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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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0(금) 허웅 "내일 아빠 허재와 첫대결..엄마는 저를 응원"
2014.10.10
조회 140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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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허웅 (농구선수, 허재 감독 아들)

최근 인천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고 프로야구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인 종목이 하나 있죠. 바로 내일 개막하는 2014-2015 남자프로농구입니다. 그런데 시작을 하기 전부터 벌써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가 한 명 있습니다. 바로 원주동부의 허웅 선수입니다. 허웅,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죠. 이 허웅 선수의 아버지는 바로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 농구계의 거장 KCC 허재 감독입니다. 지금까지 허웅 선수가 대학에서 뛸 때는 아버지하고 마주칠 일이 없었는데 올해 프로농구에 데뷔를 하면서 이제 부자가 만날 일이 생긴 거죠. 그냥 만나는 정도가 아니라 첫 시합부터 부자 대결입니다. 내일 부자 대결을 앞둔 원주동부 프로미의 허웅 선수,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납니다. 허웅 선수 안녕하세요?

◆ 허웅>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 허웅 선수 연대 3학년생이네요? 그러니까 1년 빨리 프로에 진출한 거예요?

◆ 허웅> 네. 남들보다 1년 빨리 동부 프로미에 입단했습니다.

◇ 김현정> 고민은 있었겠어요. 부담도 되고?

◆ 허웅> 당연히 준비가 좀 덜 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1년 더 빨리 남들보다 적응한다는 생각으로 미리 입단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어떻게 보면 부담감을 안은 채 큰 결정을 하고 프로 선언을 했는데, 그런데 첫 상대가 KCC 아버지 팀이에요. 기분이 어때요?

◆ 허웅> 제가 내일 시합에서 뛸지 안 뛸지는 확실히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버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KCC 프로감독님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할 일을 찾아서 열심히 시합 뛰려고 생각 중이에요.

◇ 김현정> (웃음) 프로의 세계는 역시 냉정한데요?

◆ 허웅> 네. (웃음)

◇ 김현정> 듣고 보니까 당연한 얘기예요. 그분이 아버지가 아니라 그때는 그냥 상대팀, 라이벌 팀의 감독일 뿐인 거지 그럼 어떻게 아버지팀이라고 봐줄 수도 없는 거고. 당연하네요.

◆ 허웅> 네.

◇ 김현정> 아버님은 뭐라고 그러세요, 허재 감독은?

◆ 허웅> 아버지도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아들이 아닌 이제 동부 선수로서 생각하시는 것 같고, 농구에서만큼은 그런 생각을 안 하기로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서로 약속을 했어요? 우리 서로 봐주는 것 없다, 우리는 프로다, 너도 프로고 나도 프로고?

◆ 허웅> 네.

◇ 김현정> 그래도 막상 경기 끝나고 나면 조금 집안 분위기가 서늘해지는 건 아닐까요?

◆ 허웅> 없지 않아 그런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래요, 재미있습니다, 허웅 선수. 허웅 선수는 농구공을 제일 처음 잡은 게 언제입니까?

◆ 허웅> 중학교 1학년때 잡았어요.

◇ 김현정> 중학교 1학년이면 그렇게 빨리 잡은 거 아니네요?

◆ 허웅> 네, 남들보다 한 2, 3년 더 늦게 잡았는데...

◇ 김현정> 그러면 아버지가 일부러 어렸을 때부터 시키지를 않으셨던 거고, 중학생 때 ‘아빠, 저 농구할래요’ 라고 말씀드렸을 때, 그때는 뭐라고 하셨어요?

◆ 허웅> 아버지는 반대하셨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너무 힘든 걸 아버지도 다 경험하시고 겪어봤으니까. 그래서 반대를 하셨는데 제가 굳이 계속 하겠다고 해서 포기하신 것 같아요.

◇ 김현정> 어떻게 설득하셨어요?

◆ 허웅> 그냥 농구가 계속하고 싶어서 농구공만 잡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버지가 그거 보시고 운동하려면 끝까지 똑바로 해라 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 김현정> ‘웅아, 너 정말 그렇게 하고 싶으면 그럼 제대로 해. 제대로 할 거면 내가 밀어줄게’ 이렇게?

