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5(월) "전국노래자랑의 인간군상, 사진으로 담았다"
2014.12.15
조회 106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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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변순철 (사진작가)

나른한 일요일 점심시간, TV 한 곳에 채널을 맞추면 전국의 노래꾼들이 나와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무려 35년째 방영 중인 노래경연 프로그램이죠? <전국노래자랑> 얘기인데요. 이 전국 노래자랑이 카메라 렌즈 속에 담기면 어떤 모습일까요. 이 프로그램에 매료된 한 사진작가가 전국을 누비면서 전국노래자랑의 수많은 출연자들을 한컷한컷 찍었다고 합니다. 화제의 인터뷰 요즘 입소문을 타고 있는 전시회를 만나보겠습니다. 전국노래자랑 사진전을 기획하고 있는 변순철 사진작가입니다.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 변순철>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사진전 이름이 <전국노래자랑>입니다. 그러니까 전국노래자랑 일반 시민 출연자들을 찍은 사진전이네요?

◆ 변순철> 네, 맞습니다.

◇ 박재홍> 몇 분이나 찍힌 건가요, 그러면?

◆ 변순철> 제가 한 1,200분 정도 촬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출연자들 중심으로요.

◇ 박재홍> 그러니까 1,200분 정도 찍었는데 그중에 40분이 선정됐습니다. 선정된 분들에게도 사진전에 나온다고 통보하신 겁니까?

◆ 변순철> 네, 벌써 미술관에 오셔서 보시고 가신 분도 있고 감동어린 시선으로 다녀가신 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 박재홍> 얼마나 좋으시겠어요. TV 나와서 출연한 것도 기쁜데 거기서 또 전문사진작가가 사진전을 열어서 또 대중들에게 보여주니 굉장히 기쁘시겠습니다. 그런데 왜 전국노래자랑을 찍게 되셨을까 이게 좀 궁금한데요. 이렇게 저분들을 찍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셨어요?

◆ 변순철> 제가 초상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문득 TV에서 다시 보던 전국노래자랑이 저한테는 너무나 큰 어떤 숙명 같은 걸로 느낀 거예요. 저 안에 대한민국의 사회라든지 역사라든지 세대라든지 모든 컬쳐가 다 모여 있더라고요, 그런데 사진촬영을 하다 느껴지는 건 출연자들이 투박해 보이지만 직설적이면서 솔직함 속에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의 솔직한 민낯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부분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 박재홍> 말씀하신 것처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린이부터 시작해서 어르신, 젊은이, 군인도 나오고 경찰관도 제복입고 나와서 노래한 적도 있었던 것 같고요. 그야말로 대한민국 모든 세대가 함께 한다는 생각도 드네요. 제가 작가님 사진을 보니까 사진이 주로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찍은 게 아니라 무대 뒤에서 따로 찍으신 거던데요?

◆ 변순철> 녹화가 한 2시간여 정도 진행이 되는데 이분들한테는 사실 어떻게 보면 그 순간이 굉장히 긴장된 시간일 거예요. 그래서 여러 가지 모습들이 공존하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은 내가 나가서 잘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시고, 조금 더 쉬고 싶은 분들도 계시고,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섭취하면서 긴장감을 푸시는 분도 계셨고요. 저는 주로 무대 위의 정면보다는 백스테이지에서 출연자들을 집중해서 촬영을 했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2년 이상 따라다니셨다고 했는데 100회 이상 가신 거 아니에요. 제가 TV를 보고 있어도 저분은 지난 회에도 나왔던 분 같은 그런 관객도 계시거든요(웃음).

◆ 변순철> 아주 잘보셨는데요. 몇 십년 이상 앞에 계시는 몇 분이 계세요. 전국노래자랑이 우리나라의 모든 곳을 누비잖아요. 그분들은 제가 봐도 어쩔 때는 ‘한 개인이 대단하다’라고 느낍니다. 제가 여쭤본 적도 있어요. ‘정말 이게 그렇게 좋으시냐고?’ 그분들한테는 치유 내지 힐링이 된다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연세가 지긋하신데도 한 8분 정도는 같이 다니시더라고요.

◇ 박재홍> (웃음) 생업도 있으실 텐데 녹화현장에 항상 따라다니십니다. 100회 정도 가셨으니까 기억에 남는 출연자 있으실 것 같습니다.

◆ 변순철> 많은 분들이 기억에 남는데 전남 보성에서 가수 싸이의 선글라스를 낀 남자분인데 학교 선생님이더라고요. 중학교 수학 선생님이신데 같은 반 학생들을 백댄서로 동원하셔서 출연하신 분이었는데 재미있었던 것 같고요. 이주일 선생님을 정말 흠모해서 이름도 안주일로 개명하신 분이 있으세요.

◇ 박재홍> 안주일 씨 그분은 노래를 하시기도 하고 개인기도 하셨겠네요?

◆ 변순철> 네, 그리고 얼굴도 정말 비슷하세요. 재치도 많으시고 몇 번 출연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또 제일 기억에 남는 한 분은 자매가 노래를 불렀는데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자기네가 대신하기 위해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이요? 그게 뭐였습니까?

◆ 변순철> 아버님이 가수가 되고 싶으셨더라고요.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오늘 이루게 해 드려서 너무 좋다. 그때 저도 한 소시민으로서 가슴이 많이 뭉클하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면 아버지가 관객석에서 딸들의 노래를 들으셨나요?

◆ 변순철> 네, 들으셨고 아버님이 인기상 메달을 받으셨는데요. 자기가 받으신 것처럼 되게 기뻐하셨습니다.

◇ 박재홍> 따님들이 인기상도 받으셨네요.

◆ 변순철> 네, 되게 뭉클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 박재홍> 어떤 서민들의 꿈과 삶의 애환과 눈물이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더욱더 많은 분들이 지금도 사랑을 주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또 전국노래자랑 하면 국민 MC, 송해 선생님이 또 굉장히 인기 많으시잖아요.

◆ 변순철> 그렇죠.

◇ 박재홍> 100회 동안 보셨을 거 아니겠습니까? 송해 씨 기억나는 모습이나 에피소드 이런 게 있을까요?

◆ 변순철> 송해 선생님이 연세가 팔십 이상 되셨는데 전국에 쉽지 않은 먼 곳들이 참 많거든요. 젊은 저도 가면 엄청 힘들고 힘에 부칠 때도 있는데, 그곳에서도 녹화가 딱 진행이 되시면 우리가 말하는 아우라, 카리스마로 그 수천 명의 관객들을 녹화 마무리까지 압도하십니다. 그분이 아니면 사실 이 전국노래자랑의 집대성이 이루어지기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 박재홍> 그야말로 전국노래자랑의 산증인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전국노래자랑 사진에 담으셨는데 앞으로 또 작품생활 중에 담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변순철> 저는 개인적으로 초상 인물을 통해서 인간의 내면에 자의식에 관심이 많아서 그것들을 좀 촬영하고 싶고요. 하나는 또 로봇을 촬영하고 있는데 그것 또한 인간의 연장선상에서 로봇입니다. 그 작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보통 사람의 살아 있는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멋진 사진들 앞으로도 더 많이 찍어주시면 좋겠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변순철> 감사합니다.

◇ 박재홍> 전국노래자랑 사진전을 기획한 분이시죠. 변순철 사진작가 만나봤습니다.