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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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경숙 (울산 태화강 생태해설사회 사무국장)
요즘 울산 태화강에 가면 진귀한 장면을 하나 볼 수 있습니다. 동이 틀 무렵이나 해질무렵 수많은 떼까마귀가 하늘을 수놓는 것인데 그 숫자가 500마리 5,000마리 아니고요. 자그마치 5만 마리. 여러분 상상이 되십니까? 겨울마다 찾아오는 손님 울산 떼까마귀가 연일 포털검색어에도 오르고 있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울산으로 가보겠습니다. 울산태화강 김경숙 생태해설사 만나보겠습니다. 선생님 나와 계시죠?
◆ 김경숙> 안녕하세요.
◇ 박재홍> 요즘 태화강에 떼까마귀가 그렇게 많다고 하는데요. 이름이 떼를 지어다닌다고 해서 떼까마귀인가요?
◆ 김경숙> 제가 그렇게 해서 붙은 이름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는데요.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아요. 굉장히 이 친구들이 떼를 지어서 많이 다니고요.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도 조금 섞여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이 떼까마귀는 그러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흉조의 모습이다 하는 그 까마귀는 종이 다른 거네요?
◆ 김경숙> 그렇죠.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흉조로 생각하는 까마귀는 큰부리까마귀고요. 지금 태화강에 오는 친구들은 큰부리까마귀보다 조금 덩치가 작은 떼까마귀와 갈까마귀, 종류가 조금 다릅니다.
◇ 박재홍> 작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실제로 크기가 얼마만 합니까?
◆ 김경숙> 실제 저희가 보면 우리 까치 크기 정도.
◇ 박재홍> 까치 정도.
◆ 김경숙> 그 정도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 박재홍> 저희가 5만 마리 하면 그냥 5만마리구나...
◆ 김경숙> 감이 안 잡히죠?
◇ 박재홍> 감이 안 잡히는데 실제로 5만 마리 정도면 어느 정도인가요, 강이 막 덮여 있는 건가요, 까마귀 시커멓게?
◆ 김경숙> 하늘을 딱 쳐다보면 까만 융단이불을 덮었네 하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그래서 동서남북에서 다 날아오는데요. 딱 몰려들어오는 광경이 굉장히 뭔가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이렇게 상상을 하기가 굉장히 여러 가지로 상상할 수 있는 모습을 연출을 해 줍니다.
◇ 박재홍> 저녁노을에 펼쳐진 검은색 융단이 하늘에 펼쳐집니다. 거의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 김경숙> 영화의 한 장면보다 더 멋있을 수도 있습니다.
◇ 박재홍> 이 까마귀들, 떼까마귀들 어디서 날아온 거예요, 5만마리씩이나?
◆ 김경숙> 몽골이나 시베리아 쪽에서 살다가 겨울에 그쪽이 너무 추우니까 월동을 하러 조금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거예요. 그래서 태화강을 찾아와서 태화강에 삼호대숲이 있는데 그곳에서 겨울을 나고 매년 3월 중순쯤이 되면 다시 그들이 살던 몽골이나 시베리아 쪽으로 다시 날아갑니다.
◇ 박재홍> 이 떼까마귀가 태화강에 원래부터 이렇게 많이 왔던 것이 아니고 최근에 날아왔다고 그랬는데요.
◆ 김경숙> 최근에 새로 막 날아오기 시작한 건 아니고요. 2000년 초반부터 조금씩 날아오기는 했었는데 그때는 사실 태화강이 많이 아팠던 시절이거든요.
◇ 박재홍> 아팠다면 어떤 말씀이세요?
◆ 김경숙> 많이 오염됐다는 얘기죠.
◇ 박재홍> 오염됐었다.
◆ 김경숙> 저희는 아팠다고 표현을 하는데 많이 오염이 돼서 환경오염의 대명사처럼 돼버린 게 태화강이었거든요.
◇ 박재홍> 어느 정도로 오염됐었나요?
◆ 김경숙> 어느 정도냐 하면 강물의 수치를 왜 1급수, 2급수로 등급을 매기잖아요. 그 등급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됐었어요.
◇ 박재홍> 최하 수준의 그러한 상태인데.
◆ 김경숙> 그렇죠. 최하죠. 최하였고 2000년에는 물고기가 떼죽음을 했거든요. 한 1만 5,000여 마리 물고기가 그대로 강에 다 떠올랐거든요. 지금 완전히 다 회복이 돼서 1급수에만 산다는 연어나 수달이나 이런 친구들이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생물이라서.
