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4(화) 히든싱어 조홍경 "원래 가수지망생..기획사만 11곳"
2014.11.04
조회 93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홍경 (보컬 트레이너)

가끔 TV에서 개인기로 모창하는 사람들을 볼 때, 어쩌면 다른 성대에서 이렇게 비슷한 목소리가 나올까 놀라는 경우가 있죠. 심지어 모창이 오리지널을 압도할 때면 전율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요즘 매주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히든싱어'라는 원조가수 찾기 프로그램이 큰 화제를 낳고 있죠. 그런데 이 모창자들 뒤에는 이들을 다듬어 완성시키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보컬트레이너 조홍경 씨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조 원장님, 안녕하세요?

◆ 조홍경>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요즘 인기를 실감하세요?

◆ 조홍경> 요즘 많이들 알아보시고, 저녁에 지인들하고 약속이 있어서 어디를 가면 옆 테이블에서 알아보시고 사인해 달라고 하시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이제 행동 하나하나가 신경 쓰일 만큼 유명해지셨어요.

◆ 조홍경> 네...(웃음)

◇ 김현정> 우선, 기본적으로는 모창에 자신 있다 하는 분들이 신청을 하시는 거죠?

◆ 조홍경> 시즌1 때에는 작가분들께서 사실 온갖 동영상 사이트, 온라인 사이트에서 섭외들을 해 오셨어요. 그런데 그때는 모창을 잘한다기보다는 작가들이 판단할 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모시고 온 거 거든요. 그러면 방송에 적합하게 제가 트레이닝을 시키는 거였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지금 시즌3까지 오기는 했는데 별반 다르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본인들이 모창이 잘 된다고 하시지만 실제로 원 가수와 비교해 봤을 때는 상당히 어려웠죠.

◇ 김현정> 모창자들이 아무리 주변에서 ‘잘한다, 잘한다, 나가 봐, 나가 봐’ 해도 그게 전문가들이 들을 때는 다른 부분이 있는 거예요?

◆ 조홍경> 그렇죠. 대충 비슷해서는 (시청자들이) 너무 빨리 골라내는 경우도 있죠.

◇ 김현정> 그럼 어떤 어떤 부분을 가르치세요, 뭐가 핵심입니까?

◆ 조홍경> 일단 제가 원조 가수가 정해지면 원조가수 목소리 타입이나 아니면 제스처, 라임 이런 것을 분석합니다.

◇ 김현정> 그 CD를 몇 번이나 들으세요, 원조 가수 CD를?

◆ 조홍경> 정해지면 보통 일주일, 열흘 정도를 거의 듣고 다녀요. 차나 아니면 제가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 김현정> 그냥 계속 수백 번 들으시겠네요?

◆ 조홍경> 수백 번이 아니죠. 수천 번도 듣죠.

◇ 김현정> 특징이 분명한 가수일수록 만들어가는 과정도 용이하겠어요?

◆ 조홍경> 그렇죠. 왜냐면 유명한 가수일수록 많이 오픈돼 있는 목소리고 히트곡도 많이 있기 때문에 팬들이 또 많이 형성돼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저도 방송하는 입장에서 '비슷하다, 안 비슷하다' 이런 주위 여론들이 사실은 되게 신경이 많이 쓰이거든요. 그래서 유명한 가수이고, 많이 알려진 가수일수록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긴 한데 어떤 가수는 도전자들의 퀄리티에 의해서 방송이 좋아지기도 하고, 어떤 가수는 되게 많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조가수분께서 워낙 실력이 출중하셔서 방송이 재미없는 경우도 있고.

◇ 김현정> 그런 경우는 어떤 경우에요, 너무 출중해서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던 경우?

◆ 조홍경> 김종국 씨가 좀 그랬었어요.

◇ 김현정> 터보 출신 김종국 씨?

◆ 조홍경> 네, 김종국 씨가 음악활동보다는 예능을 그때 많이 하셨잖아요. 그래서 조금 제가 얕잡아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내공이 보통이 아니에요. 고음도 워낙 잘 내시고, 사실 그때 패널석에 앉아 있으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좀 힘들었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모창자가 최종 우승했던 경우가 신승훈 씨, 조성모 씨, 태연, 이승환 씨 이렇게 4명인가요?

◆ 조홍경> 네.

◇ 김현정> 이렇게 모창자가 우승을 하면 보컬트레이너 입장에서는 기분이 좀 묘할 것 같아요. 좋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복잡할 거 같은데?

◆ 조홍경> 글쎄.. 기분 좋죠, 저야 뭐. 모창자가 우승을 하면 뭔가 성지를 점령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리고 정상에 깃발을 꽂았다는 기분, 그런 통쾌함이 있죠.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가수가 떨어지고 나면 미안하기도 하시죠, 나중에 얼굴 보면?

