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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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배씨 후손들 "상영중단 손해배상 청구할 것"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배한동 (명량 허위사실 대처 비상대책위원장, 경북대 명예교수)
이순신의 영화 ‘명량’이 어제 관객 1,7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개봉한 지 불과 36일 만입니다.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차지한 건 물론이고요.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매출액을 달성했죠. 그런데 이렇게 승승장구 하는 영화 ‘명량’에 대해서 사자명예훼손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이 영화 속에서 경상우수사 그러니까 지금으로 치면 3성 장군급인데,이 경상우수사로 등장하는 배설이란 인물의 후손들입니다. 이들은 영화가 배설을 최악의 비겁자로 왜곡했다. 후손들이 지금 놀림에다가 왕따까지 당하고 있다, 이렇게 호소를 하는데요. 심지어 비상대책위원회까지 만들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오늘 비대위원장을 직접 만나보죠. 경주 배 씨 후손이세요. 경북대학교 배한동 명예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배한동>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배설이라는 인물 사실은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잘 몰랐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신데 역사적으로 어떤 분입니까?
◆ 배한동> 배설 경상우수사는 의병장 배덕문 소생의 장남으로 출생해 가지고 여러 고을의 부사나 목사를 거쳤습니다. 말년에는 명량해전 전에 칠천량 해전에서 배 12척을 구해 가지고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의 토대가 됐다 , 이것은 역사적 기록으로도 나와 있는 분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칠천량 해전이 있을 때 이 12척을 구해낸 인물, 우리가 이렇게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영화 ‘명량’에서는 조금 더 자세하게 이 배설이란 인물이 묘사가 됩니다. 그런데 그 묘사가 ‘사자명예훼손급에 해당된다’, ‘왜곡이 정말 심하다’ 이렇게 주장하셨어요?
◆ 배한동> 이 영화를 제가 직접 봤어요. 그런데 정말 악랄하고 아주 비겁하게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나냐면, 명량해전이 시작되기 전에 탈영해서 도주를 하다가 아군이 쏜 화살에 암살당한 이런 인물로 그려지고 또 그전에 거북선을 불태우는 그런 인물로 그려지죠, 영화 속에서는.
◆ 배한동> 그런데 그 사실은 그렇지 않고 역사적 사실하고는 거리가 먼 역사의 완전한 왜곡입니다. 사실 배설 장군은 그 당시 명량해전 이전에 해상생활을 오래하다가 걸리는 수질에 의해서 그때는 벌써 휴양 중이었고. 거북선 불태우고 도망치는 장면이 나오고 정말로 저도 과연 이렇게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싶어서 화가 무척 났습니다.
◇ 김현정> 거북선 불태운 것도 아닌가요?
◆ 배한동> 그 당시 거북선을 만든 적도 없고요. 그전에는 거북선이 있었는데 칠천량 해전에서 다 소실 돼버렸어요. 그러한 데도 거북선을 불태우고 화살에 맞아 죽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거는 완전히 허위사실 유포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그것도 모르고 본 사람들한테는 배설이 왜놈보다 더 죽일 놈이라고 이렇게 나오고 있으니까 저희들은 정말 통탄할 일이죠.
◇ 김현정> 그럼 병이 나서 군대를 이탈한 것도 다 허락을 받고 요양을 간 것이다?
◆ 배한동> 그렇습니다. 여기 난중일기에 9월 1일짜에 배설이 새벽에 도망갔다고 이렇게 나오지만 그 이틀 전에 8월 30일날 난중일기에 보면 배설 장군이 수질로 인해서 몸조리하겠다고 휴가를 신청하여서 이순신 장군이 직접 뭍으로, 육지로 내려가라고 허락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이게 이틀 전에는 휴양을 허락했다고 이순신 장군이 기록하고 이틀 후에는 완전히 도망자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건 그럼 이틀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거라고 보세요?
