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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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안혜지 (KDB생명 선수)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한다.’ 농구계의 오랜 명언인데요. 국내 여자프로농구계에 등장한 최단신 농구선수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신입선수 선발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안혜지 선수가 그 주인공입니다. 안혜지 선수의 키는 163cm, 현재 우리 여자 프로농구 선수 중에 최단신입니다. 그러나 가장 작지만 최고가 되겠다면서 프로무대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프로대회를 앞둔 구리 KDB생명의 안혜지 선수를 만나보겠습니다. 안혜지 선수 안녕하세요?
◆ 안혜지>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여자프로농구선수 전체 1순위로 지명되셨어요. 그리고 지명될 당시의 사진을 봤는데요. 굉장히 웃으시면서 입가에 미소가 보이더라고요. 첫 번째로 “안혜지”, 이름이 딱 불렸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안혜지> 놀랐어요. 애들이랑 제발, 제발 이러고 있었는데요. 1순위로 뽑혀서 좀 놀라고 당황스럽고 그랬어요.
◇ 박재홍> 그러면 안혜지 선수는 본인이 1순위가 될 것이란 사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나봐요?
◆ 안혜지> 그냥 바라고만 있었어요.
◇ 박재홍> 1순위로 지명이 되면 좋겠다고 속으로 바라고만 있었군요. 지난 7월에 여자 세계선수권에서 경기당 평균 도움이 3.9개였습니다. 거의 4개인데요. 한 경기당 4개씩. 그럼 이거 굉장히 잘하는 거 아닌가요?
◆ 안혜지> 굉장히 잘하는 건 아니고요.
◇ 박재홍> 어시스트 부문 1위잖아요(웃음). 세계선수권대회에서요.
◆ 안혜지> 애들이 그만큼 잘 받아줬으니까요. 제가 패스를 잘 줬다기보다도 그래서 올라간 것 같아요.
◇ 박재홍> 안혜지 선수의 패스를 잘 받아서 골에서 성공을 했기 때문에 그것이 어시스트의 도움으로 기록된 것 같다는 말씀이세요. 무엇보다 지금 화제가 되는 게 말이죠, 1순위 지명 외에 실력 1등, 기대감 1등, 더 나아가서 키입니다. 안혜지 선수의 키가 163cm라는 게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런 관심에 어떤 생각이 드세요?
◆ 안혜지> 스트레스도 받고, 노력을 더 해야 될 것 같아요.
◇ 박재홍> 어떨 때 제일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농구선수 활동 내내 키 문제가 계속 어려움이 됐을 것 같은데요.
◆ 안혜지> 운동을 할 때마다, 무슨 시합이나 대회를 나갈 때마다 키도 작은데 그렇게 농구하면 안 된다고.
◇ 박재홍> 키도 작은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 안혜지> 네.
◇ 박재홍> 그런 말 들었을 때 저라면 굉장히 기분 나빴을 것 같은데요?
◆ 안혜지> 기분은 좀 안 좋았죠. 제가 안 크고 싶어서 안 큰 것도 아닌데요.(웃음)
◇ 박재홍> 그러니까 말이죠.(웃음)
◆ 안혜지> 그래도 그런 말을 들으니까 다른 걸 더 찾으려고 하게 되고요.
◇ 박재홍> 다른 것도 보고 찾았다면 해외농구 비디오라든지,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찾아봤어요?
◆ 안혜지> 네, 남자농구로 봤을 때는 김승현 선수요.
◇ 박재홍> 같은 포지션이네요. 가드. 그렇죠?
◆ 안혜지> 키도 작잖아요.
◇ 박재홍> 맞아요.
◆ 안혜지> 그런데 패스가 장난이 아니에요.
◇ 박재홍> 남자 농구의 김승현 선수를 보면서 꿈을 키웠다 이렇게 봐도 되겠네요.
◆ 안혜지> 네.
◇ 박재홍> 운명적인 농구공과의 만남도 굉장히 궁금한데요. 언제였어요?
◆ 안혜지> 초등학교 3학년 말쯤인가요? 중학교 코치 선생님이 농구해 볼 생각 없냐 해서 하게 됐는데요. 저는 그때도 키가 작아서 그냥 맨 앞자리 앉아 있었는데, 선생님이 너 나오라고 그러시더라고요.
◇ 박재홍> (웃음)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그냥 갑자기 나오라고요? 선생님께서 그냥?
◆ 안혜지> 네.
◇ 박재홍> 그러면 얼굴만 보고 찍은 거예요?
◆ 안혜지> 네. 얼굴만 보고 쟤는 운동신경이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신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렇군요. 의외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아주 얌전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선생님은 그 학생을 보시고 ‘너, 농구해 볼 생각 없니?’ 이렇게 말씀하신 거예요.
{IMG:2} ◆ 안혜지> 네.
◇ 박재홍> 그래도 저는 뭔가 좀 다른 게 좀 없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를테면 부모님이 운동을 하셨다든가요.
◆ 안혜지> 아니요. 저는 어머니가 농구하는 걸 반대했고요. 매일 새벽마다 농구하게 해 달라고 편지를 써서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 박재홍> 어머니에게 새벽마다 농구를 하게 해 주세요, 하고 편지를 쓰셨어요?
◆ 안혜지> 네.
◇ 박재홍> 동주여고 농구부에서 스타였어요. 고등학교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언제였을까요?
◆ 안혜지> 고2 때 0.1초를 남겨두고 버저비터가 들어간 거예요. 그래서 경기를 이겼는데 분위기가 안 좋아서(웃음)
◇ 박재홍> 아니, 왜요?
◆ 안혜지> 게임을 완전히 못했는데 마지막 그 한 방 때문에...
◇ 박재홍> 결과가 좋았지만, 그 게임 내용이 별로 안 좋았기 때문에 팀 분위기가 안 좋았어요?
◆ 안혜지> 네, 그렇게 좋은 건 아니었어요.
◇ 박재홍> 감독님이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농구를 하시나 봐요.
◆ 안혜지> 네, 결과보다는 우리가 하자고 하는 농구를 했나, 안 했나 그런 걸 중요시하세요.
◇ 박재홍> 프로스포츠에서 자신의 경기를 해라는 말을 말씀 많이 하잖아요. 고등학교 때부터 이미 프로선수의 모습을 보이셨네요. 전체 드래프트 1위였어요. 지난 시즌에 신인선수상을 받은 하나외환의 김이슬 선수는 드래프트 12위였거든요. 그러니까 드래프트 1위였으니까 당연히 신인상 노려야 되는 거 아닙니까(웃음)?
◆ 안혜지> 열심히 해서 노려볼 만하지 않을까요?
◇ 박재홍> 알겠습니다. 앞으로 12월 5일부터 신인선수들의 출전이 허용되는데요. 저도 기대를 많이 하고 경기를 보도록 할게요. 우리 안혜지 선수, 남자프로농구의 김승현 선수처럼 작은 선수지만 아주 인상적인 플레이를 하는 멋진 가드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어요. 고맙습니다.
◆ 안혜지> 감사합니다.
◇ 박재홍> 여자 프로농구팀 KDB생명의 최단신 가드죠. 안혜지 선수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