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케네스 배 母 배명희씨>
-체중 줄고 머리도 깎아 낯선 아들
-美특사 보내달라는 편지 받아
-죄수복 아들, 최근엔 일반 옷차림
<북한 전문가 김창수>
-北, 케네스 배를 對美 협상 카드로
-美, 北에 끌려다닌다는 여론 의식
-반기문 UN사무총장 역할론 가능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배명희 (케네스 배 어머니), 김창수 (통일맞이 정책실장)
며칠 전 CNN 방송이 지금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미국인, 매슈 토드 밀러,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그리고 케네스 배, 이 세 사람을 인터뷰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허용 하에 이 인터뷰가 이루어진 건데요. 이들은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 달라’ 이런 호소를 전해 왔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 대화 좀 하자, 이런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니냐라는 해석도 하는데요. 오늘 이 얘기 좀 해 보겠습니다. 사실 북한이 외국인들을 억류한 건 여러 번이죠. 그런데 케네스 배 씨는 사상 최장 기간인 21개월 째 억류돼 있는 상태입니다. 가족들 마음도 많이 타들어가고 있다는데요.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케네스 배 씨의 어머니 배명희 씨, 미국 현지 연결합니다. 배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 배명희> 네.
◇ 김현정> 건강은 어떠세요?
◆ 배명희> 괜찮아요.
◇ 김현정> 미국에 이민간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배명희> 원래 제가 사실은 85년도에 여기로 왔어요, 미국으로 왔다가 저는 중간에 한번 갔다가 또다시 왔죠.
◇ 김현정> 85년 이민이면 한 30년 되신 거네요, 미국 가신 지.
◆ 배명희> 네. 다 되어 가죠.
◇ 김현정> CNN과 아들 케네스 배 씨의 인터뷰는 보고 어떠셨어요?
◆ 배명희> 우선 얼굴을 보니까 반갑기도 했지만 옛날에 항상 웃고 쾌활한 아들 모습이 아니니까. 또 체중도 많이 줄고 머리도 깎고 하니까 좀 낯설어요. 그리고 사람이 shrink(몸집이 줄어들다)된것 같아요. 줄어들어가지고... 마음이 많이 아프죠.
◇ 김현정> 사실 작년에 어머님이 북한 방문해서 아들을 만나셨던 걸로 아는데요?
◆ 배명희> 네, 그래요.
◇ 김현정> 그때 모습과도 많이 변했던가요?
◆ 배명희> 작년 10월에 제가 만났는데 그때보다도 조금 더 체중도 줄어든 것 같고요. 얼굴이 많이 어두워진 것 같아요. 그때는 저한테 물론 더 씩씩하게 보이려고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자기가 이 일을 통해서 참 얻는 게 더 많은 것 같다고, 저보고 걱정하지 말라고 아주 씩씩하고 당당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잘 견디고 있어서 참 다행이다 하고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좀 몸도 마음도 더 지치지 않았나. 시간이 너무 오래 가니까. 수용소하고 병원을 지금 왔다갔다 하고 있으니까 참 힘들어 보였어요.
◇ 김현정> 지금 케네스 배 씨는 감옥에 구금이 돼 있으면서 노동도 하면서 보내는 겁니까?
◆ 배명희>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거기는 자기네들 말로 특별수용소래요. 그래서 혼자만, 혼자서 아마 farming(농사일), 노동일. 김매고 이런 걸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시간표까지 다 짜서 2시간 일하고 15분 쉬고 이런 식으로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제가 보니까 작년에는 방문도 하셨고. 또 아들과 직접 전화통화도 지난달에는 하셨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요. 그러니까 전화통화 정도는 할 수 있는 상황인가요?
◆ 배명희> 사실은 그렇지가 않은데요. 특히 재판을 받은 후에는 전화를 할 수 없다고 그랬거든요. 그 전에는 했었어요. 두 번 정도는 전화가 왔었는데.
