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5(수) "쇠파이프 50대, 고추덩어리 고문..참혹한 울산입양아 사건"
2014.11.05
조회 183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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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젓가락 장난쳤다고 무참한 구타
- 지속적 폭행이었단 이웃증언 잇따라
- 입양서류 조작, 가정 실사 불충분
- 상태 심각한데 방치..살인죄 충분
- 공개입양 활성화,입양시스템 개선要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남권 (울산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황옥경 (서울신대 보육학과 교수)

지난주에 전해 드렸던 울산 입양아 사망사건, 여러분 기억하시죠? 당시에 담당 형사가 출연을 했었습니다. ‘25개월 된 입양아가 병원에 실려와 숨졌는데 이상한 점이 있어서 어머니를 수사해 보니까 30cm짜리 플라스틱 자로 아이를 때렸다고 진술을 했다, 그런데 머리에 상처도 있고 온몸 여기저기에 상처가 많아서 더 수사를 해야 한다’ 그랬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요. 이 양엄마는 플라스틱 자가 아닌 75cm짜리 철제 파이프로 아이를 때린 거였고요. 게다가 이 양엄마의 폭행이 지속적이었다는 이웃들의 증언까지 새로 나왔답니다.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 여러분께 다시 정확히 전해 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오늘 담당형사를 다시 연결합니다. 울산지방경찰청 정남권 여성청소년과 과장님입니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 정남권> 반갑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아이를 때린 도구가 플라스틱 자가 아니라 쇠파이프였다고요? 어떤 파이프던가요?

◆ 정남권> 75cm짜리인데요, 그 용도가 옷걸이에 사용하는, 행거로 사용하는 그런 쇠파이프였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하반신에 길쭉한 멍들이 쭉쭉 가 있었다고 했는데 그게 다 쇠파이프 때문입니까?

◆ 정남권> 그렇습니다. 부검할 때 부검의의 소견이, 뭔가 둥그런 몽둥이 같은 걸로 30회 내지 50회 이상 맞은 흔적인 것 같다는 것이었는데요, 우리가 수사한 결과 행거로 밝혀졌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뇌출혈이었지 않습니까? 그건 어떻게 된 건가요?

◆ 정남권> 폭행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파이프로 폭행한 것 같은 흔적이 세 군데 나 있었고요. 또 아이가 폭행을 피하려고 하다가 넘어지면서 문과 방바닥에 머리를 찧은 그런 진술도 나왔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75cm 쇠파이프로 만 2세짜리 어린이를 30회에서 50회 이상 폭행했고, 그 과정에서 머리도 때리고,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다 때리고. 아이가 그걸 피하려고 하다가 문에도 찧이고 벽에도 찧이고 이랬던 거군요.

◆ 정남권>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폭행 도구가 쇠파이프만 있었습니까, 혹시 또 다른 도구도 있었습니까?

◆ 정남권> 폭행을 하고 난 다음에 고추를 가위로 썰어서 물에 타서 강제로 먹이고요..

◇ 김현정> 고추를 잘라서 물에 타서 2살짜리 아이한테 먹였다고요? 그건 왜 그랬다고 얘기를 하죠?

◆ 정남권> 본인 입장에서는 그것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냥 국에 들어가는 고추 정도가 있었다고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부검을 해 본 결과 고추 덩어리가 큰 게 나왔고.

◇ 김현정> 큰 고추예요?

◆ 정남권> 네, 고추가 우리 손톱만한 정도까지 크게 자른 것 같아요.

◇ 김현정> 어른 손톱만 한 고추 덩어리니까 국에 다져넣는 고추하고는 차원이 달랐다는 말씀이세요?

◆ 정남권> 그렇죠. 그리고 는 집에 있는 샤워기로 강제로 찬물샤워를 전신에 시킨 흔적도 나옵니다.

◇ 김현정> 도대체 만 2살짜리 아이가 뭘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그렇게 몽둥이질을 해댄 거죠? 그 엄마는 뭐라고 합니까?

◆ 정남권> 쇠젓가락을 전기 콘센트에 꽂아 넣는 그런 장난을 쳤다고 합니다.

◇ 김현정> 단지 그거 하나로요? 젓가락을 콘센트에 꽂는 장난, 굉장히 위험하지만 사실은 아이들이 종종 그러거든요. 그거 했다고 그렇게 때렸다고요?

◆ 정남권> 이웃 주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양모가) 몇 달 전부터 아이에 대해서 나쁘게 얘기를 했고, 아이가 우는 소리도 자주 들렸다고 합니다. 그런 증언들을 보면 평상시에도 그렇게 구타를 하거나 학대를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나쁜 말을 했다는 건 어떤 말을 했다고 하죠?

◆ 정남권> '애가 여기 오고 난 다음부터 되는 일이 없다'든지, '재수가 없다'든지, '자녀가 3명 이상이면 지원금 많이 나온다는데 돈도 얼마 나오지 않더라' 그런 금전적인 관계를 얘기를 한 게 있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친아이들이 이미 2명이 있는 상황에서 이 아이를 작년에 입양해서 총 아이가 셋인데, 지원금이 왜 이거밖에 안 나오느냐, 이런 넋두리요?

◆ 정남권> 그런 넋두리도 들은 사람이 있습니다.

◇ 김현정> 지난번에 형사가 나오셨을 때 ‘그 엄마가 아이 앞으로 보험을 2개 가입했다고 진술을 했는데 이건 실제인지 아닌지 확인 해보겠다’ 그러셨거든요. 혹시 확인이 됐습니까?

