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23(목) "여자 비명소리에, 반사적으로 구해야 한다고 생각해"
2014.10.23
조회 118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준영 (성폭행범 잡은 시민, 헬스 트레이너)

고요한 신림동 주택가에 갑자기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2층 창가에서 한 여성이 살려달면서 울부짖은 건데요. 알고 보니 이 여성은 한 남성에게 붙잡혀서 성폭행 위험에 처한 상황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때 이 여성의 비명 소리를 들은 인근 시민들의 도움으로 여성은 극적으로 구조가 됐습니다. 1명도 아니고 무려 4명의 시민들에 이 여성을 구하러 맨발로 뛰어올라간 겁니다. 이 훈훈한 이야기 화제의 인터뷰에서 안 다뤄볼 수가 없습니다. 그 용감한 시민 중의 한 분이세요. 김준영 씨 연결을 해 보죠. 김준영 씨 안녕하세요?

◆ 김준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정말 용감한 일 하셨어요. 몸은 괜찮으십니까?

◆ 김준영> 따로 다친 건 없고요. 괜찮아요.

◇ 김현정> 그 여성분도 괜찮으세요?

◆ 김준영> 그날 봤을 때 일단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일단 많이 놀라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놀란 상황. 그렇군요. 잠시 사건이 일어났던 그날로 우리 시계를 한번 돌려보죠. 그러니까 여성의 비명소리를 언제 어떻게 들으신 거예요?

◆ 김준영> 제가 그날 친구랑 통화를 하고 있었어요. 친구랑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 김현정> 몇시쯤에요?

◆ 김준영> 정황이 없다 보니까 몇 시인지는 확실하게 잘은 모르겠어요, 4시~6시 사이 같아요. 그런데 그 친구랑 통화를 하고 있는데 ‘살려주세요’라는 소리가 들린 거예요.

◇ 김현정> ‘살려주세요’ 누가 ‘살려주세요’ 이런 소리가?

◆ 김준영> 네, 들렸어요. 창문을 열어봤어요. 소매치기인 줄 알았거든요, 맨처음에는. 그런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일단 옷방으로 가보니까 옷방에서 그 상황이 벌어진 거죠, 반대편 건물에서 상황이 벌어진 걸 알게 된 거죠. ‘살려주세요’ 이 소리가 제가 친구랑 통화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한테까지 들릴 정도였거든요, 그만큼 간절하고 큰 소리로 들렸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전화를 걸던 그 방에서 나와서 다른 방으로 건너방으로 건너가서 창문을 열어보니까 여성이 어떤 상태로 ‘살려주세요’ 하고 있던가요?

◆ 김준영> 일단 위급하게 창문에 매달려 계셨어요.

◇ 김현정> 창문에 매달려 있어요, 2층 창문에?

◆ 김준영> 그 여성분의 집이죠. 집이었고 여성분이 좀 위험한 상황이니까 일단은 이 상황을 벗어나야겠다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뛰시려고 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다리가 한쪽이 나와서 이런 식으로 걸쳐져 있더라고요. 범인이 잡고 있고.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 김현정> 범인이 이 여성 손 잡고 있고 여성의 발은 이미 한쪽 난간으로 한쪽이 나와 있고. 그걸 보고 어떻게 하셨어요?

◆ 김준영> 그걸 보고 위급한 상황이다 느껴서 일단 소리치고 ‘건들지 말라’는 소리를 치고 달려갔죠.

◇ 김현정> ‘건드리지 마, 움직이지 마’ 이러시면서.

◆ 김준영> 달려가게 됐죠.

◇ 김현정> 달려가셨어요? 방망이라든지 칼이라든지 뭔가 챙길 시간 없이 그냥 맨발로 맨손으로 막 달려가신 거예요?

◆ 김준영> 그 당시에는 위험한 상황이ㄹ고 인지할 틈도 없이 달려가야겠다라는 생각이 좀 들어서 일단은 갔죠.

◇ 김현정> 오로지 저 여성을 구해야 된다, 떨어지겠구나 이 생각만 하고 달려가신 거예요?

◆ 김준영> 그때는 머리로 느끼지를 못했어요, 그냥 몸이 그냥 갔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반사적으로 그냥 본능적으로.

◆ 김준영> 그렇게 말하니까 그런데 일단 그렇게 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서 앞집 여성의 방까지 올라가신 거예요. 문이 열려 있던가요?

