 상황이 올 수도 있네요?

◆ 반기성> 그럼요. 2011년에 태국의 방콕이 물에 잠기면서 국가 도시기능이 완전히 마비가 됐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남의 나라 일만이 아니라는 것이죠. 따라서 이런 것에 대한 대비가 정말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이게 아주 돌연변이처럼 일어난 이변이 아니라 앞으로도 닥칠 수 있는 재난이라는 걸 우리가 다시 한 번 인식해야겠군요. 이번 폭우를 통해서 말입니다.

◆ 반기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반기성>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케이웨더 예보센터 반기성 센터장까지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