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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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25(월) "25년, 7번 항소 끝 석방.. 이한탁의 기적"
2014.08.25
조회 113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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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딸을 살해한 혐의로 25년 간 복역한 이한탁 씨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

- 딸 구출위해 3번 갔는데도 오해받아
- 변호사의 잘못된 논리로 패소,종신형
- 미국법과 시민들 도움으로 극적 무죄
- 8년 독방살이 고통, 쉬지않고 대화중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호 목사 (이한탁 구명위원회)

지난 주말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던 한 인물의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25년 전 미국에서, 한 한인 아버지가 딸을 죽인 방화범으로 지목이 돼서 종신형을 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한인 아버지는 우울증에 걸린 딸을 치료하러 기도원에 데려갔는데요. 그 기도원에서 화재가 난 거고요. 자신은 탈출에 성공했지만 목욕 중이던 딸은 숨진 겁니다. 미국 경찰은 아버지가 짐을 싸서 나왔다더라, 무표정했다더라 등등의 이유를 들어서 방화범으로 지목을 했죠.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통하지 않고 시간은 계속 흘렀고요. 국내에도 언론을 통해서 잘 알려졌습니다마는 별 소용은 없었습니다. 바로 이한탁 씨 사건입니다. 그런데 지난 22일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한탁 씨의 마지막 항소가 받아들여지면서 모든 혐의가 무효처리가 된 겁니다. 그리고 석방이 됐습니다. 오늘 이한탁 구명위원회 김영호 목사님을 잠시 연결해서 잠시 이야기를 듣고 가죠. 김영호 목사님 안녕하세요?

◆ 김영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한탁 씨 감옥에서 나오신 뒤에 첫마디는 뭐였습니까?

◆ 김영호> 첫마디는 벅찬 기쁨과 감사를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서 저를 보고 기도를 해달라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기도해달라...그리고 나서는 한인식당 가서 순두부도 드셨다고요?

◆ 김영호> 네. 한국에서 감옥에서 나왔을 때 먹는 음식이 두부다 하는 얘기를 같이 참여한 사람에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따로 두부 한 모를 신청해서 잡숫도록 하고 그다음에 순두부찌개를 먹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쉰넷에 들어갔던 분이 일흔아홉이 돼서 나왔습니다, 이한탁 씨, 25년 전 그때로 잠깐 돌아가보죠. 그러니까 이한탁 씨 가족이 이민을 간 건 78년인데 이 사건이 벌어진 건 89년, 이한탁 씨가 그날 교회 수양관에 가게 된 게 딸 때문이었다던데요. 그렇게 우울증이 심했습니까?

◆ 김영호> 대학을 다니는 딸이 우울증이 심하고 마침 그때 그 교회에서 그런 수양회에서 치유하는 그런 기도회가 있었어요. 그래서 본래는 어머니가 가기로 했는데 어떤 사정이 생겼는데 아버지가 대신 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날 그 기도원에서 불이 났던 거고... 아버지 이한탁 씨는 탈출을 했는데 딸은 끝내 못나오고 숨졌습니다. 그때 왜 함께 나오지 못한 거였을까요?

◆ 김영호> 조그마한 벙커라고 한 가족이 머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집에 있었습니다. 그날 안찰기도를 받고 거의 새벽 1시 30분쯤 끝내고 돌아와서, 딸은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고 아버지는 바깥에서 아마 주무시고 계셨던게 새벽 3시였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떤 연기 같은 게 느껴지니까 아버지가 정신이 없으니까 그냥 나오신 거예요, 딸이 어디 있는가 이 생각을 못하시고.

◆ 김영호> 그렇죠. 연기가 냄새가 나고 불빛이 보이니까 그냥 나왔고, 딸이 또 젊으니까 나와 있는 줄로 생각하고 나왔는데, 딸이 안 보이니까 세 번이나 다시 딸을 찾으러 들어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딸을 찾지 못하고 불이 너무 심하니까 다시 또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충분히 아버지는 딸을 찾으려고 세 번이나 들어갔다 나왔고 이런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사건인데... 왜 이한탁 씨는 방화범으로, 딸을 죽인 살인범으로 오해를 받게 된 겁니까?