◆ 김준영> 일단 저희 집이랑 담을 넘어야 그 여성분의 집에 갈 수 있어요. 그래서 일단 담을 넘고 실내 계단이 있어요. 올라가는 2층으로 계단이 그런데 일단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거리가 있는 상태에서 대치를 하게 됐죠, 그 상황에서.

◇ 김현정> 잠깐만요, 담 넘어서 실외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는데 그 와중에 범인하고 대치를 하게 됐어요?

◆ 김준영> 얼굴상으로 마주치게 됐죠. 건들리지 말라고 소리를 치고 이런 식으로 소리를 치니까 친구라는 식으로 침착하게 말 하더라고요. 범인이.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소리잖아요. 왜냐하면 나이차도 엄청나 보이는데 이게 무슨 친구라는 게 말도 안 되는데 헛소리하지 말라고 얘기하면서 올라가는 찰나에 옆집에 사시는 분 같은데 오씨라고 들어가신 것 같아요.

◇ 김현정> 다른 옆집에서 또 그 소리를 듣고 다른 남성분이 또 뛰어올라오신 거예요?

◆ 김준영> 그렇죠.

◇ 김현정> 들어가서 보니까 어떤 상황으로 놓여 있었던 건가요?

◆ 김준영> 그래서 일단 가보니까 오 씨라는 분이 이불로 여성분을 보호를 해 주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 김준영 씨보다 조금 더 먼저 왔던 옆집의 오 씨께서?

◆ 김준영> 그렇죠.

◇ 김현정> 이불로 감싸고 있는 건 왜 이불로 감싸고 있었던 거죠?

◆ 김준영> 아마 이게 상의나 하의가 탈의되어 있으니까 일단 사람들 올 수 있고 또 여성분이 많이 놀라셨으니까 오 씨께서 빨리 어떻게 해 줘야겠다 침착하게 그런 생각을 하셨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범인은 어디 있었고요, 범인은?

◆ 김준영> 그 찰나에 저는 딱 그 찰나에 들어갔던 것 같아요. 저는 이제 범인을 제압했죠, 범인을 잡아서 일단 침대쪽으로 눕혔어요.

◇ 김현정> 어떻게 제압을 하셨어요, 그 범인은 흉기 같은 건 안 들고 있던가요?

◆ 김준영> 흉기는 없었는데요. 나중에 누구인지는 모르겠어요. 어떤 분이 방 아래 그냥 떨어진 칼 하나 주으시더라고요. 원래 방에 있었던 것 같다고.

◇ 김현정> 칼이 있었고요?

◆ 김준영> 그리고 범인을 덮쳐서 침대로 눕혀 뒀어요.

◇ 김현정> 범인이 막 반항했을 때 텐데요?

◆ 김준영> 저는 체육쪽으로 나와서 그런지 그런 건 별로 신경을 안 썼거든요.

◇ 김현정> 원래 그러니까 조금 무술 같은 걸 하는 분이세요?

◆ 김준영> 아니요, 전혀 무술을 하는 게 아니고 하여간 체육쪽으로 나왔어요. 대학원도 지금 체육 대학원으로 지금 다니고 있어서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 분이시니까 들어가자마자 범인이다 싶으니까 침대쪽으로 확 눕히신 거예요?

◆ 김준영> 신고를 하라고 빨리 신고하라고. 그때 막 사람들이 올라오더라고요.

◇ 김현정> 잘하셨습니다, 김준영 씨.

◆ 김준영> 아니에요.

◇ 김현정> 이 상황 다 종료가 되고 나니까 정신 좀 차리고 보니까 내가 엄청난 일을 한 거구나 이런 느낌이 오던가요?

◆ 김준영> 잘 몰랐어요, 잘 몰랐는데 누군가를 위해서 그냥 이렇게 달려갔다는 것 그런 것에서 저도 좀 놀랐던 것뿐이지. 별로 생각은 잘 못 했어요.

◇ 김현정> 자랑스러워하셔도 됩니다, 김준영 씨.

◆ 김준영>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누구라도 다 그렇게 했을 거예요.

◇ 김현정> 누구나라도 다 했을 거라고 하시지만 사실은 우리 주변에 그렇게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남의 일에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거든요. 자기 혼자 살겠다고 수백 명도 버리고 도망가는 이런 세상에 남을 위해서 뛰어든 이분들, 정말 이분들이 진짜 천사입니다.

◆ 김준영> 저도 감사합니다.

◇ 김현정> 복 받으실 겁니다. 건강하시고요.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준영>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신림동에서 성폭행범을 손으로 제압한 용감한 시민입니다. 김준영 씨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