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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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화) "프로야구 FA과열, 연봉상한제도 검토해야"
2014.12.02
조회 91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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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민훈기 (야구 해설위원)

한국 시리즈는 끝났지만 요즘 프로야구 여전히 뜨겁습니다. 포털 사이트에서는 매일 특정 선수들의 이름과 함께 FA 연봉협상이라는 검색어가 오르고 있죠. 프리 에이전트, 그러니까 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선수들이 계약을 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연봉 총액으로 80억이 넘는 선수가 무려 3명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액수가 지나치게 높다는 거품에 대한 우려도 심각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프로야구 FA제도를 둘러싼 논란들을 짚어보겠습니다. 민훈기 야구해설위원 연결하죠. 안녕하십니까?

◆ 민훈기> 안녕하세요.

◇ 박재홍> 야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생소할 것 같은데요. FA, 쉽게 말해서 선수들이 자유계약시장에 나와서 계약 협상을 다시 하는 거죠?

◆ 민훈기> 그렇습니다. 글자 그대로 프리 에이전트, 자유계약 선수가 되면서 우리나라 계약 제도로는 원 소속팀과 협상을 벌이고 협상이 잘 안 되면 나머지 전체 팀과 협상을 벌이면서 최고 많은 연봉이라든가 좋은 조건의 팀과 계약을 할 수 있는 그런 제도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벌써 3명의 선수가 총액이 80억 원이 넘었고 계약한 총 13명 선수는 총액으로 한 550억 원이 넘었다, 이런 보도가 있는데 이 금액이 역대 최고라면서요?

◆ 민훈기> 그렇습니다. 작년에 프리에이전트로 풀린 선수들의 전체 몸값이 523억 5,000만 원이었는데요. 올해는 13명이 지금 말씀하신 대로 555억 원을 넘어섰고요. 아직 6명의 FA 선수들이 미계약 상태입니다.

◇ 박재홍> 아직 안 한 선수도 있고요.

◆ 민훈기> 그래서 아마 역대 최초로 600억을 돌파하는 거 아니냐? 이런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박재홍> 저는 이러한 숫자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냐면 우리 프로야구 시장 규모가 이 정도 되는가? 참 지나친 거품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민훈기> 지금 거품이라는 말이 나올 법한 상황입니다. 야구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프로야구 한 팀의 1년 운영비가 300억~400억 정도인데요. 그런데 지금 13명 선수가 계약한 액수가 1년 운영비를 훨씬 웃돌고 있죠. 그러다 보니까 FA 선수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상승된 거 아니냐? 이런 말들이 지금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 박재홍> 사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김광현 선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김광현 선수의 포스팅 머니가 우리 돈으로 20억 정도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러면 실질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본 우리 선수들의 가치와 실제 우리나라 시장에서의 가치가 좀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 민훈기> 지금 당장 직접 비교하면 김광현, 양현종, 이런 선수들이 우리 프로야구에서 톱 클래스의 투수들이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도 사실 지금 얘기하신 대로 FA에 나와 있는 우리 선수들의 몸값과 비교를 한다면 아무래도 좀 지나치게 올라간 것은 아닌가? 이런 말은 충분히 다 나올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구단들이 자체적으로 줄 수 있는 거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는 상황인데 FA제도 왜 이렇게 가열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 민훈기> 우리 프로야구의 여러 가지 문화적인 점이 복합적으로 겹쳐졌다고 얘기를 드릴 수가 있겠는데요. 일단은 조금 비합리적인 규정도 있고요.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과도한 경쟁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이뤄지고 있고요. 또 한 가지는 프로구단이라는 것이 대기업에 속해 있는 구단들이 많기 때문에 야구 전문가가 아닌 프로구단 운영자들이 불과 3~4년 팀을 운영하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약간 면피용 투자 같은 것들이 아주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 박재홍> 첫째로 비합리적인 규정을 말씀하셨지 않았습니까? 예를 들어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규정. 어떤 게 있습니까?

◆ 민훈기> 예를 들어서 템퍼링이라는 사전접촉금지규정 같은 것이 있거든요. FA등록을 하게 되면 일주일간은 기존에 소속돼 있는 구단하고만 협상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존 구단에 우선권을 줘야 한다는 얘기인데 실질적으로는 그것이 잘 안 지켜져서 다른 구단에서 사전 접촉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다른 지역에서 미리 어느 정도 몸값을 보장을 해 주다 보니까 선수들은 기존 구단에서 자기에게 제시하는 금액이 상당히 좋을 때도 거부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요.