◇ 박재홍> 연어나 수달까지 있어요?
◆ 김경숙> 그럼요. 그래서 이렇게 강이 맑아지니까 물고기들이 많이 있고 그 물고기들은 새들을 불러모으겠죠. 떼까마귀, 갈까마귀는 사실 물고기를 잡아먹는 육식새는 아니에요. 그런데 사람들도 보통 보면 먹을 거 많고 살기 좋은 곳에 가서 살잖아요.
◇ 박재홍> 많이 이사오죠.
◆ 김경숙> 이 새들도 굉장히 똑똑한 친구들인 것 같아요. 자기들이 먹을 게 많고 살기 좋은 집이 있고 이곳을 찾아서 온 게 바로 울산 태화강의 삼호대숲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 까마귀를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으시고 사실 또 한 번에 5만 마리씩 왔다갔다하면 해설사님처럼 굉장히 좋아하는 분도 있습니다마는 또 싫어하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김경숙>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으세요. 제가 같이 이렇게 쳐다보고 있다 보면 저도 그렇거든요. 저도 제가 기분 좋은 날 보면 걔네들이 까만 애들이지만 굉장히 예뻐 보여요. 마음속으로는 핑크색으로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하고 싸오고 나온 날 그 까마귀가 예뻐 보이겠습니까? 정말 밉게 보이거든요. 그래서 보시는 분들의 기분에 따라서 사랑하는 사람과 왔다 아니면 내가 정말 아끼는 친구들하고 같이 나왔다 이럴 때 보면 까마귀들이 펼쳐주는 군무가 너무너무 아름답게 보입니다.
◇ 박재홍> 그리고 이 친구들이 그냥 조용히 날지 않고 울잖아요, 까악까악 이렇게.
◆ 김경숙> 생각하는 것처럼 많이 시끄럽지는 않아요. 그리고 소리가 그렇게 우리 큰부리까마귀처럼 까악까악거리는 소리가 많이 나지 않거든요.
◇ 박재홍> 어떻게 우나요, 떼까마귀는?
◆ 김경숙> 글쎄요. 어떻게 울까요.
◇ 박재홍> 그리고 보통 까마귀는 흉조라고 많이들 생각하시지만 실제로는 아니라면서요?
◆ 김경숙> 서양에서는 길조로 생각하는 나라들도 더러더러 있거든요.
◇ 박재홍> 그래요?
◆ 김경숙>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생각하는 흉조가 이 떼까마귀, 갈까마귀가 아니기 때문에 나쁘게 보실 것도 아니고요. 사실 얘네들 겉은 까맣지만 속은 하얗답니다(웃음). 실제로 진짜 겉은 까맣지만 속은 하얀 친구들이에요. 그래서 저희가 아마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보면 이 친구들도 정말 예쁘게 보일 거예요.
◇ 박재홍> 해설사님 말씀 들으니까 정말 가고 싶은데 이 떼까마귀들 울산 태화강에서 언제까지 볼 수 있는 거예요?
◆ 김경숙> 내년 3월 중순이면 얘들이 가요. 보통 10월 중순 때부터 오기 시작을 해서 겨우내 여기서 살다가 봄이 다가오면 이 친구들은 다시 자기가 살던 시베리아쪽으로 가거든요. 그래서 3월 중순까지는 보실 수가 있고요. 이 친구들이 가고 나면 다시 여름철새가 날아옵니다. 까만 애들이 가고 나면 하얀 애들이 옵니다.
◇ 박재홍> 하얀 애 누가 오나요?
◆ 김경숙> 하얀 애들은 백로가 오거든요.
◇ 박재홍> 백로 올 때쯤 내년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해설사님.
◆ 김경숙> 그렇죠, 꼭 연락주세요. 제가 내년 3월 중순 되면 얘네들이 바톤 터치를 딱 해서 까만 친구들은 시베리아 가고 동남아에서 놀고 있던 하얀 애들이 다시 태화강을 찾아주거든요. 그떄도 꼭 한번 연락 주시면 제가 이렇게 재미있게 안내를 해 드리겠습니다.
◇ 박재홍> 고맙습니다.
◆ 김경숙> 감사합니다.
◇ 박재홍> 울산태화강 김경숙 생태해설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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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19(수) 울산에 나타난 5만 마리의 떼까마귀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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