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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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민건 (영평, 승진사격장 대책위원회 부위원장)

-발칸, 자주포, 소총..전쟁터 방불
-사격 밤낮 안가려, 1년에 320여일
-저공비행에 쌀 눕고, 손님 발길 뚝
-軍, 예하부대에 책임 떠 넘겨
지난달 21일 경기도 포천의 한 사무실에서 주한미군이 발사한 총탄이 유리창을 뚫고 간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이 오발 피해뿐만 아니라 사격장의 소음피해가 심각하다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피해가 50년 동안 계속 이어져왔다는 것인데 인근 사격장 때문에 겪는 고충이 어느 정도인지 피해 주민의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영평 ‧ 승진사격장 대책위원회 김민건 부위원장님 모셨습니다. 부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민건> 안녕하십니까, 부위원장 김민건입니다.
◇ 박재홍> 일단 소음피해로 문제가 된 포천지역에서 위원장님이 얼마나 거주하신 건가요?
◆ 김민건> 제가 쉰 넷 평생을 한 곳에 있었는데요. 저희 지역에는 자주포 사격, 뭐 전차 사격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그런 실상입니다.
◇ 박재홍> 오십 평생 이상을 거주하신 분이세요. 그러니까 농사를 지으시면서 사격장 소음피해가 너무 크다고 항의하셨는데요. 어떤 소음들이 들리는 건가요?
◆ 김민건> 일단 발칸이나 자주포, 소총, 전차 그런 사격으로 인해서 완전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그런 훈련을 지금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마치 전쟁 상황처럼 느껴진다는 말씀도 하셨는데요. 훈련이 있을 경우 어느 정도 소음이 들리는 겁니까?
◆ 김민건> 그러니까 말하자면 산천초목이 울리는 정도입니다. 지금 시골에는 노약자분들밖에 없기 망정이지 젊은 사람들이 있었으면 애 떨어졌을 겁니다. 너무 심하고 이건 사람이 살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고막이 찢어지는 것 같고요.
◇ 박재홍> 그러면 이 소음이 주로 언제 심한 건가요?
◆ 김민건> 밤낮 가리지 않고 쏩니다.
◇ 박재홍> 밤낮 가리지 않고. 그러면 1년 365일 치면 며칠 정도 계속되는 건가요?
◆ 김민건> 한 320일 정도는 사격을 하죠.
◇ 박재홍> 365일 동안 320일 정도 시달리시면 농사는 하실 수 있겠습니까?
◆ 김민건> 그러니까 저희가 사과를 길거리에서 파는데요. 손님들이 사과 사러 왔다가 ‘무슨 전쟁 났느냐, 무슨 일이냐?’하고 쏜살같이 달아납니다. 그리고 거기는 3개 초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는데 선생님들이 초임 발령 나서 오시면 울면서 수업할 정도고, 방음장치 그런 것이 전혀 없습니다. 군부대의 병영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만 상대적으로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그런 건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반대대책위를 불가피하게 꾸려서 대응을 하는 겁니다.
◇ 박재홍> 쌀농사 짓는 분들도 굉장히 피해가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 김민건> 쌀농사 짓는 분들은 헬기가 저공비행을 했을 때 도복이 되는 거죠.
◇ 박재홍> 도복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벼가 쓰러진다는 얘기죠?
◆ 김민건> 네, 쓰러진다는 얘기예요.
◇ 박재홍> 마치 태풍 맞은 것처럼 벼들이 주저앉아버린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러면 훈련을 이렇게 열심히 하는 부대는 어느 부대인가요? 국내 부대인가요? 미군 부대도 인접해 있다고 하셨는데.
◆ 김민건> 영평사격장은 미군이 일본 오키나와 본토에서도 막 와서 훈련을 합니다. 또 한국 해병대 그런 분들이 와서 순식간에 하고 갑니다.
◇ 박재홍> 그러면 50여 년 동안 거주 주민들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인데 미군부대라든지 우리나라 국방부 측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신 건가요?
◆ 김민건> 저희가 국민신문고나 그런 것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하면 힘 없는 예하 부대로 다 밀어 보냅니다, 예하 부대는 힘이 없으니까 그분들은 한계가 있어요. ‘미안하다, 대책을 강구하겠다.’ 알맹이 없는 그런 얘기만 합니다.
◇ 박재홍> 주한미군에서도 어떤 입장을 발표했습니까? 지난주에 주한미군 2사단장님을 만나셨다는데.
◆ 김민건> 주민들하고 현장에 가서 2사단장님을 만났는데 거기는 ‘대한민국의 안보 차원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훈련한다’는 기본 입장만 발표하고 있고요. 사단장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책임질 수 있는 얘기를 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면서 안전대책을 강구하겠다고만 하고 구체적인 얘기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주민들이 주한미군이라든지 우리나라 국방부에 요구하신 사항은 어떤 거예요?
◆ 김민건> ‘안전대책을 강구해 달라, 또 안전대책 수립 시까지 사격을 중지해 달라, 또 현 정부는 묵살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보상해 달라.’ 그런 내용이었죠.
◇ 박재홍> 굉장히 기본적인 요구사항, 그러니까 안전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인데요. 정부 측에서 좀 책임 있는 답변이 빨리 나오면 좋겠네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건> 감사합니다.
◇ 박재홍> 사격장 사고로 피해를 입고 계신 포천 주민의 얘기 들어봤습니다. 영평‧승진사격장 대책위원장 김민건 부위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