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훈육? 고문 수준.. 피해 증언 일치
-불리한 증언 못하게 훈련 받아
-장애인중 피신한 염전노예도 있어
-학대알고 제보했지만 공무원이 묵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허주현 (전남 장애우 권익문제연구소 소장)
바로 어제, 실로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전남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장애인들에게 각종 가혹행위와 폭행을 가한 정황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를 한 것인데요. 통제를 위해서 장애인들을 개집에 가두고 쇠사슬로 묶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인권위 보고서에 있었습니다. 문제의 복지시설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실태 추적에 나섰던 시민단체의 목소리 들어봅니다. 전남 장애우 권익문제연구소의 허주현 소장을 연결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허주현>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우선 장애인시설에서 일어났던 가혹행위를 제일 먼저 감지하시고 진정을 내셨는데,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 가혹행위를 알게 되신 건가요?
◆ 허주현> 저희가 2001년에 일제조사를 한 바가 있어요.
◇ 박재홍> 모든 장애인 복지시설에 대해서요?
◆ 허주현> 그런데 그 일제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심증이 약간 있었고요. 그러다 2013년에 드디어 제보자가 있었어요. 그 분이 장애인 가족이었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이런 것들이 의심스럽다고 저희하고 신안군에게 조사를 해 달라는 제보가 있었어요.
◇ 박재홍> 그래서 정확한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서 면담조사를 실시하신 겁니까?
◆ 허주현> 그렇죠.
◇ 박재홍> 그동안 어떠한 가혹행위와 폭행이 있었던 것인가요?
◆ 허주현> 그러니까 개집에 감금한 거하고 맥락이 비슷해요. 쇠사슬 같은 것들을 이용해서 체벌할 사람의 몸을 묶어서 개집에 넣어서 체벌하거나 이런 것들이 보고서 사진에서도 나와 있거든요.
◇ 박재홍> 개집에 가뒀다고 했다는 사실도 굉장히 충격적인데, 혹시 그 안에 개들이 살고 있는 그런 상태였나요?
◆ 허주현> 네, 비어 있는 곳도 있었지만 개가 있는 곳에도 감금했다는 증언이 있죠. 어쨌든 개집에 감금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고 야만적인 행위죠.
◇ 박재홍> 참,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당황스러운데 말이죠.
◆ 허주현> 그렇죠.
◇ 박재홍> 체벌할 때 결박을 했다고 지금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결박한 겁니까?
◆ 허주현> 쇠사슬 같은 걸로 팔, 다리를 묶는다거나, 또는 일반적으로 개를 고정할 때 목줄 같은 걸 하잖아요. 그렇게 목에 묶어서 개집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쇠사슬로 결박했다는 증언들이 이루어지고 있죠.
◇ 박재홍> 이건 뭐 액면 그대로만 생각하면 거의 고문을 당한 수준인 것 같은데요?
◆ 허주현> 그렇죠. 체벌이 아니고 고문이죠.
◇ 박재홍> 그런데 저희가 해당 복지원의 원장님과 접촉을 했었는데 이 원장님은 이렇게 답변을 했습니다. ‘통제와 훈육을 위해서 대나무 막대기로 발바닥을 몇 대 때렸을 뿐이다. 그리고 개집에 장애인들을 가둔 적은 없다’, 이렇게 밝혔었거든요. 사실입니까?
◆ 허주현> 통상적으로 가해자에게 '너 이런 일을 했느냐'고 물으면 거의 100%는 부정합니다. 그리고 그분의 말이 중요한 게 아니고 체벌을 당했던 사람들의 의견이 일관되게 공통점이 있거든요. 저희는 사실 변명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 박재홍> 그러면 이 복지원에 몇 명의 장애인들이 있었던 겁니까?
◆ 허주현> 약 30여 명이 있었던 걸로 기억을 하고요. 인권위의 직권조사 이후에 면담을 통해서 다른 시설로 전원 조치돼서 현재 남아 있는 인원은 약 20명쯤 되는 걸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20명 정도의 장애인이 있고 이분들이 지적장애인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분들은 자신이 당했던 처우라든지 불합리한 처사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그런 분들인가요?
◆ 허주현> 지적장애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해사실을 말할 수 있는 분들도 계시지만, 외부인에 대해서 본인의 얘기를 쉽게 하지 않는다는 측면이 있고요. 그리고 사실은 그렇게 말을 안 하도록 오랫동안 훈련받은 측면이 있어요. 현재 일제조사라고 해서 거의 매년 한번 정도는 시설에 들어가고 있는 편이데 이것도 일정 부분 시설에게 면역을 키워주는 효과가 있거든요, 이게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리고 시설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자기네들한테 불리한 얘기는 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사실은 훈련을 시킨다는 거죠.
◇ 박재홍> 입을 맞추고 말을 못하게 하거나?
◆ 허주현> 그럼요.
◇ 박재홍> 그리고 여기 계신 분들 중에서 염전노예수사를 피하기 위해서 염주에 의해서 피신된 장애인도 있었다. 이런 증언도 있었는데 이건 어떻게 나온 얘기예요?
◆ 허주현> 올해 2월~4월에 염전노예 사건이 한참 매스컴에서 주목을 받았잖아요. 그리고 수사도 한참 진행됐었는데 그 염주가 수사에서 자기가 피하기 위해서 그동안에 자기 집에 있던 장애인을 이 시설에 입소를 시켜서 일정 부분 비용을 원장에게 주게 되는 그런 사례들이 있었던 걸로 제가 들은 바 있거든요.
◇ 박재홍> 장애인의 증언이었습니까? 아니면 어떠한 경로로 밝혀진 건가요, 이게?
◆ 허주현> 본인이 이 시설에 오기 전에 그동안에 어디에 있었는지를 대부분 묻게 돼요.
◇ 박재홍> 그러면 장애인의 증언이었군요?
◆ 허주현> 그렇죠.
◇ 박재홍> 그렇다면 ‘지금까지 이러한 가혹행위들이 왜 지금까지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았나?’ 이런 의문을 갖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 허주현> 기초자치단체인 경우에는 이게 묵인되거나 또는 그런 경우가 있었고요.
◇ 박재홍> 잠시만요 지금 묵인됐다고 하셨는데요. 소장님, 그럼 실제로 어떤 사례가 있었습니까?
◆ 허주현> 심지어는 가족 중에 한 분이 신안군에 ‘이런이런 문제가 있으니까 빨리 조사를 해 줘라, 조사를 했느냐, 안 했느냐’ 이런 통화하는 과정을 녹음해서 자료를 가지고 있었던 걸로 제가 기억을 하고 있거든요. 그 과정에 보면 담당 공무원이 ‘자기가 일이 많아서 사실은 가보지 못했다’ 그리고 심지어는 ‘원장이 장애인들을 데리고 있는 게 얼마나 힘들겠냐’는 식으로 오히려 원장을 두둔한 결과가 나왔죠.
◇ 박재홍> 지금 현재 인권위에서 폐쇄권고를 내린 상태인데 강제력은 없다는 상황이네요. 복지원 원장은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어떻게 처리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 허주현> 그러면 결과적으로는 신안군의 몫으로 넘어간 겁니다. 폐쇄 조치를 할지 그렇지 않으면 전원조치하는 방법을 취할지 저희가 끊임없이 촉구할 예정입니다.
◇ 박재홍>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허주현> 고맙습니다.
◇ 박재홍> 전남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허주현 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