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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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1(화) 201안타 서건창 "방출시켰던 감독님도 응원하실것"
20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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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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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선배님과 이름이 같이 오르다니.. 무한한 영광"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건창 (넥센 히어로즈 선수, 한 시즌 201 안타 기록)

한 시즌에 200개 이상의 안타를 쳤다? 프로야구 본고장 미국에서도 이런 선수가 올해 2명밖에 없을 만큼 대기록이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대기록이 최초로 나왔습니다. 이 기록을 세운 선수는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 선수. 야구팬이 아니라면 지금까지는 그리 익숙한 이름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서건창 선수는 연습생, 무명 선수 출신이죠. 연습생에서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기 때문에 지금 더 많은 박수를 받고 있는 그 사람,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겠습니다. 서건창 선수 안녕하세요?

◆ 서건창>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축하합니다.

◆ 서건창>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번 시즌에 친 안타가 정확히 201개네요?

◆ 서건창>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한 경기도 빠짐없이 매번 안타를 친 거예요?

◆ 서건창> 수치상으로는 그렇죠.

◇ 김현정> 그 전에 이 기록을 보유한 사람이 이종범 선수죠? 196개요.

◆ 서건창> 이종범 선배님 맞습니다.

◇ 김현정> 대선배인 이종범 선수의 기록을 깼다는 것에 대해서 더 영광일 것 같은데요. 기분이 어때요?

◆ 서건창> 어떻게 보면 한국 프로야구의 대선배님과 이름이 같이 오른다는 것 자체가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무한한 영광, 그러면서도 자랑스러운 생각도 들고요?

◆ 서건창> 그렇죠. 자랑스러운 부분도 조금 있죠.

◇ 김현정> 조금 죄송스럽기도 하고?

◆ 서건창> 아니요, 그 부분에서는...

◇ 김현정> 그건 아니에요?(웃음).

◆ 서건창>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이시기 때문에요.

◇ 김현정> 잘했습니다. 201개의 공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는 어떤 건가요?

◆ 서건창> 아무래도 199개, 200개 째 되는 안타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 200번 째 공은 딱 보는 순간 어땠나요?

◆ 서건창> 조금 부담감이 컸었는데요. 그런 부담감을 한 번에 떨쳐내는 느낌이라서요. 그 느낌이 가장...

◇ 김현정> 방망이에 공이 딱 맞는 순간, 시원하던가요?

◆ 서건창> 그냥 마음의 짐이 한 번에 날아가는 느낌?

◇ 김현정> 덜어지는 것 같은 느낌. 사실 저는 200번째 안타를 치고도 그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그다음 안타를 또 쳐내는 걸 보면서요. 저는 거기서 놀랐어요.

◆ 서건창> 저는 매 타석이 소중하고 개인적으로는 시즌 첫 타석이나, 마지막 타석이나 항상 똑같은 마음가짐이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 김현정> 참 듣던 대로 대단한 마인드 컨트롤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했는데요. 그나저나 우리 서건창 선수 별명이 서 선생님이였다가 최근에 서 교수님 된 거 아세요?

◆ 서건창> 주변에서 이야기해 줘서 알고는 있었습니다(웃음)

◇ 김현정> 어떻게 된 거냐 하면요. 댓글에서 팬들이 ‘서건창 왜 이렇게 잘해’ 이런 글을 보면서 다른 팬들이 ‘이렇게 잘하는 선수한테 서건창이 뭐냐. 서건창 선생님 하자’ 해서 선생님이라고 부르다가 아예 이렇게 대기록까지 세웠는데 이제는 교수님으로 불러야 된다.' 이래서 교수님이 된 거라면서요?

◆ 서건창> 전 그 부분은 몰랐었는데요. 팬들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연습생으로 들어왔다가 이제는 교수님 소리까지 듣게 된 소감, 다른 선수들보다 더 남다를 것 같아요. 우여곡절이 많았었기 때문에요. 어떻습니까?

◆ 서건창> 그런데 그 부분이 그래도 저한테 큰 도움이 됐고요. 지금에 있어서 많은 공부가 됐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오기까지요.