◇ 김현정> 그럼 전화통화 한 두 번 하시고 편지 왕래는 그래도 자유롭게 하실 수 있고요?
◆ 배명희> 네. 할 수는 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거치는 데가 많으니까. 그래서 자주는 못해도 간간이 편지 왕래를 해요.
◇ 김현정> 전화통화나 편지 보내거나 할 때 케네스 배 씨가, 아들이 어떤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던가요?
◆ 배명희> 우선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자기가 신앙적으로 잘 견딘다는 것을 많이 얘기를 해요. 그리고 미국 정부에, 자기가 나올 수 있는 길은 오직 특사를 보내서 사면을 받아야만 나올 수 있으니까 계속해서 그쪽으로 좀 노력해 달라는 편지를 보내죠.
◇ 김현정> 이번 인터뷰와도 비슷하네요. 미국 특사가 오는 것 외에는 지금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미국 정부에 하는 호소 그런 거죠?
◆ 배명희> 왜 그러냐 하면 그쪽에서 형을 15년을 선고를 받았잖아요. 형을 일단 선고를 받았으니까 특별사면을 받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다고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미국은 로버트 킹 북한 인권특사를 보내려고 시도를 했었는데 북한은 로버트 킹이 아니라 다른 인사의 방북을 원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이번 CNN 인터뷰에서 케네스 배 씨가 했습니다. 이건 어떤 얘기죠?
◆ 배명희> 그쪽에서 볼 때 아마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죠.
◇ 김현정>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 것은 왜일까요?
◆ 배명희> 그 쪽에서 원하는 만큼 High-profile(고위급)이 아니지 않나 하는...
◇ 김현정> 말하자면 더 높은 지위의 특사가 와야 된다, 이런 요구를 지금 하는 거군요?
◆ 배명희>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전직 대통령이라든지 뭐 이런 특사, 좀 더 의미 있는 메시지를 가지고 올 인물을 보내달라 라는 건데...
◆ 배명희> 미국 국무부에서도 많이 노력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힘드네요, 이게.
◇ 김현정> 아무런 답 없이, 아무런 약속 없이 그냥 이렇게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그 심정이 어떠세요?
◆ 배명희> 정말 답답하죠.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답답한데. 그래도 저희는 여기 밖에 있으니까 그런데로 일상생활을 하잖아요. 그런데 아들은 늘 몸이, 지금 자꾸 병원, 노동수용소 갔다가 왔다가 하면서 아픈 데가 점점 늘어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하면 얼마나 버틸까 굉장히 걱정스러워요. 그래서 하루빨리 나와야지만 그래도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도 받고 그럴 것 같은데... 마음이 그렇죠.
◇ 김현정> 아들의 석방을 위해서 미국이나 북한측에 꼭 어머님께서, 어머님으로서 요구하고 싶은 것,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 배명희> 이번이 대화를 꼭 해야 될 시기라고 저희는 보거든요. 왜냐하면 북쪽에서 CNN한테 인터뷰까지 허용한 것은 그쪽에서 대화하고 싶다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제안하고 거의 비슷한 게 아닌가, 그래서 이번에는 꼭 어떻게든 힘을 써서 해 줬으면 하고 바라는 거죠.
◇ 김현정> 어머님 보시기에도 이번이 굉장히 좋은 찬스다, 북한이 먼저 굉장히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는데 이때 손을 내밀어야 된다라는 생각을 하시는 거군요?
◆ 배명희> 그럼요. 그리고 이때까지 인터뷰할 때는 죄수복, 103번 단 죄수복 아니면 또 병원복 이런 것만 입고 나오다가 이번에는 또 제대로 보통 사람들 옷을 입고 나왔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이것도 좋은 신호인가 하고... 저는 조금이라도 희망이 있는 건 붙잡고 싶으니까 그런 생각도 했어요, 잠깐은.
◇ 김현정> 알겠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배명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의 어머님, 배명희 씨를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이어서 북한전문가죠. 사단법인 '통일맞이'의 김창수 정책실장 연결이 돼 있네요. 김 실장님, 안녕하세요?
