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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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빈 (‘홀딩 파이브’ 앱 개발한 여고생)
여러분은 고민이 생기면 누구와 상의를 하시나요? 혹시 가족과 친구에게도 말하기 망설여지는 그런 고민이 생길 때는 어떻게 하십니까? 최근에 한 청소년이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스마트폰 상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화제입니다. 출시 한 달도 안 돼서 벌써 3,000명 넘는 사람들이 이 앱에 모여들었다는데 특히 이 여고생은 이런 앱을 꼭 만들 수밖에 없었던 어떤 특별한 사연이 있다고 하네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 앱의 기획자, ‘홀딩 파이브’를 기획한 여고생 구미에 사는 고3 학생이에요. 김성빈 양 연결이 돼 있습니다. 성빈 양 안녕하세요?
◆ 김성빈>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막연히 고민 상담 애플리케이션이다, 이렇게만 소개를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는 애플리케이션인가요?
◆ 김성빈> 누구나 들어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또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공간이고요. 이제 우리들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하자라는 취지로 만든 그런 청소년 희망 어플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익명으로도 글 쓸 수 있고, 내가 이런 고민이 있습니다라고 글을 쓰면, 그 밑에 친구들이 서로 서로 댓글을 막 달아주는 거예요?그 댓글 역시 익명으로 달아도 상관없고.
◆ 김성빈> 네.
◇ 김현정> 사실은 저도 인터뷰 하기 전에 들어가 봤거든요. 그랬더니 10대가 아닌데 저도 가입이 되더라고요?
◆ 김성빈> 제가 처음에 이걸 만들 때는 10대들을 위해서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 어플이 막상 알려지고 나니까 10대 청소년들은 물론이고요. 또 초등학생부터 부모님 연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들어오셔서 진짜 깜짝 놀랐거든요.
◇ 김현정> 부모님들도 댓글 달아주시고.
◆ 김성빈> 네.
◇ 김현정> 이름은 ‘홀딩 파이브’는 무슨 뜻이에요?
◆ 김성빈> ‘홀딩 파이브’는 제가 어플 이름을 고민하던 때에 아버지께서 ‘홀딩 이펙트’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 김현정> 그게 뭐예요?
◆ 김성빈> ‘홀딩 이펙트’는 안아주기 효과인데요.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고 불안해할 때 어머니가 안아줌으로써 아기가 안정을 되찾는 그런 효과를 말해요.
◇ 김현정> ‘홀딩 이펙트’, 그럼 ‘홀딩 파이브’라는 건 여기서 파이브는 5분인가요?
◆ 김성빈> 네, 5분 맞고요. 어떤 사람이 자살을 하려고 하는데 그때 라디오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대요. 그 음악이 4분 58초였는데 그 음악을 듣고 자살을 하지 않았다는, 그런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평상시에 5분은 굉장히 짧은 시간이지만 위기의 5분은 진짜 골든타임이잖아요.
◇ 김현정> 정말 내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내 정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 누군가 위기에 처햇을 때 누군가 5분만 나를 안아주면 그것은 생명의 손길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의 ‘홀딩 파이브’.
◆ 김성빈> 맞아요.
◇ 김현정> 지금 그 상담 글들은 얼마나 올라오나요?
◆ 김성빈> 대략 70에서 80건 정도 올라오고 있고요. 그만큼 지금 아이들이 많이 힘들다고 하는 거 같아요.
◇ 김현정> 사실은 이 어플리케이션을 모든 학생들이 다 하는 것도 아닌데 7, 80개의 글이 매일 올라온다는 건 상당히 많이들 고민을 하고 있다는 얘기고, 또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댓글들이 활발히 붙어야 이게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거 아닙니까? 댓글은 많이 붙어요?
◆ 김성빈> 거의 한 10개나 15개나 이 정도 붙고 있어요.
◇ 김현정> 성빈 학생, 그런데 지금 고3이잖아요. 고3이면 수능공부하기도 바쁠 텐데 어떻게 이런 애플리케이션 만들 생각을 했어요?
◆ 김성빈> 사실 제가 고1 때 왕따를 당했어요.
◇ 김현정> 직접 피해를 당했어요?
◆ 김성빈> 네. 그때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제가. 잘 아시겠지만 왕따를 당하면 친구가 주변에 없어져버려요.
◇ 김현정> 그렇죠. 그때는 무슨 이유로 왕따를 당했어요, 성빈 양?
◆ 김성빈> 그러니까 진짜 이유를 몰라요. 이유를 안 가르쳐줘요. 물어보지도 못하겠고 이걸 물어봤을 때 그냥 싫어라고 대답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때 제일 필요했던 게 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친구가 절실하게 필요했어요.
◇ 김현정> 누군가 내 고민을 들어준다는 그 느낌이 필요했군요?