◇ 김현정> LG 1군에 들어가긴 했어요. 들어갔는데 삼진을 한번 당한 후에 방출됐던 거죠?그러고 나서 군입대. 제대하고 나서 다시 넥센의 신고 선수, 연습생 선수부터 시작을 한 겁니다. 제가 그 상황이었으면 솔직히 자존심 상해서라도 다른 길을 갔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 고민은 안 들었어요?

◆ 서건창> 제가 그 당시 자존심보다는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왜 나를 몰라주지, 나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잘할 수 있는데 이런 야속한 생각, 세상에 대한 야속함은 없었어요? 솔직히?

◆ 서건창> 언제인가는 저에게 그런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을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죠.

◇ 김현정> 오히려 이게 약이란 생각으로. 내가 언젠가는 보여주리라, 꼭 보여주리라 다짐하고 이 악물고 뛰었는데, 이렇게 보란 듯이 해냈습니다. 그때 방출했던 팀이나, 그때 감독님이 보시면 어떤 생각하실까요(웃음)?

◆ 서건창> 글쎄요. 뒤에서 더 응원을 해 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때 괜히 놓쳤다, 이런 생각하실까요?

◆ 서건창> 글쎄요, 이미 지나간 일이라서요.

◇ 김현정>서건창 선수, 이 악물고 버텨서 이렇게 소중한 결실들을 얻은 건데요. 누가 제일 좋아하세요?

◆ 서건창> 다 좋아해 주시지만 그래도 더 가족들이 가장 좋아해 주시고요.

◇ 김현정> 아시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서건창 선수의 뒤에는 늘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그러니까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신 거죠?

◆ 서건창> 제가 초등학교 때요.

◇ 김현정> 그럼 어머님이 그동안 하신 고생이라는 것은 말로 표현이 안 되겠어요.

◆ 서건창> 그렇죠. 정말 저 하나만 보고 뒷바라지 해 주셨는데요. 방출을 당했을 때도 항상 더 잘될 수 있다, 좋은 날이 분명 올 거라고 이런 부분을 저보다 오히려 더 실망 안 하시고 응원을 해 주셨기 때문에 제가 더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 분이 계셨기 때문에 지금의 대기록이 만들어지고 서건창 선수가 버틸 수 있었던 거겠죠. 그나저나 요즘 서건창 선수 타격을 한번이라도 보신 분들은 타격폼이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들 다 하셨을 거예요. 이름이 있더라고요. 배꼽타법 맞습니까?

◆ 서건창> 그 이름도 처음 듣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야 겠다고 해서 만들어진 폼이 아니라요. 연습과정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를 찾다 보니까 손 위치라든지, 웅크린 자세라든지 그런 부분이 가장 편안한 자세인 것 같습니다. 저한테는요.

◇ 김현정> 딱 그 폼을 잡은 순간 아, 이게 내 거구나 이런 느낌이 왔습니까?

◆ 서건창>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이미 다른 팀에서 타격폼을 벤치마킹한 선수가 있는 거 아세요? 두산의 정수빈 선수요. 특허를 받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 서건창> 아직은 우스갯소리로 그런 말은 해 볼 것 같은데요. 워낙 그 선수가 잘 하기 때문에요. 그 선수도 자기 거 찾는 과정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팀이 이제 플레이오프에는 진출을 했고, 최종목표는 한국시리즈일 텐데요.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가능할까요?

◆ 서건창> 저희가 작년에도 안 좋았지만 그래도 경험이라는 걸 해 봤고요. 그 경험이 올해는 큰 무기가 될 것 같고요. 선수단 자체가 분위기도 좋고 정말 한번 해보자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과는 다른 모습일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내친 김에 한국시리즈 진출해서 우승까지?

◆ 서건창>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서건창 선수 올해 다르거든요. 상승하는 기운이 느껴지는데 내친 김에 정말 우승 반지까지 응원하겠습니다.

◆ 서건창>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한 시즌 201 안타를 기록한 선수죠. 서건창 선수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