◆ 김창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CNN과 케네스 배 씨를 비롯한 북한 억류 미국인 3명의 인터뷰, 이게 북한이 주선을 해서 이루어진 거라고요?
◆ 김창수> 그렇습니다.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3명의 존재 사실 자체가 잊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부각시킴으로써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를 가지고 미국과 협상할 수 있는 여건 마련, 여론 조성, 이런 것들을 목적으로 인터뷰를 주선한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이 인터뷰 내용을 보면 메시지가 분명히 있어요.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을 해 달라, 그리고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달라, 이 말을 3명의 억류 미국인이 동일하게 한 거죠?
◆ 김창수> 네, 과거에 북한에서 미국인을 몇차례 억류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전직 미국 대통령이 가서 구해 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이번에 케네스 배 씨를 비롯하여 미국인 석방과 관련해서도 미국의 전직 대통령 같은 최고위급 인사들이 와야만이 이들을 석방하는 것을 협상 가능하다, 이런 것들을 아마 억류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전달했을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미국에서는 로버트 킹 목사를 보내려고 몇 번이나 그랬는데 다 북한에서 안 받아줬잖아요. 로버트 킹 목사가 특사로 가는 것과 클린턴 전 대통령, 부시 전 대통령이 가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거죠?
◆ 김창수> 우선 로버트 킹은 미국의 인권대사입니다. 직급으로 따지자면 국무부 차관보보다도 조금 더 아래 등급 정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직급이 현격하게 차이가 있는 것이죠. 그렇지만 미국은 지금까지 세 번 가까이 전직 대통령이나 또는 최고위급이 가서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들을 석방을 했었는데 그때마다 북한에게 미국이 끌려다닌다,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매번 나서야 되느냐 하는 거죠.
◇ 김현정> 우리가 이렇게까지 보내야 되느냐라는 여론이?
◆ 김창수> 그렇죠. 북한으로서는 로버트 킹 인권담당 대사의 직급으로는 이들의 석방 교섭을 하는데 충분하지 않다,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일종의 기싸움 같은 것이 계속 이루어지면서 장기 억류가 계속 돼온 거군요?
◆ 김창수> 그렇습니다. 밀당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그렇다면 케네스 배씨의 경우 최장기 억류돼 있다는 점에서 미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을 텐데, 게다가 북한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화하자고 시그널을 보내고 있고, 미국은 이번에는 그럼 어떤 답변을 내놓을까요?
◆ 김창수> 북한에 대해서 미국 내부에 여론이 굉장히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을 자주 억류를 해서 그때마다 북한의 태도에 늘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이런 여론들이 또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 대통령과 같은 급이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고요. 특히 미국에서는 북한이 이렇게 미국인들을 억류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핵 문제를 비롯하여 북-미간에 대화를 위한 어떤 창구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서 믿을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북한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런 미국의 입장에서는 명료한 그런 답변을 보여주기에는 굉장히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상황이 좋지 않다, 케네스 배씨 석방도 쉽게 될 일이 아니다, 김창수 실장께서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시는 건데. 결국 북미관계가 풀려야 남북관계도 풀리는 것이고 이 북미관계의 해결의 첫단추가 케네스 배 석방이라고 본다면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혹시 미 정부가 아닌 제3자가 개입할 방법은 없겠습니까?
◆ 김창수> 그렇게 한다면 미국의 최고위급이 나서는 것과 그것에 버금가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게 된다면.. 북한의 리수용 외상이 9월 말에 UN총회 참석하기 위해서 뉴욕을 방문하는데요. 이때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나서서 북한의 외상과 만나면서 UN 차원에서 그런 노력들을, 그런 협의를 해 보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또 반기문 사무총장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그런 역할을 했을 경우에 남북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인 역할이 되면서 동시에 또 간접적으로 한국외교의 위상도 높여나갈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을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창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