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4(금) "발굽소리 쿵쿵.. 경주 도심 멧돼지, 아이들 만났다면?"
2014.11.14
조회 131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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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
-말발굽 소리내며 유리문 돌진
-주택 밀집지역이라 상상도 못해
-출몰 후 하교시간, 생각하면 아찔

<신남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세력다툼 하는 시기라 이동 잦아
-공격성 낮아, 위협하는 행동 금물
-출몰 원인은 인간의 서식지 파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엄상욱 (목격자), 신남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요즘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했다는 소식, 심심치 않게 들으시죠? 최근 경북 경주시에도 연 이틀간 무려 8마리의 멧돼지가 출몰을 해서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민들이 자주 오가는 공원과 아파트 주차장까지 멧돼지들이 내려오는 바람에, 자칫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멧돼지 출몰 문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멧돼지를 직접 목격하신 분이세요. 엄상욱 씨 연결하겠습니다. 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엄상욱> 안녕하세요.

◇ 박재홍> 멧돼지를 직접 보셨다고요?

◆ 엄상욱> 네, 멧돼지가 바로 제 옆으로 거의 1m 간격을 두고 지나갔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솔직히 너무 놀랐습니다.

◇ 박재홍> 당시 멧돼지가 갑자기 나타났던 상황을 좀 자세히 말씀을 해 주신다면요?

◆ 엄상욱> 경주 황성동에 있는 아파트였는데요. 제가 일이 있어서 경비실 앞에 서 있는데 ‘따닥 따닥’ 소리가 나는 겁니다. 진짜 말발굽 소리처럼 ‘따그닥 따그닥’ 소리가 났는데요, 멧돼지가 아파트 올라가는 출입구의 현관문 강화유리를 들이받은 거예요. 처음에는 멧돼지를 못 봐서 ‘퍽’ 소리 나니까 ‘뭐가 부서졌구나’ 생각을 했는데요. 현관으로 걸어가서 보니까 강화유리가 박살이 나 있고 거기서 멧돼지가 뛰어나오는 거예요. 그러면서 멧돼지가 제 옆을 스쳐가면서 제가 있는 반대쪽으로 가는 겁니다. 그때 제가 너무 놀랐죠. 주변에 50~60대 정도 되는 여성분들이 구경하고 있으셨는데 ‘빨리 피하시라, 구경할 게 아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 박재홍> 선생님, 당시에 너무 놀라셔서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으신 것 같은데 당시 멧돼지 크기가 어느 정도였습니까?

◆ 엄상욱> 크기는 한 1m 이상이어서 개보다는 훨씬 컸고 너무나 흉측하게 생겼어요. 몸집이 굉장히 통통했거든요. 그제서야 ‘저게 말로만 듣던 멧돼지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 박재홍> 지금도 목소리가 떨리고 계신데 그때 생각하면 여전히 긴장이 되시는 것 같아요. 이게 한두 번도 아니고 보통 일이 아닌데요. 멧돼지들의 출몰 때문에 주위 주민분들이나 다치신 곳은 없습니까?

◆ 엄상욱> 제가 알기로는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거기가 야산이 인접한 곳도 아니고요 경주 시내에서도 가장 공동주택이 많이 밀집돼 있는 곳입니다. 거의 중심지역이고 주변 테두리도 전부 넓은 도로거든요.

◇ 박재홍> 그러니까 멧돼지 출현은 상상할 수 없는 그러한 도심인데.

◆ 엄상욱> 그렇죠. 맞습니다. 사방이 도로니까요.

◇ 박재홍> 그러면 그 멧돼지는 어떻게 처리된 거예요?

◆ 엄상욱> 제가 오늘 거주민에게 물어보니 사살됐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물어보니까 전날에 5마리가 내려왔다는 얘기를 들었고 일부 아는 사람만 아는 거예요. 이게 굉장히 위험한 상황인데, 제가 1시간 후에 가보니까 아이들이 너무나 태연하게 학교 마치고 과자 먹으면서 집에 가는 거예요.