◆ 허웅> 네, 그런 식으로 말씀을 하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오케이를 일단 한 이상 아마 허재 감독 성격상 아들이 정말 제대로 악착같이 열심히 하기를 바라셨을 텐데. 그래서 좀 무섭게 가르치거나 이러지는 않으셨어요?

◆ 허웅> 처음에 농구했을 때는 그냥 즐겁게 취미생활로 중학교 때 농구를 시작했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하려면 농구 그만두라고,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해서 그때부터 정신차리고 남들보다 일찍 나가서 운동하고, 새벽운동 나가고. 그때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원래 경기할 때는 허재 감독님이 눈에서 막 레이저가 나오는 스타일이든요. 아들한테도 그러세요?

◆ 허웅> 아버지한테 농구 같은 것은 잘 안 배우고요. 그냥 아버지는 항상 자신감을 심어주는 편이세요. 그래서 말로, 항상 통화로 자신감 심어주시는 게 많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왜 안 가르쳐주세요?

◆ 허웅> 아버지도 바쁘시고 선수들 가르쳐야 되는데...(웃음)

◇ 김현정> 역시 냉정하시네요, 프로의 세계는. 그래도 마음으로는 늘 아들 뒤에서 든든하게 응원하고 계실 거예요. 안 보는 듯하면서 바라보는 게 아버지시고, 부담이 될까봐 관심 없는 척하면서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 아마 아버지 허재 감독님일 겁니다. 제가 잠깐 생각해 봤는데 사실 대한민국에서 아버지 별명이 농구 대통령이잖아요. 농구 대통령의 2세로 태어나서 사는 게 피곤할 것 같다, 이런 생각도 좀 들어요. 어때요?

◆ 허웅> 그냥 농구 시작할 때부터 항상 그런 수식어가 붙었어요, 저는. 그냥 뭐만 해도 아버지의 그늘 안에서 항상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번 제가 드래프트 할 때 소감을 아버지 이름을 떨치고 제 이름으로 당당하게 프로에서 제 가치를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는데. 프로에서만큼은 아버지 허재의 아들이 아닌 허웅으로서의 제 가치를 증명해 보일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있는 것 같아서 프로에서는 열심히 하려고 생각중이에요, 더.

◇ 김현정> 제가 듣기로는 그래서 더 악착같이 연습한다고 들었어요. 슛을 하루에 천개 연습했던 적도 있다면서요?

◆ 허웅> 대학교 2학년 때 코치님께서, 신장이 작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빠르고 정확해야 된다고 말씀하셔서 그때부터 슛 연습을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2학년 때.

◇ 김현정> 악착 같은 근성, 이 부분은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네요, 정말. 허웅 선수, 꿈이 있다면요?

◆ 허웅> 제가 빨리 팀에 녹아들어서 팀 성적이 올라갔으면 하는 게 일단 제 바람이고. 당연히 신인이기 때문에 신인상을 받는 게 목표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우선은 첫 경기, KCC와의 경기를 이겨야 되는데 이길 자신 있어요?

◆ 허웅> 당연히 지지 않을 거고요. 꼭 이기고 싶어요.

◇ 김현정> 그나저나 어머님은 어느 팀 응원하셔야 되는 거예요?

◆ 허웅> 어머님은 당연히 아들 응원하시지 않을까...

◇ 김현정> (웃음) 당연히 아들입니까?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세요?

◆ 허웅> 아버지는 많은 것을 이루셨으니까. (웃음)

◇ 김현정> 어머님 그렇게 말씀도 하세요? ‘웅아, 내가 응원은 너 할게’ 이렇게?

◆ 허웅> 항상 어머님이 동생이랑 제 경기를 항상 하루도 빠짐없이 따라다니셔서.

◇ 김현정> 그럼 아들이네요, 그럼 아들 경기 응원할 것 같습니다, 어머님도. 허웅 선수, '허재 감독의 아들 허웅'이 아니라 이제 '허웅 선수의 아버지 허재', 이렇게 소개가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허웅>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열심히 뛰세요.

◆ 허웅>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내일 개막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허재 감독의 아들 원주 동부 프로미에 허웅 선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