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12(금) "페북 친구들에게 1년 730끼 얻어먹기 실험 중입니다"
2014.09.12
조회 175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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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서윤 (월간 <잉여> 편집장)

여러분 페북친구, 트위터친구 이런 말 들어보셨습니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상에서 교류를 나누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죠. 실제로는 얼굴 한번 본 적이 없지만 SNS를 통해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친구가 되는 경우,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이 SNS 친구들을 오프라인 상에서 한번 만나고 싶다, 이런 생각 해 보신 적 없으십니까? 막상 만나면 어색할까, 친근할까? 또 내가 상상한 모습과 비슷할까 아닐까 궁금하죠. 하지만 막상 만나자라고 이야기를 건네기는 쉽지 않은데요. 최근에 한 여성이 독특한 실험을 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을 하루에 2명씩 직접 만나서 그들에게 밥을 얻어먹는 그런 프로젝트입니다. 1년에 730명과 만난 보겠다 해서 730프로젝트.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여성을 직접 만납니다. 월간 잉여편집장이세요. 최서윤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최서윤 씨 안녕하세요?

◆ 최서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오늘도 페이스북 친구하고 밥을 먹으러 가시는 거예요?

◆ 최서윤> 네, 점심과 저녁을 먹을 예정입니다.

◇ 김현정> 두 끼. 매일 점심과 저녁을 이렇게 페북 친구들하고 한 달 동안 드셔오신 겁니까?

◆ 최서윤> 네, 8월 1일부터 시작해서 이제까지 쭉 추석에도 계속 그렇게 만나왔습니다.

◇ 김현정> 심지어 추석 명절에도?

◆ 최서윤> 네.

◇ 김현정> 그것도 최서윤 씨가 사는 게 아니라 그분들로부터 얻어먹는 거죠?

◆ 최서윤> 네, 감사하게도 10월까지도 채워져서 10월까지는 이 프로젝트가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대단하네요. 아니, 그런데 1년 동안 두 끼를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얻어먹겠다 이런 실험에 왜 도전하신 걸까 이게 왜 궁금해요.

◆ 최서윤> 제가 2011년 말부터 페이스북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계속 친구를 맺으면서 서로의 일종의 서사를 알게 되는 관계가 몇 십분, 몇 백분 되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현재 페이스북 친구 분들은 현재 1600분 정도 되는데, 그분들을 다 알지 못하고. 아예 그러면 제가 잡지 잉여를 만들고 있고 남들보다 더 잉여로우니까, 나라서 할 수 있는 이런 실험을 해서 이 결과가 재미있다면 사람들한테 뭔가 시사점이나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한번 실험적으로 해 보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우리가 온라인 밖에서도 즉 가상세계 밖에서도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서신 거군요.

◆ 최서윤> 네, 서로 좋아요를 눌러주고 따뜻한 댓글도 달아주는데 이게 사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에는 다른 의미가 있잖아요. 더 많은 친근감이나 친밀감을 필요로 하고 그런 것으로 어떤 연관이나 전환이 가능할까 해서 한번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저도 트위터상에서 친구 맺고 있는 사람이 2만명 넘는데 그분들 가운데는 저보다 훨씬 어린 분도 있고 연장자도 계시고 이분들을 오프라인 상에서 만난다면 어떨까, 정말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가끔 하는데 그걸 진짜 시도해 보신 거네요.

◆ 최서윤> 하고 있고 또 앞으로 더 다양한 일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동안 어떤 분들을 한 달 동안 만나오셨어요?

◆ 최서윤> 사회적 기업이나 단체에 계시는 분들도 많았고 활동하시는 분도 계셨고 또 대학생도 계셨고 심지어 제가 대학생한테 얻어먹은 것은 참 마음이 안 좋았어요. 그리고 다양한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IT 그쪽에 일을 하시는 분도 있고.

◇ 김현정> 대학생 같은 경우에는 최서윤 씨가 사시지 그랬어요?

◆ 최서윤> 그런데 이게 프로젝트에 이미 공표를 했고 정해진 룰이고 이러니까... 제가 너무 융통성이 없었나요?

◇ 김현정> 듣고 보니까 원칙대로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정말로 호의를 베풀어서 사주겠다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런 게 원칙인 거잖아요.