◆ 김성빈> 네. 그래서 이걸 온라인에서라도 언제 어디서라도 즉시 응답해 줄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까 그게 스마트폰 어플이 딱 적합한 거예요.
◇ 김현정> 그런데 성빈 양, 그걸 스마트폰 앱으로 만들 생각은 고3 학생이 쉽게 못했을 것 같은데. IT 쪽에 무슨 기술이 있어요, 성빈 양이?
◆ 김성빈> IT 기술은 없고요. 저는 단순하게 생각을 하고 이런 게 IT기술 이런 걸 생각을 못하고 이게 어플을 만드는 회사가 있어요.
◇ 김현정> 제작업체들이 있죠.
◆ 김성빈> 거기에 제가 의뢰를 한 거고 거기서 기술을 이용해서 그분들이 만들어주시는 거고요.
◇ 김현정> 그런데 의뢰를 하더라도 돈이 필요하잖아요, 제작비.
◆ 김성빈> 제가 많이 기획을 하다 보니까 많이 쌓여서 양이 많을수록 값이 올라가더라고요. 그때는 한 5,000만 원 정도 견적이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견적이 5,000만원, 그러면 견적만 보고 깜짝 놀라서 그만뒀을 것 같은데.
◆ 김성빈> 견적만 보다가 그분들이 3,000만 원까지 해 주실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깎아주셨어요, 이분들이. 이거 정말 좋은 의도구나 생각을 해서 일단 기술자 제작하시는 분들이 3, 000만 원 깎아주시고.
◆ 김성빈> 그런데 이제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반대를 하셨어요. 그런데 이제 돈이랑 관련되어 있다 보니까 부모님께 더 이상 말씀드릴 수 없겠더라고요. 제가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그때 너무 하고 싶었고 제가 너무나도 간절했기 때문에 학습지 회사 회장님께 편지를 보냈어요.
◇ 김현정> 학습지 회사의 회장님한테 직접, 이메일을?
◆ 김성빈> 네, 그런데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어요.
◇ 김현정> 답장은 안 왔습니까? 어떻게 했어요, 그래서 그러면 거기서 좌절할 법도 한데.
◆ 김성빈> 마음 한쪽에 이 어플이 남아 있다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어요.
◇ 김현정> 올 봄에.
◆ 김성빈> 그때 많은 청소년들이 정신적으로 혼란을 겪게 되었잖아요. 그때 제가 아버지께 ‘아빠, 만약에 이 어플이 있었더라면 지금 이렇게 힘든 아이들이 좀더 빨리 치유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 어른들은 항상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정작 우리가 필요할 때는 어른들이 안 계시지 않냐’. 그때 제 말이 이제 아버지를 많이 생각하게 한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버지의 마음을 울린 거군요, 그때. 이게 돈이 문제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아버지가 하게 되신 거군요.
◆ 김성빈> 네.
◇ 김현정> 김성빈 양, 주로 어떤 사연과 고민들이 요즘은 많이 올라옵니까?
◆ 김성빈> 아무래도 학교폭력에 관한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고요. 또 이성문제, 외모 문제.
◇ 김현정> 그중에서도 우리 성빈 양 마음에 가장 깊은 남은 어떤 사연이 있다면?
◆ 김성빈> 학교 폭력으로 인해서 몸에 자해까지 하면서 자살을 생각하는 아이가 있어요. 그 아이는 누군가가 자기 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대요. 그런데 이 ‘홀딩 파이브’에 자기의 글을 올리고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 주고 또 진심으로 조언을 해 주셔서 힘을 얻고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하는 글이 생각나요.
◇ 김현정> 조그마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애플리케이션이 많은 청소년들을 살리고 있는 셈이네요. 정말 그럴 때 뿌듯하겠어요, 보람을 느끼겠어요. 이제 내년이면 대학교 들어가는데 우리 성빈 양 꿈은 뭘까 궁금합니다.
◆ 김성빈> 제 꿈은 요즘 사회가 갈등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그 갈등을 소통을 통해서 조정할 수 있는 그런 유능한 커뮤니케이터가 되고 싶어요.
◇ 김현정> 꼭 훌륭한 소통전문가가 돼서 우리 후배 청소년들에게, 나아가 사회에 큰 힘이 되어 주시기를 기대할게요.
◆ 김성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금은 주어진 학업도 열심히 해야 됩니다.
◆ 김성빈> 네, 열심히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정말 똑소리 나는 청소년입니다. 김성빈 양, 오늘 고맙습니다.
◆ 김성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홀딩 파이브’라는 청소년 고민상담 앱을 만든 청소년입니다. 김성빈 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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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목) 학교폭력 막을 앱 개발 고3학생 "소통전문가 되고싶어요"
201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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