◇ 박재홍> 아..정말 큰일날 뻔했네요. 아이들이 무심코 지나가다가 멧돼지를 만났다면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뻔했습니다.

◆ 엄상욱> 네.

◇ 박재홍>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엄상욱> 네, 수고하세요.

{IMG:2}◇ 박재홍> 경북 경주도심에 출현한 멧돼지를 목격한 엄상욱 씨였습니다. 이어서 전문가를 연결해서 멧돼지가 최근 도심에 출몰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대책은 어떻게 해야 할지 들어보겠습니다. 서울대 수의학과 신남식 교수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신남식>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최근 경주 인가에 출현했다는 소식도 있지만 서울 인근에도 많이 나타나거든요. 멧돼지들이 요즘 들어서 인가로 많이 나타나는 이유가 뭡니까?

◆ 신남식> 특히 지금은 멧돼지가 짝짓기 하는 시기입니다. 보통 11월에서 1월까지 짝짓기가 이어지는데 이때 되면 수컷이 암컷을 찾아서 이동하고, 또한 어미가 같이 있는 새끼들을 떼어놓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새끼들도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서 독립적인 생활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동을 하게 되죠.

◇ 박재홍> 어느 정도 자란 새끼들이 부모와 떨어져서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에서 도시로 나오면서 도심에도 많이 출현하는 상황이군요.

◆ 신남식> 그렇죠. 이동하면서 도심을 거쳐 갈 수가 있는 거죠. 특히 요즘에는 수렵기간이기 때문에 멧돼지들이 쫓겨서 나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 박재홍> 멧돼지를 사냥하는 것은 합법적인 건가요?

◆ 신남식> 그건 허가를 맡아서 하게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러한 상황 때문에 도심에 출현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같은데요. 당황스러운 것은 주변에 산이 있으면 멧돼지가 나타날 수도 있을 텐데 도심지역에도 멧돼지가 나타나니까 시민들이 당황스러운 상황인데요.

◆ 신남식> 도심 한복판에 나타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산야에도 민가가 깊숙이 들어와 있지 않습니까? 멧돼지들이 이동하다가 그걸 거치게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렇군요. 이번에는 인명피해가 다행히 없었습니다마는 가끔씩 멧돼지 출몰로 인해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 거겠죠?

◆ 신남식> 그렇죠. 원래 멧돼지는 놀라거나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면 공격성을 띠는 동물이 아닙니다. 그래서 갑자기 놀라게 하거나 쫓는 행위를 보이면 멧돼지는 위협적인 행동으로 느끼기 때문에 놀란 상태에서 공격적으로 바뀌죠,

◇ 박재홍> 그러면 멧돼지를 도심에서 만나거나 하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합니까?

◆ 신남식> 일단 접근을 하면 안 되겠고요. 시력이 약하기 때문에 물체 분간은 잘 못하지만 후각은 발달돼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움직이는 물체에 대해서 추정능력은 상당히 강합니다. 그래서 급하게 움직이거나 소리를 지르는 상황을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물러서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멧돼지를 도심에서 만나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여성분들이 멧돼지를 만나면 소리부터 지르게 될 텐데요?

◆ 신남식> 그러니까 그런 행동이 멧돼지를 더 자극하게 되는 거죠. 우리가 침착하기가 상당히 어렵겠지만 그러한 상황을 잘 안 만들게끔 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멧돼지가 일단 출몰을 하면 어디에다 신고를 해야 됩니까?

◆ 신남식> 보통 119에 신고를 하게 되겠죠.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교수님, 멧돼지가 사람이 사는 곳까지 내려온 이유를 생각해 보면 ‘멧돼지의 서식 환경이 훼손됐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 신남식> 그렇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이 서식지를 파괴된다는 거죠. 서식지가 침범되지 않고 온전히 보전되어 있다면 그 영역에서 충분히 멧돼지가 살아갈 수 있겠죠.

◇ 박재홍> 결국은 자연환경을 훼손한 사람들이 결국 그 역습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신남식> 감사합니다.

◇ 박재홍> 서울대 수의학과 신남식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