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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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5(수) 7대륙 최고봉 도전자 "산의 마력 때문에.. 사비털어 다녀"
2014.11.05
조회 104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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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영조'('세계 7대륙 최고봉' 도전)

요즘 가을이 깊어가면서 산에 오르는 분들이 많은데요. 여러분 가장 높은 산, 어디까지 올라보셨습니까? 각 대륙마다 가장 높은 산들을 모아서 7대륙 최고봉이라고 하죠. 4,800m부터 높게는 8,800m까지 솟아 있습니다. 이 최고봉들을 모두 정복하는 게 산악인들의 꿈입니다. 그런데요. 우리나라에서 이 세계 7대륙 최고봉에 모두 도전하는 산악인이 있어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전문 산악인이어도 화제일 텐데 이분은 평범한 직장인이세요. 만나보죠. 6개봉은 이미 올랐고 마지막 1개봉 등반을 앞두고 있는 분 손영조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손 선생님 안녕하세요?

◆ 손영조>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벌써 6개봉은 오르셨어요?

◆ 손영조> 네, 2011년 1월에 남극 최고봉 오르는 걸로 해서 6개봉은 이제 끝났습니다.

◇ 김현정> 딱 하나 남은 곳은 어디인가요?

◆ 손영조> 오세아니아에 칼스텐츠라고요. 인도네시아령으로 돼 있는 섬에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에서 7개봉을 모두 오른 분이 많지 않다고 들었는데 몇 분이나 계세요?

◆ 손영조> 엄홍길 대장님이랄지 오은선 씨랄지 돌아가신 박영석 대장님이랄지. 허영호 대장님. 이런 분들이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전문 산악인이라고 다 가보는 게 아니라 전문 산악인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의 분들만 다녀오신.

◆ 손영조> 그런 셈이죠.

◇ 김현정> 그래서 저는 손영조 씨도 당연히 전문 산악인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니시라면서요?

◆ 손영조> 저는 덕유산 국립공원에 근무합니다, 현재.

◇ 김현정> 산하고 영 관련 없는 분은 아니네요?

◆ 손영조> 네, 제가 직장을 사실은 기업체에 다니다가 산이 좋아서 당시에 1995년에 국립공원관리공단에 공채 시험 공고가 떠서, 어떻게 제가 잘 들어온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원래는 평범한 기업에 다니다가 산이 좋아서 산과 관련된 직장으로 옮긴 게 지금의 덕유산 국립공원. 대기업을 박차고 나올 정도로 그렇게 산이 좋으셨어요?

◆ 손영조> 제가 어렸을 때부터 남원에 살아서 지리산골에 자주 가기도 하고 산하고는 어렸을 때부터 관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릴 적부터 풀어놓으면 지리산 가서 도토리 줍고 있고. 산 소년. 산에 가면 뭐가 그렇게 좋으세요?

◆ 손영조> 글쎄요. 딱 꼬집어서 하나로 정의를 하기는 그래요. 마력에 빠졌다고 할까요. 마력 같은 것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산이 좋아서 가시는 것까지 좋은데 돈이 들지 않습니까? 전문산악인이면, 뭐 엄홍길 씨라면 스폰서라도 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실 텐데 어떻게 하세요?

◆ 손영조> 큰 스폰은 아니어도 주변에 아시는 분들이 조금씩은 도와줍니다, 항상. 그렇다고 해도 제 사비도 굉장히 많이 쓰였어요.

◇ 김현정> 한번 다녀오시려면 사비가 대체로 어느 정도나 들어요?

◆ 손영조> 산마다 다른데요. 이번 같은 경우는 한 개인비용이 한 1,600들고요. 남극 같은 데 갔을 때는 한 4,700? 에베레스트 같은 경우도 대원 3명을 데리고 가면서도 한 1억 2000 정도 이렇게 들고.

◇ 김현정> 결혼하셨죠?

◆ 손영조> 네.

◇ 김현정> 그러면 가족들은 뭐라고 항의 안 하세요?

◆ 손영조> 합니다. 매번 했어요. 매번 하면서 저희 와이프하고 사실 갈등도 많았어요, 가는 과정에. 그래서 제가 매번 과정에 갈등이 있어서 '안 되겠다, 이건 내 하나의 내 전체적인 목표로 한 번의 갈등으로 끝내자' 해서 세계 7대륙까지는 하겠다고 하면서 크게 한번 갈등을 겪고 부인이 그 뒤로는 좀 응원을 해 주죠.

