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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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새 음반으로 뭉친 '더 클래식'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광진 (가수)
요즘은 가요계의 트랜드를 바로 반영하는 게 음원 순위죠. 보통 이 차트는 으레 아이돌들이 점령하는 거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요사이 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이름이 종종 눈에 띕니다. '응답하라 90년대' 열풍과 함께 그때 그 가수들도 신곡을 속속 발표하고 있는 건데요, 그중에서도 저는 이분들의 컴백이 유난히 반갑습니다.
바로 더클래식! 마법의 성, 여우야, 동경소녀, 노는 게 남는 거야, 내 슬픔만큼 그대 행복하기를 등등등 정말 주목 같은 명곡들을 쏟아냈죠. 그리고 더 이상은 더클래식의 새 노래를 들을 수 없겠다... 생각을 했는데 무려 17년 만에 더클래식의 두 사람이 다시 뭉친 겁니다. '우리에겐' '종이피아노' 두 곡을 선공개 하고 활동을 시작한 더클래식의 김광진 씨 만나보죠. 김광진 씨 안녕하세요.
◆ 김광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솔직하게 말씀드릴까요? 제가 더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는 다시 앨범을 못 볼 거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더 반갑고 음악 팬으로서 고맙고 그러네요.
◆ 김광진> 저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마치 그 옛날 고향집에 돌아온 것처럼 더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음반을 내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사실 수년 전부터 했는데 그게 여의치 않아서 꾸준히 준비만 했는데 최근에 다시 또 이렇게 작업을 해서 작은 앨범이지만 새로운 음반을 내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17년 만에 누가 먼저 옆구리를 쿡 찌르신 거예요?
◆ 김광진> (웃음) 제가 옆구리를 콕콕 한 5년 전부터 찔렀는데요.
◇ 김현정> 5년 전부터 찔렀는데 이제 응답이 온 겁니까(웃음)?
◆ 김광진> 그게 저희 나이대쯤 되는 가수들은 다들 그런 얘기를 해요. 음반이 나와야 나오는 거다.
◇ 김현정> 나와야 나오는 거다?
◆ 김광진> 그게 아무래도 좀 자기 마음에 드는 곡이 나오지 않으면 녹음도 진행이 잘 안 되고요. 그러면서 이제 뭐 게으르기도 하고 좀 여유 있게 하게 되기도 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보통 앨범이 나오면 타이틀곡을 정하기 마련인데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이 따로 없다면서요?
◆ 김광진> 저희가 뭐 이렇게 홍보에 열심히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고, 그냥 여러분들께서 좋아해 주시면, 들어주시는 정도면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큰 욕심 없이 내신 거예요?
◆ 김광진> 욕심을 내도 뭐 욕심만큼 되는 거는 아닌 것 같고요(웃음). 그리고 어릴 적에는 이게 꼭 좋은 반응이 있어야만 한다는 그런 압박감 때문에 힘들기도 했는데 어느 날 그런 걸 깨달았어요, 정말 저희 노래가 단 5명에게라도 좋은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한다면, 그런 작품을 만들었다면 그걸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 김현정> 예, 17년 만에 뭉친 그룹입니다. 더클래식 김광진 씨,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첫 앨범이 1994년이었는데 김광진 씨는 그때도 이미 회사원이셨더라고요?
◆ 김광진> 제가 94년도에 '마법의 성'을 발표했을 때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하고 있었는데요. 그러니까 취직을 했는데 노래가 가요차트 1위를 차지하는 거에요. 그런데 또 근무시간은 다 지켜야 했고, 거의 잠 잘 시간이 없어서 점심시간에는 매일 탕비실에 가서 신문지 깔고 잤던 기억이 납니다.
◇ 김현정> 탕비실에 가서...(웃음).
◆ 김광진> 그랬어요.
◇ 김현정> 아니나 다를까 박용준 씨가 김광진 씨 첫 인상을 두고 '피곤한 회사원'이었다, 얼굴 보기 전에 들었던 김광진 씨의 음악하고 첫 인상이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다, 이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앨범, 지금 말씀하신대로 '마법의 성'이 대박이 났지요. 그때 버전이 두 개였습니다. 하나는 백동우 군이 부른 버전이 있었고 김광진 씨가 직접 부른 버전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어떤 버전이 더 인기가 많았어요?
◆ 김광진> 그 당시에는 역시 백동우군의 목소리가 중학교 2학년의 미소년이었는데 정말 여성의 목소리에 가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미성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분들이 백동우군 버전을 사랑해 주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천사 같았던 백동우 군은 요즘 뭐하는 줄 아세요, 혹시?
