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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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감독 넘어 무상급식 특정감사
- 잔반비용 핑계로 교육청 죄인 취급
- 경남도, 교육청에 대해 감사권 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종훈 (경상남도 교육감)
‘무분별하게 진행 중인 무상급식 정책은 이제 재고돼야한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SNS를 통해서 밝힌 내용입니다. 며칠 전에 황우여 교육부장관도 ‘무상급식 예산 5,000억 원을 돌려서 어린이집 보육비에 지원하라’ 이렇게 말을 한 바가 있죠. 연달아 이런 발언들이 나오면서 이러다가 무상급식이 위기를 맞는 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경남도지사의 저 발언이 나오자마자 경남도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90개 학교에 대해서 무상급식 특정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경남교육청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왜 학교를 범죄자 취급하느냐’는 건데요. 도대체 경남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오늘 경남교육청 박종훈 교육감 직접 연결해 보죠. 교육감님 안녕하세요?
◆ 박종훈>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경남도가 실시한다는 이 감사, 이름이 무상급식 특정감사에요. 특정감사가 뭡니까?
◆ 박종훈> 저도 처음 듣는 용어여서 정확히 법률적인 뜻은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무상급식에 한해서 특별히 감사를 하겠다는 그런 의도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무상급식에 대해서, 어떤 부분들을 특별히 더 특정감사를 한다는 거죠?
◆ 박종훈> 모르겠습니다. 저희들은 지금까지 매년 도의 농산물 유통과에, 저희들이 지원 받는 돈의 쓰임새에 대해서 자료를 충실하게 내주었습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점검을 해서 문제가 있다 싶으면 다시 연락이 오고 다시 또 재차 점검을 하고요. 필요하면 저희들이 반납하기도 하고 또 일부 삭감이 되기도 하고 이렇게 농수산물 유통과와 지도점검 차원에서의 협조를 잘 진행해 왔습니다. 최근 6월까지의 결과에 대해서도 도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회신을 해 주었는데 갑자기 이제는 유통과가 아니라 감사담당관 쪽에서 감사를 하겠다고,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서 흘리고 특정감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교육청은 감사를 거부하겠다고 이미 선언을 하셨어요?
◆ 박종훈> 감사 거부를 선언했습니다. 경상남도가 우리 교육청에 대해서 감사를 할 수 있느냐는 데 대해서 저희들은 감사권이 없다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일단 감사권 자체가 도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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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훈> 우리 교육청과 도는 대등한 정부기관입니다. 우리도 부이사관급의 감사관이 있고 저쪽도 같은 급의 감사관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그 대등한 정부기관끼리 감사를 한다는 것은 상호기관에 대한 신뢰의 원칙에 어긋나죠.
◇ 김현정> 그런데 학교급식 지원조례를 보면 ‘도지사는 지원된 급식경비가 목적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지도감독할 수 있다’ 이런 조항이 있다고 하는데요?
◆ 박종훈> 그래서 지금까지 농수산물유통과에서 지도감독을 해 왔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지도감독의 차원과, 감사의 차원은 다른 거죠.
◇ 김현정> 지도감독이라는 말과 감사라는 말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 박종훈> 그럼요. 지방자치법에 지도감독이란 용어와 감사에 대한 용어가 따로 규정이 돼 있습니다. 지도감독보다 훨씬 더 강도가 세다고 할 수 있는 감사권까지 지도감독권에 포함된다고 하는 것은 그건 지나친 확대해석이고 억측이죠.
◇ 김현정> 홍준표 지사가 한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급식잔반 처리하는 비용이 대폭 늘고 있다. 이번 감사를 통해서 그런 부분을 좀 들여다보고 급식의 질을 높여서 아이들한테 제대로 된 급식 먹이게 하려는게 감사의 의도다" 이렇게 도민들을 설득을 하시던데요?
◆ 박종훈> 잔반 처리비용이란 것을 가지고 도는 아마, 우리 교육청과 학교가 부도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하신 말씀 같은데요.
◇ 김현정> 죄인 취급을 하고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박종훈> 그렇죠. 왜냐하면 급식의 잔반이 늘어나고 있다,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은 학생들이 밥이 맛이 없어서 안 먹는다. 왜 맛이 없어 안 먹느냐, 급식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왜 떨어지느냐, 마치 급식종사자들끼리 뒷거래가 있어서 급식의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이야기거든요.
그런데 우리 교육청 입장에서 보면 2011년에서 2013년에 걸쳐서 급식잔반 처리비용이 늘어난 건 사실입니다. 그것은 두 가지 점에서 이유가 있는데, 하나는 지금까지는 급식잔반 처리가 주로 무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서 짐승을 키우는 사람들이 그냥 갖다가 자기들 사료로 쓰기도 하고 그래 왔다가, 법과 기준이 좀 더 엄격해지면서 이게 다 돈을 주고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전국 평균은 2010년에서 2013년 동안 68% 증가했지만 우리 경남은 48%밖에 안 늘어났습니다. 전국 평균에 비해서 20% 적게 늘어난 것이고요. 맛을 따지거나 품질을 따지는 경우에도 다른 시도에 비해서는 훨씬 상승했고 이것은 경상남도가 직접 조사해서 발표한 자료입니다. 친환경 농산물 이용률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요. 그런 점에서 느닷없이 마치 우리가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감사의 정당성을 주장을 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죠.
◇ 김현정> 문제가 없는데 죄인 취급하면서 감사하려는 데는 다른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세요?
◆ 박종훈> 제가 제 입에서 직접 말씀드리기는 그렇습니다만, 지금까지 잘하고 있던 것에 대해 갑자기 감사라는 칼을 들고 나올 때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지 않느냐라는 이야기를 우리 도내에서는 합니다.
◇ 김현정> 어떤 정치적인 의도를 예상하시고 얘기들을 하십니까?
◆ 박종훈> 이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씀들인데요. 지금까지 사실 홍 지사께서 학교 무상급식에 대해서 말씀해 오신 것도 ‘무상급식 안 된다’라고 하셨다가, 선거 때 되면 또 ‘무상급식 확대하겠다’고도 이야기하셨다가, 선거 끝나고 나면 ‘나는 그런 적 없다’라고 이야기하셨어요. 이렇게 말 바꾸기를 쭉 해오는 과정을 지켜보면 지금 대선 이야기도 나오고 하는 속에서 대선용이 아니냐는 그런 이야기들이 저희 쪽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종훈> 고맙습니다.
◇ 김현정> 경남교육청 박종훈 교육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