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7(월) 파생상품 피해자 "홍콩증시 어쩌고 하며.. 피같은 내돈을"
2014.10.27
조회 96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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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직원, 차라리 때려달라며..'황당'
- 원금보장 된다고 속여 소비자 피해
- 불완전판매 계속되는 현실 바꿔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성정순 (불완전판매 피해자),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요즘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까요, 정기예금 말고 다른 투자 상품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은행이 이 점을 이용해서 위험성 높은 상품을 가입하도록 권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문제는 그 과정에서 그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이른바 불완전판매가 많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어르신들과 가정주부의 피해가 크다는데요. 여러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2008년 금융위기 때 주범이 바로 이 고위험 파생상품이었습니다. 이러다가 그때처럼 정말 큰일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옵니다. 먼저 피해자 한 분을 연결을 해보죠. 피해자 성정순 씨 연결돼 있습니다. 성정순 씨 나와 계세요?

◆ 성정순> 네.

◇ 김현정> 안녕하세요.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십니까?

◆ 성정순> 동대문 쪽 식당에서 일하고 있어요. 작년에 제가 동대문 쪽에 있는 은행에 갔는데요. 9,800만 원이 통장에 있어서 정기예금을 하러 갔습니다. 그런데 은행 과장과 직원이 저를 VIP룸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정기예금에 넣으면 돈을 까먹는 겁니다. 이 상품이 VIP 고객한테만 주는 거고 단골 고객한테만 주는 상품이라서 사모님께서 1시간만 늦었어도 이 상품을, 좋은 기회를 놓칠 뻔했습니다. 아주 타이밍을 잘 맞추셨습니다.’ 하면서 저를 유혹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냥 무난하게 정기예금을 넣으려고 가셨는데요. 사모님, 이거 정말 1시간만 늦었어도 못할만한 상품이신데 잘 오셨네요, 하면서 새 상품을 권한 거죠?

◆ 성정순> 네. 저를 VIP룸에 데리고 들어가서 컴퓨터의 '컴' 자도 모르는 사람한테 홍콩증시가 어쩌니, 뭐가 어쩌니 하는데요. 제가 하도 불안해서 자꾸 물어보니까 거의 안정성이래요. 그렇게 무식한 아줌마를 꼬셔서 저를 손해보게 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생각하면 그 사람을 해고를 시키고 싶은 심정이에요.

◇ 김현정> 지금 너무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시니까 그냥 질문 하나 드렸는데도 술술 말씀을 하세요. 그러니까 그때 이자를 얼마나 받을 수 있다, 이건 어떤 식으로 설명을 했습니까?

◆ 성정순> 기억이 정확히는 안 나는데, 하여튼 원금에서도 손해를 보고요. 그 직원이 제게 사탕발림한 게 너무 괘씸해서 그 지점에 가서도 막 따졌어요. 그때도 그 직원이 저를 발로 때리고 차고 욕을 해서 분풀이를 하라는 거예요. 하지만 자기가 돈은 십 원짜리 하나 못 물어준대요.

◇ 김현정> 내가 십 원짜리 하나 물어줄 수는 없으니까 차라리 저를 치세요. 분풀이를 하세요. 이렇게 말을 할 정도로요?

◆ 성정순> 저한테 욕을 하든, 때리든 그렇게 해서 분풀이를 하라는 거예요.

◇ 김현정> 얼마나 손해를 보셨어요?

◆ 성정순> 손해는 뭐 그렇게 큰 건 아니지만, 그래도 괘씸하잖아요.

◇ 김현정> 결국 원금이 깎인 겁니까?

◆ 성정순> 그럼요. 원금에서도 좀 깎였죠. 이자도 한 푼 못 받고요. 식당에서 일해서 힘들게 번 돈을 갔다가 정기예금을 해놨으면 그래도 조금이라도 나은데요.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 속았잖아요. 그러니까 다른 분들도 절대 은행에 가서 속지 마세요.

◇ 김현정> 가입하셨던 상품이 결국은 뭐였던 건가요? 나중에 보니까요.

◆ 성정순> 저는 그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요. 무슨 특정금전신탁, 이런 식으로 해서 무슨 증권이더라고요.

◇ 김현정> 이름도 굉장히 복잡해요?

◆ 성정순> 아무것도 몰라요. 그런 것에 대해서요. 홍콩증시가 어쩌니 하면서 저를 유혹하더라고요.

◇ 김현정> 원금이 깎일 수 있다는 얘기는 안 했습니까?

◆ 성정순> 하긴 했는데 제가 불안해서 몇 번을 물어봤는데요. 그 통장에 돈을 넣어놓으면 까먹는 거래요. 이 통장에 옮겨야지... 그래서 저를 그렇게 막 유혹했어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식당에서 혼자 번 돈인데요.

◇ 김현정> 그 9,800만 원은 어떻게 모으신 돈이에요?

◆ 성정순> 식당에서 일해서 번 돈이에요.

◇ 김현정> 얼마 동안 모으셨어요?

◆ 성정순> 그건 창피해서 말 못하겠어요. 오랫동안 벌었어요.

