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5(금) "집앞 유치원 있는데 15km 먼 데로? 엄마들 뿔났다"
2014.12.05
조회 68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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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000 (유치원 학부모)



-동네 유치원 한 군에 몰려 비합리
-혼선 탓에 법 지켜 손해볼까 걱정
-경쟁률 높지만 지원도 못하니 막막
-정보 제공 없었던 이벤트성 정책


어제부터 서울지역의 유치원 입학추첨이 시작됐습니다. 현장에서는 내 아이의 번호가 호명되느냐의 여부에 따라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예년의 중복지원 등 과다경쟁을 막기 위해 유치원 지원 횟수를 4회로 제한했습니다. 그리고 중복지원 사실이 적발되면 입학을 취소시키겠다고 합니다. 그러자 학부모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얘기들일까요? 학부모 한 분을 익명으로 연결하겠습니다. 어머니, 안녕하십니까?

◆ ㅇㅇㅇ> 안녕하세요?

◇ 박재홍> 어머니는 이번에 유치원에 아이들을 처음 보내시는 건가요?

◆ ㅇㅇㅇ> 아니요. 위의 언니, 오빠 보내고 막내가 이번에 5세인데 지원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어머님은 직장 생활도 하고 계십니까?

◆ ㅇㅇㅇ> 네, 저는 직장맘이라서 더 절실히 와 닿네요.

◇ 박재홍> 직장도 다니시고 아이 셋을 키우시는 분이십니다.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어제부터 추첨이 시작됐다고 하는데 이 추첨제도가 굉장히 복잡하네요.

◆ ㅇㅇㅇ> 예전과 달리 ‘가’,‘나’,‘다’ 군으로 나눠져서 각 군마다 한 명씩 추첨하라는 말도 있고, 여러 가지 정확한 지침이 안 내려와서 저도 혼동스럽습니다.

◇ 박재홍> 서울시 교육청에서 이렇게 군별로 나눠서 실시하는 이유는 뭔가요?

◆ ㅇㅇㅇ> 예년에도 봐왔지만 유치원 지원 경쟁률이 아주 높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예를 들어 100군데 유치원에 지원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100군데를 다 지원할 수 있었고 친척들까지 동원해서 추첨현장에 가서 추첨이 되면 등록도 가능했던 거라 허수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것을 막아보려는 좋은 정책인 것 같기는 한데 엄마들은 너무 준비가 허술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가나다군으로 나눴으면 어떤 정확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잘 고루고루 배분을 시켰으면 좋겠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동네 유치원이 나군으로 다 집중 배치되어 있어서 쓸데없이 멀리 떨어진 ‘가’, ‘다’군의 유치원에 가서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지원하는 것 또한 허수로 작용해서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예전에는 그래도 집 근처에 있는 유치원을 집중적으로 숫자에 제한 없이 지원을 할 수 있었는데, 동네 유치원이 특정 군에 몰려 있으면 자기가 원하는 지역에는 딱 하나밖에 지원할 수밖에 없고, 그러니까 확률도 더 낮아지고 오히려 더 불편한 점이 있으시겠네요.

◆ ㅇㅇㅇ> 네.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는 교육청 말에 따라 중복지원하지 않고 딱 한번 지원을 했는데, 미리 정확한 지원 지침이나 공지가 잘 전달되지 않아서 중복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말까지 주변에서 나오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절실히 느끼는 분들은 분명히 중복지원을 하신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같이 중복지원을 안 하고 곧이곧대로 그냥 한 군마다 한 곳 씩 지원한 분들은 오히려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주변에서 많이 하십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중복지원 하지 말라고 하고, 그런데 교육부에서는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하고요. 그러니까 어디 말을 들어야 하나, 부처마다 말도 다르고 그런 상황이네요.