◆ 조홍경> (웃음) 흥분을 잘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가수분들 중에. 예전에 김범수편 할 때 되게 많이 웃었는데... 김범수 씨가 1라운드 때 1표 차이로 5등을 했어요. 되게 당황해하는 얼굴이 기억에 나고요. 그리고 2라운드 때는 본인이 떨어질까 봐 마이크에다 대고 악을 쓰시더라고요(웃음).

◇ 김현정> "나야, 나 김범수야" 이런 느낌으로? (웃음)

◆ 조홍경> 그런 경우도 있었고 대부분 원조 가수분들이 노래하다가 본인 티 내시느라고 엇박을 타시거나, 발음을 약간 요상하게 하시거나 그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가수들마다 특징이라는 게 다 다르고, 음색이라는 게 다 다른데 제일 좀 힘들 것이다, 훈련시키기도 힘들 것이고 모창하기 힘들 것이다 라고 예상되는 가수라면 누구일까요?

◆ 조홍경> 저는 변진섭 씨를 개인적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데.

◇ 김현정> 변진섭 씨요?

◆ 조홍경> 네. 사실은 변진섭 씨가 도전자들도 별로 없었고, 그리고 변진섭 씨가 워낙에 또 특징적인 목소리가 별로 없으세요. 노래를 워낙 잘하시는 분이고 저도 개인적으로 변진섭 씨 팬이었는데 변진섭 씨 한번 해 보고 싶다 라는 욕구는 있습니다.

◇ 김현정> 조홍경 트레이너, 그나저나 갑자기 보컬트레이너가 되신 건 아닐 테고 원래는 뭐하시던 분이세요?

◆ 조홍경> 저도 사실은 가수가 되려고 했던 사람이고요.

◇ 김현정> 가수지망생?

◆ 조홍경> 제가 처음에 기획사에 들어간 게 17살 때였어요.

◇ 김현정> 그런데 왜 안 되셨어요, 이렇게 노래를 잘하시는 분이?

◆ 조홍경> 노래를 잘한다고 꼭 가수가 되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웃음).

◇ 김현정> 가르치는 것과 또 다릅니까, 그건?

◆ 조홍경> 그때 당시에는 열심히 한다고 했고, 노래 잘한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고 그랬으니까 오디션에 뽑혔겠죠. 그런데 기획사가 잘 안 되기도 했고, 제작자가 불안한 상태이기도 했고, 멤버가 갑자기 바뀌기도 했고, 아니면 멤버들끼리 서로 사귀거나 이런 경우도 있었고요. (웃음)

앨범을 내러 가면, 사실 제가 성악을 전공했는데 소리를 전공했던 사람이다 보니까 저한테 장난삼아 다른 연습생들을 연습시켜보라고 한거에요. 그래서 제가 좀 몇 개 가르쳐줬는데 잘 되고 녹음이 잘 끝나고 이런 부분들이 있었나봐요. 그러니까 입소문이 조금 나면서 작곡가나 제작자들 사이에서 '저 친구가 노래를 좀 잘 가르친다'고 소문이 났던 거 같아요. 그래서 사실 가수 되러 갔다가 선생으로... 지금은 보컬트레이너라는 명칭이 있지만 그때는 그런 것도 없었을 시절인데.

◇ 김현정> 그러면 소속사 몇 군데나 거치신 거예요?

◆ 조홍경> 10여 군데 정도 되는 거 같아요.

◇ 김현정> 세상에... 지독히도 가수와는 연이 안 닿으셨네요?

◆ 조홍경> 그러게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도 언젠가는 내 이름을 건 음반을 꼭 내고 싶다, 이런 꿈이 자리잡고 있겠는데요?

◆ 조홍경> 그럼요.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후배들 양성하고 있고, 사실 이렇게 하고 있는 이유가 어쩌면 한풀이 같은 것 같아요. 제가 하지 못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저도 좀 편안한 상황이 되면 제 앨범을 한번 내보고 싶다라는 욕구는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언젠가는 가수 조홍경을 모창하는 사람이 또 등장할 수 있겠어요(웃음). 히든싱어 조홍경편 이렇게.

◆ 조홍경> (웃음)

◇ 김현정> 모창이라는 장르를 어떻게 보면 예술로 승화시킨 분이세요, 조홍경 트레이너... 앞으로도 좋은 모창자들 많이 길러내주시고요.

◆ 조홍경> 네

◇ 김현정> 조홍경 앨범, 기대하겠습니다.

◆ 조홍경>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화제의 인물, 보컬트레이너 조홍경 씨 만나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