◇ 김현정> 어느 정도나 모으셨기에 창피하다고... 한 20년 모으셨어요?

◆ 성정순> 네.

◇ 김현정> 그렇게 모으신 돈을 가지고. 쓸 거 안 쓰고, 먹을 거 안 먹고 모으신 돈을 가지고..

◆ 성정순> 진짜 그랬어요. 쉬는 날도 안 쉬고 막 일당 뛰고 그랬는데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을 가지고 정기예금을 하러 갔다가 뭔지도 모르는 유혹에 결국은 원금마저 손해를 보신 거예요.

◆ 성정순> 은행 직원들한테 속아서 그렇게 된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제가 힘내시라는 말밖에 드릴 수 없는 게 안타깝네요. 힘내시고요.

◆ 성정순>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동대문 쪽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의 이야기를 먼저 들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아주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는 겁니다. 전문가 만나보죠.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입니다. 조 대표님, 안녕하세요?

◆ 조남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우선 본론에 앞서서 한 가지만 여쭐게요. 앞에서 인터뷰한 이 식당 아주머니, 이런 경우에 구제받을 방법이 있습니까?

◆ 조남희> 일단은 저희가 그 당사자 은행에 공문을 보냈어요. 공문을 보내서 이에 관해서 해명을 하라고 했으니까요. 그 해명을 듣고 민원을 제기해서 불완전판매에 대한 부분을 분쟁조정이나 이런 걸 신청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신청해서 될 지 안 될 지는 두고 봐야 되는 거군요.

◆ 조남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도대체 파생금융상품이란 게 뭐기에 요즘 그렇게 많이 판매하고, 또 불완전판매도 많이 일어나는 거죠?

◆ 조남희> 파생금융상품이라고 하는 건 예를 든다면 환율이나 금리, 주가가 향후 움직임에 따라 변동되는 그러한 미래가치를 사고 판다, 쉽게 말하면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 김현정>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건 아니지만, 주식의 주가지수에 따라서 이자가 올라갔다 내려갔다가 잘못하면 원금손실까지도 갈 수 있는 거군요.

◆ 조남희> 그렇습니다. 미래가치를 사고 파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런 어려운 상품을 너무 쉽게 파는 금융환경이 이런 문제를 계속적으로 발생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불완전판매가 사실은 전에도 문제가 많이 되지 않았습니까? 특히 저축은행 사태라든지 이런 거 볼 때요. 그래서 규제가 많이 들어간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아니었나요?

◆ 조남희> 이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2008년 말에 발생한 금융위기 이후 2009년, 2010년, 2011년에 이러한 소비자 문제가 많이 발생하면서 보완을 한다고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보완을 한 것도 일부 어떤 영향은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품이 점점 더 그때보다도 어렵고 더 복잡해졌기 때문에 이런 피해는 계속적으로 발생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앞서 나온 그 사례 말고도 어떤 피해 사례를 접해 보셨어요?

◆ 조남희> 그러니까 중요한 건 불완전판매의 가장 큰 유형은 원금보장이 안 되는 데도 불구하고 원금보장이 되는, 마치 예금처럼 한다고 하는 것이나 아니면 중도해약을 하게 되면 손실이 있는데 중도해약을 하더라도 손실이 없는 것처럼 하는 거고요. 그리고 예를 들어서 만기가 보통 3년인데 1년인 것처럼 고객들을 오해시키는 경우가 있고요.

또 손실의 범위라고 하는 것이 예를 들어서 굉장히 크거든요. 100%가 될 수도 있고, 50%가 될 수도 있는데 지금 인터뷰한 피해자처럼 손실이 거의 없는 것처럼 얘기를 하다 보니까 고객들이 착각을 하고 또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가입하기 때문에 이렇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죠.

◇ 김현정> 우리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이거 원금손실 없습니다, 이런 얘기들을 종종 하잖아요.

◆ 조남희>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주가가 50% 떨어지지 않는 한 이건 안전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막연하게 그 안에 여러 가지 조건이 붙어 있는 건 모르고 표면적인 것만 단순하게 이해해서 결국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는 거죠.

◇ 김현정> 문제는 어르신이나 가정주부라든지 금융에 관심이 떨어지는 분들이 피해를 많이 봤거든요. 어떤 대안이 더 마련돼야 하겠습니까?

◆ 조남희> 지금 말씀드렸듯이 원금보장이라든지, 중도해지라든지, 만기라든지 아니면 손실률의 범위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보다 더 명확하게 설명해서 고객이 확실한 이해의 바탕 위에서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이냐, 또한 고객한테 적정한 규모의 투자냐, 이러한 부분만이라도 고객에게 제대로 인식시키는 판매방법이 강구되지 않으면 이런 피해는 계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금융환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고객들한테 왜 그걸 미리 챙기지 못했습니까, 이렇게 얘기하기에는 이건 너무 아니라는 거죠. 먼저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될 부분들은 법으로 규제해서 설명을 시키도록 유도를 해야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

◆ 조남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금융소비자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