◆ 정남권> 네, 그런데 1개는 치아보험, 1개는 질병보험 이 두 가지고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해보험이나 몇 천 만 원씩 주고 하는 그런 보험은 없습니다.

◇ 김현정> 사실 보험 가지고도 많은 분들이 의심을 했었는데, 보험은 실비보험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거네요. 과장님, 저희가 지난주 의문을 품었던 부분이 또 하나 있습니다. 이 가정 부부가 별거 중이고 형편도 넉넉지 않아서 월세가 열 달치나 밀려 있고 각종 세금도 못 냈다고 하는데, 어떻게 작년에 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었는가. 이 부분이었는데요, 조사가 좀 됐습니까?

◆ 정남권> 아이를 비공개로 입양 보내는 경우에는, 서류만 조건에 맞추면 정확하게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는 그런 제도상의 맹점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서류만 본 건가요? 실제로 그 집을 찾아가본다든지 가족들 전체를 면담한다든지 그런 게 없었어요?

◆ 정남권> 그 집에 찾아가서 봐도, 입양을 원하는 엄마만 만나고 다른 부분들까지 확대해서 이렇게 소문을 내가면서 확인을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서류는 다 갖춰져 있었답니까? 경제적으로 가능한가도 이게 입양과정에서 보게 되는데요?

◆ 정남권> 실질적으로 넉넉한 가정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입양을 하는 당사자가 서류를 위변조해서 재산이 많은 것처럼 부풀려서 입양기관을 속인 걸로 나옵니다. 그래서 이래서 이번에 그 부분도 같이 처벌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결국 이 엄마를 살인혐의로 기소하셨어요?

◆ 정남권> 이번에 피해아동은 제대로 성숙되지 않았고 남의 보호를 받아야만 자랄 수 있는 그런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쇠파이프로 30분에 걸쳐서 구타를 하고 고추를 먹이고 또 찬물샤워를 시키고. 이렇게 하고 난 다음에도 그 다음 날 아이가 이상 증상을 보이는데도 빨리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고 계속 방치해 놓은 상황들을 봤을 때, 충분히 죽음을 예견했음에도 그대로 방치하고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한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참 듣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네요. 왜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건지요. 과장님 끝까지 수사 마무리 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정남권>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울산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의 정남권 과장을 먼저 연결했습니다. 여러분도 들으시면서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셨을 거예요. 입양을 할 때 분명 심사과정이 있었을 텐데, 아무리 비공개 심사라고 해도 어떻게 이런 집에 입양됐을까 하는 건데요. 전문가 연결합니다. 서울신학대학교 보육학과 황옥경 교수 연결을 해보죠. 황 교수님, 나와 계세요?

◆ 황옥경>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 가정은 별거 중이었고 아이를 키울 경제적인 형편도 못 됐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저 서류 몇 개를 조작해서 제출했더니 입양이 됐다는 겁니다. 이렇게 허술해도 되는 건가요?

◆ 황옥경> 이번 사건을 보면서 저도 참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참담하기까지 한데요. 위조된 서류를 가지고 입양 허가를 받아냈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입양 자체부터 김 씨의 의도성이 보이기 때문에 범죄로 봐야 하는 게 이런 생각을 또 합니다.

◇ 김현정> 이런 중요한 서류들을 다 위조해서까지 입양을 한 것 자체가 상당히 뭔가 의도성이 보인다는 말씀이세요?

◆ 황옥경>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판단합니다. 그리고 외국의 경우에 어떠한 수혜나 혜택이 증가하게 되면 의도적으로 입양을 하거나 가정위탁을 통해서 범죄를 해서 발견되는 사례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자체부터 범죄로 봐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게 제 생각이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외국의 경우는 꽤 오랜 시간 그 가정을 조사하게 되고요. 그리고 더구나 부부관계와 가족생활 패턴을 등을 굉장히 꼼꼼하게 조사하는 편입니다. 그런 것에 비춰볼 때 우리 사회는 아직 국내 입양이 저조하다 보니까요. 입양을 하겠다고 누군가가 나서게 되면 굉장히 그 가정을 관대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죠.

◇ 김현정> 그렇군요.

◆ 황옥경> 그러면서 사실은 입양 가정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좀 느슨해질 수 있는 경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입양 과정에 대한 평가를 조금 더 촘촘하게 하는 절차와 과정을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좀 해 봅니다.

◇ 김현정> 그리고 입양이 되고 나서도 이 아이가 잘 살고 있는지, 혹시 그 가정에 문제는 없는지 이런 후 추적과정, 후 관찰과정이 필요할 텐데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 황옥경> 사실상 현행 제도에서도 사후 관리를 하도록 돼 있긴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부분 비공개 입양을 하기 때문에 이런 사후관리가 사실상 허술하게 그리고 잘 관리되지 않을 수 있는데요. 입양관리 추적시스템을 조금 더 정교하게 만들고 이를 관리하는 체계로 우리도 나아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무엇보다도 공개 입양을 통해서 입양아동의 권리와 지휘를 확보해낼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쉬쉬하는 비공개 입양보다 이왕이면 공개 입양이 더 선호되는 사회 분위기로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세요?

◆ 황옥경> 네.

◇ 김현정> 우리하 한번 충격 받고 그냥 끔찍하다, 이러고 넘길 것이 아니라 정비해야 될 부분은 확실하게 정비하고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교수님 고맙습니다.

◆ 황옥경> 고맙습니다.

◇ 김현정> 서울신학대학교 보육학과 황옥경 교수까지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