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5(금) 떡 명가 "형광빛 도는 송편은 먹지마세요"
2014.09.05
조회 129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대로 (떡집 5부자 중 장남)

오늘은 그냥 금요일이 아니라 추석연휴를 문턱에 둔 황금같은 금요일입니다. 빠른 분들은 벌써부터 고향 내려갈 채비하고 계실 텐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오늘 아침 전국에서 가장 분주한 곳을 연결할까 합니다. 바로 떡집입니다. 추석 대목 앞두고 떡집들이 굉장히 바쁜데요. 특히 우리가 연결할 이 곳은 그냥 떡집이 아니고 우리나라의 최연소 떡명장이 있고 아들 4형제가 아버지와 함께 대를 이어서 떡을 만드는 곳입니다. 5부자가 만드는 떡집의 장남 최대로 씨 연결을 해 보죠. 최대로 씨 안녕하세요?

◆ 최대로>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굉장히 바쁘신데 시간 내주신 거죠? 어느 정도나 바쁘세요?

◆ 최대로> 저희가 밤 10시부터 한번 쉬지도 않고 일을 하고 있고요.

◇ 김현정> 이렇게 명절 앞두고는 밤을 새시는 거에요?

◆ 최대로> 거의 며칠 전부터는 밤에 잘 시간도 없어서 돌아가면서 자고 있고요.

◇ 김현정> 화장실 갈 틈도 없고?

◆ 최대로> 네, 화장실도 갈 수가 없습니다. 절대 화장실 가면 안 됩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절대 가면 안 됩니까? 추석 대목에서 도대체 떡을 어느 정도나 만드시는데요?

◆ 최대로> 하루에 송편이나 떡들 다 같이 합쳐서 1000kg~2000kg 가까이 나가니까요.

◇ 김현정> 1000개가 아니라 1,000kg~2,000kg나요? 그것을 그러면 개수로 대충 따지자면 몇 개쯤 되는 거예요?

◆ 최대로> 개수는 제가 세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는데 1kg에 50알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 김현정> 5만개쯤 되네요. 대단합니다. 당연히 주문 1등은 송편이겠죠?

◆ 최대로> 네, 송편이 제일 많이 나가죠.

◇ 김현정> 그럼 송편 다음으로 이 시즌에 제일 많이 나가는 떡은요?

◆ 최대로> 저희는 시즌 상관없이 '단호박소담떡'이라고 동생이 상 받은 떡이 있는데 그걸로 유명해서, 추석일지라도 송편 다음에는 그 소담떡이 제일 많이 나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집을 보니까 아버님이 계시고 아들 4명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그 떡집을 운영하는 5부자 떡집이네요. 그러면 실례지만 우리 장남 최대로 씨는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최대로> 서른셋입니다. 82년생입니다.

◇ 김현정> 82년생. 밑에 동생 분들은요?

◆ 최대로> 85년, 87년, 89년이렇게 있어요.

◇ 김현정> 어려서부터 그러면 우리 4형제가 똘똘 뭉쳐서 아버지의 뒤를 잇자 이렇게 결심을 하셨던 거예요?

◆ 최대로> 아니요, 셋째 동생이 14살 지나면서 떡집일을 시작했고요. 막내가 17살부터 떡집일을 시작하고 제가 시작한 것은 3년 정도 됐어요.

◇ 김현정> 장남인 최대로 씨가 제일 늦게 시작하셨네요?

◆ 최대로> 저는 여기서는 명함도 못 내밀죠.

◇ 김현정> 가장 허드렛일 해야 되는 겁니까? (웃음)

◆ 최대로> 네, 지금 허드렛일 하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러면 아무래도 최연소 명장인 동생 분이 제일 수장이겠네요?

◆ 최대로> 네, 동생이 최고죠. 셋째동생이요.

◇ 김현정> 이렇게 네 형제가 모여서 일을 하면 의견충돌은 없습니까?

◆ 최대로> 충돌이 있을 수는 없어요. 서열이 정확해서.

◇ 김현정> 서열이 졍확하게 안 지켜지면 일이 잘 안 굴러가나요?

◆ 최대로> 그러지 않을까요? 바쁠 때는 군대시스템, 계급주의로 일하죠. 나이주의가 아니고 떡집 들어온 순서대로 명령하에 맞춰서 그냥 일을 하면 제일 빨리빨리 굴러가기 때문에.