◆ 최서윤> 맞습니다. 그 정도 호기심과 관계에 대한 의지를 가지신 분을 좀 만나고 싶다는 제 욕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래서 대학생이지만 좀 미안하지만...

◆ 최서윤> 엄청 미안한데... 그런데 다른 방식으로, 밥을 얻어먹었지만 관계가 맺어진 건 이제 시작이니까 나중에 제가 다른 방식으로 지금 받았던 온기를 돌려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물론이죠. 그 온기를.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가장 인상적이었던 식사.

◆ 최서윤> 집으로 초대해 주신 분들이 계셨어요. 몇 분이. 그런데 본인이 직접 사주신 음식을 본인의 사적인 공간에서 저와 함께해 주신다는 것, 그런 게 되게 인상깊었습니다.

◇ 김현정> 친구 사이에도, 오프라인 상에서 만난 친구 사이에도 집으로 초대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 최서윤> 네. 제가 호감이었나요. (웃음) 제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주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저는 사실 그 질문을 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최서윤 씨 사진을 보니까 미인이세요. 우리가 흔히 말하면 그 미인의 기준에 드는 분이세요. 그래서 혹시 소위 작업걸어오는 이런 남자분은 없으셨나 모르겠어요.

◆ 최서윤> 작업은... 그런데 남성분 중에서 밥을 한 번 이상 사주신 분이 계셨는데 이것은 작업일까요? (웃음) 그런데 뭐 그분이 어떤 부담을 주시는 그런 뉘앙스는 없으셨기 때문에 미리 방어심을 가지려고는 안 하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사귀어보자 이렇게 대시를 한 분이다, 이런 것은 없다는 말씀이죠?

◆ 최서윤>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만나서 밥 한 끼를 먹고 나니까 더 가까워진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그냥 온라인 친구로만 남을 걸 그랬다, 이렇게 좀 후회되는 케이스들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최서윤> 저는 그런 적 없는데 그분들이 생각하면 어쩌죠? 저는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 점은 없고 메뉴는 누가 정해요?

◆ 최서윤> 메뉴는 저는 호의까지도 베풀어주시는 분이 정하시도록.

◇ 김현정> 제일 비쌌던 메뉴는?

◆ 최서윤> 고기? 스테이크류, 고기.

◇ 김현정> 스테이크. 스테이크도 써셨어요?

◆ 최서윤> 사주신 적이 있고요. 떡볶이 같은 것도 같이 먹고 이랬습니다.

◇ 김현정> 저렴했던 메뉴로는 떡볶이도.

◆ 최서윤> 네, 학식같은 것도. 학생식당요.

◇ 김현정> 학생식당을 줄여서 학식이라고 그래요?

◆ 최서윤> 그렇습니다. 대학가 근체에서 식사하면 가격이 저렴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최선윤 씨, 결론적으로 한달간 밥을 먹어보니까 가장현실에서 만난 사람들과도 오프라인에서와 같은 그런 깊은 친구 사이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답이 좀 서서히 잡혀가는 것 같나요?

◆ 최서윤>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을 해요. 실제로 일단 만났다는 것,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 얘기를 듣고 같이 밥을 먹으면서 친밀감을 나눴던 그 순간을 공유했다는 것은, 서로의 삶에 다른 점들을 찍은 것이고 그 점이 다른 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사실은 우리가 SNS 상에서 친구를 사귀면서 인터넷 채팅을 하면서 사귀면서 라든가 굉장히 우리 인간 관계 사이가 가벼워졌다는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 최서윤> 우리가 서로 다 연결하여 있는 존재라는 것을 사람들이 많이 잊는 것 같아요. 정말 서로에 대한 마음의 교환도 있을 수 있고 또 상대가 어떤 삶을 사는지 그 맥락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이 실험이 그런 거에 대한 환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누구나 궁금했지만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참 기발한 실험에 도전하신 분입니다. 마지막 결론이 굉장히 궁금해지는데요. 최서윤 씨. 이왕이면 1년 다 성공하시고, 그 결론 가지고 한 번 더 모실게요.

◆ 최서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귀환 시간 고맙습니다.

◆ 최서윤> 감사합니다.

◇ 김현정> SNS 친구들과 밥 한 끼 먹기라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하신 분이에요. 월간 잉여의 편집장 최서윤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