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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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돌고래 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 황현진 대표
최근 개장한 제2 롯데월드, 석촌호수 위에 둥둥 떠있는 고무오리 러버덕에 대한 관심이 뜨겁죠. 그런데 지난 주말에는 이 러버덕 못지않게 화제가 된 동물이 있습니다. 바로 흰고래입니다.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벨루가라는 흰고래 세 마리가 전시 중인데요. 귀여워서 화제기도 하지만 이 전시가 적합하지 않다면서 지금 환경단체들이 전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더 화제가 됐습니다. 화제는 화제인데 좀 안 좋은 화제의 주인공이 됐네요. 도대체 흰고래들의 전시를 왜 반대하고 나선 건지 직접 들어보죠. 돌고래 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의 황현진 대표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황 대표님, 안녕하세요?
◆ 황현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흰고래들 색깔이 하얗고 귀여운데요. 정식 명칭이 벨루가라고요?
◆ 황현진> 벨루가라는 이름은 러시아어로 하얗다라는 뜻인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벨루가는 하얗고 아주 귀여운 외모를 가진 고래입니다. 흰고래 벨루가는 북극의 카나리아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노래를 부르는 듯한 맑은 울음소리와 또 물 속에서 다양한 재주를 선보여서 수족관에서 선호하는 돌고래입니다.
◇ 김현정> 울음 소리가 카나리아 같아요? 정말 재미있는 고래고 귀여운 고래인데요. 그래서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도 그냥 들여온 게 아니라 아쿠아리움의 마스코트다라고 하면서 데려왔거든요, 그런데 전시를 당장 중단해야 된다, 이렇게 주장을 하셨어요?
◆ 황현진> 한국사회는 이미 지난해 서울대공원 제돌이의 야생방류를 통해서 고래류 전시가 얼마나 반생태적이고 비윤리적인지 깨달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화나 롯데 같은 대기업은 제돌이 방류 이후에도 시민들의 고래를 보호하자라는 목소리를 무시한 채 계속해서 수족관을 짓고 외국에서 수입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야생에서는 최장 40년까지 사는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서는 포획 트라우마나 스트레스로 갑자기는 죽는 경우가 많은데요, 국내에서도 최근 6년간 일본에서 수입한 큰돌고래 34마리 중 7마리가 수족관에서 갑자기 3개월 만에 아니면 길게는 3년 만에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듣기에는 무슨 불법 동물원이나 허술한 동물원도 아니고 아주 최신 시설의 깨끗한 수족관에서 제때제때 먹이 잘 넣어주고 관리자들이 세심한 케어해준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까지 고래들이 힘들어하나요?
◆ 황현진> 그러니까 롯데월드측이 우리는 전시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쾌적한 환경에서 고래를 키우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었는데요. 이 부분에서 대기업들이 야생동물들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배제된 인간 중심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 김현정> 그 자체가 인간중심적인 사고다?
◆ 황현진> 그렇죠. 2012년 여름에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는 특수 박테리아를 완벽하게 배양해 놓은 동양 최대의 수족관에 최고 수준의 전담 아쿠아리스트를 자랑하면서 고래상어 두 마리를 전시한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저도 제주 가서 봤어요, 굉장히 비싼 돈 주고.
◆ 황현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전시 중이던 고래상어 1마리가 폐사했고요. 또 나머지 1마리들도 시민 단체들의 요청으로 방류가 됐지만 곧 폐사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23m의 동양최대의 수족관이라고 했지만 사람들에게는 크게 느껴질지 몰라도 고래상어에게는 턱없이 좁은 공간이죠. 그래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수조 또한 수심 7m에 1,200톤이라고는 하는데 벨류가가 성체가 되면 5.5m에 이르고 몸무게가 1.5톤에 달합니다. 그래서 그런 벨루가들에게는 굉장히 좁은 거죠. 그리고 인간이 만든 그 어떤 환경도 야생동물들에게는 쾌적하고 좋은 환경이 될 수 없고요.
◇ 김현정> 아무리 우리가 넓게 한다고 해도.
◆ 황현진> 야생에서 잡혀와서 좁은 수조에 갇혀지는 것 자체가 폭력이고 학대가 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이것은 더 이상은 안 된다, 멈춰야 된다 이런 말씀이세요. 그런데 불법은 아니잖아요?
◆ 황현진> 롯데월드 측이 일단 합법적으로 들여왔다고 하는데요. 사실 환경부는 2009년에 아까 말씀드렸듯이 7마리의 돌고래가 폐사됐는데 그 와중에도 45마리에 이르는 고래 수입허가를 내줬습니다. 그러니까 합법적이라고 하지만 현재 환경부에는 신청만 하면 허가를 내주는 제대로 된 법적인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인 거죠.
◇ 김현정> 법 자체가 문제다, 이 문제제기를 하시는 거군요. 법 자체가 지금 문제다. 그런데 이런 얘기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어린이들의 생태학습도 하고 애들이 보면서 꿈도 키우고 이러려면 어쨌든 이런 수족관이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
◆ 황현진> 그런데 저희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중에 하나가 공룡이기도 한데요. 우리가 실제로 서 있는 공룡을 만난 적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도 살아 있는 고래류를 가둬놓고 아프고 질병에 시달리는 고래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야생에서의 진짜 고래들의 그런 생활습성이나 이런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 또는 책을 통해서 만나는 게 훨씬 더 교육적이고 생태 감수성을 길러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식으로 하지 왜 그 고래들 길이가 5m나 되는 고래를 수족관에 넣어놓고 이 아이들을 고문하고 있느냐, 지금 이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벨루가라는 흰고래는 특히 고래 중에서도 희귀한 건가요?
◆ 황현진> 원래 모든 고래류가 다른 해양생물에 비해서 번식률이 많이 낮은데요. 인간에 의해 과도한 포경과도, 해양생태계의 오염 지구온난화의 가중으로 거의 모든 고래가 멸종위기에 이르게 됐습니다. 지금 북극해 일대에 약 10만 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벨루가 역시 최근에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사회가 벨루가를 상업 포경을 허용하지 않는 종으로 지정을 했고요. 오직 일부 북극권에 사는 주민들에게만 좀 제한적으로 포획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 고래들인데 왜 이렇게 잡아놓고서 우리가 구경해야 되느냐 롯데월드 측에 답변이 있어요?
◆ 황현진> 답변은 딱히 없습니다.
◇ 김현정>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외칠 것은 외치겠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우리 청취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커다란 5m짜리 고래를 수족관에 넣고 전시하는 이 행위 합법입니다, 문제는 없습니다마는 법적으로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 오늘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황 대표님, 고맙습니다.
◆ 황현진>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래보호단체입니다. 핫핑크돌핀스 황현진 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