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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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석진 (경남 창원 단감 농가)

-작년에 비해 반값된 단감
-풍년이지만 소비 얼어 울상
-농협대출 갚으려 싼값에 덤핑
-이자감면, 상환유예 해줬으면
어제 경남 창원의 단감농가들이 10kg 상자 3,000여 개를 내다버렸습니다. 일전에 양파산성이라고 해서 무안에 있는 양파농가이 양파값이 떨어지자 도로에 쌓아놨던 거 기억하시죠? 이곳 단감농가들도 가격하락에 시름이 깊다고 합니다. 어떤 사정인지 그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단감을 직접 재배하고 있는 농민 한 분 연결하죠. 김석진 씨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석진>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도대체 단감 가격이 얼마나 떨어진 거예요??
◆ 김석진> 작년에 비해서 반 토막입니다.
◇ 박재홍> 반 토막이요? 그럼 한 박스에 얼마 정도 떨어진 겁니까?
◆ 김석진> 그러니까 통계상으로는 약 46%, 47% 정도 떨어졌습니다.
◇ 박재홍> 제가 보기에는 작년에 한 3만 5,000 정도, 3만원 내외였는데 올해는 1만 5,000원 내외다 이런 얘기가 있네요. 작년에 비해서 반 정도 떨어졌는데 그거라도 잘 파셔야 되는데요. 왜 폐기까지 했습니까?
◆ 김석진> 그런데 단감은 생산을 하다 보면 상품이 있고 중품이 있고 비품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 비품이 시장출하되면, 농민들은 아까워서 그걸 갖다 파는데 그러면 결국은 상품이 안 팔리잖아요. 그래서 일종의 비품을 시장 격리시킨다는 그런 차원입니다.
◇ 박재홍> B급제품이요, 그렇죠?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밤이나 낮이나 애써 키운 감들 아니겠습니까?
◆ 김석진> 가슴 아프죠.
◇ 박재홍> 어떠셨어요?
◆ 김석진> 자식같이 키웠던 감을 갖다 버릴 때는 오죽하면 갖다 버리겠습니까?
◇ 박재홍> 오죽하면. 땅에 버려진 감들을 보시면서 어떤 마음 드셨을까요?
◆ 김석진> 가슴이 쓰라리고 지난밤에는 잠도 못 잤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주위 동네 주민들도 많이 힘들어하셨겠네요.
◆ 김석진> 다 지금 시름이 깊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이참에 감농사를 그만해야겠다, 접어야겠다’ 이런 마음을 품는 분도 계십니까?
◆ 김석진> 가령 예를 들어서 남의 농사를 대신 짓는 농가들도 있거든요.
◇ 박재홍> 그래요?
◆ 김석진> 그분들은 ‘아마 내년에는 손을 놔야 될 거 아닌가?’ 이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 정도로 어려우시고. 예년에 비해서 가격이 반토막이 났다고 하시는 건데 올해 특별히 생산량이 많아진 이유가 있습니까?
◆ 김석진> 지난해 일기도 좋았고 단감 재배할 수 있는 여건들이 여러 가지로 좋았습니다. 또 상당히 기술이 향상된 것 같고요.
◇ 박재홍> 기술이 향상되고 날씨도 좋아졌군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풍년이 된 거 아닙니까, 그렇죠?
◆ 김석진> 맞습니다.
◇ 박재홍> 풍년이면 좋은 건데 왜 이렇게 울상이신 거예요?
{IMG:2}◆ 김석진> 그런데 소비가 전처럼 좋지가 않은 것 같아요.
◇ 박재홍> 소비가 안 되고 있다.
◆ 김석진> 네. 대도시에 계시는 분들이 지갑을 열어야 되는데 소비촉진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오히려 소비 부분도 잘 안 되고 있다, 예전과 비교해 보시면 어느 정도 소비가 줄었나요?
◆ 김석진> 소비도 10% 정도는 줄은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 박재홍> 예년에 비해서. 선생님은 단감농사를 몇 년 정도 하신 겁니까?