◇ 박재홍> 그리고 또 FA 계약한 선수들의 인터뷰 같은 것을 보면 템퍼링, 사전접촉이 금지됐기 때문에 일주일 협상 기간이 지나고 밤 12시가 딱 지나자마자 타 구단 감독님의 전화를 받고 결정을 내렸다는 보도가 참 자주 나오잖아요.

◆ 민훈기> 작년 같은 경우에는 그런 게 굉장히 심했었죠. 일주일 동안 계속 협상을 하다 잘 안 됐는데 일주일 딱 지나자마자 전화 한 통, 몇 통 해서 바로 계약이 된다? 이런 건 사실 현실적으로는 참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죠. 올해는 그런 현상이 많이 줄었습니다.

◇ 박재홍> 사전접촉을 하지 못하게 돼 있고.

◆ 민훈기> 그리고 구단 운영면에 있어서 실적용이라든가 혹은 대외용, 전시용, 과시용으로써 계약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그런 비합리적인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 박재홍> 전시용, 과시용 이런 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거예요. 기업의 재력을 과시한다거나 팀의 힘을 과시한다? 이런 건가요?

◆ 민훈기> 예를 들어서 A라는 선수가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선수냐, 혹은 A라는 선수를 잡지 못할 경우에 팬이라든가 지방에서 기업 같은 곳에서 질책을 받는다든가 굉장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서 선수들을 잡으려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요.

◇ 박재홍> 그런데 실력 있는 선수가 인정을 받고 또 FA 활용을 통해 또 다른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구단들도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잡는 것이 아니냐? 이런 반론도 있을 것 같은데요?

◆ 민훈기> 물론입니다. 프로라는 의미는 결국 비즈니스고 돈이 말해 주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서는 9년을 열심히 뛰어서 인정을 받고 이번 기회에 자기를 제대로 인정받는다는 것, 굉장히 중요한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한쪽에서 이렇게 80억 이상을 챙기는 선수들이 있지만 한 구단에 다른 선수들도 2군까지 합하면 굉장히 많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나머지 선수들은 연봉을 어떻게 받고 있는 거예요?

◆ 민훈기> 사실 어떻게 보면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현재 프로야구 최저연봉이 2,400만 원입니다.

◇ 박재홍> 2400이요?

◆ 민훈기> 그리고 올해까지 보면 3,000만 원 연봉이 안 되는 그 이하의 선수가 절반 이상 되거든요.

◇ 박재홍> 절반이요?

◆ 민훈기> 그렇게 되면 사실 선수간의 연봉 괴리는 굉장히 갈수록 커지게 되고요. 사실 선수간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더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최저연봉 같은 것이 올라가야 되는데 최저연봉은 굉장히 느리고 가끔씩 오르고, 최고연봉은 급격하게 치솟고 있는 그런 상황이죠.

◇ 박재홍> 이번에는 FA 제도에 대한 국내 제도, 논란이 많이 있습니다마는 대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선생님?

◆ 민훈기> 우선은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정을 현실적이며 공정하면서도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수정을 봐야 될 것 같고요. 사전접촉 문제 같은 것이 불거진다면 아예 그런 시도를 못하게 규정을 바꾼다든가. 그리고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만약에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아마도 조심스럽게 샐러리캡이라든가 연봉상한선 얘기도 분명히 나오게 될 테고요. 그러니까 시장규모에 맞는 몸값 형성, 그런 문화의 형성, 시스템의 형성, 이런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현재 좀 수십억 단위가 나오고 있는데 몸값 형성, 이런 것 적정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세요?

◆ 민훈기> 사실 굉장히 그게 힘든 얘기인데요. 제 생각으로는 시장규모에 맞는 몸값이 형성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메이저리그 같은 경우에 올해 평균 연봉이 355억 원이거든요. 그거에 비교하면 우리가 FA선수들이 받는 연봉이 뭐가 그렇게 많냐?라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로써의 프로야구가 아직 정착되지 못한 가운데 FA 선수들의 이렇게 치솟는 연봉은 분명히 좀 균형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장 규모에 맞는 그런 몸값 형성을 위한 시스템이라든가 제도, 문화 이런 것이 좀 잡혀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우리 국내 야구시장의 현실을 고려하고 시장 규모를 고려한 FA제도 정착이 좀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민훈기>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야구해설위원 민훈기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