◆ 김영호> 그게 상당히 문화적인 차이도 있는데 검찰에서 얘기한 것은 이한탁 씨가 잠옷을 입고 뛰쳐나왔어야 되는데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둘째는 아버지의 표정이 딸을 잃었으면 대성통곡하든지 굉장히 슬픈 표정이 있어야 되는데 자기들이 볼 때 무표정이었다. 그 다음에 바지나 옷에 방화물질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지적을 한 거죠.

◇ 김현정> 거기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옷에 방화물질이 묻어 있다, 이거였을 거예요. 무표정이라든지 짐을 싸와서 나온 부분 이런 것들이야 다 설명이 가능하지만 옷에 방화물질이 묻었다, 이게 결정적인 증거였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된 겁니까?

◆ 김영호> 거기에 대해서 화재감식관들이 세 사람이나 당시의 방법으로도, 검찰 측이 아는 입장에서 조사를 했을 때 방화가 아니라는 자료가 상당히 많이 있었는데... 문제는 담당 변호사라는 분이, 검찰이 계속 방화라고 그러니까 이쪽에서 방화라 그러되 방화를 한 사람이 딸이 방화를 자기가 죽고 싶어서 방화를 했다, 그쪽으로 계속 몰고 가니까 방화가 아니라는 자료를 내놓을 필요가 없었고 그것을 배심원들에게 내놓은 것을 거부했어요. 그게 결정적인 잘못이었다고 지금 판단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랬군요. 그래서 결국 이한탁 씨는 감형없는 종신형을 받게 된 건데요. 그 후에 구명위원회가 조직이 되고 이분은 아무리 봐도 우리 한인들이 보기에 참 억울하다 해서 계속 펜실베이니아 주법원에다 항소를 하셨어요. 몇 번이나 하셨죠?

◆ 김영호> 7번이나 노력했지만 그것이 결국 안 됐고 당시에 김대중 대통령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게 협조를 구했지만, 자기는 주지사지 법원하고는 관계없는 한계가 없고 둘째는 완전히 판결이 난 거기 때문에 사면을 고려해 보겠다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한탁 씨는, 자신이 무죄인데 사면은 죄를 인정하는 입장이니까 안 한다고 의사 표시를 했습니다.

◇ 김현정> 7번이나 항소를 하고 대통령이 심지어는 한국 대통령이 가서 얘기를 해도 안 됐던 건데 그런데 이번에 25년 만에 결정적으로 재심이 받아들여진 건 어떤 이유였습니까?

◆ 김영호> 첫 째, 미국 연방법무부에서 '하비어스 코퍼스’(Habeas Corpus)라고 해서 신체구속에 대한 적법성을 판단하는 그런 제도가 있습니다. 그 얘기는 처음에는 거절당했어요. 그렇지만 두번째 다시 검토해보라고 했을 때 그것이 받아들여진 것이 터닝포인트고요. 두번째 요인은 펜실베이니아 이노센스 프로젝트(the Innocence Project) 라고, 감옥에 있는 사람 가운데 죄가 없는 것 같은데 계속 감옥에 있는 것 같은 사람을 찾아서 건져내는 단체가 있습니다. 그 단체가 이한탁 씨를 그런 사람이라고 보고 연방법원에 서류를 제출한 것도 다행스런 부분이죠.

◇ 김현정> 그렇군요, 참 25년 만에 기적 같은 결실인데... 구명운동을 쭉 함께해 온 분으로서 재심이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전 판결이 무효가 됐다, 그 얘기 들으셨을 때는 정말 기분이 어떠셨어요?

◆ 김영호> 한마디로 기적이죠. 한마디로 기적이라고밖에 얘기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이한탁 씨가 25년간 감옥에 있으면서 제일 힘들었던 일은 뭐라고 하세요. 이제 이런저런 소회들 주변분들한테 얘기하실 텐데요.

◆ 김영호> 8년 가까이를 독방에 있었어요. 거기에서는 가장 힘든 게 아무도 자기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자기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런 고독이 굉장히 힘들었고...그래서 22일에 풀려나서 제가 바로 옆에서 7시간동안 차로 이동을 하고 있었는데 계속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말을 하고 대화를 못하는 게 그렇게 힘들었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 김현정> 네, 그동안 참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옆에서 많이 위로해 주세요.

◆ 김영호> 네, 다들 함께했고 또 많은 분들이 기도했습니다.특별히 한국에 있는 교회도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 김영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한탁 구명위원회 김영호 목사님 연결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