◇ 김현정> 그리고 떡집 문밖을 나오면 다시 순서는 나이순으로 제대로 정리가 되고요?

◆ 최대로> 그렇게 되기는 하는데 이게 약간 혼돈돼서 가끔씩 동생이 그냥 막 올라올 때도 있고. (웃음)

◇ 김현정> (웃음) 떡집 문 나왔는데도?

◆ 최대로> 네, 왠지 평소에도 셋째동생 말을 들어야 될 것 같고 그런 것도 있어요. 제일 일을 많이 하다 보니까.

◇ 김현정> 재미있네요, 떡집 사형제... 지금 다 같이 일하신 지가 3년이 된 건데, 그동안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 최대로> 저는 동생 명장됐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때 형님 기분은 어떠셨어요?

◆ 최대로> 제가 딸이 있는데요. 딸을 낳았을 때 만큼 너무 기쁘더라고요.

◇ 김현정> 이렇게 형제애가 좋기 때문에 이 떡집이 잘 굴러가는 거겠죠. 기왕에 떡 전문가가 나오셨으니까 제가 이것도 한번 여쭤봐야겠어요. 이번에 송편을 집에서 빚는 분들도 많이 계시거든요. 그런데 분들에게 송편 잘 빚는, 송편 잘 만드는 잘 찌는 조언을 해 주신다면?

◆ 최대로> 피와 소라고 그러죠. 그 비율이 한 2:1 정도?

◇ 김현정> 2:1 정도로요?

◆ 최대로> 피가 2고 소가 1이에요. 피랑 소가 합쳐서 한 15g~17g 정도 될 때가 먹기가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15g~17g 이건 어떻게 맞춰야 되나요? (웃음)

◆ 최대로> 대략 한번 만들어보면 그 정도 크기라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피가 마르기 전에 만드시고, 아니면 피를 만들면서 손을 자꾸 물에 적셔주는 게 좋고요.

◇ 김현정> 맞아요. 중요한 점을 지적해 주셨네요. 피가 마르지 않게 손에 물을 묻혀가니까 빚는 것... 그리고 떡을 집에서 만들 여력이 안 돼서 사러 갔을 경우에, 사실 떡집 가면 그 송편이 그 송편 같아요. 좋은 송편은 어떻게 고르나요, 겉모습만 보고도 알 수 있나요?

◆ 최대로> 일단 하얀색 송편은 빛깔이 좋은 걸로 고르세요, 밝은 빛깔 쌀이 좋은 쌀이거든요. 쌀이 오래될수록 어두워져요. 그래서 하얀 빛깔이 강할수록 햅쌀 위주, 좋은 쌀 위주라서 빛깔이 하얀 것들이 좋은 송편이고요. 다른 색이 있는 송편들, 형광빛이 나는 그런 빛깔들이 아니라 자연적인 색깔이 나는 빛깔 송편들이 좋은 것들입니다.

◇ 김현정> 자연적인... 형광빛이 나는 송편도 있어요?

◆ 최대로> 색소 쓰시면 형광빛이 돌아요. 그래서 예를 들어서 호박을 넣는 호박송편을 봤을 때 단호박을 직접 넣으면 단호박 색깔이 나오는데 단호박 색소나 단호박 가루 같은 것을 넣으면 좀 빛깔이 좀더 밝아요. 어두운 빛깔이 더 자연적인 느낌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좋은 송편은 색깔을 보고 구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떡집 이어가고 있는 젊은 4형제의 장남이세요. 이 떡집은 정말 목표가 왠지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떤 꿈 가지고 계세요?

◆ 최대로>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전통을 이어가는 측면에서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동생은 옛날 조선시대나 고려시대 고(古)조리서들을 연구해서 여러 가지 떡들, 옛날 전통떡을 복원하고 있는 중이고요. 저는 경희대 한의학 석사 과정에 있는데 한약 재료들 같은 거랑 떡이랑 아무래도 일맥상통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같은 전통 음식이라는 점에서. 그런 부분을 같이 좀 맞춰서 개발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힘내시고요. 추석 잘 보내시고요. 바쁘실수록 건강 잘 챙기셔야 됩니다. 1년 중에 가장 바쁜 날 인터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최대로> 감사합니다.

◇ 김현정> 5부자가 운영하는 떡집의 장남입니다. 최대로 씨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