◆ 배한동> 그래서 제가 볼 때는 그때 사실은 전쟁을 앞두고 어수선한 상황이라서 이순신 장군이 아마 상당히 조금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잘못 기재된 것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일기라는 것이 개인의 편견, 회한이나 감정같은 걸 많이 적을 수 잇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난중일기의 또 다른 기록을 보면 말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이 경상우수사 배설에게 ‘수사는 어찌 피하려고만 하시요’ 이렇게 호통쳤다는 기록도 있고요. 또 ‘업신여기고 오만한 태도를 말로 다 할 수 없다’ 이렇게 묘사한 기록도 있어서 이순신 장군에게 대항한 장수라고 이런 부분을 바탕으로 해서 영화는 판단한 것이 아닌가 이런 해석도 나오는데요?
◆ 배한동> 그런데 난중일기에 저도 여러 차례 읽었습니다마는 배설 경상우수사나 이순신 장군이 다시 복직돼서 왔을 때 계급이 같습니다. 정3품으로 같은 계급인데요. 두 분이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 역사에 기록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보니까 영화에서는 영화적 상상력을 조금 더 보태서 뭔가 대항하는 인물, 라이벌 구도로 만들어놓은 건 아닐까요?
◆ 배한동> 우리가 아무리 작가의 상상력이라고 하지만 이것이 사자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이 될 때는 아주 곤란한 일 아닙니까?
◇ 김현정> 영화의 상상력을 인정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쳤다라고 보신다는 말씀인 거군요?
◆ 배한동> 지나친 것이죠, 완전히.
◇ 김현정> 영화 때문에 지금 그럼 경주 배 씨 중종의 후손들이 고통, 피해를 겪고 계신 건가요, 구체적으로?
◆ 배한동>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많이 당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합니까?
◆ 배한동> 저희 조카 아들이 초등학교에 있는데 학교에서 친구들이 놀려대서 학교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화가 오고 이런 실정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배 씨는 굉장히 많은데 배 씨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렇게 아이들이 놀린대요?
◆ 배한동> 그러니까 배설이니까 배 씨들 후손이라고 이렇게 보죠. 그래서 대구시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영화가 역사적 사실과 다른 점을 갖다 홍보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주에 집성촌에 가면 어르신들도 농번기 지금 한참 바쁜 철인데도, 이 영화 이후에는 허탈해 가지고 일 하러 가지도 않고 한숨만 쉬고 있는 그런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 김현정> 우리 선조가 이렇게 그려졌다는 것에 대해서 후손들이 허탈감, 분함을 참지 못하고 계신단 말씀이에요.
◆ 배한동>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저희가 영화사측에도 입장을 질문을 했습니다. ‘지금 이러한 경주 배씨 후손들의 반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문제제에 대해서’ 그랬더니 영화사측에서는 ‘기본적으로 영화는 픽션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작가와 감독의 상상력을 동원한 각색이 들어가기 마련이다’라면서 무대응 방침을 밝혀왔거든요.
◆ 배한동> 지나치면 안 되죠.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가공 인물이 아니고 실존인물인 배설 장군에 대한 역사적 사실 왜곡이 지나치기 때문에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후손들측에는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세요? 정말로 '영화 상영 중지 신청' 이렇게까지도 생각하고 계시는 겁니까?
◆ 배한동> 일단은 저희들이 대책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 문광부에다가 영화상영 중지신청을 금주내로 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혹시 명예훼손소송 같은 법적인 대응까지 들어갈 생각이세요?
◆ 배한동> 네. 분명하게 사자명예훼손 부분에 대해서는 법률적 자문을 얻어가지고 형사고발을 하고, 조상들 명예회복을 위해서 후손들의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계획입니다.
◇ 김현정> 손해배상까지... 영화사측하고 좀 대화를 나눠보셨습니까 아니면 전혀 이야기 나눈 건 없으세요?
◆ 배한동> 지금 전혀 대화를 나눌 수가 없습니다. 연락을 몇 차례 우리 후손들이 했는데 연락이 안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배설장군의 후손들이 지금 사자명예훼손을 외치면서 나섰습니다. 그 내막을 들어봤고요. 저희가 말씀드린 대로 CJ 영화사측에도 반론을 요청했습니다만. 무대응 입장을 밝혀왔다는 것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배한동>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배설 장군의 후손, 배한동 명예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