◇ 김현정> 그냥 한 번으로 합의를 보셨군요. 7대륙까지는 해 달라. 세계 7대륙 7개봉. 마지막 봉을 앞두고 있는 도전자 손영조 씨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동네 뒷산을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아니고 대륙의 꼭대기산까지 오르는 것인데 위험한 적 없으셨어요?

◆ 손영조> 위험한 적 많았죠. 아무래도 가장 기억나는 게 매킨리에서의 위험성을 굉장히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해요.

◇ 김현정> 알레스카에 있는 매킨리봉 오를 때 그때 어떠셨는데요?

◆ 손영조> 눈이 한 번 내리면 1m, 1.5m 폭설이 내리고 그래요. 그날도 대기실에서 매킨리를 등반하러 전 세계에서 온 많은 대원들이 날씨 때문에 움직이지를 않는 거예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직장 휴가의 한계성이 있어요. 마냥 기다릴 수가 없잖아요.

◇ 김현정> 휴가받고 오셨는데.

◆ 손영조> 그래서 비행기표도 예약도 있고 그래서 나는 가야 되겠다 해서 갔죠. 가는 도중에 화이트아웃에 걸려서 배낭 깔고 앉아서 2시간 정도 기다렸어요, 길이 열리기를.

◇ 김현정> 온 세상이 하얗게 눈보라에 쌓이는 화이트아웃.

◆ 손영조> 앞이 분간이 안 보여서 진행을 할 수가 없어요.

◇ 김현정> 그럼 죽음의 위기까지 사실은 겪으신 거네요, 그때?

◆ 손영조> 거기서 계속 날씨가 안 좋으면 저도 살아돌아올 수 있는 확률이 적었는데 하늘의 도움이 있었죠. 날씨가 딱 열어지면서 길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대기실에 가서 갔다왔다고 하니 사람들이 안 믿는 거예요. 아무도 안 믿는 거예요.

◇ 김현정> 지금 들으시는 분들이 참 희한한 분이다 하실 만한 게 직장인이라 휴가는 딱 1주일, 2주일 정해져 있고 그 안에 나는 꼭 갔다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산악인들 다 지쳐서 다 못 간다 할 때도 나는 가야 된다 이러고 가셨어요. 정상에 깃발 한번 꼽는 것이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하기에.

◆ 손영조> 그래서 그 철학을 찾으려고 저도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항상 하고 다녀요. 그런데 아직도 정확한 철학을 못 찾고 있습니다, 지금.

◇ 김현정> 내가 왜 그럴까를. 그러면 그 정상에다 깃발을 딱 꽂는 순간 그때는 도대체 어떤 기분이 드시는데요?

◆ 손영조> 아침 일출 뜰 때 밑에 발 아래 18m 산들이 발 아래에서, 도리어 그 산들이 나를 우러러 봐줄 때 그때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 김현정> 쫙 해가 솟아오르는데 그 높은 봉우리들이 내 발 밑에서 잔잔잔잔 파도처럼 춤출 때. 그 기분. 그래요, 멋있네요. 그 매력에 또 오르고 또 오르고 이제 마지막 하나 남았습니다. 오세아니아 최고봉. 출국 언제 하세요?

◆ 손영조> 11월 11일 인천에서 합니다.

◇ 김현정> 다음 주 월요일이네요?

◆ 손영조> 네.

◇ 김현정> 떠나시기 전에 마지막 각오 한마디 해 주시죠.

◆ 손영조> 세계 7대륙을 14년에 걸쳐서 걸어왔습니다. 하나 남았는데 무사히 잘 갔다와서 아낌없는 마음으로 거기에 그동안의 열정 다 쏟아내고 거기에서 받은 느낌 다시 가지고 와서 여러분들한테 다시 한 번 좋은 메시지 전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김현정> 좋습니다. 7대륙까지만 약속하셨다 그랬잖아요, 사모님하고.

◆ 손영조> 산악인들이 좀 거짓말쟁이가 많죠.

◇ 김현정> (웃음)끝이 아니군요, 그러니까.

◆ 손영조>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아무쪼록 다녀오셔서 사모님하고 아내분하고 다시 한 번 잘 얘기해 보시기 바랍니다.

◆ 손영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7대륙 7개봉. 마지막 봉을 앞두고 있는 일반인 산악인입니다. 손영조 씨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