◆ 김석진> 한 30년 했습니다.
◇ 박재홍> 오래 하셨네요? 그럼 30년 동안 하시면서 가장 힘든 게 올해이신가요?
◆ 김석진> 올해도 그랬고 한 10여 년 전에도 한번 그런 적 있었습니다.
◇ 박재홍> 10여 년 전에도 한번 이러신 적이 있고. 얼마나 키우시는 거예요, 단감은?
◆ 김석진> 저는 한 5,000평, 한 550주 정도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나무 한 그루가 한 주다 이렇게 표현하시는 겁니까,
◆ 김석진> 네. 그렇죠
◇ 박재홍> 그러면? 그러면 한 해 농사 끝나시면 몇 상자나 출하하시는 거예요?
◆ 김석진> 한 해 농사를 지으면 보통 3,500~4,000 상자 정도 하는데요. 그중에서 한 10% 내지 15%가 비품이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바람에 의해서 상처가 났다든지 흠집이 있는 그런 감이거든요. 그런 감은 시중에 나가면 비품이라 해서, 버릴 수는 없으니까 여태까지 아주 싸게 팔았는데요. 올해는 워낙 감이 많으니까 그 감이라도 폐기를 해서 정품을 적당한 가격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우리 농민들이 자발적으로 그런 폐기 행사를 했는데 우리 도시민들이 그런 걸 좀 보고 농민들의 아픔을 달래줬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단감을 실제로 수확하려면 그 나무를 힘들게 15년간 키워야 된다면서요?
◆ 김석진> 정상적으로 감을 따려면 한 15년 정도 키워야 성목이 됩니다.
◇ 박재홍> 그래요. 나무 자체가 아예 자식 같겠네요. 15년 정도 키우시고 그렇게 해서 힘들게 농사를 해서 자식들...
◆ 김석진> 이게 하우스농사처럼 몇 개월 동안에 하는 게 아니고 우리는 지금부터 또 나무 전정작업도 해야 되고 퇴비도 줘야 되어서 내년 농사가 지금부터 또 시작입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런데 이렇게 힘들게 이제 하셨는데 가격이 떨어지면 어떻게 됩니까? 내년 농사도 어려워지시는 거 아니에요? 인건비도 안 나올 테고.
◆ 김석진> 지금 각종 농자재 비용도 농협에 12월 전에 갚아야 합니다. 일부 농민들은 돈을 장만하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12월 전에 투매현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더 어려움이 닥치는 것이죠. 그러면 정부에서 풍년이 들어서 생기는 농민의 어려움을 알고 이자감면이나 각종 농자금의 유예조치 같은 걸 해 주면 좋은데 풍년 좀 들었다고 해서 정부에서 그런 거 해 주겠어요? 그러니까 더 어렵죠. 그러니까 결국 홍수출하를 막아줘야 되는데 농민들은 돈을 갚아야 되니까 결국 싼 값이라도 투매를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실정이에요. 그래서 더 어렵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가격 떨어지면 소비자들이 많이 사먹었으면 좋겠는데요.
◆ 김석진> 좀 방송을 통해서 홍보 좀 많이 해 주십시오.
◇ 박재홍> 참 단감으로 자식들 공부도 시키시고 대학도 보내고 그러셨겠습니다.
◆ 김석진> 맞습니다.
◇ 박재홍> 도시에 사는 분들에게 한마디 드릴 말씀 있으세요.
◆ 김석진> 인력도 없고 지금 농사를 두 내외가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두 내외가 키웠던 그 감들. ‘많이 좀 먹어달라’ 당부 말씀 마지막으로 짧게 해 주신다면요?
◆ 김석진> 우리야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영양학자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대요. 우리 단감이 영양도 충분히 많이 있고 또 피부에도 좋고 비타민C도 많고 감기 같은 데도 좋고 특히 숙취에 좋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굉장히 몸에 좋네요. 잘 파시고요. 내년 농사도 잘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석진>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단감을 직접 재배하고 있는 농민을 만나봤습니다. 김석진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