◆ ㅇㅇㅇ> 맞습니다. 유치원 관계자분들도 유치원마다 다 다른 말씀을 하시고, 또 교육청에 문의하면 자기들도 어떻게 해야 될지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말씀을 하셔서 저희는 어느 말에 따라서 어느 것을 지켜야 하는지 당황스럽습니다. 제가 너무 지침을 지켜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많이 걱정스럽습니다.

◇ 박재홍> 어떤 유치원은 40:1, 50:1을 넘기 때문에 한번 지원해서 붙을 확률이 거의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 ㅇㅇㅇ> 맞습니다. 저희는 ‘유치원 로또’라고 하거든요.

◇ 박재홍> 유치원이 로또가 됐다.

◆ ㅇㅇㅇ> 70:1까지도 가고요. 워낙 유치원 수가 적기 때문에 비록 당첨확률이 저조하지만 가까운 유치원은 한 번 씩 지원이라도 해보면 그래도 아쉬움은 남지 않을 것 같은데, 지금은 지원조차도 어려우니 참...

◇ 박재홍> 집 근처 유치원은 딱 2개밖에 없어서 아이들을 거기 보내고 싶은데 같은 군에 있으면 딱 한 유치원밖에 못 넣게 되고.

◆ ㅇㅇㅇ> 네, 딱 하나밖에 못 넣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아주 멀리 보내야 되는 상황인데, 셔틀버스라든지 통학버스도 없는 사례도 있겠네요. 어떻습니까?

◆ ㅇㅇㅇ> 저 같은 경우에도 제 주변 유치원이 3개 정도 나군에 몰려 있거든요. 그런데 가군과 다군은 제가 그냥 남겨둘 수가 없어서 먼 지역까지 찾아가서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당첨이 돼도 집 바로 앞에 걸어서 도보로 갈 수 있는 곳을 놔두고 거기까지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게 과연 맞는지 궁금합니다. 그런데 직장엄마로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거든요. 아이를 어느 유치원에는 보내야 하는데, 집 앞이 아니라도 어떻게든 아침에 발 동동거리면서 먼 곳까지 데려다 주고 출근을 해야 하는 건지 참 막막합니다.

◇ 박재홍> 거리가 얼마나 먼 지역이에요?

◆ ㅇㅇㅇ> 제가 알기로는 한 15km 떨어져 있는 지역인데 교통편도 불편하고 셔틀버스가 오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참 막막합니다.

◇ 박재홍> 원래는 걸어서 200~500m 거리에 있는 유치원에 갈 수 있는데 15km 밖으로 직접 데리고 등원시켜야 하니까 그것도 너무 힘드시겠네요, 아침에는 정신도 없으니까요.

◆ ㅇㅇㅇ> 네, 맞습니다.

◇ 박재홍> 참 어머니들끼리도 만나서 말씀 많이 나누셨을 것 같아요. 어떤 말씀들 하세요?

◆ ㅇㅇㅇ> 너무 준비가 허술하고, 우리가 선거를 할 때는 미리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 그리고 일정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서울시에서 너무 이벤트성으로 급작스럽게 가나다군으로 나누겠다고 말씀을 하시고, 그 일정도 계속 바뀌고 변경사항이 있으니까 저희가 어떤 준비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했는지 의구심도 많이 듭니다.

◇ 박재홍> 그래서 부모님도 헷갈리시고 유치원도 헷갈리고 원장님도 헷갈리고. 서울시 입장에서는 이렇게 얘기해요. ‘제도가 너무 혼란스러우니까 처음부터 재검토하겠다, 하지만 올해는 그래도 그냥 시행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ㅇㅇㅇ> 그러니까 너무 무리하게 이끌어가는 면이 많은 것 같습니다. 준비를 철저히 잘해서 저희 엄마들에게 전달이 잘 된 후에 시행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절실히 듭니다.

◇ 박재홍> 학부모님들은 굉장히 불편해하시고 지침도 혼동스러운 또 어려움들이 있으시네요. 보완이 많이 돼야 할 것 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