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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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6(목) 이재정 "급식도 교육..홍준표, 교육도 포기하나?"
2014.11.06
조회 97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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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과정, 교육청 책무 아닌 朴 시책사업
- 예산감당 안되는데 정부 교부금은 줄어
- 교육청이 돈내는데 권한은 기초단체에
- 무상급식은 '공짜밥' 아닌 '교육의 일환'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만 3세에서 5세, 즉 우리 나이로 5살에서 7살 어린이들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받는 교육과정을 '누리과정'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이 아이들의 보육료를 각 시도교육청에서 지원해 줬죠. 그런데 교육청이 '이제 더 이상 감당이 안 된다. 적어도 어린이집의 누리과정은 중앙 정부가 책임지라'고 요청을 했던 게 얼마 전의 일입니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어렵다고 했고요. 결국 어제 처음으로 경기도교육청이 내년 예산안에서 누리과정 예산 6천억 원을 미편성 했습니다. 일이 이렇게 진행되자 요즘 한편에서는 초중고 무상급식 폐지론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무상급식을 하느라 다른 데 쓸 돈 없어진 거 아니냐, 무상급식부터 없애라' 이런 주장입니다. 깃발을 든 건 홍준표 경남도지사죠. 이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먼저 이재정 경기교육감부터 연결을 해보겠습니다. 교육감님, 안녕하세요.

◆ 이재정>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결국은 내년 예산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빼버리셨네요?

◆ 이재정> 네, 편성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다른 뾰족한 수가 영 없던가요?

◆ 이재정> 이게 이제 근본적인 문제거든요. 누리과정을 도입했던 때가 2011년인데요. 그때부터 경기도의 교부금은 사실상 매년 상당히 증가돼 왔었습니다. 2013년도가 6.9% 늘었고, 올해에도 교부금이 6.01%가 늘었습니다. 그런데 내년 예산에서는 5.83%가 줄어듭니다.

◇ 김현정> 왜 줄어드는 거죠?

◆ 이재정> 세입이 줄어드는 거죠. 저도 납득할 수가 없는 게 내년 국가예산이 5.5% 늘잖아요. 그런데 왜 정부가 교육청에 주는 교부금의 액수가 줄어든 건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이유로 결국은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의 누리과정 예산부터 뺄 수밖에 없었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일각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정부 시책인 무상보육을 어떻게 교육감이 막을 수 있느냐. 그렇게 예산이 부족하면 초중고 아이들 공짜밥 주는 것, 무상급식부터 폐지하라.’ 이런 주장이 또 나오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이재정> 그런데 그 이야기는 몇 년 전에 서울시 오세훈 시장 때부터 문제가 돼서 참 여러 가지로 시끄러웠던 겁니다만, 무상급식은 교육의 일환으로 급식을 하는 거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공짜밥' 먹이는 건 아니거든요. 교육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따지면 무상보육, 즉 누리과정도 교육의 일환 아니냐. 학부모들은 이렇게 주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이재정> 무상보육은 '의무교육'은 아니죠. 헌법상의 의무교육은 아니고요.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대통령의 시책사업으로 나온 것이고요. 그래서 저희도 지난 몇 년간 이걸 해 왔습니다. 예산이 충족된다면 왜 못하겠습니까.

결국 이번에 이것을 못하는 이유는, 보육이라는 부분은 사실상 엄격히 얘기하면 법률상에서 교육감들에게 주어진 책무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시책사업이기 때문에 저희가 맡아서 하는 거죠. 또 저희가 이 예산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는 겁니다. 저희가 이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노력을 했냐면요. 저희가 들어오는 세입이 실제로 한 7천 8백억 정도가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한 8천억이 넘는 돈을 구조조정을 하고 이러면서도 예산확보를 못 한 거죠.

◇ 김현정> 결국 정리하자면요. ‘무상급식, 무상보육 사실 다 해주면 더 좋은데, 지금 하나를 부득이하게 없애야 되는 상황이 됐으니까 순서대로 해도 나중에 실시한 게 무상보육이고. 또 교육청의 임무로 봤을 때도 무상보육 쪽이 우리와의 연관성이 조금 덜 한 게 아니냐 하는 생각에 그것부터 떼어내는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재정>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기본적으로는 무상복지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이신 거죠?

◆ 이재정> 그러니까 사실상 누리과정에서 3세부터 5세까지 교육과정에 넣는다고 하는 것은 이미 유아교육법 속에서도 들어가 있는 부분이고요. 그래서 이 부분은 해야 되겠지만, 이걸 제대로 해 나가려면 사실상 영유아보육법, 현재 누리과정에 있는 어린이집의 경우는 관할권과 감독권이 시도지사와 시군구의 기초단체장에게 있어요.

◇ 김현정> 관리,감독 모든 권한은 기초단체장에게 있는데 왜 돈은 교육청에서 내야 하느냐, 이 말씀이세요?

◆ 이재정> 저희는 돈만 댑니다. 어떤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누리과정에서 이야기를 조금 더 확대시켜서요. 무상복지, 무상보육, 무상교육..'무상' 이야기를 해 보고 싶은데요. 지금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앞서서 무상급식 폐지론에 불을 당겼습니다. '국고가 거덜나는데 무상파티만 하고 있을 건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이재정> 홍준표 지사의 생각으로 보면 돈이 없으면 교육도 포기하자는 얘기인데요. 그건 정말 지사로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죠.

◇ 김현정> 돈이 없으면 교육도 포기한다? 교육을 포기한다기보다는 공짜로 밥 먹여주는 걸 포기해야 되지 않느냐. 왜 재벌 회장 손자한테까지 공짜밥을 먹여주느냐, 이건 사실은 무상급식 폐지론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거든요.

◆ 이재정> 아니 그 얘기를 한다면, 그러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재벌 아이들은 왜 등록금 받아야 됩니까? 그런 식의 논리로는 안 되는 거죠.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지난 수년간 무상급식이라고 하는 것은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주는 하나의 교육복지의 부분에서 속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복지와 혼돈해서 해석한다면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혹시 보수 진영에서 기회와 타이밍을 보고 있다가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이 되자 들고 일어나는 거다, 이런 생각도 하시는 거예요?

◆ 이재정> 무상급식을 벌써 5년간 해 오지 않았습니까? 이 문제를 정말 정치적으로 접근한다고 그러면 정치인들이 잘못 다룬 겁니다. 교육문제를 어떻게 정치적으로 접근하겠습니까? 그리고 이런 문제를 어떻게 진보, 보수의 관점에서 보겠습니까?

◇ 김현정> 결코 정치적인, 이념적인 접근으로 무상급식을 봐선 안 된다는 말씀이시고요.

◆ 이재정> 네.

◇ 김현정> 이 누리과정은 이렇게 결국 정리가 끝나는 겁니까? 그러니까 내년에 경기도 어린이집에서 누리과정 교육받는 아이들은 정말 지원을 못 받는 걸로 끝나는 건가요?

◆ 이재정> 아닙니다. 이제 국회에서 예산 심의과정이 있고요. 경기도 의회에서도 예산 심의과정이 있으니까요. 예산 심의과정에서 정치권이 좀 더 이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정부와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이 예산을 확보해내는 것. 그것이 해결할 수 있는 길이죠.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재정>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