◆ 김광진> 최근에는 연락이 안 됐는데 몇 년 전에 한번 본 적이 있는데 이제 거의 30대 중반이 됐어요.
◇ 김현정> 아, 백동우 군이 '군'이 아니라 이제 '씨'가 된 거네요?
◆ 김광진> 제대를 하고 또 음악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납니다. 그런데 그렇게 음악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동안에도 증권회사는 계속 다니셨어요?
◆ 김광진> 네.
◇ 김현정> 왜 완전히 그만두지 않으셨어요? 마법의 성 수십만 장 나가고 그럴 때.
◆ 김광진> 그게 사실은 제가 마법의 성을 발표하기 전에 솔로앨범을 한 번 발표한 적이 있는데 그때 전혀 반응이 없었어요.아무 스케줄도 없었고 3개월 동안 가진 돈이 딱 50만 원이 있었는데 그걸로 3개월 동안 집에서 칩거하던 그런 기억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음반이 히트를 했는데 막상 회사를 그만두려고 하니까 겁이 나더라고요(웃음)
◇ 김현정> 겁이 나서...
◆ 김광진> 그래서 '갈 때까지 가보자' 그러고 음반 활동도 조금씩 틈내서 하면서 회사도 제가 거의 한 20년간 다녔어요.
◇ 김현정> 그런데 오히려 지금은 그만 두셨더라고요?
◆ 김광진> 네, 이제 할 만큼 한 것 같아서.
◇ 김현정> 할 만큼 한 것...
◆ 김광진> 직장생활을 20년 했으니까요, 이제는 좀 여유 있게 가족들하고 시간도 많이 보내고요. 아이들 학원 데려다 주는 게 제 주업무가 됐는데요.
◇ 김현정> 김광진 씨가 그 감성소년 김광진 씨가 이제 주 업무가 아이들 학교 데려다주고 학원 데려다주는(웃음)?
◆ 김광진> 그렇습니다(웃음).
◇ 김현정> 이제는 여유 있게 음악에 올인할 수 있는 상황이 됐네요, 정말로.
◆ 김광진> 예, 이제 좀 여유 있게, 주로 공연장에서 여러분들께 정말 완성도 있는 음악들 저희 더클래식 박용준 씨 함께 의기투합해서 멋진 음악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요 사이에 방송국에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많은데요. 거기서 더클래식 음악 그리고 김광진 씨 솔로음악들이 굉장히 많이 불려지는 거 알고 계시죠?
◆ 김광진> 네. 정말 깜짝 놀랐고요. 예전에 제가 발표했던 노래도 사실 반응이 없어서 ‘뭐가 좀 부족했었나’ 이런 생각도 했었는데 다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특히 버스커버스커가 불렀던 '동경소녀'는 다시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이랬어요. 물론 버스커버스커가 인기가 있어서 그랬겠지만 어쨌든 ‘내 노래가 그래도 예전에 괜찮았었나보다’ 이런 생각도 들면서...
◇ 김현정> 내가 1등 했을 때 만큼 기분이 좋습니까, 내 곡이 리메이크 돼서 1등이 돼도?
◆ 김광진> 그럼요, 기분이 좋았죠. 왜냐하면 이제 '동경소녀' 같은 경우에는 제가 2002년도 발표했다가 너무 반응이 없어서 너무 실망을 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그런 그게 있기 떄문에 집 나갔던 아들이 돌아온 것 같은 그런 생각들이 있었어요(웃음).
◇ 김현정> 더클래식 김광진 씨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공연도 곧 하세요?
◆ 김광진> 11월 15일, 16일 연세대학교 백양홀에서 더클래식 재결합 공연입니다.
◇ 김현정> 사실 한창 전성기에도 콘서트를 그렇게 왕성하게 했던 분들이 아니잖아요?
◆ 김광진> 그동안 이제 조금씩 공연을 하면서 노래가 좀 많이 늘었어요, 20년 동안에(웃음). 20년 전보다 노래는 조금 더 잘 합니다.
◇ 김현정> 너무 잘하시면 안 돼요(웃음), 김광진 씨는 약간 어수룩하게 부르는 그게 매력이에요.
◆ 김광진> 나름 굉장히 열심히 부르고 있는데요. 다들 그렇게 얘기해 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 순수함이 매력입니다. 김광진 씨, 박용준 씨 공연 굉장히 기대가 되고요. 저도 꼭 가겠습니다.
◆ 김광진> 너무 감사합니다. 꼭 초대하겠습니다.
◇ 김현정> 두 보물 같은 음악가의 재결합, 축하드리고요. 우리 가요계에 말 그대로 클래식으로 남는 곡들 많이 많이 만들어주세요.
◆ 김광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